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일반판)
올리버 색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알마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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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실제 사이즈다. 


펜이 함께 있으니 얼마나 수첩같은 크기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하다.  


평생을 뇌를 다친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그 상실의 깊이 속에서 이해하고자 했던 그는 80전후에 쓴 자서전을 막 끝내고 나서 암진단을 받는다. 살 날이 6개월 밖에 안남았고, 그것이 거의 틀리지 않음을 알았을 때 남긴 진짜 마지막임을 알고 쓴 네 개의 에세이들이다.


주기율표를 좋아했던 소년은 매년 생일 때마다, 새롭게 먹은 나이와 일치하는 원소를 떠올린다. 열한살의 나이에, 나는 나트륨이야 라고 말했던 소년은 유대인으로서 소수인으로서, 학살과 비난의 시대를 살아남았고, 수은의 나이가 되기 전 아직 암 소식을 듣기 전, 그는 94세의 아버지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인생에서 팔심대가 가장 즐거운 시절 중 하나였다는.. 여든 살이 되면 감각과 기억 등 모든 신체의 능력에서 쇠퇴의 징후가 너무나 뚜렷이 드러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자주 에너지와 생명력이 넘치는 것 같고 늙었다는 기분이 전혀 들지 않았다고 했다. 삶이 아직 활력이 있을 때였다. 죽음의 그림자를 전혀 감지하지도 못했을 때 쓴 글이 첫번째 글 수은이다. 


이제 6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을 거란 걸 알았을 때, <나의 생애>를 썼다. 진단을 받은 직후의 심경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 내용이다. 그는 데이비드 흄이 곧 죽을것을 알고 쓴 빠르게 써내려간 짧은 자서전 <나의 생애>를 떠올렸다. "지금 나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삶에 초연하다." 흄에 비해 '격렬하게 열광하고, 어떤 열정에 대해서든 극단적인' 자신이지만, 삶의 끝에 도달한 심경은 비슷했다는 거였다. 


지난 며칠 동안 나는 내 삶을 마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일종의 풍경처럼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삶의 모든 부분들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절실히 받게 되었다.(p27)


그리고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는 것에 감사했다.


<나의 생애>를 신문(뉴욕타임즈)에 발표한 후, 몇 달이나마 삶을 연장할 가능성을 믿고 수술을 받은 그는 세달 가량 수영도 하고 여러활동을 할 수 있을만큼 건강해졌고 그동안 <나의 주기율표>를 썼고, 건강이 극도로 나빠진 죽기 직전 마지막 달에  <안식일>을 썼다.  <나의 주기율표>에는 색스가 사랑한 화학과 물리,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 새로운 핵물리학과 물리학과 생물학에서 등장할 무수한 돌파구들을 보지 못하리라는 것을 슬퍼했고 <안식일>에는 자서전인 <온더 무브>를 읽지 않은 내게는 약간은 충격적인 개인의 취향, 부모와의 갈등 등의 죽음을 앞둔 개인이 주마등처럼 스쳐간 일대기가 적혀져 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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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6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6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6 17: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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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6 1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6 18: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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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6 1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6 18: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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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6-09-26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리뷰 고맙습니다.

CREBBP 2016-09-26 21:2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고양이라디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