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사교육에 속고 있다 - 대치동 입시전문가, 대한민국 사교육 신화를 뒤집다
박재원.정수현 지음 / 스쿨라움(김영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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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나는 학창시절때 사교육을 받아보지 못했다. 한때는 '나도 사교육을 받았더라면 더 공부를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 혼자 공부했기에 내가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지를 알지 못했었다. 난 그게 불만이었다.

고등학교때 까지도 난 공부를 잘 하는 편이었다. 고2때는 총점으로 전교1등도 해봤다. 물론 사교육 같은거 전혀 받지 않고서 한 1등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대책없이 공부했었던 것 같다. 평소엔 수학 말고는 아무공부도 하지 않았고 오직 수업시간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시험전에 벼락치기로 1등을 했었다.

나는 학교다닐때 공부를 못하는 친구들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평소에 수학 말고는 공부라는걸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소에 공부는 하지 않고 매일 야구나 하러 다니고 TV드라마 다 챙겨보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공부를 하지 않다가 시험때가 되면 나 스스로 만든 방식대로 공부한게 다였다.

나의 공부방법은 이렇다. 일단 시험범위를 읽어보며 시험에 나올만 한 것들을 노트에 정리한다. 보통 노트 2장 정도 정리가 된다. 이 정리된걸 시험 전날 줄줄 외우는 것이다. 내가 정리한게 모두 시험에 나오면 100점이었다. 나는 2/3과목은 100점을 받았었다. 시험에 나올만한걸 정리하는 능력도 있었지만 순식간에 몽땅 외우는 집중력도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나는 건망증이 매우 심하다. 그래서 건망증에 대한 자료들을 많이 찾아봤는데, 집중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다고 한다. 내가 그렇다. 난 기억력이 형편없다. 그래서 나는 영어를 못했다. 전과목 '수'를 받고도 영어는 '가'를 받았다. 영어선생님도, 담임선생님도 나보고 희귀종이라고 할 정도로 내 성적표는 특별났다.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영어단어를 도저히 외울 수가 없었다. 하루에 수십, 수백개도 외울 수는 있지만 그게 이틀을 못갔다. 그게 문제였다.

 

공부의 핵심 집중력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중요하다." (50쪽)

이 한 줄이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것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많은 시간을 공부한다고 해서 공부를 잘하는건 절대 아니다. 집중력 있게 공부를 해야 공부를 잘하는 것이다. 5시간 공부한 사람과 10시간 공부한 사람 중에 누가 더 공부를 잘할까? 집중력이 좋은 사람이 공부를 잘한다.

얼마전 TV에서 이와 비슷한 실험을 했었다. 실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것이다. 학생들에게 수면시간을 늘려주었다. 수면시간도 늘려주고 놀고 쉴 수 있는 시간도 주었다. 그리고 시험을 봤더니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의 성적이 올랐다. 이것이 바로 핀란드 공부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밥을 많이 먹으면 탈이 난다. 마찬가지다. 지식을 많이 먹으면 탈이 난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사람의 위는 소화시킬 수 있는 한계점이 있다. 머리도 마찬가지다. 머리도 한계점이 있는데 무조건 공부를 많이 한다고 되는건 아니다. 문제는 집중력이다.

또한 저자는 공부를 잘함에 있어서 정서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가장중요한게 정서라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하는 정서로 만들어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그게 너무나 아쉬웠다.

 

숙제는 오히려 독이다

숙제는 오히려 학습의욕을 꺽는다는 내용을 보면서 '아, 그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학창시절을 생각해보니 숙제를 한다고 해서 그 숙제가 공부와 관련이 있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강제로 하는 것과 자율적으로 하는 것은 다르다. 강제로 시키면 하고 싶은 것도 하기 싫어지는게 사람의 마음이다. 하지만 하고싶어서 하면 잘 된다. 오히려 능률이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숙제를 강제로 시키기 보다 자율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뇌를 알아야 한다

뇌에 대한 내용도 너무나 좋았다. 사람의 뇌에는 해마가 있는데 이 해마가 중요하다. 해마는 단기 정보를 장기 기억 보관함으로 보낼까 말까 고민하는 장소다. 그렇다면 해마에게 들어간 정보를 장기 기억 보관함으로 보내는 방법을 알면 되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장기 기억 보관함으로 옮겨질까? 간단하다. 그 기억이 중요한 것이라는걸 해마에게 알려주면 되는 것이다. 답은 '반복'이다. 반복을 계속해서 해주면 해마는 그 정보를 중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장기 기억 보관함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학습장애의 80%는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강제적인 자율학습, 학업성적으로 인한 자살충동 등의 스트레스는 공부에 치명적이다. 즐거운 것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한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재밌으면 한다는 것이다. 공부에 재미를 붙여야 하는데 공부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니 공부가 안될 수 밖에 없다. 당연한 것이다.

 

놀면서 하는 공부

마음껏 노는 공부를 하는 핀란드가 너무나 부러워졌다. 서점에 가면 핀란드식 학습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와있다. 도대체 핀란드는 어떻게 하길래 국제학력평가 1위를 차지했을까? 너무나 궁금해졌다. 이 책에서 말하는 노는공부 말고도 뭔가 또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관련 서적들에 관심이 갔다.

강제자율학습이 없는 학교, 등수가 없는 학교. 이런 학교가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할까? 사교육에 속고있는 부모들이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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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 - 외로움도 안나푸르나에서는 사랑이다
이종국 지음 / 두리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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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을 사랑한 작가

이 책은 작고 가난한 나라 네팔에 대한 여행 에세이다. 앞부분만 읽으면 이 책이 여행 에세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는 없다. 책의 앞부분은 사랑 에세이라고 해야 맞기 때문이다. 일때문에 네팔로 갔지만 그 곳에서 한 네팔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한 여자로 인해 여러번 네팔에 가게 된다. 일을 이유로 네팔로 갔고, 일이 다 끝난 후엔 그녀 때문에 네팔로 간다. 이렇게 책의 중간을 지나기 전까지의 주 내용은 그녀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뒷부분은 순수하게 자원봉사에 대한 이야기들로 되어 있다.

네팔. GNP 300$(2006년), 인구 2951만의 작고 가난한 나라.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나라 네팔. 네팔로 인해 작가는 많은 것을 잃고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잃은 것들이 아깝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많은 것을 얻은 작가는 네팔로 인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신혼여행을 자원봉사 4개월로 정한 부부를 촬영하기 위해 네팔로 떠났던 작가는 촬영이 다 끝난 후엔 스스로 자원봉사를 하기 까지 한다. 사랑, 이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가 생각해본다.

 

자원봉사

나는 아직 자원봉사라는걸 많이 해보지 못했다. 아니 자원봉사라는걸 제대로 해보지도 않았다. 내가 해본 자원봉사라곤 6개월동안 주1회 장애인학고에서 식당봉사를 한 것이 전부다. 6개월간의 짧은 봉사였지만 난 그곳에서 많은걸 배웠었다. 몸은 어른인데 생각은 아직 어린애인 장애우들을 보며 울기도 많이 했었다. 불쌍했고 그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다는게 슬펐다. 난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난 그들을 위해 뭔가 봉사를 할 만큼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식당봉사 말고는 내가 뭘 해야 할지 몰랐고 자신도 없었다. 짧은 시간동안의 경험이었지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좋은 경험이었다.

작가는 가난한 나라인 네팔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아이들에게 영어, 컴퓨터, 사진을 가르치며 아이들을 더욱더 사랑하게 된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가르친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배운다. 사랑을 배우고 사람을 배우게 된다. 먹고살기도 힘든 이 시대에 자신의 돈과 시간을 자원봉사라는 것에 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 점에서 나는 작가가 너무 부러웠다. 그리고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사랑을 어떻게 두 번 할 수 있어요?

문화적 차이는 어쩔 수 없나보다. 사랑을 어떻게 두 번 할 수 있을까? 부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특히나 힌두교가 주 종교인 네팔인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카스트, 두 번의 사랑 등 여러가지 이유로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쉽게 포기한 작가에 대해서도 약간의 배신감도 느꼈다. 사랑한다면, 정말 사랑한다면 조금더 노력해봐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됐다. 이 책에선 생략했지만 많은 노력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너무나 서운했고, 쉽게 포기한 작가에 실망까지 했었다. 그렇게 쉽게 포기할 거면서 사랑이란 말을 썼다니... 사랑이라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생각할수록 더욱더 실망스러웠다. 조금만, 조금만 더 노력해보지...

 

닮은 나라 네팔

네팔은 우리와 비슷한게 많다. 우선 말의 어순이 같다. 자원봉사 두 달 만에 네팔어로 대화가 가능할 정도니 얼마나 어순이 같은지 짐작이 되었다. 작가도 네팔에 오래 머문게 아니었지만 네팔말을 조금 할 정도였다. 게다가 네팔의 전통주인 '창'은 막걸리와 거의 같은 맛이라고 한다. 닮은게 많은 나라 네팔, 그래선지 나도 너무나 가고 싶어 졌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가 사랑한 바로 여자 디빠의 얼굴이 너무나 궁금했었다. 얼마나 미인이길래 작가가 그리도 극찬을 했는지 말이다. 책의 맨 끝에 가서야 디빠의 정면얼굴이 작게 나왔다. 음... 평범한데... 아무튼 나중에라도 둘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다시 도전 해보라고 작가에게 용기를 주고싶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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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기업열전 - 국내 최강 기업의 라이벌전 그리고 비하인드스토리
정혁준 지음 / 에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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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기 위해선 맞수가 필요하다

이 책은 맞수를 상대하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 보고서다. 기업들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여러가지 전략들을 짠다. 이기는 기업은 1위가 되고 지는 기업은 2위가 되거나 3위로 밀려나기도 한다. 이런 경쟁이 오히려 기업을 강하게 키운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맞수가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키우게 되고, 그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무대에서도 통하는 기업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맞수는 꼭 필요하기도 한 것이다.

어릴적에 질리도록 보고 또 본 만화영화가 있다. 바로 [달려라 하니]다. 하니는 나애리를 이기기 위해 달렸다. 오직 나애리를 이기겠다는 강한 집념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성공한 사람들에겐 늘 라이벌이라는 존재가 수식어처럼 따라다닌다. 김연아에게 아사다 마오가 있듯이 말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라이벌(맞수)은 서로에게 자극을 주며 같이 성공하는 자극을 준다고 말하고 있다.

 

기업가정신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기업가정신은 기업가에게만 필요한게 아니다. 누구에게나 필요한게 바로 기업가정신이다. 저자가 말하는 기업가정신은 내가 흔히 말하는 사장마인드이며 프로정신이다. 사장처럼 일하느냐 직원처럼 일하느냐는 그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짓는다. 식당에 가보면 누가 사장인지 직원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사장과 직원은 일하는 태도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태도가 다르니 성과가 다를 수 밖에 없다. 직원처럼 일하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다. 오직 프로정신으로 사장처럼 일하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저자는 기업가정신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결정적 한 마디 "해봤어?"

새로 존경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 분은 모든 사람이 안된다고 말할때 혼자서만 된다고 말하고는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다. 처음 한 번은 그냥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런 일을 두 번이나 격고 나서는 나는 그 분을 존경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모든 사람이 절대 안된다고 주장했던걸 혼자서만 된다고 추진했고 결국은 해냈다. 정주영 회장이 말했다던 "해봤어?"라는 글을 읽을때 그 분이 생각났다. 역시 성공하는 사람은 생각부터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세상에 불가능한 것이 얼마나 있을까? 인간은 위대하다. 해보지도 않고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고치자. 노력해서 안되는건 없을 테니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차별화'

어느 책에서나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 바로 차별화다. 차별화, 그걸 누가 모르나? 문제는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이냐'다. 말이야 쉽지 막상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이냐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답이 안나오는게 차별화다. 그러고 보면 차별화로 성공한 사례들이 부러울 따름이다. 언제까지 부러워만 할 것인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면 가장 중요한 것임이 분명하다.

가장 먼저 나부터 차별화 해야 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다면 내가 성공할 이유가 무엇인가? 없다. 다른 사람과 나를 차별화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남이 하지 않는 것, 남이 하기 싫어하는 것, 남이 하기 힘들어하는 것들을 알아내고 그것들을 내가 해야 할 것이다. 차별화만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만큼 차별화는 강하다. 힘이 있다.

 

짧지만 자세한 자료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수많은 기업들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업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어떻게 어려움을 이겨냈는지도 배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방대한 자료를 담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역사는 미래를 보여준다고 한다. 역사를 아는 사람이 옳바를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이 시대는 마케팅전쟁의 시대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겨야 한다. 전쟁에서 이긴 기업들의 자료들은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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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긋는 여자 - 떠남과 돌아옴, 출장길에서 마주친 책이야기
성수선 지음 / 엘도라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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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교로 봐줄 수 있는 초보작가

처음 본 그녀의 책이지만 초보작가의 티를 너무 많이 냈다는 느낌이 강했다. 하나의 문장이 너무나 길어서 도대체 뭘 말하는 건지 헷갈리게 쓴 문장들이 너무나 많았다. 하나의 문장이 두 줄, 세 줄 이어질 때면 '이거 나누면 안되나? 도대체 뭘 말하려는건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 답게 온갖 미사여구를 붙이느라 쓸데없이 길어진 문장도 많았다. 한마디로 그녀의 문장들은 다이어트가 필요했다. 이 책을 읽을 독자층을 생각한다면 좀더 쉽게 써야 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난 이 책이 너무나 좋았다. 성수선! 그녀의 팬이 될 것 같은 강한 느낌이 들었다. 나도 책을 좋아하고, 나도 내 책을 내보고 싶은 사람으로써 그녀는 나의 롤모델(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나 임무 따위의 본보기가 되는 대상이나 모범)이기 때문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경험들

나도 직장인이기 때문에 그녀의 경험들이 내겐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직장인들만이 격을 수 있는 작고 큰 경험들을 보며 '아, 나도 이런 경험들이 있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지난 추억들이 떠올랐다. 나도 직장인이긴 하지만 [삼국지], [로마인 이야기]는 읽지 않았다. 읽어보라는 추천은 많이 받았지만 난 아직까지 3권이 넘는 책은 읽을 자신이 없다. 난 짧은 책이 좋다. 나도 그녀와 마찬가지로 소설은 읽지 않았었다. 자기계발, 경영, 마케팅, 기획, 영업 등 직장생활에 필요한 책들만 닥치는대로 읽었다. 책을 많이 읽어도 부족한게 있었다. 바로 글쓰기가 늘지 않는것과 감성이었다. 그래서 나도 요즘은 소설을 읽는다. 소설을 읽으니 너무나 좋다. 이 좋은 소설을 왜 여태 읽지 않았나 후회가 될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계발서만 아니라 소설도 읽어보라고 권한다.

 

너무나 솔직한 사랑이야기

사람이기에, 아직 젊기에, 미혼이기에 그녀의 사랑이야기는 너무나 솔직했다. 그녀는 자신이 30대 중반의 미혼이라고 했다. 나이도 나이니만큼 남자에 대해, 연애에 대해, 결혼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글만 보고도 나는 그녀의 사랑관념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내가 아는 한 사람과 너무나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였다. 사람의 한 가지 단점만 보여도 그 사람에 대해 않좋게 생각하고, 쉽게 기분이 나빠지고는 다시 좋아지기 힘든 그녀의 성격은 너무나 내게 익숙했다. 그래서 그런 글들이 보일 때마다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그런 그녀의 글들을 읽으며 그녀가 미혼인 이유가 크게 공감되었다. 그녀에게 한 가지만 말해주고 싶다. '단점이 없는 사람은 하나님 뿐이에요.'

 

순수한 그녀? 실천형 그녀?

[아침형 인간]에 대한 글을 읽으며 정말 배꼽을 잡고 웃었다. 아침형 인간이 유행할 즈음 새벽형 인간도 유행했었다. 특히 교회에선 더 그랬다. 새벽형 인간이 되어서 새벽기도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새벽에 일어나는게 너무 힘들었다. 작정하고 새벽기도에 참여해봤지만  열흘을 넘기기 힘들었다. 최근에도 다시 새벽기도에 도전했지만 사흘을 넘기지 못했다. 역시 나도 아침형은 아닌가보다. 그녀 역시 아침형 인간이 되려고 노력했다가 코피만 흘리고 만다. 그리고는 자신이 달빛형 인간에 더 맞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난 이 대목을 보며 '똑똑한거 같은데 의외로 미련하기도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아침형 인간이 되라고 했다고 정말 따라했다니 말이다. 난 [아침형 인간]을 보고도 절대 따라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 책대로 했다간 쓰러지겠다'였다. 공부는 저녁에도 할 수 있고, 운동도 저녁에 할 수 있는데 왜 꼭 아침에 해야 하는가 였다. 사람은 누구나 잠자야 하는 시간이 있다. 4시간만 자는 사람도 있고 8시간은 자야 하는 사람도 있다. 하루 24시간 중에 6시간을 잔다면 어짜피 내게는 18시간이 주어지고 그 시간에 공부하고 운동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책을 보고 그대로 실천한 그녀가 부러워졌다. 나는 책을 읽고도 잘 실천하지 않는다. 내 생각이 너무 많아서다. 배웠으면 실천좀 해야 하는데 말이다. 난 아직 성공하라면 한참이나 멀었나보다.

 

완전 소중한 밑줄들

그녀가 밑줄 그은 책들 중에 내가 읽은 건 거의 없었다. 역시 난 독서에도 심각한 편식을 한 것이다. 그녀가 소개한 책들 중에서 정말 너무나 읽고싶어진 책들이 너무나 많았다. [군주론], [남한산성],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등 너무나 읽고싶은 책들이 많아진 것이다. 이렇게 좋은 책들을 소개한 그녀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고마움 뿐이랴. 글을 쓰고싶다는 자극을 준 것에도 크게 감사한다. 난 아직 독서량이 너무나 적다. 책좀 읽어보겠다고 한 달에 20권씩 읽다가 눈이 아파서 안과에 다닌 후로는, 적당히 보고 있는 것도 적은 독서량의 이유다. 쉽고 재밌는 책 보다는 꼭 고전들도 읽어보려 했지만, 무식한 나는 고전 읽는게 너무나 힘들다. 아직은 읽는 훈련이 더 필요한가보다. 우선 이 책에 소개된 책들부터 읽어봐야겠다. 그녀가 선택한 책이라면 분명 좋은 책들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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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가 사는 곳 - 정인 소설집
정인 지음 / 문학수첩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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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약자들의 슬픈 이야기

이 책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자면, '인종적, 계급적, 성적 약자들의 비통한 삶의 이야기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소외되고 버려진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나도 이 소설속 강자와 같은 나쁜놈은 아닌지, 약자와 같은 불쌍한놈은 아닌지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강하다고 해서 약자를 괴롭히는 것들을 보면 화가 치민다. 약자들의 편이 되어줄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어쩌면 나도 약자이기 때문에 그런 강자들의 행동에 화가 나는 걸지도 모르겠다.

 

외로우면 못산다

돈을 벌러 한국에 온 베트남 여자. 여자는 성적 문제로 가출을 한다. 가출하여 겨우 자리잡은 곳에서도 같은 성적 고통을 당한다. 같은 남자로써 부끄러웠다. 내가 만약 소설속 남자였다면, 난 여자에게 어떻게 했을까?

말이 통하지 않아 힘들었던 베트남 며느리를 보며 나도 그녀처럼 외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약해서 외로운 사람들. 약자이기 때문에 당해야 하는 외로움은 나의 외로움과 다를 것이 없었다. 외로움에 죽은 강아지와 나는 같은 처지가 아닐까? 난 갑자기 몰려온 외로움 때문에 기분이 다운되었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는 정말 행복했을까? 울지 않고 이겨내면 좋은 날이 정말 오는걸까? 하지만 사람은 약하다. 약하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고 그 외로움으로 인해 죽어간다. 주인을 기다리다 죽은 강아지 처럼.

 

모두가 가해자

결식아동이 얼마나 될까? 교회건물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가는데 결식아동들은 먹을게 없어서 굶는다. 요즘의 교회 건물들을 보면 바벨탑이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가난한 자들과 함께 하라는게 예수님의 명령인지, 교회건물을 크게 지으라는게 예수님의 명령인지 헷갈린다. 여기 이 이야기 [잔인한 골목] 속에서 결식아동과 죽어가는 할머니를 보며 나도 똑같은 가해자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매주 방영되는 리얼 프로그램중에 '복불복'이란 말이 있다. '나만 아니면 되'라는 말을 해대며 게임을 한다. 웃음을 주기 위해 그런다는건 이해가 되지만 진 사람의 모습은 정말 처참하다. 진 사람의 처참한 모습과 달리 이긴 사람은 행복해 한다. 이게 바로 '나만 아니면 되'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다. TV는 이 시대를 보여준다. 이 프로에서 나는 이 시대의 '나만 아니면 되'를 보았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보았다.

바로 앞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졌는데도 태연히 밥을 먹고 웃고 떠든다. 자신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굶어서 죽기 직전의 할머니에게 갈비탕을 사드리려고 찾아갔지만 식당 주인은 아이를 내쫓는다. 그런 불쌍한 아이를 사랑한건 같은 처지의 불쌍한 아줌마 뿐이었다. 같은 처지의 사람만이 아이의 불행을 감싸안아줬을 뿐, 행복한 사람들은 불행 사람에게 시선 하나 던지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가해자였던 것이다. 오랜세월 부자의 명성을 지닌 가문에 이런 말이 전해져 내려온다고 한다. '이웃이 굶으면 그건 내 책임이다.' 역시 이런 가문이 진짜 부자가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자신의 전재산을 팔아 가난한자에게 주고 평생 전도를 했고, 마지막 죽는날에도 전도하다 지하철에서 생을 마친 전도자가 생각난다. 그 동영상을 보며 그렇게도 많이 울었건만...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슬픈 현실, 나만 아니면 되

슬픈가? 책의 내용이 슬픈가? 슬퍼하면서도 속으론 '내가 아니라 다행이야', '나만 아니면 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이런 생각들이 이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만든게 아닌가 생각된다. 남을 욕할것 없다. 우리 모두가 가해자다. 내가 바로 식용으로 쓰기 위해 돼지를 키우는 사장이다. 오직 나의 이익을 위해 타자를 학대하는 그런 파렴치한이 바로 우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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