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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타
해리엇 컨스터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8월
평점 :
<피에타>
해리엇 컨스터블
이은선 옮김
2025. 8.5
488쪽
다산책방
<피에타>는 18세기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이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솔직히 좀 긴장됐다. 4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고, 번역체라 가독성이 쉽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읽다 보면 문장이 조금 무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안나 마리아의 이야기는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 끌려가게 만든다.
주인공 안나 마리아는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아이지만, 음악적인 재능 덕분에 특별한 삶을 살게 된다. 그녀가 피에타 보육원에서 성장하는 과정부터, 비발디를 만나고 오케스트라 ‘필리에 디 코로’에서 연주하는 순간까지, 한 장면 한 장면이 영화처럼 다가왔다. 특히 연주 장면을 읽을 때는 실제로 음악이 들리는 듯했고, 그녀의 열정과 불안, 그리고 무대 위의 긴장감까지 전해졌다.
내가 가장 마음에 남은 건, 이 소설이 단순히 한 사람의 성공 스토리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안나 마리아가 겪었던 고통과 외로움, 그리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감당해야 했던 차별 같은 부분들이 마음을 울렸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자기 길을 간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왜 어떤 사람은 역사에 기록되고, 또 어떤 사람은 잊히는 걸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사실 나는 음악에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역사 소설을 자주 읽는 편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 책은 오래된 시대의 공기와 사람들의 숨결을 잘 담아내서, 읽고 나면 마치 내가 그 시대의 베네치아를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화려한 건축물과 운하의 반짝임 뒤에 숨겨진 어둠,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묘하게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피에타>는 단순히 역사 소설이 아니라, 잊힌 여성들의 삶과 목소리를 복원한 작품 같다. 읽고 나면 마음에 여운이 길게 남고, 다시 한번 음악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두껍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열심히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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