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우리그림책 155
박성은 지음 / 웅진주니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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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은 조용하다.

그런데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어디선가 아주 작은 소리가 들려온다.

잠들려는 아이와 고양이는
보이지 않는 녀석을 쫓아 방 안을 누빈다.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사라진 듯하다가 다시 나타나는 존재.

『쉿』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본 여름밤의 경험을
유쾌한 숨바꼭질로 풀어낸 그림책이다.

특히 아이와 고양이의 움직임은
마치 한 편의 춤처럼 느껴졌다.
평범한 방이 무대가 되고,
사소한 소리가 하나의 모험이 된다.

읽고 나니 웃음이 났다.
이토록 익숙한 일상을
이렇게 근사한 이야기로 만들 수 있다니.

그림책은 때때로
우리가 놓치고 지나가는 순간을
가장 반짝이는 장면으로 바꾸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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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불을 보는 아이 웅진책마을 132
조영아 지음, 두둥실 그림 / 웅진주니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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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불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릴 적 들었던 옛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래서 처음에는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 정도로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하지만 이야기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독자를 끌어당긴다.

주인공 지서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부터 이상한 도깨비불을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불빛이 나타날 때마다 크고 작은 사건들이 이어진다. 여기에 자신을 도깨비 사냥꾼이라고 소개하는 태기가 등장하면서 평범했던 일상은 완전히 뒤바뀐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가 자연스럽다는 점이다. 놀이터, 엘리베이터, 집 안처럼 익숙한 공간에 도깨비불이 나타나기 때문에 독자들은 금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혹시 나도 저런 불빛을 본다면?’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지서의 성장이다. 할머니를 잃은 슬픔과 외로움 속에 있던 아이가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단순히 악당을 물리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두려움을 마주하는 용기에 관한 이야기라고 느껴졌다.

또한 귀석의 행방과 할머니가 남긴 비밀을 따라가는 과정은 추리 동화의 재미도 함께 준다. 단서가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 자연스럽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도깨비불을 보는 아이>는 도깨비와 사냥꾼의 대결이라는 흥미로운 설정 속에 성장과 상실, 용기라는 주제를 담아낸 작품이다. 판타지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은 물론,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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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다커
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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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다커>는 처음엔 그냥 반전 있는 스릴러겠거니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니까 생각보다 훨씬 마음에 남는 이야기였다. 누가 범인인지보다, 읽는 내내 계속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가족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 걸까.

외딴섬, 고립된 저택 같은 설정 덕분에 긴장감 있게 잘 읽히는 건 맞다. 그런데 이 책이 진짜로 건드리는 건 사건 자체보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다. 특히 ‘외면’이라는 감정이 계속 따라다닌다. 일부러 모른 척한 건지, 아니면 어쩔 수 없었던 건지 애매한 그 경계.

읽으면서 나도 계속 생각하게 됐다. 가족이라고 해서 모든 걸 다 책임질 수는 없지 않나. 각자 삶도 있고, 감당할 수 있는 한계도 있는데. 나도 솔직히 그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걸까 싶으면 또 그건 아닌 것 같고… 이 책은 그 애매한 지점을 계속 건드린다.

특히 인물들을 보면서 더 헷갈렸다. 누군가는 나름 애쓴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완전히 잘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못한 것’이랑 ‘안 한 것’ 사이가 이렇게 애매할 수 있구나 싶었다.

결국 이 책은 답을 주는 느낌은 아니다. 대신 질문을 던져놓고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과연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일까.

읽고 나면 속이 시원하게 풀리기보다는, 조용히 생각이 이어지는 느낌이 남는다. 그리고 그 여운이 꽤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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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 정리하는 날 온그림책 30
서선정 지음 / 봄볕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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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니, 내 마음 속 서랍을 들여다본 느낌이들었다.
책을 덮고, 자연스레 내가 지은 아이 옷을 담아둔 상자 하나를 꺼내어 아이의 온기가 담겼던 옷들을 하나씩 손끝으로 느껴봤다.
옷 한벌 한벌에서 아이의 모습이 보이고, 웃음이 들렸다.
모든 옷에는 기억이 겹겹이 쌓여 있고, 그 속에서 우리 가족의 추억이 소환되었다.



서선정 작가님은 화려한 상상 대신, 우리 일상 속 작은 순간과 사물에서 감정을 끌어내는 힘이 있다.
책 속 아이와 엄마가 옷을 꺼내고, 이야기하고, 기억을 나누는 장면들은 설명 없이도 마음이 움직이게 만드는 순간이다. 특히 나는 옷을 고쳐 입히고, 물려주는 장면에서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따뜻한 흐름도 느겼다.

책을 읽는 동안, 잊고 있던 나의 유년과 아이와 함께한 시간을 천천히 되짚어보기도했다. 나의 어린시절에도 우리집에는 재봉틀이 있었고, 양말까지도 엄마가 손수 뜨개로 만들어 주셨던게 생각났다.
엄마의 정성을 이어 나도 내 아이의 옷을 모두 짓고있다.

이사 전 서랍 정리하는 작은 사건이 이렇게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니!
이번에 작가님과 만남도 계획했는데 가족 모임 때문에 가지 못해 아쉬웠다. 직접 더 깊은 이야기까지 듣고 싶었는데 말이다.

<서랍 정리하는 날>은 단순히 옷 정리나 일상을 그린 그림책이 아니라, 느리게 아끼고 오래 기억하는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그 마음이 세대를 이어 어떻게 전해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나는 이 책과 함께 내 아이의 옷 상자를 찬찬히 들여다보며, 작은 옷 하나에도 담긴 시간을 새삼 감사하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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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도 씽씽, 우리 모두의 놀이터 한울림 장애공감 그림책
크리스티나 포겔 지음, 릴리 바론 그림 / 한울림스페셜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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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도 씽씽, 우리 모두의 놀이터>는 밀라가 새 학교에서 겪는 작은 걸림돌들을 친구들, 선생님과 함께 해결하는 과정들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연스럽게 얘기해주는 그림책이다.
놀이터, 교실, 동물원처럼 친숙한 공간을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바꿔가는 모습이 참 따뜻하게 다가온다.

특히 장애를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환경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선에 마음이 갔다. 밀라가 의자에 앉아야만 하는 놀이를 서서 하는 놀이로 바꾸거나,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게 옷걸이 아래 공간을 만드는 등, 작은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모두에게 열린 세상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며 따뜻했다. 특히 마지막에 밀라가 친구들과 경주에서 씽씽 달리는 장면은, ‘환경이 달라지면 누구든 앞서 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것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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