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사회 - 현대사회의 감정에 관한 철학에세이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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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사회] 분노사회 / 정지우 / 이경

 

인간의 여러 감정 중 가장 특별한 감정

 


 

 

   온 나라를 우울로 만든 세월호 사건이 벌써 14일째에요. 오락가락 발표에 대책위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유가족들이 분노했어요. 새누리당 정치인들은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가 사과를 했어요. 저는 이번 세월호 사건을 보며 무능한 정부에 분노했어요. 노무현정부때 재난 관련 매뉴얼을 2천여개 만들고 연습까지 했다고 해요. 그런데 이명박정부의 노무현 지우기 과정에서 이 매뉴얼들도 묻혀버리고 말았다고 해요. 국가재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매뉴얼만 제대로 있었다면 이런 우왕좌왕 뒷처리는 없었겠죠.






   이젠 전국민이 분노하고 있어요. 정부의 잘못이 큼에도 대통령은 13일째가 되어서야 국무회의에서 사과를 했어요. 회의 참석자들만 국민이고 우리는 개새끼인가요? 아니면 노예? 아하~~~ 미개인이군요. 국민이 미개하여 공개적으로 사과하면 큰일 날까 봐 국무회의에서 그것도 13일만에 사과하는 사람이 대통령이니 이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겠죠. 국정원 대선개입도 아직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에 뭘 더 바랄 수가 없겠죠.


   내가 믿는 것과 사회의 모습이 일치할수록, 우리의 삶은 부드러워진다. 관념과 현실이 일치할 때, 개인은 사회에 조화롭게 적응한다. 반대로, 내 안의 관념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을 때, 사람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낀다. 현실이 내가 믿는 관념과 어긋날 때, 우리는 서서히 분노를 느끼게 된다. 한 사회에 분노가 만연해있는 현상은 개인들이 가진 관념이 현실의 사회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16쪽)


   이 책은 분노에 대해서 말하고 있어요. 분노란 무엇인가에서부터 우리 사회의 분노에 대해 사건별로 예를 들며 설명해서 이해하기가 아주 쉬웠어요. 특히나 일베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일베를 하는 사람의 심리상태는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글을 읽으며 그의 탁월한 통찰력에 감탄했어요. 사회문제에 대한 책들은 대부분 외국 서적이라 우리나라 실정에 잘 맞지 않아서 실감이 되지 않는 단점이 있었는데요, 이 책은 한국인이 쓴 한국사회에 대한 분노를 다루고 있어서 피부로 느끼며 읽었어요.


   세월호 참사 이후에 이 책을 읽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책의 탁월성은 책을 읽는 내내 제 마음을 뜨겁게 달궜어요. 배를 버리고 떠난 선장, 국민을 버리고 도망친 이승만 전 대통령, 백성을 버리고 강화도로 도망간 왕 등 이런 역사의 되풀이에 대해 분노했어요. 대한민국이라는 배의 선장인 대통령도 결국은 혼자 살겠다고 선박직 선원들과 함께 도망치지 말라는 법은 없어요. 그래서 우리는 분노해야 하지요.






   집단주의적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단순히 독재 정권의 군대와 폭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러한 체제를 지탱하는 데는 강력한 정신적 토대 역시 필요했는데, 그것이 민족과 반공이었다. (65쪽)


   얼마전 청와대 게시판에 하야를 권하는 글이 올라왔어요. 엄청난 조회수로 인해 청와대에선 게시판을 막을 정도였지요. 국민과 소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였어요. 대화를 단절하는 청와대에게 또다시 분노했어요. 어디 이 뿐인가요. 국정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정권 유지와 연장에만 관심을 가지고 반공만을 외치고 있지요. 정부가 반공만 외치며 재난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았기에 매뉴얼도 사라지고 실제로 사건이 터지자 어떻게 할 줄 몰랐던 거라 생각해요.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서로를 존중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삶을 성찰하는 교육을 받기보다는, 집단적 교육체계 아래에서 획일화된 내용을 주입받는 형태의 교육에 길들여 진다. 하나의 답을 강요하는 교육 체제에서 아이들은 집단화와 획일화를 일찍부터 배우며,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왕따와 편가르기를 먼저 익힌다. 근래에는 부모들의 경제 수준에 따른 계층화 경향이 청소년층에도 빠르게 확산 중에 있다. 부모와 공교육의 천박한 동맹으로, 아이들은 전혀 시민의식을 담보하지 못한 채 자라고 있다. (90쪽)


   남은 죽든 말든 나만 살면 된다고 가르치는 학교 교육을 생각하면, 나 살겠다고 승객을 버리고 도망친 선장은 배운 대로 한 것일 수도요. 1등부터 꼴등까지 줄을 세워야 직성이 풀리는 미친 학교에서 가르치는 건 남을 이겨야, 남을 밟고 올라서야 죽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거니까요. 저는 이런 정신나간 학교에 내 아이를 방치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어요. 한 교수가 이런 말을 했더군요. 이성과 냉정은 다른 거라고요. 미개하다는 말로 논란이 된 사건으로 인해 '이성적'이라는 말이 나왔어요. 교수는 이성적인 게 아니라 냉정한 거라고 말해요. 왜 이렇게 냉정한 사람이 생겨났을까요? 왜 사회가 냉정하게 변해갈까요? 남을 이기라고 가르치는 학교 교육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선박사고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치지 않는 학교에선 국영수만 미친듯이 가르치지요. 집에 불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형 건물에 들어갔다가 불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폭우가 쏟아지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친구가 물에 빠져 살려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허리가 다친 사람을 어떻게 옮겨야 하는지 학교가 가르치냐고요. 과연 학교라는 곳이 학생들을 대기업에 취직시키는 기관인가요? 재난사고에 대한 교육도 없고, 감성교육도 없고, 인간관계에 대한 교육도 없고 오로지 국영수만 가르치는 이 미친 학교에 자녀를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은 이제 안전을 가르치기 위해 학원에 보내야 할 판이에요.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살 수는 없는 걸까요? 꼭 분노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요? 마음이 너무 많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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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 - 제1회 ‘아리가토 대상’ 대상 수상작 꿈결 청소년 소설 1
기타바야시 우카 지음, 조찬희 옮김 / 꿈결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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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청소년소설] 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 / 기타바야시 우카 / 조찬희

 

오늘은 조금만 아프

 


 

 

   일본소설이자 청소년소설이에요. 아픔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서 성장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청소년소설에 관심이 많아 읽기 시작했어요. 제1회 아리가토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고 해서 더 관심이 갔지요. 두껍지 않고 문장도 읽기 편해서 쉽게 읽을 수 있더군요. 책을 읽는 내내 소설속 화자 '고무기'에게 감정이입이 됐어요. 내가 만약 고무기 입장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요. 제가 나이가 너무 많아 사춘기 소녀의 감정을 알 수는 없어도 짐작은 해봤어요. 저는 아직 청소년소설을 쓰려면 멀었나봐요. 제가 고무기의 감정변화를 어려워 한 건 일본이라는 문화의 특징일수도 있겠지요.

 

 


 

 

   소설 시작부터 고무기는 학교에 가기 싫어해요. 왕따를 당하고 있거든요. 학교엔 가지 않고 날마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고무기는 할아버지와 살아요. 엄마와 아빠가 이혼했거든요. 그런데 어느날 할아버지가 불치병에 걸린 걸 알게 되요. 친구도 없는 고무기에겐 할아버지가 든든한 울타리 같은 존재에요. 그렇기에 더더욱 할아버지의 불치병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거예요.

   할아버지가 고무기에게 부탁을 하나 해요. 고무기는 방황을 하다가 할아버지의 부탁대로 그림을 한 여자에게 가져다 주지요. 그 과정에서 고무기는 할아버지의 옛 일을 알게 되요. 여행 중에 만난 그림 전달자와 관계된 사람들을 통해 고무기는 인생을 배우고 사랑을 배우고 성장해 나가요.

 

   "절대라는 건 없어. 너 자신이 가장 힘들지 않을 것 같은 방법을 선택하면 돼. 그때 가족은 항상 네 편에 있을 거야."

   "만약에 고무기 네가 정말로 행복하지 않다면 억지로 계속할 필요는 없어." (43쪽)

 

   중학교 일 학년 때였다. 어느 날 아침 학교에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첫 생리가 시작됐다.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고,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 아빠는 이미 회사에 간 상태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엄마, 엄마, 아무리 불러도 엄마는 오지 않았다. 제발 돌아오라고 애원했지만, 아무리 애원해도 엄마는 오지 않았다. (86쪽)

 

 


 

 

   이 책을 읽으며 아주아주 오랜 옛날,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가 생각났어요. 초등학교 입학을 막 했을 때 엄마가 갑자기 떠났어요. 아빠는 저를 할머니께 맡겼지요. 입학 하자마자 전학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새 학교에서 잘 적응하지 못했던 걸로 기억해요. 동네에 또래가 있었지만 뭔가 늘 부족했으니까요. 청소년기가 아니긴 하지만 그 이후로 조용한 아이가 되었던 것 같아요. 아, 물론 지금은 말이 너무 많아서 탈이죠. ㅎㅎㅎ

 

   할아버지의 치료과정을 보며 어쩌면 누구나 이런 삶을 경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중에 아주 나중에 만약 내가 소설속 할아버지의 입장이 된다면... 글쎄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청소년기라는 방황의 시절, 외로움과 싸워야 했던 고무기와 할아버지를 응원하고 싶어요. 둘만의 추억 곱게곱게 간직하며 살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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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들은 전략이 있다
서광원 지음 / 김영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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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경영] 살아 있는 것들은 전략이 있다 / 서광원 / 김영사

 

동물로 본 성공원리

 

 

 

   저자는 어느날 보니 동물의 왕국에 있더라고 말해요. 동물들의 특징을 가지고 교훈적인 메시지를 이 책에 담았는데요, 그동안 참 많은 연구를 했더군요. 책장 하나하나 넘길 때마다 정말 신기했어요. 동물들의 행동이나 현상으로 경영서를 만들자는 발상도 대단했어요. 저자의 설명과 경영과의 접목이 매우 뛰어나서 읽는 내내 신 났어요.






   '최선입니까'라는 말을 했던 스티브잡스를 떠올리며 저는 모든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요.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고 안 되면 '여기까지야.'라고 말하곤 했어요. 하지만 이젠 아니에요. 저자도 최선을 다한 것으로는 이룰 수 없다고 말해요. 아무리 최선을 다했어도 도착하지 못했다면 그 최선은 그냥 헛것이라는 것이지요. 물론 저자의 말에 백프로 동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선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로는 공감했어요.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나 스스로에게도 항상 '최선을 다했나'라고 생각해요. '최선입니까'를 되뇌이며 포기하지 않으려 노력하지요. 저자의 글을 읽으며 다시 한번 늘 최선만 다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도착하는 것이 진짜 최선이라는 것을 기억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100점 만점에 95점을 맞아서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손을 놓고 푹 쉬었는데 97점이 커트라인이라면? 우리 집 앞까지 물건을 가져온 택배기사가 바쁜 마음에 '이 정도면 이해해주겠지?' 하면서 물건을 집앞에 그냥 놓고 가버린다면? (39쪽)


   끝까지 해야 최선이다. 마라톤에서 42킬로미터를 압도적인 1등으로 달렸으니 남은 195미터는 달린 셈 쳐주거나 다른 누군가가 대신 달려주는 법은 없다. '최선을 다했으니', '할 만큼 했으니'라는 말에는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뜻이 들어 있다. '나는 더 이상 안 돼'라는 한계를 스스로 설정하는 마음이 들어 있다. (46쪽)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놓아야 한다. 눈앞의 작은 이익을 버릴 줄 알아야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보리 한 줌을 움켜쥔 사람은 쌀가마를 들 수 없다. (116쪽)


   나무가 나이테를 남기듯 진화도 그 흔적을 남긴다. 특히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를 보면 우리가 뱃속에 착상한 생명체는 15일 후 뇌와 척추를 만든다. 3주 후에는 심장박동을 시작하고, 4주 후에는 눈을 만드는데, 4~6주 사이에 아주 중요한 장면을 볼 수 있다. ... (중량) ... 옛날 옛적 우리가 가졌던 아가미와 꼬리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 (중략)... 사랑니도 그렇고 그렇고, 창자 끝에 매달려 있는 맹장도 사라져가는 흔적기관이다. (149쪽)


   위기를 위기로 생각 안 하면 망한다는 얘기, 최선을 다했다고 안주하면 목적지에 다다르지 못한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놔야 한다 등 주옥같은 명 문장들이 제 심장을 뛰게 했어요. 얼마나 집중해서 읽었는지 더워서 땀이 흐르는 것도 모를 정도였어요.






출판사에 하고 싶은 말은,,, 유신론자도 이 책을 읽을 거라 생각한다면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과감히 빼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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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령 학교 3 - 신들의 전투 샘터어린이문고 45
류은 지음, 안재선 그림 / 샘터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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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창작동화] 산신령 학교 3 / 류은 / 안재선 / 샘터

 

신들의 전

 


 

 

   산신령 학교 3번째 이야기에요. 부제목 그대로 신들의 전투가 주 내용이에요. 이제 산신령도 주요 인물 세 명만 나오네요. 달봉이, 장군이, 두레 이렇게 세 꼬마 산신령의 활약을 들여다 볼까요? ^^

 

   "왜 이 땅의 것을 이웃 나라에서 빼앗아 가는 거지? 석탄도, 금도, 인간들마저도 이웃 나라에서 함부로 하려고 하잖아. 그뿐이 아니야. 터줏대감의 터마저......" (109쪽)

 

 


 

 

   꼬마 산신령들이 역시나 또 일을 벌여요. 시대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일제침략기에요. 한 마을에 일본인이 무단으로 집 터를 빼앗고 으리으리한 집을 지어요. 광산에서 금을 캐다가 전쟁에 쓰려는 일본인이 적이지요.

   산에 굴을 내서 파고파고 계속 파들어가 금을 캐내면 산에 구멍이 생기잖아요. 그럼 산도 아파하고 캐낸 금으로 전쟁을 한다니 이는 무조건 막아야 하는 일이라고 꼬마 산신령들이 나서요.

   그런데 아직 이 꼬마들은 말 그대로 꼬마들이라 능력이 뛰어나진 못해요. 그래서 집을 지키는 여러 신이며 도깨비들에게 도움을 청하지요. 그들은 처음엔 부탁을 거절했다가 꼬마 산신령들의 설득에 수락을 해요.

 

 


 

 

   그때 뒤쪽에 있던 판수네 조왕신이 달려 나왔어.

   "너희가 우리 업신을 죽이고도 무사할 줄 알았느냐? 이거나 받아라!"

   판수네 조왕신의 손끝에서 구슬처럼 불덩이가 튀어나갔어. (158쪽)

 

   산신령 학교 시리즈는 우리 고유 신들의 명칭들이 많이 나와요. 산신령, 도깨비는 물론 터줏대감, 조왕신(부엌), 업신(광) 등 들어보지 못한 신들의 이름이 나와요. 우리가 너무 서양 문화에 익숙해져서 중요한 우리 문화를 잊고 살았던 거예요.

   이제라도 우리 문화를 이렇게 책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널리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책은 우리 문화를 알리는 면으로 본다면 매우 뛰어난 창작동화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문화를 가르치는 건 중요하잖아요.

 

 


 

 

   인간은 호랑이를 잡아 그 가죽을 벗겨다 쓸 만큼 잔인하고, 작은 동물의 양식인 도토리를 죄다 주워 갈 만큼 인정이 없고, 풀 한 포기조차 모조리 캐 가는 욕심쟁이야. (45쪽)

 

   한국형 판타지 모험동화라는 타이틀로 세상에 나온 이 책, 우리 문학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거라 생각해요. 판타지라고 하면 너무 외국 문화에 익숙해져버린 게 아닐까 걱정이 되었는데 이런 동화가 널리 읽힌다면 우리것을 아는 기회가 되겠다 싶어요.

   마법학교보다 더 멋진 산신령학교에서 꼬마 산신령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은 산신령 학교 1권부터 3권까지 정말 잼나게 읽었거든요. 작가님의 풍부한 지식과 센스 넘치는 스토리 전개에 반할 정도였어요. 나중에 보니 류은 작가님은 정체봉문학상을 받은 분이더군요. 역시 대단대단. 다음에 또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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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으면 좋은 책

[책리뷰/창작동화] 산신령 학교 1 / 류은 / 안재선 / 샘터

[책리뷰/창작동화] 산신령 학교 2 / 류은 / 안재선 /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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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시대 - 중국 CCTV.EBS 방영 다큐멘터리
중국 CCTV 다큐멘터리 제작팀 (총감독 런쉐안) 지음, 허유영 옮김, 런쉐안 / 다산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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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기대/경영] 기업의 시대 / CCTV 다큐 제작팀 / 허유영 / 다산북스

 

돈이 지배하는 세상

 


 

 

   돈이 이 세상을 지배하면서 돈이 전쟁의 목적이 되었고, 돈이 살인의 목적이 되었고, 돈이 삶의 목적이 되어버렸어요. 제가 예전에 인간의 최고 발명품을 '자본주의'라고 했는데요, 이 책은 최고의 발명품을 '기업'이라고 말해요. 비슷한 말 같기도 하고 다른 말 같기도 해요. 자본주의라는 발명품 덕분에 우리는 분명 과거 어느 시대의 사람들보다 많은 혜택과 문화 속에서 살아가지요. 하지만 과연 우리는 과연 어느 세대보다 행복할까요?

 

   1911년 5월 11일, 미국 대법원은 스탠더드오일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하고 기업을 34개의 회사로 분리하라고 명령했다. (132쪽)

 

 


 

 

   예전에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손'은 없다는 글을 봤어요. 애덤 스미스가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이 발생하려면 조건이 필요해요. 그 중 하나가 독과점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죠.

   독점은 경쟁상대가 전혀 없거나 한 기업이 50% 이상 시장을 점유할 때를 말해요. 간단하게 보면 SK텔레콤이 50% 이상을 독점하고 있지만 정부는 손 놓고 있지요. 게다가 삼성 휴대폰도 50% 이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정부는 손을 놓고 있어요. 원칙적으로 하자면 정부는 시장 가격에 간섭해야 한다는 거예요. 100만원씩 하는 휴대폰 가격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나요? 월 5만원 넘게 나오는 통신비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나요?

   과점은 상위 3개의 기업이 시장의 75%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해요. 우리나라 통신사를 볼까요? 상위 3개 통신사가 그냥 다 해요. 이건 과점이 분명한데도 정부는 아무 쓸모 없는 영업정지나 때려요. 제조사와 영세 판매업자 죽이고 오히려 통신사 살리는 영업정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처벌인가요.

 

 


 

 

   링컨 대통령은... "기업은 이미 최고로 추앙받고 있다. 조만간 고위층이 부패를 저지를 것이고 돈과 권력을 가진 집단이 국민의 의식에 영향을 미쳐 자신들의 통치를 연장하려 할 것이다. 부가 소수에게 집중된다면 미국은 멸망의 길로 갈 것이다." (157쪽)

 

   기업은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창조자이자 제도 혁신과 문화 개선의 조력자가 되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모든 것에 가격을 매기는 부작용도 가져왔다. 이익의 강력한 유혹 앞에서 기업은 모든 것을 상품화하는 원흉이 되었다. (5쪽)

 

   저자는 기업 예찬론자처럼 보여요. 과연 기업이 인류의 행복에 얼마만큼 기여를 했을까요. 제가 이 글을 쓰기 위해 사용하는 노트북, 전기, 인터넷 등은 모두 기업의 생산품이에요. 저도 물론 기업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지요. 하지만 기업이 순 기능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저자도 이런 점은 확실하게 지적을 해요. 기업이 오히려 가난과 계급사회를 만들었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전쟁도 일으키지요. 사람을 죽이지요.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기업의 무한한 확장은 결국 대부분의 서민을 노예로 만들고 말 거예요.

 

   저는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저자도 말했듯이 부의 분배를 정부가 제대로 해야 한다는 거예요.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축적한 부를 세금이라는 형태로 국고로 확보한 다음 서민에게 재분배를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왜 못 할까요? 아마도 대부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해요. 기업과 정치인의 관계가 결국 서민을 더욱 가난하게 하는 거라는 것을요. 

 

   이 책은 기업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성장해 왔고, 앞으로 어떻게 변해가야 할 것인가를 말하고 있어요. 중국의 CCTV 다큐 제작팀에서 만든 건데요, 중국이라는 나라가 G2로 급부상 한 것도 결국 기업이 성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중국의 급성장 이면에는 역사상 유례없는 빈부 격차, 일부 사람들의 특권 등이 있어요. 아주 오랫동안 사회주의였기 때문에 기업이 나쁜 것만이 아니라 긍정적인 면이 많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만든 다큐가 아닐까 생각도 들었어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유한책임'이라는 말에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결국 주주라는 발명이 기업을 기업답게 만든 획기적인 역할을 했다고는 하지만 빈부격차와 책임회피라는 부도덕도 같이 만들어 냈거든요. 긍정적인 역할을 할 땐 부자를 더욱더 부자가 되게 하고 부정적인 역할을 할 땐 서민을 가난하게 만들어 버리니까요. 결국 이런 시스템을 일찍 익힌 사람이 기업이라는 것을 만들고 이미 상위 1%라는 자리에 앉아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고 있으니 서민은 앞으로도 계속 서민일 수밖에요.

 

   결국 선진국일수록 정부의 개입이 많아 기업이 이롭게 성장하지만 우리나라같은 나라에선 기업과 정부가 손잡고 서민을 죽이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이 얼마나 우리나라에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이 책이 우리의 기업들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예를 보여준다는 거예요. 이 책에서 말하는 부정적인 건 버리고 긍정적인 것만 잘 배우면 좋겠는데 과연 그럴지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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