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개의 관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9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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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도 결코 쉽지 않았다.

뤼팽 전집에 도전하면서 기대했던 부푼 가슴은 바람빠진 풍선마냥 쪼그라 들었다.
초반에서는 주연을 도맡아 했는데, 중후반부를 들어오면서 조연으로 떨어진 느낌이다.
초반의 멋진 활약은 '기암성', '813'을 정점으로 하여 그 이후부터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포탄 파편'에서는 조연도 아닌 까메오가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ㅠㅠ

이번 편에서는 조연이다. (역시 주연이 아니다. ㅠㅠ)
아버지에 대한 협박이 두려워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된 베로니크.
그런 딸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버지는 자신의 딸에 대해 복수를 하겠다는 저주를 내린다.
브로스키와의 행복하지 않은 결혼 생활을 하던 베로니크는 아들을 낳는다.
어느날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과 함께 바다에 나갔다가 익사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수녀원으로 잠적한다.
그리고, 다시 사회에 나와서 과거의 불행을 잊고 의상실을 경영하며 조용히 살고 있는데, 갑작스런 편지 한 통으로 이상한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괴이한 살인 사건을 목격하고, 자신의 처녀적 사인과 숫자에 이끌려 도착한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섬.
그 섬에서 그동안 죽은 줄만 알았던 아버지와 아들이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흥분된 마음으로 도착하려는데...
도착하자마자 본 것은 자신의 아들이 아버지를 살인하는 장면이다.
그 살인은 그동안 그 섬을 지키고 있던 노인의 예언이였고, 그 섬 주민들은 그 예언의 실현에 너무 놀라 모두들 섬을 빠져나가려고 한다.
하지만, 섬을 건너는 도중 아들과 아들을 가르치던 선생의 습격을 받아 모두 바다에서 목숨을 거둔다.
정말 아들은 잔인한 살인마일까?

이번 책 또한 전편의 장편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상황에 대한 섬세한 표현이 인상적이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편에서의 이런 표현은 나에게 그리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추리는 무척 좋아하지만, 스릴러를 별로-솔직히 말하면 아주-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자꾸 이미지화 되어 떠오르는 것은 그리 유쾌한 기분이 아니였다.
더구나 뤼팽도 느지막히 등장을 했고...
추리로 시작한 작가의 필력은 그와 굉장히 연관깊은 스릴러까지 진출한 듯 하다.

그런데, 왜 뤼팽은 조연으로 추락했을까?
마치 단편극에서 반짝 인기를 끈 연기자가 장편에서는 그 인기를 지속하지 못하고 조연으로 추락한 느낌이다.
이제 마지막 10권이 남았다.

10권에서는 제발 초반의 그 멋진 활약을 보여주기를.. 뤼팽도 장편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볼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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