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4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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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년 4월호


꽃 피는 봄이 왔어요

 


 

지난주엔 공원에서 산수유 나무 꽃도 봤어요.

활짝 핀 꽃이 봄을 흠뻑 맞는 모습이었어요.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있다면 가장 좋았던 때일거라 생각해요.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면 가장 좋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일 거예요.

저는 항상 봄을 기다려요.

봄은 온갖 선물을 보따리로 싸들고 오거든요.

제가 아내를 3월1일에 만났듯이요.

 

봄을 맞이하는 샘터 4월호엔 어떤 멋진 내용이 들어 있을까요?

 

발자국 (2쪽)

바닷가를 홀로 거니는 일 해보셨나요? 저는 스무살 때. ㅎㅎㅎ

한참을 걷다가 뛰다가 뒤돌아 보면 내 발자국이 보여요.

발자국을 따라 되돌아가 보면 금방 처음 자리로 되돌아가져요.

한참을 뛴 것 같은데 금방 되돌아갔어요.

갈 때는 목표지점을 보며 뛰느라 보지 못한 풍경을 되돌아갈 땐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인생은 되돌아갈 수 없어요.

앞만 보며 달리면 목표를 이룰 수는 있어도 삶의 행복을 느끼긴 힘들어요.

바닷가에서 내가 걸었던 길을 되돌아가듯 인생도 되돌아갈 수 있다면

일단 달린 다음 사랑하는 가족을 챙겨되 될 텐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잖아요.

그래서 저는 너무 앞만 보며 달리지 않으려고요.

꼭 돈을 많이 벌어야만, 유명해져야만 성공한 인생은 아니니까요.


소가 병아리를 밟지 않는 이유 (33쪽)

긍정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있는 곳엔 긍정이 넘쳐요.

긍정적인 사람과 함께 있으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져요.

긍정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과 함께 일하면 힘든 일도 즐거워요.

이번 꼭지에서 다룬내용은 "훌륭 주임님"이에요.

글쓴이가 신입사원시절 훌륭 주임님이라는 애칭이 붙은 분이 있었어요.

왜 훌륭 주임이라 불리는지 보니,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훌륭"이라고 인사에 답하는 거였어요.

이 분이 한 말이 명언이에요.

"박 신입, 니 병아리하고 소하고 같은 축사에 있는데 왜 소가 병아리를 안 밟는지 아나?"

"모르겠는데요."

"그것도 모르나! 안면을 터서 그런 거 아이가."

정말 대단하지요?

안면을 튼 사이는 발로 밟고 그런 거 아니에요.

싸우지 말고 서로서로 도우며 즐겁고 행복하게 살면 좋겠어요.


엄마이고 아내라서 행복합니다 (54쪽)

암... 무서운 한 글자.

남 일이라고만 생각하다가 막상 내가 암에 걸리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저 역시 암에 걸려 보지 않았기에 함부러 말할 수는 없어요.

아무리 작은 암이라도 암은 암이니까요.

암은 아직도 사망원인 1위이기에 무서운 존재에요.

혹을 제거했다 하더라도 전이되는 수가 많고

온 몸으로 퍼지면 죽음을 피할 수 없으니까요.

이번 꼭지엔 한 여성이 나와요.

그녀는 유방암으로 마음고생을 많이 해요.

암 진단 후 일 주일을 울기만 한 그녀,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혼란스러웠을까요?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의 힘으로 잘 이겨낸 모습은 보기 좋았어요.

다행이에요.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서요.


이젠 카메라를 신체 일부처럼 지니고 다녀야 할 봄이에요.

꽃도 많이 피고 새싹이 돋아나요.

사진으로 모두 담고 싶어요.

사진 찍다가 잠시 쉴 땐 샘터가 딱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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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령 학교 2 - 변신왕 대회 샘터어린이문고 44
류은 지음, 안재선 그림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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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창작동화] 산신령 학교 2 / 류은 / 안재선 / 샘터

 

우리문학의 현대적 재구성



 

  저 어렸을 때 집에 전래동화 전집이 있었어요. 집에 책이라곤 그게 전부여서 보고 또 보고 다시 보고 했지요. 어른이 되어 잊어버린 우리의 옛 이야기가 새록새록 기억나는 우리의 이야기, 우리의 문학, 우리의 동화가 바로 이 책이에요. 산신령이라는 소재로 마치 호그와트 마법학교 이야기를 읽는 기분이라고나할까. 산신령 학교 학생들의 모험이 신 나고 재밌어요. 헤리포터라는 외국 문학에 우리 아이를 뺏기지 말고 우리문학으로 만든 산신령 학교가 더 교육에 좋겠더군요. 전래동화에서 나오는 사건과 인물들이 그대로 이 책에녹아 있거든요.





 

  1편도 잼나게 읽었는데 2편은 더 재밌어요. 1편이 주인공들을 소개하는 역할이라면 2편은 본격으로 모험을 하는 역할이에요. 3편은 2편 끝날 때 살짝 예고를 했으니까 많이많이 기대할게요.  제가 1편 책리뷰에, 선녀와 나무꾼의 딸인 두레의 역할이 너무 없어서 아쉽다고 썼는데요, 이번엔 확실히 큰 역할을 했어요. 1편에선 너무 귀선(달봉)이와 장군이에 집중되어 두레는 따 당한 기분이었거든요. 이번엔 확실히 달봉, 장군, 두레의 비중에 골고루 나눠더군요. 세 인물의 비중도 잘 나눠서 좋았어요. 여러 시험을 통과해야 할 때 한 번씩 번갈아가며 재치를 발휘했으니까요.


  이 창작동화의 시대적 배경은 일제 강점기에요. 호랑이를 잡아 죽이려는 사건이 나오는데요, 저는 어미 호랑이가 너무 힘없이 쓰러지는 걸 보며 마음이 아팠어요. 인간에게 총이라는 무기가 있다 하더라도 호랑이가 저렇게 맥없이 쓰러질 수 있을까 생각도 들었어요. 제가 사냥꾼과 호랑이가 대면하는 걸 실제로 본 적이 없지만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3편에서 호랑이 얘기가 또 나온다면 너무 허무하게 쓰러지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야기 전체에 호랑이가 자주 등장하는데요, 아무래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물이 호랑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88올림픽 마스코트도 호랑이었잖아요. 






  두레와 아버지가 만나는 장면... ㅠㅠ 저는 '아,,, 이런 판타지 창작동화를 읽으면서도 눈물을 흘릴 수 있구나.'라는 걸 배웠어요. 부녀의 정이 얼마나 진한지 아시지요? 예전엔 이런 장면들을 보면 그냥 그런가보다 했어요. 그런데 이제 다음달이면 아빠가 되는 저는 이 장면메 몸시 마음이 아팠어요. 최근 읽은 소설책에서 생이별을 하는 장면이 몇 있었는데요, 저는 그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파서 책을 읽을 수가 없었어요. 이게 바로 부모인가봐요. 부정인가봐요.


  3편이 궁금하지요? 저도 무척 궁금해요. 언제 나오려나.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책리뷰/창작동화] 산신령 학교 1 / 류은 / 안재선 / 샘터

[책리뷰/창작동화] 꿈짜면 곱빼기 주세요 / 하신하 / 이작은 / 샘터

[책리뷰/동화] 위대한 마법사 오즈 / 라이먼 프랭크 바움 / 최인자 / 문학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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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받아들여졌다 - 영혼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51편의 묵상 잠언
류해욱 지음, 남인근 사진 / 샘터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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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에세이>묵상] 그대는 받아들여졌다 / 류해욱 / 남인근 / 샘터

 

영혼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이 책은 류해욱 신부님이 직접 고른 글에 자신의 묵상의 더한 책이에요. 언어 표현이 아름답고 편안해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저도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오랜 세월 많은 묵상을 했기에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이 탄생할 수 있었을 거예요. 그의 글에서 영혼의 속삭임 같은 걸 들었어요. 그의 평화롭고 따스한 영혼이 마음에 직접 말하는 사랑의 울림이 글로 표현되었다고 하면 정확한 표현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읽으면 마음이 적셔지는 맑은 소리였어요.


  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사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성경의 주제가 사랑이잖아요. 신부님이라면 평생 사랑을 말하고 읽고 했기에 이런 글이 나왔지 싶어요. 하나님이 그 자체로 사랑이듯이, 사람이 그 자체로 사랑이듯이 이 책도 사랑이에요. 저자가 책을 통해 말하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보면 '사랑'을 느낄 수 있어요. 내 영혼이 내 마음에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영혼이 갈망하는 사랑을 읽으며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신이 바로 사랑이고 사람이 바로 사랑이듯이 글로 표현된 모든 문장이 사랑이듯이요.


  한국의 헨리 나우웬이라고 불린다는 류해욱 신부님의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은 영혼을 담은 사진들이에요. 매 페이지마다 칼라로 가득 담긴 사진을 보며 글을 읽으니 더 좋더군요. 글도 읽고 사진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최근 사진에 관심이 많은 저는 이 책이 에세이인지, 묵상집인지, 사진책인지 헷갈렸지만, 그래서 더 좋아요. 책 한 권으로 세 가지를 욕구를 채웠잖아요. 한 번에 에세이와 묵상집과 사진책까지 읽었으니 이걸 일석 삼조라고 해야 하나요?







사랑이 그대를 향해 손짓하면 그를 따라가라.

그가 가는 길이 가파르고 험난할지라도.

사랑이 날개를 펴서 그대를 안으면 그에게 안겨라.

날개깃 사이에 숨겨진 칼이 그대를 상처 입힐지라도.

사랑이 그대에게 속삭일 때, 그를 믿어라.

마치 폭풍이 정원을 황폐화시키듯

그의 목소리가 그대의 꿈을 산산이 부서지게 할지라도.

- 칼리 지브란


  사랑이란 뭘까요? 성경이 말하는 예수님의 사랑만이 진짜 사랑일까요? 내 뺨을 때린 사람도 사랑하고, 나에게 해를 입힌 사람도 사랑하라는 가르침이 생각나요. '네게 잘해주는 사람을 사랑하면 무슨 공이 있겠느냐. 너희는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사랑하라. 그래야 공이 있다.'라고 하신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했던 일이 생각나요. 매년 성경을 1독씩 했었는데 한동안 게을렀네요. 다시 성경읽기를 시작해야겠어요.







어떤 일이 있어도 난 부럽지 않네

고귀한 분노를 모르는 포로가

여름 숲을 알지 못하는

새장에서 태어난 방울새가

한 번도 사랑해 본 적 없는 것보다

사랑해 보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

- 알프레드 테니슨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하라는 말이 있어요. 그래서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지만 하라고 하잖아요. 사랑도 마찬가지에요. 한 번도 사랑해 본 적 없는 것보다는 잃더라도 사랑해 보는 게 나요. 잃더라도 사랑은 가치가 있으니까요. 이렇게 좋은 문장을 예쁜 사진과 함께 읽으니 더 좋아요. 







  희망이 없는 사람은 살아갈 이유도 없다고 해요. 사람이 자살을 하는 이유는 희망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래요. 희망은 평생 간직하며 살아야 할 고귀한 가치에요. 사랑과 마찬가지로 사람을 사람되게, 삶을 가치있게 해주거든요. 힘들어 지치고 쓰러지고 아플 때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두려울 게 없을 것 같아요. 제 소설이 출판사에서 계속 거절당하고 공모전마다 떨어져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책으로 나올 수 있겠지요. 저는 믿어요. 제 희망을요. 저는 서른 중반이 넘어가면서도 아빠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았어요. 기도로 하나님께 나아갔어요. 희망을 놓지 않았기에 이 세상에서 가장 착한 천사님을 만났지요. 오래 돌고 돌았지만 저는 제 짝을 만난 것에 기뻐요. 제 희망 대로 저는 다음달이면 아빠가 되지요. 저는 여러가지 희망을 간직하고 있어요. 욕심쟁이라고 놀려도 좋아요. 희망을 품고 기도하며 준비할 거예요. 아내와 아들과 함께할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거예요. 제겐 기도를 들어주시는 든든한 하나님이 계시고 우리 두 사람을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에 희망은 언제나 현실로 이뤄질 거라 믿어요.







  이젠 느리지 않아요. 내 느림이 내 자랑이니까요. 난 느리지만 결국엔 도착할 거예요. 날 믿어주는 착하고 예쁜 아내가 있고 내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 아들이 있으니까요. 내가 잘 할 거라 믿어주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까요. 옆에서 조언과 칭찬과 응원을 보내주는 독자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열심히 글을 쓸 거예요. 이 책이 제게 잠시동안의 묵상을 하게 해줬지만 긴 시간동안의 힘을 주었으니 저자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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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노예 12년 - 체험판
솔로몬 노섭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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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소설] 노예 12년 / 솔로몬 노섭 / 오숙은 / 열린책들

 

자유를 되찾기까지 12년

 

 

 

  별다른 문제 없이 살다가 갑자기 노예가 된다면 과연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저는 억울해서 못 살 것 같아요. 여기 자유인으로 살다가 갑자기 노예가 되어 12년 동안이나 살게 된 솔로몬 노섭의 실화소설이 있어요. 그는 흑인이었지만 태어날 때부터 자유인이었고 뉴욕에서 자유인으로 살았어요.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납치되어 단 하루만에 노예가 되었지요. 그가 자유를 되찾기 까지는 무려 1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노예상은 그에게 플랫이라는 이름을 지어줬고 그는 억압받으며 매질당하며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야 했어요.

 

  19세기 후반 미국의 어두운 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 실화소설은 아마도 미국이 감추고 싶은 어두운 역사일 거예요. 첫 흑인 대통령 오바마가 나오기까지 그들이 겪었을 고난이  얼마나 길고 험한 시간이었을지 짐작조차 하지 못할 정도라 생각해요. 미국 역사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19세기 후반의 미국은 자유주와 노예제가 아직도 있는 주가 있었더군요. 솔로몬 노섭이 살던 뉴욕은 자유주였어요. 이 소설의 역사적 배경을 통해 조금이나마 미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주로 남쪽 주가 노예제도가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는 것 말고는 아는 게 없었거든요.

 

 


 

 

  처음엔 가볍게 읽기 시작했어요. 주로 자신의 얘기를 했기에 '아이고 불쌍해라.' '아이고 어쩐담.'이라는 생각만 하며 읽었지요. 두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의 이야기를 읽기 전까지는요.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하루아침에 납치된 솔로몬 노섭은 자신을 노예 취급하는 사람에게 '나는 자유인이다'라고 주장했다가 거의 죽을 정도로 맞아요. 그리곤 다른 노예들과 함께 노예시장으로 끌려가지요. 그 과정에서 한 가족을 만나요. 일라이자와 그녀의 아들과 딸이에요. 셋은 한 가족이지만 노예이기에 동물과 다름 없더군요. 정말 어처구니 없었어요. 한 사람이 아들을 사갔어요. 그래서 가족은 생이별을 하지요. 엄마는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애원하지만 처지를 바꿀 수는 없었어요. 또다른 사람을 자신을 사가려 하지 딸도 사 달라며 간청을 해요. 거의 미친 사람처럼 울부짖으며 제발 딸도 사달라고 하지요. 하지만 노예상은 딸은 팔지 않겠다고 해요. 어쩔 수 없이 셋은 뿔뿔이 흩어져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요? 정말 말도 안 돼요. 저는 이 부분을 읽고는 너무 마음이 아파서 한동안 다시 책을 잡지 못했어요. 책을 잃다가 마음이 아파서 멈춘 경우는 처음이었어요. 너무 아파서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녀가, 그녀의 아들과 그녀의 딸이 너무 불쌍해서 책 표지만 봐도 눈에 눈물이 맺히고 가슴이 쓰라렸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마음 아파하며 읽었다고 해요. 저만 그런 게 아니었어요. 모두들 너무 마음 아파하며 책을 읽었더군요. 그래도 끝까지 읽어야 할 이유는 어두운 역사도 알아야 하기 때문이었어요. 과거를 알아야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잖아요. 솔로몬 노섭의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문학이자 기록이에요. 미국 흑인 역사 연구자료로도 매우 중요한 책이라고 해요. 책을 읽으며 소설이라는 느낌 보다는 '수기'라는 느낌이 강했어요. 12년간의 사건을 저리도 자세히 기억한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어요. 자신이 직접 체험한 일과 사건들의 기록이기에 더욱더 실감이 났어요.

 

 


 

 

  가끔 TV에서 기가막힌 이런 뉴스가 나와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납치되어 감금당하고 노예처럼 살다가 구출된 사례가 뉴스로 나와요. 바로 얼마전에도 나왔지요. 미국의 얘기가 아니라 흑인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대한민국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에 분노를 느꼈어요. 납치만 나쁜 걸까요? 우리는 정권의 노예가 되고, 사업주의 노예가 되고, 돈의 노예가 되어 살고 있어요. 돈에 미친 사업주에게 주 60시간 이상의 노동을 강요당하고 야근수당도 없이 야근하고 특근수당도 없이 특근하는 게 노예와 다를 게 뭐가 있을까요? 저는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해요. 인권은 권력에 짖밟히고 돈에 채찍질 당하고 있어요. 책을 보며 솔로몬 노섭만 불쌍해할 일이 아니에요. 당장 이 나라의 노동자들도 그들과 별로 다를 게 없으니까요.

 

  인간적인 대우를 받고자 하는 게 큰 문제일까요? 일만 죽도록 하고 대가를 받지 못한 노예와, 야근수당 특근수당 없이 노동력착취를 당하는 이 나라 노동자들이 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려고 하는 게 큰 문제인가요? 그들에겐 인권이 없는 건가요? 저는 미국 노예역사의 실화소설을 읽으며 이 나라의 불쌍한 노동자들이 생각났어요. 누구 책임일까요? 법을 이따구로 만든 정치인 책임이에요. 우리나라는 주 68시간 이하로만 일을 시키라고 법으로 정해놨어요. 국제표준은 60시간이에요. 미친거죠. 최근 법원에선 주60시간 일하면 만성과로로 인정하라고 했고 60시간 이상 일하다 쓰러지면 과로사 인정이에요. 그런데 법은 68시간 초과근무 금지에요. 최근 주52시간 초과근무 금지하는 법안이 올라갔지만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있어요. 일요일을 쉰다고 했을 경우 주 68시간이면 하루 11.3시간 근무에요. 아침9시에 출근해서 밥먹는시간 빼고 밤10에 퇴근하면 하루 12시간 근무지요. 노동자가 아니라 노예에요. 법정 근로시간을 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법안이 통과되어야 현 국회의원들은 훗날 노동자를 노예취급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있을 거예요. 쓰다 보니 너무 노동쪽으로 기울어지긴 했지만,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책 속에 나오는 노예들의 삶도 불쌍했지만 대한민국에서 노예취급 당하는 노동자들 생각에 많이 마음이 아팠어요. 왜 이 세상은 이토록 어두운 면이 많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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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얼마나 공정한가 - 세계 50개 기업에 대한 윤리 보고서
프랑크 비베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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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경영] 애플은 얼마나 공정한가 / 프랑크 비베 / 박종대 / 열린책들

 

기업 윤리 보고서

 

 

 

  저는 평생에 삼성 제품은 사지 않기로 작정했어요. 삼성이 범죄기업일 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개똥으로 보는 사기꾼이라고 판단내렸거든요. 저는 보통의 한국사람처럼 삼성을 긍정적으로 봤고 삼성을 애용했어요. 삼성 노트북도 샀고, 삼성 카메라도 샀고, 삼성 휴대폰도 샀고... 삼성 애용자였지요. 제가 삼성을 범죄기업으로 생각하기로 한 건 최근이에요. 옴니아2를 구입하면서 사건은 시작했지요.

 

  스마트폰이라는 게 나타났을 때 폰을 1년 주기로 바꾸던 저는 바꾼 지 3개월도 안 된 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기로 했어요. 아이폰과 옴니아를 놓고 고민하다가 '그래도 국산을 써야지'라고 생각하고 옴니아를 샀지요. 이 결정은 제 불행의 시작이었고 삼성이 범죄기업인 걸 알게 된 시작이었어요. 스마트폰이라고 삼성이 광고한 옴니아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PDA폰이었지요. 카톡도 되지 않는 윈도우폰 옴니아로 할 수 있는 건 웹브라우저, 페이스북, 트위터가 전부였어요. 속은 게 억울해서 따지기로 했지요. 삼성과 3개월 동안이나 싸웠지만 삼성은 과장광고를 하지도 않았고, 옴니아는 스마트폰이며, 환불해줄 수 없다는 거였어요. 소비자에게 옴니아를 아이폰과 동일한 스마트폰으로 광고한 범죄행각에 치를 떨며 마음먹었지요. 소비자를 봉으로 보고 구매자들을 상대로 베타테스트를 하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는 삼성은 범죄기업이라고요.

 

  그 후로 삼성의 온갖 범죄행각에 대한 정보를 트위터를 통해 얻기 시작했어요. 백혈병이 최근 영화로 인해 많이 알려졌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이에요. 중소기업 잡아먹는 치졸한 방법은 아직 세상에 공개되지도 않았어요. 오죽하면 삼성공화국이란 말이 나왔을까요. 삼성의 온갖 나쁜짓에 관심을 가지며 저와 비슷한 분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삼성 불매를 하는 저 같은 분들에게서 삼성의 비윤리적 행태에 대한 정보도 많이 얻었어요. 그러면서 저는 기업의 윤리에 대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제가 이렇게 변한 건 소비자를 병신으로 취급하고 옴니아를 팔아먹은 사건으로 시작되었지만 이건 삼성의 비윤리적 사건의 겨우 하나일 뿐이었어요. 저자는 삼성에게 별 3개를 줬더라고요. 별 1개도 아까운 회사에 너무 후한 건 아닌지.

 


 

  기업은 윤리적이어야 해요. 기업도 하나의 인격체로 봐야 하기 때문이에요. 종교가 살인하지 말라고 해도 살인이 죄라는 건 이미 윤리적으로도 알잖아요. 도둑질이 죄라고 법으로 정하지 않아도 이미 윤리적으로 죄라는 걸 알아요. 이렇듯 기업도 하나의 인격체이기 때문에 도둑질도 살인도 하면 안 되지요. 하청 노동자들에게 60시간 이상의 일을 하게 하고, 아동에게도 노동을 시키며,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들과 관련된 기업이 바로 비윤리적 기업의 한 예라고 할 수 있어요. 가끔 TV에도 보면 선진국 대기업의 제품을 후진국 노동자들이 만드는데, 값싼 제품을 만들기 위해 매우 값싼 노동력을 부리고 아직 10살도 되지 않은 아이에게서 온갖 노동력을 착취하는 장면이 나와요.

 

  한번은 10살도 되지 않은 아이가 가죽공장에서 일을 하는 장면을 TV에서 봤어요. 온갖 먼지와 몸에 해로운 물질들이 뒤덮인 곳에서 하루종일 죽도록 일하고 받는 돈은 한화로 겨우 몇 천원. 이렇게 착취한 노동력으로 옷, 가방, 신발을 만든다면 이는 분명 기업 윤리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이러한 문제 때문에 값싼 노동력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사지 말자는 운동도 일어나고 있어요. 제 값 주고 만든 제품을 제 값 내고 사자는 운동이에요. 저도 최소한 동참하려고 노력중이에요. 가난한 서민이지만 작게나마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조그만 힘이 될 테니까요. 제가 삼성 불매를 하는 것도 기업이 윤리적이어야 한다는 개인의 실천이에요. 저 같은 사람이 열이 되고, 백이 되고, 천이 되고, 만이 된다면 기업은 소비자를 개똥으로 보는 습관을 고치지 않을까요? 삼성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는 삼성이 범죄행위에 쓸 자금을 대주는 일이기에 10살도 안 된 아동이 먼지 뒤집어 쓰며 만든 가죽으로 만든 신발을 사 신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둘 다 윤리적으로 문제 있다고 생각해요.

 


 

 

  저자는 책 앞부분에서 윤리란 무엇이고 기업윤리란 무엇이며 왜 기업이 윤리적이어야 하는지 설명을 해요. 그러고선 세계 50대 기업에 대한 보고서를 첨부했는데요, 보통 사람이 아는 많은 기업들이 나와요. 대략 소개하면 아래와 같아요. (마이크로 소프트를 제외하고는 별 4개가 최고. 마이크로 소프트에게 별5개를 준건 빌 게이츠 재단에 대한 평가.)

 

구글

구글을 윤리적으로 평가하기엔 매우 까다롭다.

 

나이키

노동력 착취.

 

네슬레

제품의 유해성.

 

레고

원칙을 충실히 지키는 기업.

 

마이크로소프트

게이츠 재단의 선한 사업.

 

아마존

극우적 책도 돈이 되니까 판매.

 

애플

중국 생산공장의 환경.

 

코카콜라

몸에 해로운 성분과 물 소비.

 


 

  이 책의 아쉬운 점은 평가 보고서라고는 하지만 기업 소개를 하는 내용이 너무 많다는 것이에요. 물론 세계 50대 기업의 이름을 모두 알 수는 없기에 이 기업이 뭘 하는 기업인지는 알아야 겠지요. 하지만 별 3개라는 애매한 점수를 주고는 보고서 내내 평가 내용은 하나도 없고 온통 기업을 소개하는 글만 가득한 게 몇 개 있었어요. 저자의 정보 부족이라고 하기엔 구글이 있기에 뭔가 의도적인 건 아닐지 생각이 들었어요. 대체적으로 평가하기 애매한 기업에 별 3개를 줬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기업에 대해서는 저자의 글을 믿지 않기로 했어요. 저자 자신도 평가를 유보한 것이니까요.

 

이 책과 같이 기업을 견제하는 책이 많이 나오면 좋겠어요. 소비자는 무식하니까 대충 만들어 팔고 과장광고 하면 속는다는 썩은 생각을 하는 기업이 사라짐음 물론 노동력 착취 등의 문제도 사라질 테니까요.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더라도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어요. 우리는 돈을 지불하는 사람이고 선택할 자유가 있으니까 비윤리적인 기업의 제품을 사진 말자고요.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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