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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생각하는 즐거움 - 검색의 시대 인문학자의 생각법
구시다 마고이치 지음, 이용택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기술의 발달은 우리 인간으로 하여금 보다 더 다양하고 풍부한 지식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그렇다면 언제나 기술의 발달은 옳은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단편일률적인 지식의 습득은 분명 이전보다 쉽고, 다양한 지식도 예전보다는 간편하게 알 수 있지만 이런 편안함(?)은 생각의 나태를 불러온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주위를 보더라도 이전보다는 훨씬 더 책을 덜 읽고, 생각이나 사색의 시간은 점점 더 짧아지는 것 같다.
분명 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몸을 더 편안하게 만들고 있지만, 뇌 또한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나 또한 정보의 홍수를 아직은 불편하기 보다는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젠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이다.
이 책은 일본의 지성인 구시다 마고이치의 산문을 모아놓은 책이다.
그가 태어난 100주년을 맞아 그의 글을 하나의 책으로 묶어 현대의 우리가 생각할 시간, 생각할 여유, 생각할 꺼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생각, 행복, 마음, 감정 등 형이상적인 것들에 대해 검색을 통해 알 수 있는 지식이 아닌 우리가 직접 생각하고, 경험하여 체득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 차분한 어투로 말하고 있다.
본다는 것, 안다는 것, 감각, 분노, 아름다움, 여유, 추억, 어리석음...
어쩌면 무척이나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진정 우리 스스로가 그 나름대로의 직,간접적인 경험이나 생각, 사고를 통해 체득하였는지를 묻고 있다.
어쩌면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스마트폰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는 필요없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든다.
이 책을 보면서 다른 책을 통해 배운 인문-각종 철학이나 사상, 문학 등-을 글자 그대로 따라 읽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것을 통해 나만의 생각을 만들어 볼 생각이나 했는지 반성해 봅니다.
생각한다는 것.
어쩌면 저자가 전쟁통에 시골에서 겪은 것처럼 할 일 없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런 과정이 없다면 내가 배우고 읽힌 지식들이 온전히 내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무언가를 배우고 익히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나 쉽기에 역으로 그것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기가 너무 어려운 것은 아닐까도 생각해 봅니다.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온전히 무언가를 깊이 생각할 시간을 만들어야 겠습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들이 모두 옳다, 그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지혜도 없거니와 그럴 용기도 없습니다.
다만, 저자처럼 나만의 생각, 나만의 철학을 이제라도 조금씩 갖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