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노예 12년 - 체험판
솔로몬 노섭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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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소설] 노예 12년 / 솔로몬 노섭 / 오숙은 / 열린책들

 

자유를 되찾기까지 12년

 

 

 

  별다른 문제 없이 살다가 갑자기 노예가 된다면 과연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저는 억울해서 못 살 것 같아요. 여기 자유인으로 살다가 갑자기 노예가 되어 12년 동안이나 살게 된 솔로몬 노섭의 실화소설이 있어요. 그는 흑인이었지만 태어날 때부터 자유인이었고 뉴욕에서 자유인으로 살았어요.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납치되어 단 하루만에 노예가 되었지요. 그가 자유를 되찾기 까지는 무려 1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노예상은 그에게 플랫이라는 이름을 지어줬고 그는 억압받으며 매질당하며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야 했어요.

 

  19세기 후반 미국의 어두운 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 실화소설은 아마도 미국이 감추고 싶은 어두운 역사일 거예요. 첫 흑인 대통령 오바마가 나오기까지 그들이 겪었을 고난이  얼마나 길고 험한 시간이었을지 짐작조차 하지 못할 정도라 생각해요. 미국 역사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19세기 후반의 미국은 자유주와 노예제가 아직도 있는 주가 있었더군요. 솔로몬 노섭이 살던 뉴욕은 자유주였어요. 이 소설의 역사적 배경을 통해 조금이나마 미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주로 남쪽 주가 노예제도가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는 것 말고는 아는 게 없었거든요.

 

 


 

 

  처음엔 가볍게 읽기 시작했어요. 주로 자신의 얘기를 했기에 '아이고 불쌍해라.' '아이고 어쩐담.'이라는 생각만 하며 읽었지요. 두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의 이야기를 읽기 전까지는요.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하루아침에 납치된 솔로몬 노섭은 자신을 노예 취급하는 사람에게 '나는 자유인이다'라고 주장했다가 거의 죽을 정도로 맞아요. 그리곤 다른 노예들과 함께 노예시장으로 끌려가지요. 그 과정에서 한 가족을 만나요. 일라이자와 그녀의 아들과 딸이에요. 셋은 한 가족이지만 노예이기에 동물과 다름 없더군요. 정말 어처구니 없었어요. 한 사람이 아들을 사갔어요. 그래서 가족은 생이별을 하지요. 엄마는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애원하지만 처지를 바꿀 수는 없었어요. 또다른 사람을 자신을 사가려 하지 딸도 사 달라며 간청을 해요. 거의 미친 사람처럼 울부짖으며 제발 딸도 사달라고 하지요. 하지만 노예상은 딸은 팔지 않겠다고 해요. 어쩔 수 없이 셋은 뿔뿔이 흩어져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요? 정말 말도 안 돼요. 저는 이 부분을 읽고는 너무 마음이 아파서 한동안 다시 책을 잡지 못했어요. 책을 잃다가 마음이 아파서 멈춘 경우는 처음이었어요. 너무 아파서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녀가, 그녀의 아들과 그녀의 딸이 너무 불쌍해서 책 표지만 봐도 눈에 눈물이 맺히고 가슴이 쓰라렸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마음 아파하며 읽었다고 해요. 저만 그런 게 아니었어요. 모두들 너무 마음 아파하며 책을 읽었더군요. 그래도 끝까지 읽어야 할 이유는 어두운 역사도 알아야 하기 때문이었어요. 과거를 알아야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잖아요. 솔로몬 노섭의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문학이자 기록이에요. 미국 흑인 역사 연구자료로도 매우 중요한 책이라고 해요. 책을 읽으며 소설이라는 느낌 보다는 '수기'라는 느낌이 강했어요. 12년간의 사건을 저리도 자세히 기억한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어요. 자신이 직접 체험한 일과 사건들의 기록이기에 더욱더 실감이 났어요.

 

 


 

 

  가끔 TV에서 기가막힌 이런 뉴스가 나와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납치되어 감금당하고 노예처럼 살다가 구출된 사례가 뉴스로 나와요. 바로 얼마전에도 나왔지요. 미국의 얘기가 아니라 흑인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대한민국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에 분노를 느꼈어요. 납치만 나쁜 걸까요? 우리는 정권의 노예가 되고, 사업주의 노예가 되고, 돈의 노예가 되어 살고 있어요. 돈에 미친 사업주에게 주 60시간 이상의 노동을 강요당하고 야근수당도 없이 야근하고 특근수당도 없이 특근하는 게 노예와 다를 게 뭐가 있을까요? 저는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해요. 인권은 권력에 짖밟히고 돈에 채찍질 당하고 있어요. 책을 보며 솔로몬 노섭만 불쌍해할 일이 아니에요. 당장 이 나라의 노동자들도 그들과 별로 다를 게 없으니까요.

 

  인간적인 대우를 받고자 하는 게 큰 문제일까요? 일만 죽도록 하고 대가를 받지 못한 노예와, 야근수당 특근수당 없이 노동력착취를 당하는 이 나라 노동자들이 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려고 하는 게 큰 문제인가요? 그들에겐 인권이 없는 건가요? 저는 미국 노예역사의 실화소설을 읽으며 이 나라의 불쌍한 노동자들이 생각났어요. 누구 책임일까요? 법을 이따구로 만든 정치인 책임이에요. 우리나라는 주 68시간 이하로만 일을 시키라고 법으로 정해놨어요. 국제표준은 60시간이에요. 미친거죠. 최근 법원에선 주60시간 일하면 만성과로로 인정하라고 했고 60시간 이상 일하다 쓰러지면 과로사 인정이에요. 그런데 법은 68시간 초과근무 금지에요. 최근 주52시간 초과근무 금지하는 법안이 올라갔지만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있어요. 일요일을 쉰다고 했을 경우 주 68시간이면 하루 11.3시간 근무에요. 아침9시에 출근해서 밥먹는시간 빼고 밤10에 퇴근하면 하루 12시간 근무지요. 노동자가 아니라 노예에요. 법정 근로시간을 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법안이 통과되어야 현 국회의원들은 훗날 노동자를 노예취급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있을 거예요. 쓰다 보니 너무 노동쪽으로 기울어지긴 했지만,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책 속에 나오는 노예들의 삶도 불쌍했지만 대한민국에서 노예취급 당하는 노동자들 생각에 많이 마음이 아팠어요. 왜 이 세상은 이토록 어두운 면이 많은 걸까요?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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