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사교육에 속고 있다 - 대치동 입시전문가, 대한민국 사교육 신화를 뒤집다
박재원.정수현 지음 / 스쿨라움(김영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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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나는 학창시절때 사교육을 받아보지 못했다. 한때는 '나도 사교육을 받았더라면 더 공부를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 혼자 공부했기에 내가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지를 알지 못했었다. 난 그게 불만이었다.

고등학교때 까지도 난 공부를 잘 하는 편이었다. 고2때는 총점으로 전교1등도 해봤다. 물론 사교육 같은거 전혀 받지 않고서 한 1등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대책없이 공부했었던 것 같다. 평소엔 수학 말고는 아무공부도 하지 않았고 오직 수업시간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시험전에 벼락치기로 1등을 했었다.

나는 학교다닐때 공부를 못하는 친구들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평소에 수학 말고는 공부라는걸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소에 공부는 하지 않고 매일 야구나 하러 다니고 TV드라마 다 챙겨보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공부를 하지 않다가 시험때가 되면 나 스스로 만든 방식대로 공부한게 다였다.

나의 공부방법은 이렇다. 일단 시험범위를 읽어보며 시험에 나올만 한 것들을 노트에 정리한다. 보통 노트 2장 정도 정리가 된다. 이 정리된걸 시험 전날 줄줄 외우는 것이다. 내가 정리한게 모두 시험에 나오면 100점이었다. 나는 2/3과목은 100점을 받았었다. 시험에 나올만한걸 정리하는 능력도 있었지만 순식간에 몽땅 외우는 집중력도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나는 건망증이 매우 심하다. 그래서 건망증에 대한 자료들을 많이 찾아봤는데, 집중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다고 한다. 내가 그렇다. 난 기억력이 형편없다. 그래서 나는 영어를 못했다. 전과목 '수'를 받고도 영어는 '가'를 받았다. 영어선생님도, 담임선생님도 나보고 희귀종이라고 할 정도로 내 성적표는 특별났다.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영어단어를 도저히 외울 수가 없었다. 하루에 수십, 수백개도 외울 수는 있지만 그게 이틀을 못갔다. 그게 문제였다.

 

공부의 핵심 집중력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중요하다." (50쪽)

이 한 줄이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것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많은 시간을 공부한다고 해서 공부를 잘하는건 절대 아니다. 집중력 있게 공부를 해야 공부를 잘하는 것이다. 5시간 공부한 사람과 10시간 공부한 사람 중에 누가 더 공부를 잘할까? 집중력이 좋은 사람이 공부를 잘한다.

얼마전 TV에서 이와 비슷한 실험을 했었다. 실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것이다. 학생들에게 수면시간을 늘려주었다. 수면시간도 늘려주고 놀고 쉴 수 있는 시간도 주었다. 그리고 시험을 봤더니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의 성적이 올랐다. 이것이 바로 핀란드 공부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밥을 많이 먹으면 탈이 난다. 마찬가지다. 지식을 많이 먹으면 탈이 난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사람의 위는 소화시킬 수 있는 한계점이 있다. 머리도 마찬가지다. 머리도 한계점이 있는데 무조건 공부를 많이 한다고 되는건 아니다. 문제는 집중력이다.

또한 저자는 공부를 잘함에 있어서 정서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가장중요한게 정서라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하는 정서로 만들어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그게 너무나 아쉬웠다.

 

숙제는 오히려 독이다

숙제는 오히려 학습의욕을 꺽는다는 내용을 보면서 '아, 그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학창시절을 생각해보니 숙제를 한다고 해서 그 숙제가 공부와 관련이 있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강제로 하는 것과 자율적으로 하는 것은 다르다. 강제로 시키면 하고 싶은 것도 하기 싫어지는게 사람의 마음이다. 하지만 하고싶어서 하면 잘 된다. 오히려 능률이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숙제를 강제로 시키기 보다 자율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뇌를 알아야 한다

뇌에 대한 내용도 너무나 좋았다. 사람의 뇌에는 해마가 있는데 이 해마가 중요하다. 해마는 단기 정보를 장기 기억 보관함으로 보낼까 말까 고민하는 장소다. 그렇다면 해마에게 들어간 정보를 장기 기억 보관함으로 보내는 방법을 알면 되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장기 기억 보관함으로 옮겨질까? 간단하다. 그 기억이 중요한 것이라는걸 해마에게 알려주면 되는 것이다. 답은 '반복'이다. 반복을 계속해서 해주면 해마는 그 정보를 중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장기 기억 보관함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학습장애의 80%는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강제적인 자율학습, 학업성적으로 인한 자살충동 등의 스트레스는 공부에 치명적이다. 즐거운 것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한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재밌으면 한다는 것이다. 공부에 재미를 붙여야 하는데 공부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니 공부가 안될 수 밖에 없다. 당연한 것이다.

 

놀면서 하는 공부

마음껏 노는 공부를 하는 핀란드가 너무나 부러워졌다. 서점에 가면 핀란드식 학습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와있다. 도대체 핀란드는 어떻게 하길래 국제학력평가 1위를 차지했을까? 너무나 궁금해졌다. 이 책에서 말하는 노는공부 말고도 뭔가 또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관련 서적들에 관심이 갔다.

강제자율학습이 없는 학교, 등수가 없는 학교. 이런 학교가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할까? 사교육에 속고있는 부모들이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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