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 인류의 내일에 관한 중대한 질문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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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한 대학에서 강연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대부분의 강연집들이 그렇듯, 대중의 언어로 단순한 경어체 언어로 알기 쉽게 쓰여 있다. 기존의 제레드 다이아몬드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혹은 소화했는지에 상관없이 그가 연구해온 포괄적 과학과 인류학의 전문적 지식들을 잊고, 세계 속의 나, 그리고 인류 역사 속의 나라는 위치와 의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현대 사회에서 물질과 자본은 거의 신의 위치에 있다. 부와 부에 대한 생각은 종종 우리의 모든 생활과 의식마저도 지배한다. 하지만 개인의 부는 그 개인이 속한 사회적 환경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어느 국가에서 태어났는지에 따라 추구하며 삶의 가치가 달라진다. 가난한 나라에서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예술가와 과학자 같은 것들을 꿈꿀 여유는 없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든 나라의 젊은이들은 불안한 미래에 발목잡혀 가정을 꾸리는 것조차 두려워한다. 가난하든 부자든 모든 나라마다 그 나라의 걱정거리가 있고 당면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지만 속해 있는 나라의 국부는 개인의 삶에 있어 커다란 역할을 한다. 


우선 다이아몬드는 첫번째 주제로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한가에 대한 문제를 탐구한다. 나라의 부를 결정하는 것은 역사 문화 환경 제도 종교 등 다양한 요인을 꼽을 수 있겠지만 다이아몬드는 크게 지리적인 요인과 제도적 요인으로 구분하고, 제도적 요인보다도 지리적 먼저 요인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열대지역 국가인 코스타리카는 온대지역 국가인 불가리아보다 정직하고 훌륭한 제도를 갖추었지만 불가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보다 가난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국가들 상호간의 비교 뿐만 아니라, 개별 국가의 도시 사이에서도 뚜렷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의 경우 뉴욕주와 오하이오주는 열대지역에 가까운미시시피주와 앨리배마주보다 부유하고, 브라질의 경우 브라질 남부 온대지방에 위치한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 같은 도시가 부유하다. 열대지역은 토양의 질이 낮은데 그 이유는 빙하기의 영향을 받지 못한 이유가 있고, 또한 잦은 비와 높은 기온이라는 기후조건이  유기물을 신속히 분해시키거나 비에 떠내려보내 토양에 스며들지 못해 농업 생산성이 낮다는 것이다. 아열대 지방에 동식물의 종이 너무 많은 것도 농업생산량을 감소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고 한다. 생산량을 크게 떨어뜨리는 병원균과 벌레 곰팡이의 종류도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이는 열대성 질병과 높은 사망률로 이어져 잠비아의 경우 기대수명이 41세로, 경제활동인구 자체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영유아의 높은 사망율은 다시 가임기 여성의 가임 기간을 높일 뿐만 아니라 다시 높은 출산율에 따른 임신과 수유 기간을 늘리는 악순환을 되풀이한다. 


입지조건 역시 중요한 지리적 요인 중 하나다. 물류 수송이 용이하고 저렴한 바다와 강을 끼고 있는 나라들에 비해 강과 바다를 끼지 않는 내륙국이라는 환경 역시 가난을 부채질한다. '천연자원의 저주'라 불리는 패러독스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많이 가진 나라일수록 가난해지는 현상으로, 이는 천연자원이 한 나라의 일부 지방에 집중 매장되어 있어 내란의 원인이 됙고, 부패와 비리를 조장하며, 언제 고갈될 지 모르는 천연자원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져 다른 분야의 경제 발전이 소홀해진다는 것이다. 


제도에 대해 말하자면, 무엇이 좋은 제도인지를 먼저 말해야 하는데 경제학자들이 찾아낸 12가지의 좋은 제도는 부패가 없고, 개인적 재산권을 안전하게 보호받고, 법치 제도가 보장되어 있고, 정부와 개인간의 법집행이 정의로우며, 안심할 수 있는 금융자본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고, 살인의 빈도가 낮고, 정부 효율성이 높고, 인플레이션이 잘 관리되고, 자본이 원활하게 흘러다니고, 무역장벽이 없고, 변동환율이 보장되고, 인적자본에 대한 교육투자가 잘 되어 있는 제도다. 농업에서 비롯한 중앙정부의 역사 역시 소득이 높다. 근대까지 소득이 낮았던 국가들도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의 경우처럼 중앙정부가 일찍부터 있었던 국가들은 잠비아나 뉴기니처럼 중앙정부의 역사가 짧았던 국가들보다 현대의 경제성장률이 더 높다. 한국의 경우 일본 지배로부터 해방된 전후 1960년대 이후 필리핀에 비해 빠르게 경제성장을 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중국에 인접해 농업과 문자, 금속 도구들이 발달했고 제도적 측면에서 부국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성쇠의 반전이란 식민 유럽의 지배를 받기 전까지는 가장 부유했던 나라들이 아직까지 상대적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상이다. 그 시대의 식민전략은 이렇다. 멕시코, 과테말라, 페루, 볼리비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나라와 같이 풍부한 천연자원과 착취할만한 부유한 원주민 사회가 있는 나라에서는 소수의 지배자로 군림하며 노동력과 제물을 착취하는 지배자가 되었고,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와 같은 나라에서는 착취할만한 부유한 원주민들은 없었지만 유럽인이 정착하기에 많은 이주민을 보내, 먹고 살기 위해 직접 스스로 일하게 했다. 후자의 경우 열심히 일한 대가를 정당하게 보상하는 비착취적 제도에 기반을 둔 정부가 세워졌지만 전자의 경우는 반대였다.


식민 정부는 지역민의 착취를 근거로 존재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부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p70)


중국이 세계 1위가 될 수 있는지,  개인의 위기와 국가의 위기는 어떻게 다른지, 전통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건강하게 삶의 질을 유지하며 오래 사는 법, 세계가 직면한 중대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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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6-05-1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좋은 요약이네요! 책이 어떤 내용인지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CREBBP 2016-05-13 18:40   좋아요 0 | URL
아 7장까지 있는데 제일 인상깊었단 1장과 2장의 내용만 정리했습니다. 책의 매용 자체가 조금 얇고 요약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