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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동아이 부모의 7가지 잘못
캐롤린 화이트 지음, 김귀련 옮김 / 파란자전거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여태 봐 온 육아서들의 공통된 내용은 '합리적으로 사랑하라'는 것이다. 합리적으로 연애한다면 정떨어질 일이지만 아이와 부모와의 관계는 조금 다른가보다. 하지만 필자는 연애하듯 아이를 키우고 싶었다. 아이와 함께 웃는 엄마가 되고 싶었고 참고 인내하는 어른보단 같이 고민하는 관계를 만들고 싶었다. 꽁무니를 쫓으며 애지중지 하는 것이 아니라 멀찍이서 아이를 바라보고 싶었다. 시대는 내게 언제나 자유를 주었고, 나 역시 방관에 가까운 자유로운 육아의 결과물 이었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지당한 자유의 공기를 맛보았다. 우리 세대의 육아도 이와 맞물려 아이의 의견과 독립된 존재에 대한 존중으로 육아의 기틀이 새로 마련 되었다. 부모는 인도자가 아닌 안내자로서의 역할에 무게가 실린다. 폭군은 권위를 잃고 아이의 친구가 되지 못하면 소외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을 당연하게만 여겼던 시간을 흔드는 책이 바로 <외동아이 부모의 7가지 잘못>이었다.
과잉방임, 과잉보호, 규율실패, 과잉보상, 완벽주의, 어른취급, 과잉칭찬. 언뜻 듣기에도 무시무시한 실수들이 표지에 방점까지 찍혀 언급되고 있다. 어떤 것들은 자주 듣던 말이고 또 어떤 것들은 갸우뚱하다. 한낯 도그마(의미없는 구호)처럼 받아들인다면 이런 실수쯤이야 언제든 피해갈 수 있는 현명함을 자신할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여는 순간 부모로서 한 번쯤 저지른 실수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던 대통령은 가고 없지만 구호는 오랫동안 남아서 핵가족 문화를 정착시키기에 이른다. 이젠 전세계를 통틀어 인구 증가율이 꼴지인 나라가 되었다고 하니 부모들이 외동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 목말라 하는것은 당연하다. 국내 사정에 비해 학계의 움직임은 좀 늦은 가운데 외동아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사례들이 잘 정돈되어있는 이 책은 정말 반갑다. 저자는 지난 7년동안 모든 연령의 외동아이와 부모, 친척, 친구들을 위한 출판물인 [외동아이]의 편집장으로 재직했고 외동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도 하다.
그녀가 쓰고 있는 실제적 지침들은 이렇게 스스로의 경험과 수많은 간접 경험을 토대로한다. 어쩌면 이 책의 등장 자체가 외려 외동아이를 기르는 일의 위험요소를 광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 지나치게 잘못만 지적하다보면 부모들은 걱정으로 휩싸인다. 그러나 외동아이 기르기의 장단점을 고루 실어서 부모들이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저자도 말했듯이 독자들이 필요한 부분만 들춰볼 수 있도록 각 실수별로 챕터를 나누어 놓았고, 오랫동안 수백명의 외동아이와 외동아이의 부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소스가 전문가 빰치는 충고에 녹아 있어서 매우 실용적이다.
자유를 중시하는 육아법과 관련된 실수는 규율실패와 완벽주의, 과잉칭찬 전반에 걸쳐 퍼져있었다. 저자의 연구 사례에 따르면 적당한 규율 속에서 자란 아이가 행복감을 더 잘 느낀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아이들은 더 안전하다고 느끼고, 결국 스스로를 잘 제어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한단다! 청소년기 아이들에게도 이 사실은 마찬가지다. 부모에게 '내버려둬'라고 소리치는 이면에 '날 좀 잡아줘'라는 말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함께 규율을 만들면서 반항을 최소화하고 그 후에 자유가 따라야한다고 설득한다.
칭찬에 대한 합리적인 규칙을 말해주면서 '칭찬만능주의'에 휩싸인 요새 부모들을 일깨운다. 또 외동아이는 아이 네 명 중 하나를 키우는것처럼 하란다. 오늘이라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육아의 기본을 단단히 잡아주는 바탕까지, 이 책이 도서관 소유만 아니었다면 밑줄로 넘쳐났을 것이다.
우리가 외동아이들에게 얼만큼의 환상을 가지고 있는지, 또 환상을 만들어주고 있는지 책 속에서 확인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