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시대 - 중국 CCTV.EBS 방영 다큐멘터리
중국 CCTV 다큐멘터리 제작팀 (총감독 런쉐안) 지음, 허유영 옮김, 런쉐안 / 다산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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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기대/경영] 기업의 시대 / CCTV 다큐 제작팀 / 허유영 / 다산북스

 

돈이 지배하는 세상

 


 

 

   돈이 이 세상을 지배하면서 돈이 전쟁의 목적이 되었고, 돈이 살인의 목적이 되었고, 돈이 삶의 목적이 되어버렸어요. 제가 예전에 인간의 최고 발명품을 '자본주의'라고 했는데요, 이 책은 최고의 발명품을 '기업'이라고 말해요. 비슷한 말 같기도 하고 다른 말 같기도 해요. 자본주의라는 발명품 덕분에 우리는 분명 과거 어느 시대의 사람들보다 많은 혜택과 문화 속에서 살아가지요. 하지만 과연 우리는 과연 어느 세대보다 행복할까요?

 

   1911년 5월 11일, 미국 대법원은 스탠더드오일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하고 기업을 34개의 회사로 분리하라고 명령했다. (132쪽)

 

 


 

 

   예전에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손'은 없다는 글을 봤어요. 애덤 스미스가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이 발생하려면 조건이 필요해요. 그 중 하나가 독과점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죠.

   독점은 경쟁상대가 전혀 없거나 한 기업이 50% 이상 시장을 점유할 때를 말해요. 간단하게 보면 SK텔레콤이 50% 이상을 독점하고 있지만 정부는 손 놓고 있지요. 게다가 삼성 휴대폰도 50% 이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정부는 손을 놓고 있어요. 원칙적으로 하자면 정부는 시장 가격에 간섭해야 한다는 거예요. 100만원씩 하는 휴대폰 가격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나요? 월 5만원 넘게 나오는 통신비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나요?

   과점은 상위 3개의 기업이 시장의 75%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해요. 우리나라 통신사를 볼까요? 상위 3개 통신사가 그냥 다 해요. 이건 과점이 분명한데도 정부는 아무 쓸모 없는 영업정지나 때려요. 제조사와 영세 판매업자 죽이고 오히려 통신사 살리는 영업정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처벌인가요.

 

 


 

 

   링컨 대통령은... "기업은 이미 최고로 추앙받고 있다. 조만간 고위층이 부패를 저지를 것이고 돈과 권력을 가진 집단이 국민의 의식에 영향을 미쳐 자신들의 통치를 연장하려 할 것이다. 부가 소수에게 집중된다면 미국은 멸망의 길로 갈 것이다." (157쪽)

 

   기업은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창조자이자 제도 혁신과 문화 개선의 조력자가 되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모든 것에 가격을 매기는 부작용도 가져왔다. 이익의 강력한 유혹 앞에서 기업은 모든 것을 상품화하는 원흉이 되었다. (5쪽)

 

   저자는 기업 예찬론자처럼 보여요. 과연 기업이 인류의 행복에 얼마만큼 기여를 했을까요. 제가 이 글을 쓰기 위해 사용하는 노트북, 전기, 인터넷 등은 모두 기업의 생산품이에요. 저도 물론 기업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지요. 하지만 기업이 순 기능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저자도 이런 점은 확실하게 지적을 해요. 기업이 오히려 가난과 계급사회를 만들었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전쟁도 일으키지요. 사람을 죽이지요.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기업의 무한한 확장은 결국 대부분의 서민을 노예로 만들고 말 거예요.

 

   저는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저자도 말했듯이 부의 분배를 정부가 제대로 해야 한다는 거예요.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축적한 부를 세금이라는 형태로 국고로 확보한 다음 서민에게 재분배를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왜 못 할까요? 아마도 대부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해요. 기업과 정치인의 관계가 결국 서민을 더욱 가난하게 하는 거라는 것을요. 

 

   이 책은 기업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성장해 왔고, 앞으로 어떻게 변해가야 할 것인가를 말하고 있어요. 중국의 CCTV 다큐 제작팀에서 만든 건데요, 중국이라는 나라가 G2로 급부상 한 것도 결국 기업이 성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중국의 급성장 이면에는 역사상 유례없는 빈부 격차, 일부 사람들의 특권 등이 있어요. 아주 오랫동안 사회주의였기 때문에 기업이 나쁜 것만이 아니라 긍정적인 면이 많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만든 다큐가 아닐까 생각도 들었어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유한책임'이라는 말에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결국 주주라는 발명이 기업을 기업답게 만든 획기적인 역할을 했다고는 하지만 빈부격차와 책임회피라는 부도덕도 같이 만들어 냈거든요. 긍정적인 역할을 할 땐 부자를 더욱더 부자가 되게 하고 부정적인 역할을 할 땐 서민을 가난하게 만들어 버리니까요. 결국 이런 시스템을 일찍 익힌 사람이 기업이라는 것을 만들고 이미 상위 1%라는 자리에 앉아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고 있으니 서민은 앞으로도 계속 서민일 수밖에요.

 

   결국 선진국일수록 정부의 개입이 많아 기업이 이롭게 성장하지만 우리나라같은 나라에선 기업과 정부가 손잡고 서민을 죽이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이 얼마나 우리나라에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이 책이 우리의 기업들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예를 보여준다는 거예요. 이 책에서 말하는 부정적인 건 버리고 긍정적인 것만 잘 배우면 좋겠는데 과연 그럴지는 모르겠네요.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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