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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라토 : 거세당한 자
표창원 지음 / &(앤드) / 2024년 9월
평점 :
<카스트라토 거세당한 자>는 범죄 소설에서 보기 드문 소재와 사회적 이슈를 결합해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다.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복수와 정의 그리고 도덕적 회색 지대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여느 사건과는 다른 피해자들의 끔찍한 실체와 그 뒤에 감춰진 범인의 동기들이 밝혀지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어두운 본성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게 한다.
일명 카스트레이터들은 전통적인 법의 테두리 밖에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정의를 구현하려 한다.
그들이 성폭행범들과 같은 사회악을 응징하지만, 독자들은 도덕적인 갈등을 느낄 수도 있을 거 같다.
“비질란테는 범죄나 사회악을 직접 처단하는 활동을 D.I.Y 저스티스는 피해자나 그 가족 등 사건 관계자가 국가 사법 시스템에 맡기지 않고 직접 내 식으로 정의를 구현하겠다고 하는 것으로 두 개념이 일부 중첩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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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레이터들이 그들을 죽이지 않고 거세한다는 설정은 굉장히 충격적이고, 강력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복수를 넘어, 가해자들이 저지른 범죄의 근원을 물리적으로 끊어버리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 맥에게서는 이 분노가 직접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맥의 어린 시절부터의 에피소드들은 그의 정의로운 성격을 보여준다.
그리고 외려 그런 설정이 선과 악의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복잡한 도덕적 딜레마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등장인물들 모두 각자의 이익과 정의관을 가지고 있고, 이들이 얽히면서 점점 더 복잡해지는 인물 관계도는 더욱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인다.
극도로 긴장감을 조성하는 서사구조는 사건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결말이 궁금해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게 만든다.
계속되는 사건과 주인공 맥을 둘러싼 인물들의 구도는 끊임없이 독자를 긴장하게 만든다.
(직접 인물구도 작성하며 2회독^^)
그리고 사건의 중심에 있을 거 같다고 나름 예상했던 카운터테너 이경도가 외려 단순한 피해자나 용의자가 아닌 점은 범죄소설의 흔한 공식을 벗어서 사건을 더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국회의원이나 교수 같은 권력층도 부패한 인물들이라는 설정에서 독자들은 권력과 부도덕함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가질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정의한 무엇인가?’ 또 ‘응징과 복수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같은 묵직한 질문들을 던진다.
그리고 더불어서 2편이 나오기를 바라본다.
산이랑 맥의 만남도, 맥과 경원과의 더 많은 에피소드들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양심, 정의감, 책인감, 직업윤리, 다른 인격에 대한 존중, 약자에 대한 배려와 보호 의식을 스스로 거세한 채 오직 돈과 이익을 좇는 고깃덩어리로 전락한 사회 유력 인사, 권력자, 전문가, 공무원 들이 진정 ‘정의의 적’이며, 스스로 자원해서 거세당한 자들, 카스트라토‘라고 안순옥 저자는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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