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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무 일 없던 사람보다 강합니다 - 변화하고 싶다면, 새롭고 싶다면, 다시 시작하고 싶다면, 김창옥의 인생특강
김창옥 지음 / 수오서재 / 2016년 10월
평점 :
세바시와 어쩌다 어른에서도 본 것 같은데, 미국 사는 친구 하나가 눈물까지 뚝뚝 흘리며 열심히 들었다는 강연을 카톡으로 주소를 보내주곤 해서, 일삼아 듣고 있을 시간은 없고 해서, 책으로 읽었다. 물론 책의 내용은 여기 저기서 한 강의 내용을 엮은 것으로, 강연체이고 많지는 않지만 중복적 내용도 눈에 띈다.
저자가 TV에서만 강연을 하는 게 아니라 전국 방방곳곳을 누빈다. 스타 강사의 몸값이 엄청 비쌀텐데, 차로 1년에 지구 두바퀴 거리인 7만 킬로를 이동한단다. 이렇게 일하면서도 10년 동안은 모텔에서만 자다가 한 번은 강의했던 호텔에서 제공해주는 호텔에서 자고난 이후로 호텔에서 쾌적하게 잠을 자기 위해 호텔에서 자기 시작했다고 한다.
강연은 남에게 뭔가를 가르치는 건데, 그게 전문 지식이면 간단하지만 자기계발적인 텍스트라면 각기 다른 삶을 다른 가치관과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청중에게 무엇을 얘기해야 할지 참으로 막막할 거 같다. 김창옥은 그 일을 누구보다도 성공적으로 잘해내고 있는 것 같다. 책을 읽으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진정성을 보여주는 데는 자기 자신을 아낌없이 내보이고 소통하는 게 제일 잘 통한다. 현재 잘 나가는 강사지만, 한 때 좌절했던 순간이 있고, 여러 종류의 힘든 고비가 인생의 마디 마디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김중혁 작가가 작가들에게 있어서 어린 시절의 경험이 평생 뜯어먹어도 언제나 새롭게 푸릇푸릇 다시 자라는 풀밭이라고 했던 것처럼, 힘겹게 지나온 시간들은 직업적 강사에게 새로운 깨달음과 영감을 준다.
딱히 힘겹거나 괴로운 경험이 아니더라도 일상의 많은 사건에서 강연의 소재와 영감을 찾는다. 대부분의 강연은 저자의 경험이나 누구누구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누군가와 나눈 짧은 대화, 스치며 지나간 짧은 단상 같은 것들 말이다. 1시간 짜리 강연을 하려면 20시간을 준비해야 한다던 친구 말이 생각나는데, 강연을 할 때마다 매번 내용이 다른 강연을 하고, 다른 전문 강사들처럼 자료 준비를 남에게 시키지 않고 본인이 직접 한단다.
앞서 강의 시작한 지 10년이 지나서야 호텔에서 자기 시작했다고 했는데, 그 에피가 재밌다. 호텔에서 자고난 후에는 비치된 샤워젤 같은 물품들을 매번 가져왔었는데, 1~2년이 지난 어느날 자신이 이제 어느정도 부유해졌으니 이런 걸 가져가지 말아야 되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글에서 고백하기를 자신이 아직 냉장고에 비치된 물과 맥주를 마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몇십만원 하는 호텔비를 결재하면서 왜 몇천원하는 물은 못마시지라고 생각했다는 거다.
아무리 고급 호텔이라도 물은 그냥 주지 않던가? 나는 저 분처럼 부자도 아니지만 여행 중 호텔 가서 1회용 비치품을 챙겨오지는 않는다. 이게 가치관의 차이인데, 예전엔 간혹 예쁜 것들을 기념품 삼아 가져와봤지만 뒹굴리는 것도 지긋지긋해서 안가져온다. 하 지만 마찬가지로 냉장고 안의 맥주 같은 걸 마셔 바가지쓰지는 않는다. 들어올 때 편의점 같은 데 들러서 사온다. 그래서 그 강연의 내용은 뭐냐 하면 누구나 자기에게 아낌없이 쓰는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게 있다는 거다. 당연한 말씀, 외식하거나 술마시는 데는 몇만원 몇십만원도 안아까운 사람이, 화장실 불 켜고 다닌다고 잔소리질 하는 거 보면 그렇다. 옷 사고 명품 가방 들고 좋은 화장품 쓰고 그렇게 자기 자신을 꾸미는 데는 재벌딸처럼 쓰다가도 밥한끼 안사는 얌체족도 다 친구가 있는 거 보면 그 친구는 소박하게 꾸미면서 절대로 밥값을 내지 않는 친구와 같이 밥먹고 커피 마시는데 쓰는 돈은 아깝지 않은 친구가 있기 때문일 거다.
이 분 강연을 들으면 굉장히 재밌고 뭉클한데, 책으로 읽으면 뭔가 강연에서 느껴지는 아우라가 안느껴진다. 목소리 톤과 강연 분위기 같은 것이 크게 좌우하는 것 같다. 책 자체가 강연체인 습니다 체로 쓰여있어 가볍게 읽히는 면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