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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상식사전 - 행복한 사춘기를 위한 깊고 넓은 성 지식, 개정판
다카야나기 미치코 엮음, 남동윤 그림 / 길벗스쿨 / 2024년 11월
평점 :
“예비 사춘기 자녀는 둔 엄마로서 만난 든든한 안내서”
아이를 키우며 가장 놀랍고도 벅찬 순간 중 하나는, 어느 날 아이의 몸과 마음이 갑자기 변하기 시작했음을 깨다는 순간들이다.
아직은 마냥 아기 같던 아이의 이런 변화에 엄마로서 미소가 지어지면서도 살짝 아주 살짝 당황스럽기도 하다.
한 학년 위 언니가 남자친구에게 고백을 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아직 준비되지 않은 부모의 무력함이 스쳤다.
‘성’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이야기해 줘야 할까?
지나치게 어렵게 설명하면 아이가 이해하지 못할까 걱정이고, 너무 가볍게 넘기면 아이가 중요한 걸 놓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이 책은 성에 관한 대화를 망설이는 부모들에게 친절한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성이라는 주제가 단순히 신체적 변화나 위생 관리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성장과 성숙한 관계를 배우는 과정이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
엄마로서 가장 마음이 들었던 점은, 책이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들이 구체적으로 다뤄지고, 그에 대한 답변은 성교육 전문가의 지식과 다정함을 담아 설득력 있게 제시되어 있다.
예로, ‘내 몸이 왜 이렇게 변해요?’ ,‘좋아하는 친구와 잘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같은 질문들에, 아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대화의 시작점이 된다.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건,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을 사실적이고 정확한 그림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아이가 궁금해하는 생식기관이나 2차 성징에 관한 설명을 눈앞에서 마주하곤, 다시 배우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이성의 몸에 대해 설명할 때 이 그림들을 활용하면 훨씬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성에 대해 금기시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가 전반에 깔려 있어서, 더 안심하고 아이와 이야기 나눌 수 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성을 단순히 신체적 변화에 국한하지 않고 성을 ‘몸과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든 과정’으로 정의한다는 점이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몸과 함께 올바른 관계를 맺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의미이다.
예비 사춘기를 맞은 아이는 신체 변화뿐만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을 고민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한다.
아이가 이런 과정에서 부딪힐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와 대화하며 생각을 나누기에 정말 좋은 책이다.
부모가 아이의 고민에 먼저 공감하고, 아이가 가진 질문을 두려움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사춘기라는 낯선 세계에 첫 받을 내딛는 아이에게 성숙하고 건강한 성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이 책을 통해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몸과 마음을 존중하고, 타인과도 건강한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우길 바라다.
무엇보다 성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며, 아이와의 관계를 한층 깊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느꼈다.
성장하는 모든 아이와 부모에게 권하고 싶은 소중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