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귀신 이야기처럼 시작하지만, 읽다 보니 진짜 무서운 건 귀신이 아니라 학교에서 아이가 마주하는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으며 다가와 장난인 척 상처를 주고, 어른들 앞에서는 상황을 뒤집어 버리는 친구 앞에서 아이가 어떤 마음이 되는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이야기다.재성이가 귀신에게라도 소원을 빌고 싶어질 만큼 몰린 이유가 충분히 공감됐다. “괜히 말해 봐야 나만 이상해질 것 같아”라는 마음, 도움을 청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혼자 버티는 모습이 혹시 우리 아이의 모습은 아닐지 자꾸 돌아보게 된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학교생활 뒤에 이런 마음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남았다.이야기는 아이에게 억지로 용기를 요구하지 않는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과 말해야 할 것 같은 마음 사이에서 흔들리는 과정을 차분히 따라가며, ‘나를 지키는 방법’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은 무섭기보다는 조심스럽고, 읽고 나면 아이에게 먼저 말을 걸고 싶어진다.귀신 이야기를 좋아해서 집어 들어도 좋고, 학교생활이 조금 버거워진 아이와 함께 읽으며 “요즘 학교는 어때?” 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하기에도 좋은 책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 번쯤 같이 읽어 보고 싶은 동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