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핑계는 천문학이야 - 일상의 모든 이유가 우주로 통하는 천문대장의 별별 기록
조승현 지음 / 애플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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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모든 이유가 우주로 통하는 천문대장의 별별 기록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강력 추천!
나는 궤도님 팬이기도 하다.

별 하나 품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문득 “저 빛나는 별들 중 하나쯤은 나를 바라보며 반짝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거나, 무심코 올려다 본 하늘에 반해 한참을 올려다본 경험이 많이들 있지 않을까 싶다.

<내 핑계는 천문학이야>를 읽으면서 나는 다시 그 날로 돌아갔다. 어린이 천문대 대장의 유쾌한 이야기는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우리의 일상을 새롭게 비춰준다. 이 책은 단순히 천문학 지식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이야기한다. 마치 망원경의 초점을 맞추면 흐릿했던 별이 선명하게 보이듯, 책장을 넘길수록 익숙한 일상이 조금은 다르게 다가온다.

책은 천문학의 거대한 질문들을 던진다.
공룡은 왜 멸종했을까?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는 정말 충돌할까?
그리고 엉뚱하면서도 흥미로운 물음들도 등장한다.
외계인도 9 to 5로 출근할까?
우주에서 피자를 구울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책이 진짜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우주의 광활함 속에서도 여전히 특별한 우리의 삶이다.

저자는 천문학이라는 거대하고 낯선 주제를 친근한 일상으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의 방향 감각이 지구가 아니라 우주 기준으로 정해진다면, 나는 어느 쪽을 향해 걷고 있을까?”

저자의 천문대에 다니는 아이가 은하를 보는 것보다 달 관측하는 것을 더 즐거워하는 모습을 의아해하다 이내 이해하는 저자의 모습처럼, 오로라를 담기 위해 빌려 간 dslr로 아내의 사진을 담는 게 더 즐거웠던 저자처럼 나도 이 책에서 천문학의 지식을 얻는 것 이상으로 저자의 너스레 같은 유머들이 너무 즐거워서 외려 그 부분에 더욱 밑줄을 그었다.

책을 덮고 나니, ‘우주’라는 단어가 더 이상 먼 존재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별의 먼지로 이루어졌고, 어쩌면 각자 마음속에 작은 별 하나쯤 품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 저자가 말했듯이,

“우주에 떠 있는 먼지만 한 푸른 행성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조금은 더 고집스럽게, 열정적으로 삶을 탐닉해도 괜찮다.”

어쩌면 이 책은 우리 모두에게 별 하나를 찾아보라고 권하는 따뜻한 초대장 같은 책일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천문학을 핑계 삼아 즐거운 독서를 하고 싶은 이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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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달
이지은 지음 / 창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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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지고 작아지면서도 빛나는 존재의 의미”

하늘에서 떨어진 달, 그리고 전쟁에서 부모를 잃은 아이와 늙은 늑대. <울지 않는 달>은 동화 같은 서정 속에서 삶의 의미를 되묻는 이야기다. 존재하는 이유를 몰라 방황하던 달은 어느 날 땅으로 추락하고, 아이와 늑대 카나를 만나며 처음으로 자신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누군가를 먹이고, 지키고, 곁을 내어 주는 순간, 달은 더 이상 기도를 받아 주기만 하는 하늘의 존재가 아니라, 땅 위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생명이 된다.

책을 읽는 내내 달이 점점 변해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를 위해 스스로 희생하는 과정에서 달은 점점 작아지고 금이 가지만, 역설적으로 그 과정 속에서 더 단단해진다. 어쩌면 사랑이란, 행복이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부서지며, 작아지면서도 그 안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맞이한다. “다 부서지고 작아지면 별이 되나 보지.” 라는 달의 말이 가슴을 저민다.

달이 떨어져 인간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며 처음 만난 존재, 늑대 카나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다. 그는 마치 자신이 왜 존재하는지 모른 채 살아가던 달에게 ‘함께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존재다. 인간의 언어를 모르는 카나는 그저 아이를 지키고 보살피는 일에 온 힘을 다한다. 그의 행동은 말보다 더 강력하게 달에게 영향을 미친다. 카나의 헌신적인 모습 속에서 우리는 관계의 진정성과 무조건적인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카나가 아이에게 보여주는 무한한 보호 본능은 달이 처음으로 배우는 중요한 교훈이기도 하다. 카나는 결국, 그 누구보다 달과 아이에게 소중한 존재가 된다.

달이 사라진 후에도 끝내 이별이 되지 않는다. 부서지고 작아져 마침내 다시 하늘로 돌아간 달은, 여전히 아이 곁을 맴돈다. 달빛이 되고, 달그림자가 되어 아이와 놀아주고 지켜본다. 떠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부서진다고 해서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 주는 것이다.

한때 사라지고 싶었던 달이 자신을 소중한 존재로 만들어 가듯, 우리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일지 모른다. 부서질지라도, 반달이 될지라도, 우리는 서로를 지키며 함께 살아간다.

이지은 작가님의 첫 소설답게, 그림책에서 보여 준 따뜻한 감성과 아름다운 문장이 조화를 이루며 독자를 감싸 안는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밤하늘의 달을 바라볼 때마다 떠오르는 얼굴이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 그리고 우리를 사랑해 준 이들의 흔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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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고사성어 필사노트 - 어휘력과 한자력을 동시에 키우는 말글의 달인
기획집단 MOIM 지음 / 태학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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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는 마치 오래된 나무의 나이테같다.
세월을 간직한 나무의 단단한 결처럼, 우리 언어 속 깊이 자리 잡은 고사성어에는 시간과 역사의 무게가 깃들어 있다.
<365일 고사성어 필사노트>는 이 고사성어라는 나이테를 하루하루 정성스럽게 들여다보며 내 삶의 일부로 만들어 가는 여정을 선사한다.

한꺼번에 많은 지식을 쏟아붓지 않고, 하루 한 페이지, 한 가지 고사성어를 통해 언어와 문화의 결을 차근차근 쌓아가도록 이끌어준다.
뜻을 익히고, 유래를 되새기고, 비슷한 표현과 예문을 배우는 과정은 마치 오래된 옛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처럼 느껴지기도한다.
필수 한자 필사는 손끝으로 기억을 새기며 언어의 아름다움을 곱씹게 만든다

이 책의 매력은 단순히 언어 학습을 넘어서 삶의 깊이를 더하는 데 있더. 고사성어를 배우다 보면 낯선 표현 속에서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감정을 만나게 되고, 이를 통해 언어세계를 넓히고 나아가, 고사성어의 유래를 통해 동아시아 역사와 고전의 향기를 맡으며 인문학적 교양까지 얻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연관된 고사성어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학습 효과를 높이고, 고사성어와 관련된 생활 한자를 필사하도록 돕는 세심한 배려는 독자에게 언어와 한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무엇보다 펼쳐지는 사철 제본은 그 즐거움을 배가 시켜준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언어가 한층 풍성해지는 시간이자, 내면의 생각과 표현력을 가다듬는 시간으로 쌓여가고, 고사성어를 내 것으로 만들어 나갈 때, 더 깊이 읽고 쓰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65일 고사성어 필사노트>는 문해력과 표현력을 키우고 싶은 이들에게, 그리고 고사성어 속 숨은 이야기를 통해 마음의 온기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따뜻한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라고 믿어진다.
하루 한 페이지, 고사성어와 함께하는 이 작은 여정에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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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너 때는 말이야 청소년 미래 생존 프로젝트 5
정동훈 지음 / 넥서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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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과 부모에게 던지는
현실적이고 깊이 있는 질문들“

디지털 세상의 나침반, 생성형 AI를 만나다!

아날로그의 감성을 품고 디지털의 편리함을 경험한 세대로서, 그리고 초등생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로서 이 책을 읽으며 느꼈다. 우리가 한때 꿈처럼 여겼던 미래가 이제 아이들의 현실이 되었구나 싶다.

컴퓨터의 등장이 거대한 물결을 일으켰고, 인터넷이 세상의 경계를 허물었으며, 스마트폰이 모든 것을 손안에 담아냈다. 이제 그다음은 생성형 AI다. 하지만 단순히 기술이 발전했다는 말로 이 흐름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

지금, 생성형 AI는 그 모든 변화의 중심에 있다. AI가 일상이 된 지금, 우리 아이들은 AI를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활용하며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부모로서 나는 그 이면에 숨겨진 무거운 질문들을 떠올리게 된다. “이 변화는 우리 아이에게 어떤 기회와 위협을 가져올까?” 이 책은 바로 그런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 책은 청소년들을 위해 쓰였지만, 부모로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배울 수 있다. 생성형 AI의 개념과 기술적 발전은 물론,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까지 균형 잡힌 시선으로 설명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강조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AI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지만, 그 중심에 서는 방법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특히, QR코드를 활용해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내용을 이해하도록 돕는 점은 디지털 세대인 아이들에게 훌륭한 접근 방식이다. 글로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기술적 개념을 시청각적으로 풀어내어,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여러 감각을 통해 내용을 이해하고 몰입하도록 하는 이 책의 ‘융합적’ 형식은 디지털 시대의 학습 방식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생성형 AI의 윤리적 문제와 사회적 영향은 부모로서 특히 고민하게 만든다. 생성형 AI의 두 얼굴을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우리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아이들의 상상력을 끌어올리는 도구가 된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저작권 침해나 개인정보 유출 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 양면성은 부모인 나에게도, 그리고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갈 아이들에게도 중요한 숙제다.

결국, 이 책은 질문으로 끝난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아이들은 어떤 태도로 세상에 나아가야 할까?” 부모로서, 나는 이 질문을 아이와 함께 고민하며 답을 찾아갈 것이다. 이 책은 그 여정에서 단단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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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가이즈 17 배드 가이즈 17
애런 블레이비 지음, 신수진 옮김 / 비룡소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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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가이즈 17 게임을 시작하지>는 아이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유쾌한 그래픽노블이지만, 초등 자녀를 둔 엄마의 눈으로 보면 이 시리즈는 단순한 재미 그 이상이다.
멀티버스라는 다소 복잡한 설정 속에서도, 스플라르곤의 등장과 A팀, B팀의 대립이라는 긴박한 전개는 아이들에게 이야기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캐릭터들의 갈등과 성장 이야기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관계와 협력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특히 이번 권에서 스네이크와 울프의 과거와 갈등은 겉으로는 웃음을 유발하지만, 그 안에 신뢰와 용기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초등학생이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교훈을 전달하며, 이를 통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재미와 함께 성장을 경험한다. 또 이 시리즈는 책과 친하지 않은 아이들도 쉽게 끌어들이는 마법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 스토리와 그림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 덕분에 독서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모습을 보며 엄마로서 작은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것이다.

번역된 한국어 표현이 재치 있고 흥미롭게 다가와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어휘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배드 가이즈>는 단순히 재미있는 책을 넘어, 아이들에게 협력과 용기를 심어주는 훌륭한 동반자 같은 작품이다. 아이와 함께 웃고, 이야기를 나누며 책 속에서 함께 자라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시리즈는 초등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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