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이빨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10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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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드디어 뤼팽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장편을 만났다.
저자가 나의 지쳐가는 마음을 알았던 것일까, 아니면 뤼팽 전집을 기획하고 출간한 코너스톤의 절묘한 한 수 인가.
뤼팽에 목매여 지쳐 떨어질때즘 극적으로 짜잔~ 하고 등장한 뤼팽.

이번 전집에서 가장 두꺼운-600페이지가 넘고, 813보다 무려 17페이지가 많다.ㅎㅎ- 책임에도 불구하고, 신나게 읽어내려갔다.
억만장자인 코스모 모닝턴의 죽음으로 그의 유산을 둘러싼 전쟁이 주된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모닝턴의 죽음과 그의 유서에서부터 시작된다.
자신의 직계 후손에게 물려주되, 받을 사람이 없으면 루이스 페레나에게 모두 물려준다고 한다.
그 많은 재산을 루이스 패레나와 무슨 인연이길래 물려줄까..
그런데, 이 루이스 페레나는 바로 뤼팽이다.
뤼팽의 등장이 조금 황당하기는 했으나, 어쨌든 뤼팽이다.
설마 모닝턴의 죽음이 뤼팽과 관련이 있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은 모두 알 것이다.
뤼팽의 특징 중 하나는 살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모닝턴의 직계 후손들이 여럿이 있어서 그리 큰 문제가 안될 수 있었는데 문제는 유산 상속자로 지정된 사람들이 한명씩 죽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마지막 유산 상속자로 지목된 페레나인 것으로 사건이 흘러가고 있다.
자신에게 쏠린 살인자의 누명을 벗고, 진짜 살인을 저지른 범인을 찾기 위한 뤼팽의 활약이 시작된다.

이번 책에서의 뤼팽은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가지기 위해 나선것이 아니라,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한 방어적인 입장이다.
뤼팽이 괴도에서 머리좋은 탐정으로 변신하는 듯 하다.
이전의 뤼팽이 작은 동네에서 명화나 보석을 훔치는 도둑이고 그가 상대한 인물들이 탐정이였다면, 이제는 스케일이 커져서 땅을 훔치려고(?) 하고, 국가를 상대로 황제나 총리를 만난다. ㅎㅎ
또 다른 특징은 이전의 뤼팽은 모든 것에 대해서 잘 알고 상대방의 심리나 행동까지 미리 예측하였다면, 이제는 그의 생각을 뛰어넘는 상대를 만나 위기의 순간도 곧잘 맞는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보다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기에 더욱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이 마지막이라니 왠지 아쉽다.

이밖에도 더 있는 뤼팽의 이야기가 빨리 2부로도 출간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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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개의 관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9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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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도 결코 쉽지 않았다.

뤼팽 전집에 도전하면서 기대했던 부푼 가슴은 바람빠진 풍선마냥 쪼그라 들었다.
초반에서는 주연을 도맡아 했는데, 중후반부를 들어오면서 조연으로 떨어진 느낌이다.
초반의 멋진 활약은 '기암성', '813'을 정점으로 하여 그 이후부터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포탄 파편'에서는 조연도 아닌 까메오가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ㅠㅠ

이번 편에서는 조연이다. (역시 주연이 아니다. ㅠㅠ)
아버지에 대한 협박이 두려워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된 베로니크.
그런 딸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버지는 자신의 딸에 대해 복수를 하겠다는 저주를 내린다.
브로스키와의 행복하지 않은 결혼 생활을 하던 베로니크는 아들을 낳는다.
어느날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과 함께 바다에 나갔다가 익사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수녀원으로 잠적한다.
그리고, 다시 사회에 나와서 과거의 불행을 잊고 의상실을 경영하며 조용히 살고 있는데, 갑작스런 편지 한 통으로 이상한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괴이한 살인 사건을 목격하고, 자신의 처녀적 사인과 숫자에 이끌려 도착한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섬.
그 섬에서 그동안 죽은 줄만 알았던 아버지와 아들이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흥분된 마음으로 도착하려는데...
도착하자마자 본 것은 자신의 아들이 아버지를 살인하는 장면이다.
그 살인은 그동안 그 섬을 지키고 있던 노인의 예언이였고, 그 섬 주민들은 그 예언의 실현에 너무 놀라 모두들 섬을 빠져나가려고 한다.
하지만, 섬을 건너는 도중 아들과 아들을 가르치던 선생의 습격을 받아 모두 바다에서 목숨을 거둔다.
정말 아들은 잔인한 살인마일까?

이번 책 또한 전편의 장편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상황에 대한 섬세한 표현이 인상적이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편에서의 이런 표현은 나에게 그리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추리는 무척 좋아하지만, 스릴러를 별로-솔직히 말하면 아주-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자꾸 이미지화 되어 떠오르는 것은 그리 유쾌한 기분이 아니였다.
더구나 뤼팽도 느지막히 등장을 했고...
추리로 시작한 작가의 필력은 그와 굉장히 연관깊은 스릴러까지 진출한 듯 하다.

그런데, 왜 뤼팽은 조연으로 추락했을까?
마치 단편극에서 반짝 인기를 끈 연기자가 장편에서는 그 인기를 지속하지 못하고 조연으로 추락한 느낌이다.
이제 마지막 10권이 남았다.

10권에서는 제발 초반의 그 멋진 활약을 보여주기를.. 뤼팽도 장편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볼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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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저블 - 자기 홍보의 시대, 과시적 성공 문화를 거스르는 조용한 영웅들
데이비드 즈와이그 지음, 박슬라 옮김 / 민음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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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책 제목이 무척이나 독특하다.
누구나 튀고 싶어하는 이 시대에 그에 역행하는 '보이지 않는'이라는 책 제목으로 나오다니..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나 브랜드에 열광한다.
마치, 그들 이외에는 아무것도 필요없다는 듯이...
하지만, 그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 우리가 보지 못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있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들을 위한 찬양가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을 하지만, 그 누구보다 자신의 일에 애착을 가지고 있고, 보다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 애를 쓴다.
그에 대한 보상이나 누군가 자신을 알아주는 것에는 그리 많이 괘념치 않는다.
저자는 이들을 인비져블이라고 하고 있다.

우리는 분명 그들의 존재를 직접 보지는 못하지만, 인식하고 있고 거대한 조직일수록 흔히 말하는 톱니바퀴에 빗대어 스스로 멋진 인비저블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인비저블이 옳은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독자마다 호불호가 있을 듯하다.
주목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결코 찬성할 수 없을 듯 하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인비저블도 제대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시대가 오기를 원할 것이다.
불행히도 아직은-그리고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대부분은- 인비저블은 말 그대로 인비저블이였다.

과연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였을까?
인비저블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시각의 변화?
앞에서 말한바와 같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리 큰 기대를 안하는 게 좋을 듯 하다.
그보다는 인비저블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보다 큰 자긍심을 주는 것이 아니였을까 생각해 본다.

당신에게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가?
명예를 높이고, 돈을 많이 버는 것?
이 책은 지금까지의 성공에 기준에 얽매여 살기보다는 자신만의 성공 기준을 새로이 써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삶의 질을 높이는 것.
그렇다면 모두가 성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성공의 기준이 무엇이다라고 명확히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그 자신이 세운 성공의 기준을 남에게 강요할 수도 없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인비저블 또한 또 하나의 성공 조건이 될 수 있을지언정 절대조건이 될 수 없다.
세상은 다양한 사람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다만,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풍토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으며, 그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간직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을 통해 이 세상의 모든 인비저블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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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삼각형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8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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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부상당한 파트리스 대위는 자신을 치료해준 코랄리 엄마라고 부르는 여자를 사랑한다. 

그런데 그 고백장면이 무척 멋지다. 
평상시라면 이런 장애가 있는 사람의 사랑고백이 부끄러웠겠지만 지금은 당당하다. 
세상은 나와 같은 사람을 평범한 사람처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래전에 씌여진 책이긴 하나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대한 비차별을 말하는 멋진 멘트이다. 
이런 대사를 뤼팽책에서 보다니..ㅎㅎ

그런데, 자꾸 읽으면 읽을수록 불안해진다.
아마, 전작인 '포탄 파편'에서 뤼팽의 부재가 자꾸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이번 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파트리스 대위를 뤼팽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힘들다.
몸에 난 칼자국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쪽 다리를 잃었다는 것은 아무리 분장에 능한 뤼팽이라도 조금 오버인듯 싶었기 때문이다.

자신을 치료해준 코랄리를 사랑하는 파트리스.
하지만, 그 둘에게는 숨겨져 있는 많은 비밀이 있다.
이미 결혼한 코랄리의 남편이 죽으면서까지 숨기고 싶었던 사진첩에는 지금까지 알지도, 아니 만난 적도 없는 코랄리와 파트리스의 사진이 연도별로 나란히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반쪽자리 자수정은 무엇을 의미할까?

계속되는 살인에 사랑하는 코랄리를 지키고 싶은 파트리스는 늘 그러듯이 자신의 충실한 심복인 야봉에게 중얼거리듯이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얘기하고 지나가는 말투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자, 늘 말이 없던 야봉이 글을 쓴다.
'아르센 뤼팽'
우와~~ 이렇게 반가울 수가..
드디어 등장하는 것인가?
하지만, 슬프게도 아직이다. 역시 전편의 트라우마를 벗어날 수 없었다.
후반부에 구세주처럼 나타나지만, 이번 편의 뤼팽은 내가 알고 있던 뤼팽의 이미지는 아니였던 것 같다.

재기가 번뜩이고, 위트가 넘치는 미워할 수 없는 악당의 이미지였는데, 이번 편에서는 그냥 똑똑한 악당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감히 내가 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점점 더 책을 읽기가 두려워진다.

전지전능한 뤼팽이 아닌 때로는 잡힐 수도 있지만, 그 위기를 잘 넘기는 소프트한 뤼팽을 다시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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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 역사를 경계하여 미래를 대비하라, 오늘에 되새기는 임진왜란 통한의 기록 한국고전 기록문학 시리즈 1
류성룡 지음, 오세진 외 역해 / 홍익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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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우리는 임진왜란에 대한 책이라고 하면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떠올린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교과서에도 등장하던 책이였다.
나라를 위한 그의 충성을 강조하는 문구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중에 읽어본 난중일기는 단지 나라에 대한 충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이순신으로서의 갈등과 고민도 많이 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임진왜란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을 보기에는 부족하였다.
하지만, 바로 이 책,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기에 좋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류성룡은 임진왜란이 일어나던 당시 정승으로 임금인 선조를 모시면서 전란을 지휘하는 총책임자였다.
그러하였기에 당시의 상황을 누구보다도 자세히, 그리고 많이 알 수 있었다.
류성룡은 이 책의 서두에 밝히듯이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픈 역사이지만, 최대한 상세하게 당시의 상황을 기록하였다.
지방의 말단에 있는 이순신을 장군으로 발탁할 정도로 인재에 대한 탁월한 안목을 지녔으며, 전란중에도 흔들림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징비록의 원문만을 그대로 옮기지 않았다.
징비록의 원문에 역자들의 당시 상황을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한 역자들의 역해도 함께 있다.
번역이 너무나 깔끔하여 옛 책이 아닌 현대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번역의 편안함이다.
번역을 편안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이상할지 모르지만, 옛 책을 번역하였음에도 걸리는 것이 없을 정도로 편안하게 읽힌다.
반면에 아쉬움이 있다면 류성룡이 직접 쓴 징비록과 역자들이 공간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글의 문맥을 끊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해하면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은 좋지만, 읽다보면 이 내용이 류성룡이 쓴 내용인지 역자들이 쓴 내용이지 조금씩 혼동되는 부분이 있었다.

마지막에 있는 임진왜란, 류성룡, 징비록의 연대기는 본문에서 조금씩 혼란스러웠던 시간의 흐름을 아주 잘 요약하여 주었다.
어떻게 보면 서두에서 이 부분을 보여주었으면 본문을 보는데 있어 좀 더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든다.

이 책의 본질은 저자가 이 책을 쓴 의도대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 책을 보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중국에서도 본 이 책을 우리나라는 소홀히 취급하였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불과 반세기 전에도 민족의 아픔을 겪었고...
이제는 다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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