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페이지 영어 어휘력 365 - 1가지 라틴어 뿌리를 알면 10가지 영어 단어가 보인다 쓱 읽고 싹 이해하는 365 시리즈
김동섭 지음 / 현대지성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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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단어 책을 펼칠 때마다 늘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또 외워야 하는구나, 그리고 또 잊겠지. 그래서인지 이 책도 처음엔 큰 기대 없이 넘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몇 장 읽다 보니 속도가 자연스럽게 느려졌다. 단어를 붙잡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은 책이었다.

저자가 프랑스어를 전공했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예전에 불어를 전공하던 시절이 문득 떠올랐다. 언어를 배운다는 게 단순히 단어를 쌓는 일이 아니라, 흐름과 뿌리를 이해하는 일이라는 감각. 이 책은 그런 방식에 꽤 충실하다. 영어 단어를 외울 대상으로 두기보다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디서 왔는지를 차분히 설명해준다.

라틴어 어원을 중심으로 단어들이 가지처럼 뻗어 나가는 구조가 인상적이다. 익숙한 단어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각각이 아니라 하나의 덩어리로 기억된다. 공부라기보다는 이해에 가깝다. 그래서 읽고 나서도 ‘외웠다’는 느낌보다는 ‘알게 됐다’는 감각이 남는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읽는 리듬이다. 하루에 한 페이지, 혹은 몇 페이지씩 쉬엄쉬엄 읽기 좋다. 집중력이 흐트러져도 괜찮고, 중간에 덮어도 부담이 없다.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싶지만 마음이 먼저 지치는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 책이다.

이 책은 영어 실력을 단번에 끌어올려 주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영어 단어를 대하는 태도를 조금 바꿔준다. 단어가 덜 낯설어지고, 덜 무겁게 느껴진다. 천천히 읽어도 괜찮은 영어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이 좋은 시작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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