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눈 속의 세계 푸른숲 생각 나무 26
파트리치아 토마 지음, 이기숙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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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우주의 먼지에서 왔다고 여우는 말한다.
산도, 풀도, 인간도, 여우도 한때는 친구였다고.

하지만 인간은 달라졌다.
자연을 길들이고, 소유하고, 지배하려 했다.
여우의 눈에 비친 인간은 더 이상 친구가 아니다.

이 책은 조용히, 그러나 날카롭게 묻는다.
우리는 다시 친해질 수 있을까?

파트리치아 토마의 그림은 말 대신 이야기한다.
수채처럼 번진 여우의 눈빛, 바람결 같은 풍경 속에
자연의 숨결이 살아 있다.

짧은 이야기, 깊은 울림.
책의 마지막 장에는 ‘어른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여덟 권이 소개되어 있다.
<여우 눈 속의 세계>를 읽은 후, 그 책들로 생각의 결을 이어가 보는 것도 좋겠다.

이제는 우리가 답할 차례다.
자연의 일부로 살 것인지, 여전히 주인인 척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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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왕이라고?
마르가리타 델 마조 지음, 로시오 마르티네즈 그림, 노영신 옮김 / dodo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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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처음의 숲은 자유로웠다. 누구도 다스리는 이 없었고,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갔다. 그러나 ‘더 나은 숲’을 만들겠다는 곰이 나타나면서 모든 것이 바뀐다. 질서를 위한 규칙은 점점 통제가 되었고, 동물들은 자유를 잃어갔다.

곰이 만든 숲은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었지만, 그 안엔 생명이 없었다. 언제 웃고, 언제 자야 할지도 정해진 세상.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과연 자유롭고 인간다운가.

이 책은 단순한 그림책을 넘어, 권력과 통제, 그리고 자유의 의미를 되묻게 만든다. 마지막에 동물들이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는 장면은 단지 동화의 결말이 아니라,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삶의 방향을 보여준다.

짧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숲은 어떤 모습인지, 곰의 질서 아래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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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꽃 초록별 샤미 SFF환경동화 10
고수진 지음, 해마 그림 / 이지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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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재앙으로 생명이 숨을 잃어 가는 지구, 더스트 증후군이라는 독성 먼지가 세상을 잠식한 그곳에서 <은하수꽃>은 꺼져가는 희망의 불씨를 다시 피워 올리는 이야기다.
주인공 아르와 엄마는 마지막 생명의 씨앗을 찾아 바리별섬으로 향한다. 이 여정은 단지 생존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무너져가는 세계 속에서 연대와 용기를 회복하려는 간절한 발걸음이다.

책 속의 은하수꽃은 그저 병을 고치는 약초가 아니다. 그것은 절망 한가운데서 피어난 작은 별빛이며, 아르가 좇는 마지막 믿음이자 미래에 대한 약속이다. 마치 “은하수가 흐르는 밤하늘에 그린랜드의 비밀이 피어나”는 노랫말처럼, 이 이야기는 독자를 시처럼 맴도는 이미지 속으로 데려가고, 붉은 파도와 바람의 벽을 넘어서는 아르의 여정을 따라가게 만든다.


절망의 땅에서 “비밀을 비밀로 지키고, 씨앗을 씨앗으로 피우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도 소중한 일인지, 작가는 시적인 상징과 섬세한 전개로 말한다. 생명의 노래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작은 손을 맞잡고 함께 걷는 걸음 속에서 피어난다. 이 책은 환경 동화를 넘어, 어둠 속에서도 서로의 빛이 되어주는 존재의 의미를 되묻게 한다.

“희망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이 책은 그렇게, 우리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오래도록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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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두루마리 12 - 몽골군에 맞서 대장경판을 지켜라! 초등학생을 위한 타임슬립 역사 동화
강무홍 지음, 김종범 그림, 박종기 감수 / 햇살과나무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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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좋아하는 아이든, 역사 책만 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아이든, 이 책 한 권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마법의 두루마리 시리즈는 말 그대로 ‘마법 같은’ 역사 이야기 책이다. 특히 이 12권 <몽골군에 맞서 대장경판을 지켜라!>는 단숨에 읽게 될 만큼 몰입감이 크다.

이번 편에서는 고려 시대의 깊은 산속 절에서, 외세의 침입에도 불구하고 대장경판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무예를 익힌 스님들, 피란민들과 함께하는 아이들, 불타는 절… 이 모든 상황이 생생하게 그려져 마치 내가 그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단순한 ‘읽기’가 아니라, ‘경험’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특히 감탄스러웠던 건, 주인공 아이들과 함께 역사를 탐험하는 방식이었다. 아이들은 그저 관찰자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사건에 뛰어들며 고민하고 선택한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고려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을 이해하게 된다. 몽골군과 싸우면서도 대장경판을 지키려 했던 이유, 불심을 지키려는 절박한 의지, 그리고 공동체를 위한 협력까지 — 어린이 독자가 꼭 느껴야 할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또한 부록인 ‘준호의 역사 노트’는 본문에서 미처 다 다루지 못한 역사적 배경을 풍부하게 채워 준다. 해인사 장경판전 구조, 고려와 몽골의 전쟁, 대장경 제작 과정까지 사진과 그림 자료가 알차게 들어 있어 학습 효과도 크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이 책이 역사를 무겁게 다루지 않으면서도 결코 가볍게 흘려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균형 잡힌 시각, 실제 역사 고증, 그리고 시대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이 이 책의 진짜 힘이다.

역사 속으로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는가? 마법의 두루마리를 펼쳐 고려의 절로, 대장경판을 지키기 위한 뜨거운 여정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 책을 덮고 나면, 역사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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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세포의 여행
요한나 클레멘트 지음, 슈테파니 마리안 그림, 김시형 옮김 / 그린애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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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삼총사와 떠나는 우리 몸 탐험”

<출발! 세포의 여행>은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몸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인체 과학 입문서이다.


<출발! 세포의 여행>은 그냥 읽는 과학책이 아니다.
마치 하나의 인체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을 책으로 보는 느낌이랄까. 세포들이 의인화되어 주인공처럼 말하고, 생각하고, 실수하고, 용기를 내고, 위기를 넘기며 모험을 펼치는데, 이게 아이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완벽히 자극한다.

초3 딸아이는 이 책을 보자마자 “엄마, 우리 몸이 이렇게 바빠?”라고 묻더니, 그날 저녁엔 자기 팔뚝을 보며 “여기 지금 씩씩이랑 쩝쩝이 가고 있겠네!”라고 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실제로 몸속 세포들이 일하는 모습을 자기 일처럼 상상하는 걸 보고 놀란듯하다.

이 책의 진짜 힘은, 아이들이 우리 몸을 ‘과학’이 아니라 ‘이야기’로 기억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감기나 알레르기처럼 일상적인 궁금증도 자연스럽게 풀어주고, “왜 건강한 생활습관이 중요한지”에 대한 메시지도 부담 없이 전달해준다. 게다가 현직 의사가 집필한 만큼 내용도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어 부모로서도 안심이다.


– 현직 의사가 쓴 정확한 내용
– 아이 눈높이에 맞춘 설명
– 귀여운 세포 캐릭터들과 생생한 그림

이 세 가지 요소 덕분에, 혼자서도 즐겁게 읽을 수 있다.


그림도 생생하고 캐릭터가 생동감 있어서 혼자 책 읽기 시작한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도 부담이 없다. 과학이 어렵다는 생각 대신, 과학이 ‘재미있는 이야기’로 느껴지는 첫 계기가 되어줄 책거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 시작이 ‘내 몸’이라니, 이보다 더 실감나는 과학 입문서가 있을까?

우리 아이가 자기 몸을 알고, 아끼는 첫걸음.
과학책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구나 싶었던 한 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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