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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클래식전용채널을 맞추고 틀어놓았건만, 곧 크리스마스라고 캐롤이 마구잡이로 쏟아지고 있다..취향불문이다. 몇일 남았건만 어제도 오늘도, 아마 내일과 모레,당일인 모레글피는 더하겠지! 소수를 존중하는 사회로 가고 있다는데,이토록 역행하다니.여전히 다수는 무소불위고 힘이 세고, 나는 역부족이다. 아니 기독교 서양문화가 힘이 센건가. ㅜ
25퍼센트 정도가 불교신도라는데, 석탄절 즈음부터 불교 클래식을 찾아 들려주는 노력을 한 적이 있는지, 새삼 궁금하다. 석가가 세상에 온 이유를 헤아리며 그에 걸맞는 음악을 찾아 의미를 나누려고 한 적이 있냐 말이다,불교전문방송이 아닌 지상파 다른 공영방송에서.
역시 쏠림이 심하다는 결론.
해서 나는 이 즈음의 음악프로그램이 싫다.
씨디나 들어야겠다..
하면서 경애의 마음에 나온 E가 영화에 대해 한 말이 떠오른다.
˝둘은 가다가 우동을 사 먹었고 E의 독특한 영화관도 비로소 그날드을 수 있었다. E는 영화도 마치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처럼 우 연이 작동해야 한다고 믿었다.˝네가 타고 온 전철처럼 필연과 우연이 적절히 섞여 있어야 해 나는 특정 감독의 작품만 판다든가 배우의 광팬이 되어 영화를 고른다든가 하는 건 좀 촌스럽다고 생각해. 그건 영화의 본질을 모르는 거야. 영화에 대한 마니아적 지식이나 쌓아놓고 떠드는 애들을보면 너무 한심해. 씨퀀스가 어떻고 카메라 워킹이 어떻고 씬의 전환이나 무슨 무슨 주의들을 가지고 해석하는 애들 말이야.˝˝
다 읽었다.
쓸쓸한 느낌이랄까?
겨울이란 계절 탓도 있겠지..
서른 후반들,파업을 경험한 이들,상실을 겪은 이들,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망가뜨린 강에 대해서'...
서러움이란 말 이외에 아는 단어가 없다.
이 상태, 이 날씨, 이 기분을 명징하게 설명해 줄 그 어떤 어휘도, 나는 가지고 있지 못하다.
소설을 통해 내가 얻거나, 맞이하는 것은,
무얼까...가끔 금단 현상처럼 소설을 너무 안읽었다는 자각으로 마음이 떨릴 때가 있다.
초조해 지고, 그럴 때면, 이런 저런 소설들 사이를 쇼핑한다. 쇼핑...이라...어쩌면, 나는 쇼핑하듯 소설을 사고 읽은 건가?
그렇다 한들 어쩌랴.
나는 어머니가 이맘때 주신 그 모든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어머니는 나를 낳으실 때, 찬송가, 그것도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어떤 노래들이 대문어디쯤에선가 들렸다고 기억하신다. 그 즈음. 밤에 눈이 나렸는지...바람이 세게 불었는지...어쩌면 칼바람에 피부가 쩍쩍 갈라지는 느낌이었을지도...나타샤와 백석이 어딘가로 떠날 수 있을 만큼 흰눈은 내리지 않은 것 같다. 어머니의 기억대로라면, 눈은 내리지 않았고, 사람들은 지금보다는 예수를 더 사랑했던 것 같다. 순수하게...예수에게 기쁨과 희망을 발견하고 싶어하던 그 마음은, 순수했을 것이다. 그 때 그 마음속의 어떤 것이 경애...라는 것이었을까?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말이다.
나는 이 생애를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그것을 발설하거나 품어본 적이 있었던가?
그러나,
지금 성탄절을 이틀 앞둔 이날, 아침,....이 비탄의 마음에 드는 단 한가지 생각이라면,
내 생애에서 오직 한번 경애의 마음을, 오직 한 분께 표한다면, 그건 바로, 나의 어머니...그 분이었을 것이며, 그 분이어야 마땅하며, 그런 날이라면 진정 나를 낳아주신 바로 내 생일 같은 날이어야 하지 않을까..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