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솔루션 - 국민이 행복한 나라 만들기 프로젝트
이서구 지음 / 멘토프레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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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4일 용인의 한 전원주택 공사현장에서 외장재 하도급사 사장이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여 자살했습니다. 원도급자가 추가 공사비를 정산해주지 않아 생긴 일입니다. 그는 6명의 자녀를 둔 50대 가장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죽어야 했을까요. 그는 왜 분신자살을 택해야 했을까요. 원도급사와 하도급사의 문제는 매우 오래전부터 내려온 추악한 불공정 관계이며, 정부는 이를 개선할 의지도 없고, 원도급사는 하도급사 사장이 죽든지 말든지 관심도 없는 인간쓰레기인 걸까요? 건설과 관계없는 직업이고 주변에 건설업 종사자도 없지만, 가끔 뉴스를 통해 접하는 하도급사의 처참한 현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픈 건 사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당하고만 살아야 하는 하도급사와 그 직원들의 삶이 불쌍해서 눈물 흘리는 이유는 개가 아니고 사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책은 30여 년 동안 건설현장의 하도급자와 함께 해온 저자(건설업 법·제도 교육 전문강사)의 제언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 중 중소기업이 99%를 차지하고, 전체 근로자 중 88%가 중소기업에 종사하며, 중소기업의 70%가 하도급 업종이며, 중소기업 매출액 중 85%가 하도급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하도급의 비중은 매우 크고 중소기업 중에서 하도급이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높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특유의 갑을 문화 때문에 하도급사들은 이제 일을 해도 마이너스인 지경에 이르렀으며, 그 결과 하도급사들이 무너지고 하도급사 직원들이 임금을 못 받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단골로 나오는 임금체불이 실제 우리 이웃들이 겪는 고통이었던 것입니다. 원도급사는 어떻게든 싸게 저렴하게 공사를 하려고 하고, 하도급사들만 죽어나갑니다. 하도급사에 공사비를 맞게 줘야 하지만 원도급사들은 온갖 꼼수로 대금 지불을 이상하게 하고 있고, 그 결과 하도급사 사장은 자살을 택해야 할 정도가 되었다는 것이지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짐승 같더군요. 대금을 제대로 주지 않음은 물론이고, 대금을 현물로 주기도 하는 등 진짜 인간이 할 수 있는 온갖 악랄한 짓은 다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하도급사들은 법의 보호도 못 받습니다. 뭐 우리나라 법이 언젠 서민들 편 들어준 적이나 있나요. 유전무죄라고 법은 원래 부자들과 대기업들 편이니 하도급사들은 억울해도 하소연할 곳도 없고 저 당하고만 있다가 자살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얼마나 창의적이고 기발하게 하도급사들을 등 처먹는지 귀신은 뭐하나 싶을 정도인데도 정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제 직업은 건설 쪽은 아니고 제조 쪽입니다. 제조 중에서도 가전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만 일했습니다. 그 덕분에 전 세계인이 다 아는 ㅇㅇ전자와 ㅇㅇ전자가 어떻게 중소기업을 등 처먹는지 매우 자세하게 알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도 많이 당했고, 다른 회사와 미팅을 하면서도 주워들은 것도 많거든요. 뭐 쉽게 말하자면, 원가가 10만 원인 제품을 5만 원에 납품하라고 하는 식입니다. 그래도 제조업 쪽은 건설업에 비하면 정말 양반이더군요. 제조업 쪽도 보면 어음으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현금결제 시 6% 추가 차감이라는 조건을 본 적은 없습니다. 물론 현물로 대신 결제해주겠다는 경우도 본 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설계가 변경되면 금액도 달라지지만 건설업의 경우는 설계가 달라져셔 비용이 상승했어도 상승분에 대한 비용 처리를 안 해주더군요. 저러고도 사람일까 싶을 정도입니다.


상생은 그저 꿈일 뿐일까요? 우리나라에선 불가능한 일일까요? 저자의 말대로라면 외국에선 우리나라와 같은 하도급 불공정이 없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서 단 하나, 우리나라에만 있는 이런 불공정 하도급은 정말 해결 방법이 없는 걸까요? 저자는 상생 방안이 있다고 말합니다. 우선 적정한 하도급 금액을 줘야 할 것이며, 추가 공사 및 재공사 대금을 정산 지급하고 제때에 지급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정말 어이없죠. 이건 당연한 것이고 당연한 것이며 당연하고도 당연한 것입니다. 1000원 자리 과자는 1000원 주고 사 먹어야 하며, 2000원짜리 과자는 2000원 주고 사 먹어야 맞지 않나요? 누가 1000원짜리 과자를 사면서 '내가 돈 주는 사람이니까 내 맘대로 줄래. 500원만 받아.'라고 할까요. 누가 '500원 싫어? 그럼 너한테 안 사. 나한테 500원에 팔 사람 줄 서있어.'라고 할까요. 누가 '내가 저번에 1000원짜리 과자 500원에 사줬으니까 내 딸 등록금 좀 내줘.'라고 할까요. 그런 사람 없습니다. 없는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건설업엔 존재합니다. 비정상이죠.


하도급 문제는 하도급사를 살리는 데에만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건설업이 세계 일류화가 되는 밑바탕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가가 되는 발판이기도 합니다. 지금 정부가 말하는 소득주도성장의 기본 중에서도 기본입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어서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것입니다. 원도급자와 하도급자의 상생은 당사자들 간의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우리 모두의 문제인 것입니다. 하지만 원도급자들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법을 강화하고 징벌적 처벌을 적용해야 합니다. 지금의 법은 처벌이 너무 약해서 불법을 저질러야 이득이라고 합니다. 이러니 어느 원도급자가 법을 지킬까요. 초딩도 안 지킬 것입니다. 수십 배를 물어내는 징벌적 처벌을 내걸면 법이 무서워서라도 법을 지킬 것임은 당연합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는 대기업 중심의 성장을 했습니다. 법도 대기업에 유리했습니다. 그 덕분에 함께 상생해야 할 중소기업들은 이윤을 극대화한 대기업에 가려 성장이 막혔고 정체와 퇴보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렇게 균형이 깨진 시장경제를 바로잡으려면 정부의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그렇기에 국가의 책무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발 벗고 나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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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노자·석가·예수를 관통하는 진리 - 인공지능에 부여할 윤리의식의 해법
서동석 지음, 강일구 그림 / 멘토프레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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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시대가 코앞입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편하게 해줄 것입니다. 인간을 더 행복하게 해줄 것입니다. 하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해 만들어진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요? 인공지능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보면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저도 인공지능의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도 인간 스스로 정의롭지 못한데 인공지능에 과연 정의를 심어줄 수 있을까 생각이 들거든요. 영화 터미네이터에선 인공지능이 핵미사일로 인류를 멸망시키려 하고, 영호 매트릭스에선 인공지능이 인간을 인공 자궁에 가두곤 매트릭스라는 가상 공간에 살게 합니다. 이 외에도 여러 영화에서 나온 인공지능은 결국엔 인간에게 해가 되더군요. 인공지능의 뇌는 인간보다 뛰어납니다. 기계가 절대 인간을 이길 수 없다는 바둑에선 이미 인간은 상대도 안 됩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은 인간이 풀지 못한 숙제들을 해결할 것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인공지능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 윤리의식이 없는 인공지능이 인공지능을 만들면 그야말로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의식을 가진 인공지능이 태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정말 인류 멸망을 가져올 악한 기술일까요?


흔히 많이 제시하는 질문인데요, '달리는 차가 있습니다. 그런데 도로에 한 어린아이가 있습니다. 차가 제동을 해도 아이는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거리에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피해 인도로 돌진하면 인도에 있는 어른 세 명이 죽습니다. 당신은 어떤 판단을 내리겠습니까?'라는 질문입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은 핸들을 돌려 인도로 돌진한다고 말할 것입니다. 반대인 경우도 있을 거고요. 하지만 인공지능은 어떤 판단을 내릴까요? 참으로 어려운 질문입니다. 이러한 윤리 문제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을 전쟁에 사용할 수도 있고, 테러나 청부살인 등에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광산 개발에 사용하려고 개발한 다이너마이트가 사람을 죽이는 용도로 변했듯이요. 그래서 이 책 <공자 노자 석가 예수를 관통하는 진리>는 인공지능에 이 네 성인의 말씀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인공지능에 결여된 보편적 윤리의식을 이 4대 성인의 말씀 중 공통점을 찾아내 이 책에서 제시합니다. 최첨단 인공지능이 인간을 해한다거나 지배한다거나 할 일을 막으려면 인공지능에도 윤리의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논어> <도덕경> <금강경> <사복음서> 등을 중심으로 네 성인이 말하는 공통점을 찾아냅니다. 논어로 갔다가 사복음서로 갔다가 금강경으로 가는 등 현란한 글솜씨와 탁월한 통찰력으로 네 성인의 사상을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오더군요. 어렵기도 하고 쉽기도 하면서도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평소 접하지 않았던 성인들의 말씀들이라 어려웠고, 저자의 말솜씨가 대단해서 쉽게 읽히고 이해됐으며, 네 성인의 말씀이 서로 통한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공자의 말씀이 곧 예수의 말씀이고, 예수의 말씀이 곧 석가의 말씀이더군요. 진리의 뿌리는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아니, 진리의 근본은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야 할 것 같네요. 그래서 저자는 책의 끝에 이렇게 말합니다. 인공지능이 이 네 성인의 말씀을 배우고 익혀 종교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세계평화를 이뤄달라고요. 종교는 이 네 성인의 말씀을 왜곡한 것이라고 본문 내내 주장했거든요.


예수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

공자 '군자는 도를 걱정하지 빈곤을 걱정하지 않는다.'

석가 '인간이 어리석은 무명(無明)의 때를 벗겨내는 순간 극락세계가 이 땅에 도래한다.'

노자 '도를 지닌 사람은 가득 채우려 하지 않는다.'


공자 노자 석가 예수를 관통하는 참 진리를 인공지능에 넣을 수만 있다면,,, 정말 인류발전의 큰 기대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 불행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것이야말로 종교개혁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세계는 빠르게 합쳐지고 있습니다. 인종의 장벽과 언어의 장벽이 하루하루 무너지고 있습니다. 인쇄술의 발전으로 종교개혁일 일어났듯이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또 다른 종교개혁이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진리가 하나로 모이면 말씀들의 본질이 드러날 테니까요. 용서와 사랑, 자비가 모여 인류를 구원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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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리 태교동화 1 - 머리가 똑똑해졌어요 우리 소리 태교동화 1
노경실 지음, 백두리 그림, 남우선.대구 MBC 곡 / 예담Friend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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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듣고, 좋은 것만 먹어야 하는 때가 있습니다. 네, 태교를 할 때랍니다. 생각도 좋은 생각만 해야 하는 이 때에 태교를 위해 음악을 듣고, 즐거운 생각만 하고, 몸에 좋은 음식들만 먹습니다. 모두 아기를 위해서지요. 엄마의 기분이 아기에도 전달되기 때문에 항상 즐거워하고 행복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 아기에게 엄마 아빠의 목소리도 들려줘야 합니다. 부드럽고 따듯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방법은 많이 있지만 저는 책읽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수백페이지짜리 전문서적 읽으라는 건 아니고요, 아기에게 들려줄 책이라면 동화책이 딱입니다.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기도 엄마도 기분이 좋아질 테니까요.

 

  노경실. 제가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동화작가면서도 청소년소설도 쓰는 멋진 작가지요. 이야기도 잘 만들고 글솜씨도 좋아서 읽기 편하고 이해도 잘 되는 글을 쓰는 작가라서 좋아합니다. 직접 창작한 글만 쓰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옛 이야기를 편집도 했네요. 노경실만의 문체로 재탄생한 이야기들을 읽어보니, 구어체로 되어 있어서 그대로 읽기만 해도 꼭 아기에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역시 노경실 작가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섬세하게 썼습니다.

 

  문장만 좋은 게 아닙니다. 구성도 참 좋습니다. 이야기 중간중간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핫, 책 뒤에 CD가 있어서 그 장면에 맞춰 음악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편집이 아주 친절하지요? CD가 함께 들어 있어서 태교음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책입니다. 게다가 그림도 좋습니다. 책 장을 하나하나 넘길 때마다 다음 장면에 나올 그림이 기대될 정도입니다. 요렇게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 엄청난 내공을 쌓았나 봅니다. 그림은 백두리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요런 그림 정말 좋아요.

 

  오래전부터 들어온, 봐온 동화도 있고 처음 들어보는 동화도 있습니다. 동화작가가 쓴 거라 그런지 정말 잘 가려 정리한 것 같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동화 중에 고른 동화니까 얼마나 좋을까요. 아기에게도 딱, 엄마에게도 딱, 아빠에게도 딱 맞는 동화로 잘 골랐으리라 생각됩니다. 아기와 엄마의 교감을 위해 고르고 골랐을 테니까요.

 

  동화를 읽는 내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태교중이냐고요? 아핫, 아닙니다. 음,,, 아마도 올 겨울 쯤 태교중이지 않을까 짐작을 해봅니다만... 곧 생길 둘째를 위해 미리미리 준비중입니다. 첫째 땐 그림책 등을 읽어줬는데, 둘째 땐 이 동화책으로 읽어주려고 합니다. 태교에 적합한 동화들로 엄선했으니 태교에 무척 좋을 것 같습니다. 두 권으로 된 이 책에 수록된 동화를 하루에 한 편씩만 읽어줘도 태교가 저절로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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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 이외수의 존버 실천법
이외수.하창수 지음 / 김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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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에세이>인터뷰집] 뚝 / 이외수, 하창수 / 김영사


이외수의 존버 실천법




  이외수를 딱히 좋아하진 않아요. 총선때 그가 한 발언 때문이에요.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전 그의 총선때 발언을 문제삼았고 그날 바로 이외수 트위터를 차단해버렸지요. 그 후로 그가 어떻게 사는지 뭘 하는지 무슨 책을 냈는지 관심이 없었어요. 이외수 작가에게 화가 났던 걸까요. 제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저야말로 적과 아군을 나눠 2등분 하려는 세력은 아닐지 반성했어요. 그랬더니 그의 글이 보이기 시작했고 내 생각도 당연히 틀릴 수 있겠다고 깨달았어요. 완벽한 사람이 없듯 저도 완벽하진 않으니까요.

  글을 참 잘 쓰는 작가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의 소설을 정식으로 읽어본 적은 없어요. 선입견 때문일까요. 젊은 작가를 좋아하는 취향 때문일까요. 저야말로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이더군요. 몇 권 읽어보지도 않고 대부분의 기성작가들의 소설은 재미없고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가졌어요. 그래서 제가 더 성숙해지지 못하는 것 같아요. 좀더 마음을 열고 이해하는 연습을 해야겠어요.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더러운 건 피해야 합니까?

  이외수 : 치워야 합니다. 피하기만 하면 천지가 똥밭이 됩니다. (17쪽)


  "나는 행복한가?"라고 물어야 합니다. "남들은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할까?"라고 물으면 안 되지요. (29쪽)


  이외수 : 눈물이 있다는 것은 사랑이 있다는 것입니다. 눈물을 흘린다는 건 감정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얘기입니다. 공감의 폭이 넓다는 뜻이죠. 

  허창수 : 요즘엔 정치인들이 자주 우는 모습을 보이던데...

  이외수 : 그렇게라도 울 줄 안다는 건 칭찬할 만한 일입니다. 그래놓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인간성과 진정성을 모두 의심해봐야 하고요. (49쪽)


  이 책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2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자 허창수가 질문하고 이외수 작가가 대답하는 형식이거든요. 다른 점이 있다면 질문이 더 어려워지고 고급스러워졌다고나 할까. 그럴일도 없지만, 만약 저자가 제게 동일한 질문을 한다면 반도 대답하지 못할 것 같더군요. 그정도로 심오한 질문들이었어요. 그런데 이외수 작가는 거침없이 대답했어요. 삶의 이치를 깨달은 사람처럼 보였어요.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는지도요.

  글을 잘 쓰는 작가답게 그의 문장이 매우 훌륭했어요. 책 읽는 내내 감탄이 저절로 나왔거든요. 글만 잘 쓰는 게 아니라 참으로 현자라고 말할 수 있어요. 어려운 질문에도 척척 대답하는 그를 보며 많은 걸 배웠어요. 쓸모없게도 '나도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미리 준비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혹시 알아요? 저도 이외수처럼 유명한 작가가 될지도요. 


  허창수 : 혹시 다시 태어나고 싶은 나라가 있습니까?

  이외수 : 민주주의가 활짝 꽃핀 나라.

  허창수 : 한 곳을 꼬집어 말한다면 어디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외수 : 코스타리카. 복지가 잘 갖추어져 있고, 중립국 선언을 한 뒤로는 군대도 없앴지요. 굳이 특정한 나라가 아니더라도, 세 가지만 없다면 기꺼이 가겠습니다. 첫째는 군대, 둘째는 학교, 셋째는 종교. (65쪽)


  "예술엔 무통분만도 없고 불로소득도 없다"는 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85쪽)


  상투적인 표현엔 점수를 주고 싶지 않아요. ... (중략) ... 예술가는 늘 보던 것도 새롭게 봐야 합니다. 예술하는 사람에겐 상투적인 건 일종의 암입니다. (88쪽)


  성공은 언제나 나태라는 베개를 베고 잠들어 있는 사람은 외면하고, 근면이라는 이름의 곡괭이를 들고 있는 사람에게로 달려가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사실 하나만 명심하고 살아도 나이 들어 후회하는 일은 줄어들게 됩니다. (91쪽)


  제가 소설 쓸 때 주의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상투적인 표현 안 쓰기'랍니다. 상투적인 표현이란, 예를 들어 '고사리 같은 손'이라고 보면 돼요. 누구나 다 써서 너무 많이 써서 일반화 되버린 표현을 안 쓰는 게 바로 예술가가 하는 일일 테니까요. 소설도 예술이잖아요. 예술가는 이외수 작가님 말대로 늘 새롭게 보는 눈을 가져야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길을 걸을 때도 버스를 기다릴 때도 그 상황을 글로 써보려고 노력해요. 생각속에서 글로 쓰는 훈련이에요.

  재능이 노력을 이기지 못한다고 해요. 이외수 작가는, 성공은 근면한 사람에게로 달려간다고 표현했어요. 어제 K팝스타를 보며 또 눈물을 흘렸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니라 감동드라마 같아요. 어떻게 매 회마다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지 대단해요. 팀오디션 마지막팀은 누구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네 명이에요. 1, 2라운드 때 편집당한 사람, 랭킹오디션때 커트라인으로 올라온 사람들로 이루어진 팀이에요. 그런데 이 팀이 팀오디션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어요. 연습 연습 또 연습을 한 결과에요. 이렇듯 뛰어난 재능을 보인 사람으로 만든 팀은 고전을 면하지 못한 반면 꼴찌들로 이룬 팀은 큰 성과를 냈어요. 그 비결은 연습이에요. 노력이에요.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이 연습한 덕분이에요. 


  아이는 물질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키우는 겁니다. 사랑은 무적이에요. 사랑에 대적할 만한 적은 없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데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아이는 제각가 자신의 몫을 갖고 태어난다는 말을 저는 신뢰합니다. (111쪽)


  장점을 키우는 일에 최대한 주력하십시오. 장점이 커지면 단점은 저절로 사라집니다. (117쪽)


  허창수 : 마스크와 환자복은 재벌가 사람들이 법정에 갈 때의 유니폼이죠.

  이외수 : 돈 많은 사람들에겐 법원이 병원인지 마스크 쓰고 휠체어 타고 갔다 오면 금방 멀쩡해지더라고요.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악습에 사람들이 점점 익숙해져가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194쪽)


  모든 인재 뒤에는 부정부패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인재를 막는 방법은 다른 게 없습니다. 부정부패를 철저하게 막는 거죠. 부정부패를 저지른 조직과 사람은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203쪽)


  장점과 단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해요. 단점이 곧 장점이고 장점이 곧 단점이거든요. 어떠한 상황에 어떻게 적용되느냐에 따라 장점이라고 말할 수도, 단점이라고 말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장점을 더 키워서 부각시켜야 해요. 그럼 단점은 어느새 별 것 아닌 게 되거든요. 글쓰기에 있어서 제 장점은 '잘 읽히는 문장'이에요. 일부는 너무 잘 읽혀서 싸보인다고 하지만 저는 제 장점을 최대한 키울 거예요. 그래서 요즘은 표현력 훈련을 하고 있어요. 같은 상황이라도 좀더 잘 표현하기 위한 훈련을 하면 잘 읽히면서도 예술적인 문장이 나올 거라 믿어요.

  세월호를 보면 부정부패의 결과라고 볼 수 있잖아요.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유병언이 한 짓이 아니라 부정부패의 결과라는 걸 아는 국민들을 속이려고 유병언에게 집중하는 모습이 꼴불견이에요. 아직도 국민들이 무식하고 어리석은 줄로 착각하나봐요. 그러다가 투표라는 심판을 받아야 정신차리겠지요. 부정부패를 저지른 조직은 엄벌에 처해야 마땅해요. 그런데 도대체 법은 뭘 하고 있나요. 아하, 종북몰이에 집중하느라 바쁜 걸지도요.


  세상에는 타인의 용서를 먹고 자라는 괴물이 있어요. 그것을 방조하면 결국 그것들은 뒤룩뒤룩 살이 찌고 자라납니다. 잘못된 용서가 진짜 괴물을 키운 거죠. (215쪽)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같은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게임이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령,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학생들에게 전 과목을 배우도록 하는 게 그렇습니다. 학생들마다 재능이 다르고, 좋아하는 게 다르고, 잘할 수 있는 게 다른데, 교육은 천편일률적이에요. (220쪽)


  줄 수 있는 사랑이 가득하고 받을 수 있는 사랑이 가득할 때, 인간은 행복을 느낍니다. 소크라테스가 한 말입니다. (279쪽)


  북극에서 보면 전후좌우가 모두 남쪽뿐이에요. 방위란 것이 원래 명확히 정해진 것이 아닌데 그걸 궁리하면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291쪽)


  한국사람은 참 착해요. 너무 착해요. 그래서 마구 용서해줘요. 그러니 괴물이 자라는 거예요. 큰 사고가 나도, 부정부패가 드러나도, 갑질 사태가 일어나도 모두 용서하지요. 그래서 그들은 점점 더 흉악한 괴물로 변해요. 물론 용서는 해야 합니다. 이런 말이 있잖아요. 사람은 용서하되 죄는 용서하지 말라고요. 사람은 용서해야 합니다. 사랑으로 안아줘야 합니다. 하지만 죄를 용서하면 더 큰 범죄로 나를 죽이고 말 거예요. 그래서 죄는 용서해선 안 됩니다. 죄는 엄벌에 처해야 마땅해요.

  이 땅에 민주주의가 언제나 이뤄질지 안타까운 요즘이에요. 이외수 작가는 민주주의가 꽃핀 나라, 학교가 없는 나라, 종교가 없는 나라라면 바로 가겠다고 말했어요. 저도 비슷한 소망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나라를 그런 나라로 만들 수는 없는 걸까요? 불가능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우리에겐 정권을 심판할 수 있는 선거권이 있고 투표라는 무기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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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 초등학생을 위한 초등학생을 위한 100명의 위인들
장현주 지음, 마이신 그림 / 소담주니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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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어린이책>위인전]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 장현주 / 마이신 / 소담주니어


노래가사에 맞춘 위인전





  노래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잘 아시나요? 저는 모두 외우진 못해도 1절은 알아요. 아니,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불러보려니 헷갈리더라고요. 이럴수가 이럴수가. 생각해보니, 이 노래를 한 번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더군요. 그냥 TV에서 나오는 걸 들었을 뿐. 그래도 1절은 쉽지 않겠느냐고요? 지금 완벽하게 부를 수 있다면 인정.


  이 책은 '아름다운 이땅에 금수강산에 단군할아버지가 터잡으시고~~~'로 시작하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라는 노래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초간단으로 소개하는 책이에요. 책 한 권에 수많은 인물을 실으려다 보니 자세하게 적진 못했고요, 그 사람이 어느시대 누구인지에 대해 짧게 정리한 책이라고 보면 돼요. 그리고 일화도 소개하는 등 재미적인 요소도 있는데요, 책 읽는 재미를 주더군요. 만화풍의 그림, 한자 소개 등 깨알같은 정성도 가득이랍니다.


  의미없이 가사만 외워서 부르던 노래는 이제 그만.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기본, 어느 시대 사람이고 무엇을 한 사람인지까지 함께 공부하는 재미를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어요. 초등학생을 위한 위인전에 맞게 어렵지도 않고 문장도 쉬운 게 장점이에요. 주위 초등학생 조카에게 선물해줘야 겠어요. 저도 이 책을 읽으며 공부좀 했다면 너무 무식한 건가요? 아핫! 인물과 역사적 내용만이 아니라 기본적인 상식도 들어 있어서 좋아요.


  강감찬 장군이 이끈 고려 군인들이 요나라 군대에 맞서 육지에서 크게 승리한 귀주대첩가 달리 '흥화진 전투'는 물가에서 벌어진 싸움으로 유명하다.

  요나라 군인들은 개경으로 가기 위해 큰 냇물을 건너야 했는데 강감찬 장군은 미리 밧줄로 소가죽을 꿰어 냇물 위쪽에서 흐르는 물을 막아 놓고 기다렸다. 소가죽에 막힌 물살은 쉽게 건널 수 있을 정도로만 흘렀다. 요나라 군인들은 원래 물이 얕은 줄 알고 안심하며 물을 건너기 시작할 때 고려 군인들은 잡고 있던 소가죽을 동시에 풀어 놓았다. 그러자 막아 놓았던 냇물이 한꺼번에 아래로 쏟아지며 요나라 군인들을 휩쓸었고 그 틈을 노려 고려 군인들은 거센 공격을 퍼부었다. (56쪽)


  많은 사람들이 아들 이율곡을 훌륭한 학자로 길러 낸 신사임당을 가리켜 '현모양처'라고 해요. 하지만 신사임당은 단지 이율곡이 어머니로서가 아니라 매우 뛰어난 그림 솜씨를 가진 조선의 화가로서 충분히 존경받을 만한 위인이랍니다. 여성의 글이나 그림 솜씨를 그다지 인정해 주지 않았던 조선 시대에 태어나지만 않았다면 신사임당은 아마 세계적인 화가가 되었을 수도 있었겠죠? (101쪽)


  사람들은 박문수가 조선 시대의 어사로서 많은 활약을 한 암행어사였다고 알고 있어요. 실제로 박문수는 조선 시대의 어사로서 지방의 못된 양반들을 다스리거나 가난한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눠 주는 등 좋은 일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요.

  하지만 박문수가 어사 중에서도 왕의 명령을 받아 몰래 움직이는 암행어사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아요. 아마도 공평하고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하는 그의 모습을 본 백성들이 박문수 같은 어사가 많이 있었으면 하고 바랐겠지요. (127쪽)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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