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온도 - 얼어붙은 일상을 깨우는 매혹적인 일침
이덕무 지음, 한정주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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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온도'의 작가, 한정주님의 새 글입니다.

이전 책에서 이덕무의 산문을 칭송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시를 칭송하고 있습니다.
역시 주인공은 조선 최고의 작가인 '이덕무'입니다.
전작의 표지는 잘익은 복숭아였는데, 이번 책의 표지는 매실이네요.


모두 128편의 시를 통해 이덕무의 작품 세계와 당시의 시대상을 함께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시를 보면서 내가 알던 조선시대의 시와 조금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전에 보았던 시들은 문장은 멋지지만 동화될 수 없는 이질적인 느낌을 주었다면 이덕무의 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현장에 있는듯한 사실적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서 좋은 감정, 멋진 풍경을 직접 보는 듯한 기분...
왜 이덕무의 시를 극찬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덕무의 글쓰기는 다음과 같은 여덞 가지 비결로 요약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어린아아의 마음으로 글을 써라.
둘째, 그림을 그리듯 글을 써라.
셋째, 일상 속에서 글을 찾고 일상 속에서 글을 써라.
넷째, 주변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세심하게 보고 적어라.
다섯째, 다른 사람의 흉내를 내지 말고 자신만의 색깔로 글을 써라.
여섯째,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진실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라.
일곱째, 무엇에도 얽매이거나 구속당하지 말고 자유롭고 활달하게 글을 써라.
여덟째, 온몸으로 글을 써라.
다시 말해 나의 삶과 나 자신을 온전히 글에 담아 써라.

저자가 말하는 이덕무의 글쓰기 비법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글을 잘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비법인 것 같습니다.
진실된 마음을 그대로 글로 옮길 수 있다면, 그 진실은 읽는 사람에게도 잘 전달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 글이 최고의 글이겠지요.

시작(詩作)은 언어의 한계에 도전하는 최전선의 작업이다.
어떻게?
천 마디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한 마디의 시어 혹은 한 구절의 시구로 압축하여 표현한다.
압축은 동시에 생략이다.
천 마디 말을 한 마디 말로 압축하는 것은 나머지 구백구십구 마디 말을 생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압축과 생략의 묘미, 시를 읽는 재미가 거기에 있다.

꼭 시뿐만이 아닙니다.
모든 글-심지어 일을 위한 보고서도-은 풀어쓰기는 쉬워도 줄여쓰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시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압축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제대로 된 한 마디의 압축, 단어는 몇 장의 글보다도 더 정확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나와 유득공은 서로 맹씨와 좌씨를 한없이 높여 칭찬하였네.
우리 두 사람이 일 년 내내 이 책을 읽는다고 한들 어찌 굶주림을 조금이나마 모면할 수 있겠는가?
진실로 글을 읽어 부귀영화를 얻고자 하는 것은 도대체 우연한 행운을 바라는 술책일 뿐이니, 당장에 책을 팔아서 한때나마 굶주림과 술 허기를 달래는 것이 더 솔직하고 거짓 꾸밈이 없는 행동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네.
참으로 서글픈 일이지 않은가?
그대는 어찌 생각하는가?

오랜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이덕무는 아끼던 맹자를 팔았고, 이 말을 들은 유득공은 춘추좌씨전을 팔았습니다.
책을 너무나 좋아해서 '간서치'-책만 읽는 바보-라 불리웠던 이덕무가 책을 팔 정도였다면 얼마나 굶주렸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술 고파했던 유득공도 책을 팔았고...
이 부분을 보면서 비가 와도 마당에 널어놓은 곡식을 거두지 않고 공자왈맹자왈 하는 선비 나부랭이 보다는 훨씬 더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에 기반한 글공부가 더 솔직하고 현실적이라 생각합니다.
이덕무도 서글픈 현실이지만 이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더러운 가운데에도 더럽지 않은 것이 있고, 깨끗한 가운데에도 깨끗하지 않은 것이 있다."
그 사람에게 배어 있는 삶의 냄새란 그 사람이 어느 곳에 자리하고 어떤 지위에 있고 어떻게 말하느냐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다.

참으로 지당한 말씀입니다.
언제나 겉과 속이 다른 냄새를 풍기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겉은 깨끗해 보일지언정 속은 더러운 냄새를 풍기는 사람들, 이들을 조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속 냄새를 알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기에 아직 겉모습만으로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시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과 대화하고 공감하고 교감하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시를 읽으면 사물과 공감하는 시인의 '감수성'을 읽을 수 있다.
시를 읽으면 사물과 교감하는 시인의 '사유'를 읽을 수 있다.
시를 읽으면 사물과 대화하는 시인의 '상상력'을 읽을 수 있다.
공감과 교감과 상상력은 사람이 사람일수밖에 없는 필요충분조건 중의 하나다.
시는 공감과 교감과 상상력의 최고 경지다.
왜?
가장 적은 말과 가장 짧은 글로 자신과 사물 사이의 공감과 교감과 상상력을 극대화시켜 표현하기 때문이다.

시가 왜 좋은지를 보여주는 글입니다.
지금까지 명확하게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는데, 이 글을 보며 쉽게 공감을 하는 것을 보니 바로 이것이였던 것 같습니다.
공감, 교감, 상상력.

따뜻한 봄햇살이 집 앞 마당의 목련 봉우리를 깨우려고 합니다.

외출이 힘든 요즘, 좋은 시와 함께 하는 것도 멋진 시간을 보내는 훌륭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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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Anyway - 민들레 홀씨처럼 전 세계로 퍼져나간 역설의 진리
켄트 키스 지음, 강성실 옮김 / 애플씨드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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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하버드 대학교 2학년때 고등학생 간부들에게 도움이 될 조언을 모아 놓은 글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글이 전세계적으로 퍼지고, 마더 테레사까지도 이 글을 좋아하게 될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역설적인 지도자의 10계명'이라는 타이틀대로 역설적인 의미의 'Anyway(그래도)'란 단어로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열 개의 '그래도'는 현실의 부조리함에 맞서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아직 사회생활을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바른 생활을 강조하는 글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런 '그래도'가 세상을 바꾸고, 자신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래도' 이전의 글에 대해 더 많이 공감하고, 더 많이 겪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그래도' 이후의 글처럼 살기 위해 노력한 것은 아니였습니다.
그러면 부끄럽거나 창피하다고 생각해야 할까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의 다름과 현실에 대한 판단과 결정이 달랐던 것이지요.
왜 그랬을까요?
아마, 그 이후의 결과에 대해 받아들일 자신이 없어서일 것입니다.
그래도 그들을 사랑하여 겪는 아픔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친절한 나의 진실을 왜곡하는 거짓이 싫었고, 온 힘을 다해 도와주고도 비난받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이런 내가 이상한가요? 세상이 이상한가요?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미친 세상에서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책의 서두에 있는 글입니다.
저자가 이 글을 쓴 1960년대에도 '미친 세상'이였나 봅니다.
이 글은 결국 내가 어떻게 세상을 살아갈 것인가를 다짐하는 글입니다.

비전과 기술로 무장하고 열심히 일하라.
성공을 두려워하지 말라.
누군가 공격하면 공격자를 인내와 동정심을 가지고 대하고
적을 잠재적 아군이자 친구로 대하라.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가진 진정한 친구들과
항상 가까이 지내는 것이다.

저자가 우리에게 살기 원하는 인생입니다.
이것이 '그래도'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고, 조언입니다.

어디선가 한번쯤은 본 문구, 그것을 이렇게 책으로 보니 좋네요.
부조리한 현실, 나약한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래도'라는 단 한 마디로 바꿔보세요.

어쩌면 '그래도'가 '그렇기에'로 바뀔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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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많이 지쳐 있습니다 - 일, 관계, 삶의 과부하 속 내 마음 회복수업
로라 판 더누트 립스키 지음, 문희경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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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일원이라면 '번아웃'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겁니다.

(자의든, 타의든) 그만큼 많을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바로 이렇게 과부하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과로와 만성 피로를 겪고 있다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난 과부하에 걸린 것이 아닌지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과부하에 대한 다양한 상태와 각 상태별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쉬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제 전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내 대답은 '그럼에도 뭔가를 하라'이다.
다만 적게 할수록 좋을 때가 많다.
안 그래도 버거운 일상에 새로운 뭔가를 얹으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음을 일깨워주고 싶다.
중요한 건, 늘 여유로워야 한다는 점이다.

과부하로 힘들다고 할지라도 '뭔가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만, 적게, 여유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오랜 세월 많은 동료와 함께 일하면서 배운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통제 가능한 범위와 아닌 범위를 파악하고, 주어진 상황을 현실적으로 마주보며,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건강하게 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내용입니다.
'통제 여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절대로 통제하지도 못할 부분에 대한 걱정이나 지나친 관심은 피로도만 높일 뿐입니다.

청소년과 청년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소셜미디어의 가장 해로운 면은 아는 사람이든 평생 만날 일이 없는 사람이든 남들과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시킨다는 점이다.
세상의 소식들에 계속 노출되면 정작 지금 이 순간 내 삶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채거나 실제 만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SNS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네요.
SNS를 통해 얻는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잃는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인들의 소식이나 최신의 정보를 빠르게 접할 수 있으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일상을 자신과 비교하며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무엇에, 언제, 어떻게 관심을 보일지 의도적으로 고민하면서 집중하는 태도야말로 과부하에서 벗어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이 문장이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의도적 고민'
이를 통해 주체적인 삶을, 제어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의도'를 늘리고, '충동'을 줄일 수 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언제 다가가고, 언제 유지하고, 또 언제 멈출지 판단하는 일은 계속 삶을 이어나가는 힘의 핵심이 된다.
이는 수많은 자잘한 결정부터 삶을 관통하는 중대한 선택까지 모두 해당된다.
자기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선택 가운데 하나는 언제 끝낼지 결정하는 것이다.

언제 시작할지만을 말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내용입니다
무언가를 더할 것이 아니라, 멈출 것에 대해 생각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이런 멈춤을 통해 여유를 만들고, 그 여유는 진행되고 있는 일에 대한 퍼포먼스를 높일 수 있습니다.


책 뒷 표지에 있는 체크리스트입니다.
몇 개나 해당되나요?
당연하다 생각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 책은 그 방법을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중간중간에 있는 웹툰은 이 책을 보는 또다른 재미입니다.

웹툰만 봐도 어느 정도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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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 읽는 인류 진화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사마키 다케오 지음, 서현주 옮김, 우은진 감수 / 더숲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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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의 사마키 다케오 교수입니다.

이 시리즈를 정말 재미있게 봤기에 이번 책도 주저없이 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책의 주제는 '인류의 진화'입니다.


쉽지 않은 주제이지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기에 술술 넘어갈 수 있도록 쓰여 있습니다.
인류, 더 거슬러 생명의 탄생에서부터 현재까지를 '진화'의 관점에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부는 인류의 탄생에서부터 지금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2부는 육상 생활이 가능해진 양서류부터 초기 인류까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아무것도 없던 지구에서 초기 생물의 탄생까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시대순으로 본다면 3부-2부-1부가 맞겠지만, 독자들의 흥미 유발을 위해 인류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아래는 인류의 탄생에서부터 지금까지를 도표를 통해 정리한 것입니다.


'호모 사피엔스'가 인류의 조상이라고 하지만, 그보다 훨씬 다양한 조상들이 있었고 결국 살아남은 것이 호모 사피엔스, 지금의 인류입니다.
'강한자가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은 인류의 진화에도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만 알고 있었던 초기 인류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 종인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이밖에도 인류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인류의 조상 중 영국에서 발견한 '필트다운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위조 화석이라고 판명되었습니다.
누가 어떠한 의도로 조작을 했을까요?
흥미로운 것은 용의자 중 한명이 셜록 홈즈를 만들어 낸 코난 도일이라고 하네요.
진실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유가 궁금하긴 하네요.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는 1만년 이상 함께 살았는데 왜 호모 사피엔스만이 살아 남았을까요?
힘도, 덩치도 호모 사피엔스보다 더 세고 컸는데 그들은 왜 멸종하였을까요?
네안데르탈인은 불을 사용하고, 매장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장애를 가진 동료를 도와줄 정도로 배려심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네안데르탈인이 사라지고, 호모 사피엔스만이 살아남은 이유가 궁금하네요.

우리 인간(호모 사피엔스)의 직접 조상은 약 20만년 전에 아프리카 대륙에서 살던 무리였다.
이러한 결론을 뒷받침해주는 가설이 바로 '미토콘드리아 이브설'이다.
세계 각국의 147명의 여성에게서 태반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를 채집해 DNA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의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에 속하는 거의 모든 사람이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살던 한 여성의 자손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가 바로 '미토콘드리아 이브'입니다.
모계를 통해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를 분석한 결과 아프리카의 한 여성의 DNA라고 하네요.
이 논리라면 모든 인류가 큰 의미에서 한 가족이 되겠네요.

지금까지 시조새가 새의 조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깃털을 가진 다른 공룡의 화석들이 발견되면서 원시 조류의 직계 후손은 백악기 중기에 출현한 생물이였음이 밝혀졌다고 합니다.
새로운 화석이 계속 발견되면서 예전에 배우고 믿었던 사실들이 바뀌네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를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네요.


위 그림은 '코스모스'의 저자인 칼 세이건 박사가 만든 '우주 달력'입니다.
지구가 탄생한 46억년을 1년-하루가 1260만 년-으로 보고 각 시대별 날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2월 31일 저녁 무렵에 이르러 직립보행을 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등장하고 같은 날 밤, 다음 해로 넘어가기 23분 전에 현재 인간인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했다.
1월 1일을 코앞에 둔 마지막 날 밤에 아프리카에서 탄생하 것이다.

지구의 탄생과 비교하면 인류의 탄생은 고작 23분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금의 나는 1초도 되지 않을 시간입니다.
우주 달력을 보며 '나'란 존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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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영혼에게 물어라 - 행복을 위한 아포리즘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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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좋은 문구를 만나면 어떻게 하나요?

누군가는 줄을 긋고, 누군가는 한쪽 모퉁이를 접고, 누군가는 어딘가에 기록해 놓고, 누군가는 귀찮아서 그냥 패스~
당신은 어떤가요? 전... 전부 다인듯 하네요. ㅎㅎ

이 책 '당신의 영혼에게 물어라'는 강준만 교수가 수집한 명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분이기에 그가 좋아하는 명언, 아포리즘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이 책이 무척 기대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역시!!'입니다.
저자가 펼쳐놓는 명언의 향연에 푹 빠져 들었습니다.
그 명언에 저자의 생각을 살짝 올려놓았습니다.
저자의 스타일이 그렇기도 하지만, 유명한 사람이 한 말이라고 무조건 동조하고, 칭송하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아포리즘은 다른 곳에서는 접해보지 못했던 글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더 신선하고,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2018년 동계올림픽때 한국 선수가 넘어져서 중국이 은메딜을 얻었다.
중국에서 인터뷰시 중국선수가 '임효준이 넘어질 때 행복했다. 너무 저급한가요?'라는 말에 사회자가 '아니요, 솔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건 솔직한 게 아니라 무례한 겁니다.
명심합시다.
무례는 솔직이 아닙니다.
그건 싸가지가 없는 겁니다.
자신의 '싸가지 없음'을 솔직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주어야 할 사실입니다.

정말 속시원한 사이다같은 글입니다.
무조건 우리나라 편을 드는 것이 아니고, 약자가 옳다는 것이 아닙니다.
'솔직'과 '무례'에 대한 정확한 비유라 생각합니다.
난 '솔직'을 가장한 '무례'를 범한 적이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 둘의 차이를 구분하고 싶다면 '솔직'함을 부모님에게 말한다고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말할 수 있으면 솔직한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무례한 것, 싸가지가 없는 것이지요.

정여울은 "나이가 들수록 진짜 중요한 것은 거절의 '태도'지 거절 자체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며 이런 결론을 내립니다.
"잊지 말자. 우리는 부탁을 거절하는 것이지 존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거절하는 이에게 '거절의 윤리와 에티켓'이, 거절당하는 이에게는 '거절을 지혜롭게 해석하는 능력과 거절을 극복하는 용기'가 필요한 요즘이다."

거절,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받아들이자니 부담되고, 거절하지니 왠지 미안하고...
그런데 거절 자체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그 태도나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해 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지 않는 거절 방법에 대해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또한 상대방의 거절이 나에 대한 모든 것을 거부한다는 확대 해석도 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이따금 행복을 좇는 걸 멈추고 그냥 행복해하는 것도 좋지 않은가."

프랑스 작가 기욤 아폴리네르의 말입니다.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드는 문구입니다.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곱씹을수록 점점 더 진한 행복의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확인한 가장 널리 퍼져 있으면서도 파괴적인 마음의 버릇은, 우리가 현재 소유하고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우리가 바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자꾸만 욕망의 리스트를 키워 가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언제나 불만족한 상태로 남을 것이 분명한데도 말입니다.
'이 욕망이 채워지면 행복할 거야'라는 사고방식은 그 욕망이 만족됨과 동시에 다른 욕망을 키우게 되어 있습니다."

위의 글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행복을 누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보세요.
생각보다 훠얼~~씬 많은 것들이 있음에 깜짝 놀라실수도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행복에 대해 연구한 결과, 행복은 질이 아니라 양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한 번의 큰 행복보다는 소소하지만 작은 여러번의 행복이 훨씬 좋습니다.

이 밖에도 많은 좋은 글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실행하는 게 두려운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두렵다."
영국 정치가 윈스턴 처칠의 말입니다.

"한 번도 실현된 적이 없는 성과를 얻고자 한다면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방법을 써야 한다."
영국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의 말입니다.

"운명은 우연의 문제가 아니다. 선택의 문제다.
기다려서 얻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성취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 정치가 윌리엄 제닝스 브라운의 말이다.

책을 보는 내내 행복한 시간이였습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어 하는 요즘, 많은 사람들과 이 책에 담긴 글들을 나누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쁨은 웃음의 원천이지만 때로는 웃음이 기쁨의 원천이기도 하다."
탁닉한의 말입니다.

힘들때일수록 웃음으로 이겨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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