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얼마나 공정한가 - 세계 50개 기업에 대한 윤리 보고서
프랑크 비베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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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리뷰/경영] 애플은 얼마나 공정한가 / 프랑크 비베 / 박종대 / 열린책들

 

기업 윤리 보고서

 

 

 

  저는 평생에 삼성 제품은 사지 않기로 작정했어요. 삼성이 범죄기업일 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개똥으로 보는 사기꾼이라고 판단내렸거든요. 저는 보통의 한국사람처럼 삼성을 긍정적으로 봤고 삼성을 애용했어요. 삼성 노트북도 샀고, 삼성 카메라도 샀고, 삼성 휴대폰도 샀고... 삼성 애용자였지요. 제가 삼성을 범죄기업으로 생각하기로 한 건 최근이에요. 옴니아2를 구입하면서 사건은 시작했지요.

 

  스마트폰이라는 게 나타났을 때 폰을 1년 주기로 바꾸던 저는 바꾼 지 3개월도 안 된 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기로 했어요. 아이폰과 옴니아를 놓고 고민하다가 '그래도 국산을 써야지'라고 생각하고 옴니아를 샀지요. 이 결정은 제 불행의 시작이었고 삼성이 범죄기업인 걸 알게 된 시작이었어요. 스마트폰이라고 삼성이 광고한 옴니아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PDA폰이었지요. 카톡도 되지 않는 윈도우폰 옴니아로 할 수 있는 건 웹브라우저, 페이스북, 트위터가 전부였어요. 속은 게 억울해서 따지기로 했지요. 삼성과 3개월 동안이나 싸웠지만 삼성은 과장광고를 하지도 않았고, 옴니아는 스마트폰이며, 환불해줄 수 없다는 거였어요. 소비자에게 옴니아를 아이폰과 동일한 스마트폰으로 광고한 범죄행각에 치를 떨며 마음먹었지요. 소비자를 봉으로 보고 구매자들을 상대로 베타테스트를 하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는 삼성은 범죄기업이라고요.

 

  그 후로 삼성의 온갖 범죄행각에 대한 정보를 트위터를 통해 얻기 시작했어요. 백혈병이 최근 영화로 인해 많이 알려졌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이에요. 중소기업 잡아먹는 치졸한 방법은 아직 세상에 공개되지도 않았어요. 오죽하면 삼성공화국이란 말이 나왔을까요. 삼성의 온갖 나쁜짓에 관심을 가지며 저와 비슷한 분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삼성 불매를 하는 저 같은 분들에게서 삼성의 비윤리적 행태에 대한 정보도 많이 얻었어요. 그러면서 저는 기업의 윤리에 대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제가 이렇게 변한 건 소비자를 병신으로 취급하고 옴니아를 팔아먹은 사건으로 시작되었지만 이건 삼성의 비윤리적 사건의 겨우 하나일 뿐이었어요. 저자는 삼성에게 별 3개를 줬더라고요. 별 1개도 아까운 회사에 너무 후한 건 아닌지.

 


 

  기업은 윤리적이어야 해요. 기업도 하나의 인격체로 봐야 하기 때문이에요. 종교가 살인하지 말라고 해도 살인이 죄라는 건 이미 윤리적으로도 알잖아요. 도둑질이 죄라고 법으로 정하지 않아도 이미 윤리적으로 죄라는 걸 알아요. 이렇듯 기업도 하나의 인격체이기 때문에 도둑질도 살인도 하면 안 되지요. 하청 노동자들에게 60시간 이상의 일을 하게 하고, 아동에게도 노동을 시키며,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들과 관련된 기업이 바로 비윤리적 기업의 한 예라고 할 수 있어요. 가끔 TV에도 보면 선진국 대기업의 제품을 후진국 노동자들이 만드는데, 값싼 제품을 만들기 위해 매우 값싼 노동력을 부리고 아직 10살도 되지 않은 아이에게서 온갖 노동력을 착취하는 장면이 나와요.

 

  한번은 10살도 되지 않은 아이가 가죽공장에서 일을 하는 장면을 TV에서 봤어요. 온갖 먼지와 몸에 해로운 물질들이 뒤덮인 곳에서 하루종일 죽도록 일하고 받는 돈은 한화로 겨우 몇 천원. 이렇게 착취한 노동력으로 옷, 가방, 신발을 만든다면 이는 분명 기업 윤리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이러한 문제 때문에 값싼 노동력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사지 말자는 운동도 일어나고 있어요. 제 값 주고 만든 제품을 제 값 내고 사자는 운동이에요. 저도 최소한 동참하려고 노력중이에요. 가난한 서민이지만 작게나마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조그만 힘이 될 테니까요. 제가 삼성 불매를 하는 것도 기업이 윤리적이어야 한다는 개인의 실천이에요. 저 같은 사람이 열이 되고, 백이 되고, 천이 되고, 만이 된다면 기업은 소비자를 개똥으로 보는 습관을 고치지 않을까요? 삼성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는 삼성이 범죄행위에 쓸 자금을 대주는 일이기에 10살도 안 된 아동이 먼지 뒤집어 쓰며 만든 가죽으로 만든 신발을 사 신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둘 다 윤리적으로 문제 있다고 생각해요.

 


 

 

  저자는 책 앞부분에서 윤리란 무엇이고 기업윤리란 무엇이며 왜 기업이 윤리적이어야 하는지 설명을 해요. 그러고선 세계 50대 기업에 대한 보고서를 첨부했는데요, 보통 사람이 아는 많은 기업들이 나와요. 대략 소개하면 아래와 같아요. (마이크로 소프트를 제외하고는 별 4개가 최고. 마이크로 소프트에게 별5개를 준건 빌 게이츠 재단에 대한 평가.)

 

구글

구글을 윤리적으로 평가하기엔 매우 까다롭다.

 

나이키

노동력 착취.

 

네슬레

제품의 유해성.

 

레고

원칙을 충실히 지키는 기업.

 

마이크로소프트

게이츠 재단의 선한 사업.

 

아마존

극우적 책도 돈이 되니까 판매.

 

애플

중국 생산공장의 환경.

 

코카콜라

몸에 해로운 성분과 물 소비.

 


 

  이 책의 아쉬운 점은 평가 보고서라고는 하지만 기업 소개를 하는 내용이 너무 많다는 것이에요. 물론 세계 50대 기업의 이름을 모두 알 수는 없기에 이 기업이 뭘 하는 기업인지는 알아야 겠지요. 하지만 별 3개라는 애매한 점수를 주고는 보고서 내내 평가 내용은 하나도 없고 온통 기업을 소개하는 글만 가득한 게 몇 개 있었어요. 저자의 정보 부족이라고 하기엔 구글이 있기에 뭔가 의도적인 건 아닐지 생각이 들었어요. 대체적으로 평가하기 애매한 기업에 별 3개를 줬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기업에 대해서는 저자의 글을 믿지 않기로 했어요. 저자 자신도 평가를 유보한 것이니까요.

 

이 책과 같이 기업을 견제하는 책이 많이 나오면 좋겠어요. 소비자는 무식하니까 대충 만들어 팔고 과장광고 하면 속는다는 썩은 생각을 하는 기업이 사라짐음 물론 노동력 착취 등의 문제도 사라질 테니까요.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더라도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어요. 우리는 돈을 지불하는 사람이고 선택할 자유가 있으니까 비윤리적인 기업의 제품을 사진 말자고요.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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