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챔피언 - 경쟁 없이 지속가능한 시장을 창조하는 CSV 전략
김태영.도현명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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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기업의 가치창출 전략


기업은 새로운 가치 창출의 원천으로서 사회 문제를 이해하고,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어느 한 기업의 도덕이나 철학을 넘어 실제 비즈니스의 변화를 촉발할 이러한 혁신 전략을 '공유가치창출' 즉 CSV Creating Shared Value 전략이라고 부른다.  - p.6


 기업에게 있어 가장 실질적인 목표는 이윤창출이다. 기업의 이익을 내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지만 그것이 어떤 가치를 두고 상품을 만들고 파는지 굉장히 중요해졌다. 많은 이윤을 내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사람들에게 해를 가하는지, 아니면 그 회사의 식품을 먹고 병에 걸리는 사람은 많은지, 환경 오염이 심한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김태영 교수와 도현명 대표는 <넥스트 챔피언>에서 CSV 즉, 공유가치창출 전략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기업의 이윤을 내는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모든 기업들이  CSV를 전략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사회적으로 무지해서 인체에 좋지 않은 재료들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고, 함께 공유하며 먹기도 했다. 조미료가 대표적인 예일텐데 요즘은 환경오염이 많이 되었고, 요즘은 입에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 보다 더 건강을 챙기를 이들이 많아 건강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단짠단짠한 음식을 구성하는 것도 좋지만 저염식으로 먹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어서 설탕과 소금을 적게 쓰기 때문에 많은 식품 회사들은 이전과 달리 맛을 내는 데 있어 '건강한 맛'으로 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많아졌다.


좋은 효과라 생각한다. 책에서는 해외사례를 많이 제시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조금씩 CSV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넥스트 챔피언>에서는 식음료 기업인 네슬레를 대표적으로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영양, 건강, 웰니스 기업인 네슬레는 2003년에는 제품에 소금, 지방 및 설탕의 비중을 낮춰 소비자들의 변화에 고심하기 시작했다. 첫맛을 좌우하는 소비자들에게 과연 시장점유율이 낮아질까 싶었던 반응에 음식의 첫 맛은 그대로 하되, 다른 부분에서 소금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자신의 이윤을 창출하는 동시에 짜게 먹는 사람들의 건강을 생각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고객의 건강까지도 생각한 점이 굉장히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실제 마트에 갈 때도 제품의 유통기한을 제일 먼저 보지만 기업의 호감도도 제품을 구매하는데 있어 작용한다.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켰거나 좋지 못한 행동을 통해 입에 오르내리는 기업의 제품이라면 아무리 값싸고 좋은 제품이라도 구매하지 않는다. 고객의 건강이나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만이 다음의 대표주자로서 길게 생명력을 이어나는 것이 요즘 트렌드가 아닌가 싶다. 예전의 가치만을 생각해 올곳게 가는 기업과 바뀌어가는 사람들의 생활의 패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업 중 어떤 곳을 사람들은 더 이용할까. 기업의 가치 창출은 곧 이윤을 넘어선 기업의 또다른 얼굴이기에 CSV 전략과 비용 면에서 다층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처음 <넥스트 챔피언>을 읽으면서 CSV 라는 용어가 낯설게 느껴졌다. 공유가치창출이라는 말도 어렵고, 우리가 행하는 기업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언뜻 떠오르지 않았던 많은 기업의 CSV 전략에 대해서 책 말미에 부록으로 소개해 놓은 것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롯데마트의 어깨동무와 CJ대한통운의 실버택배, 코오롱의 호텔카푸치노와 SK이노베이션에 내트럭이 대표적인 CSV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기술과 규모로서 기업을 확장하는 것을 넘어 사회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전략으로 CSV가 경영 전략으로 자리를 잡고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리더들이야 말로 기업과 고객이 오랫동안 상생하는 전략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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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유정식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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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우연일 수 없다.


 라이언 홀리데이의 책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는 마치 더글러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2005,책세상)를 연상시킨다. 베고 잘 정도로 두꺼운 두께를 자랑하고 있는 더글러스 애덤스의 책은 거대한 우주를 갖다 놓은 듯 넓고 깊다. 이런 깊고 넓은 이야기의 맥락을 언져 놓은 것처럼, 라이언 홀리데이는 다층적인 예시를 들며 작품 혹은 작가를 비롯해 많은 유명인들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비밀을 건네는 방법을 알려준다. 원래 이 책의 원제는 'Perennial Seller'다. 지속되는 판매자로 번역될 수 있는 이 단어를 이렇게나 길고 재밌게 번역한 이유도 창작의 의미를 단순하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길고 긴 기다림 끝에 결과물이 나온다는 뜻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작가의 작품을 하나하나 뜯어보는 작법서나 작가를 탐구하는 책은 아니다. 마케터이자 미디어 전략가이고, 칼럼니스트이자 구글 자문을 맡고 있는 저자는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이들이나 작품을 거론하며 그들의 작품이 왜 오랫동안 사랑받았는지에 대한 근거를 대고 있다. 영화배우, 운동선수, 가수, 영화의 예를 드는 것 보다는 문학작품을 쓴 조지 오웰이나 알렉상드르 뒤마의 예시가 더 눈에 들어왔다. 창작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 양질의 책을 더 많이, 오랫동안 팔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어서 눈에 갔지만 초반의 이야기는 그리 눈에 띄는 방법은 아니었다.


일종의 기본적인 이야기가 당연하게도 들어가 있다. 창작의 고통을 아는 이에게는 더없이 기본적인 구조와 양질의 작품만이 오랜시간 사랑받을 수 있다. 물론 그 과정 속에서는 속 빈 강정을 가지고 마케팅을 해야 하는 일도 생기지만 기본적으로 이 책에서 말하는 작품의 의미는 양질의 책이다. 작품을 다듬고 제품처럼 패킹해서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를 이야기한다.


독자의 입장에서 책을 사서 읽는 입장이지만 많은 책들이 창작자에 의해 쓰여지고, 완성하기 까지 오랜시간을 기다리다가 마침내 편집자에게 원고가 주어지면 그때부터는 이 책을 작품으로서, 하나의 상품으로서 만들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친다. 그것이 이 책의 주요 포인트고, 우리가 모르는 많은 과정들이 거치고 거쳐 하나의 상품으로 나왔을 때 마케팅을 어떡해 하고 , 어떻게 출시하며, 어떤 경로로 독자에게 가깝게 손이 닿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이 책의 묘미다.


작품이 오랫동안 사랑받기 까지 한 사람의 역량 뿐 아니라 수고로움이 파생되는 이야기를 전문적으로 그려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알맹이인 것 같다. 처음부터 잘 생산된 알맹이만이 노력과 자본, 전문가들의 손길이 더해져 세상 밖으로 힘차게 밀어 올릴 수 있다. 목적이 분명하고, 만들어진 것들에 대한 역사와 통찰, 열망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당연한 듯 하면서도 우리가 그렇게 까지 범위를 넓히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알면서도 과정 속에서 녹히지 못한 무엇이 다듬는 것에서 분쟁이 일어나고, 열망이 점점 사그러드는 순간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는 순간이 많아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아무리 잘 한 마케팅이라도 과한 마케팅이라면 오히려 마케팅을 안 한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든 접속만 하면 제품의 광고가 우후죽순 뜨는 세상에서 마케팅이란 적어도, 과해도 안되는 때가 왔다. 적절한 순간의 마케팅만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작품을 오랫동안 띄우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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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무슨 일을 하든 우리는 모두 아이디어를 팔고 있다. 형태가 어떻든 그 과정은 동일하다. 그 과정에 숙달되고 올바른 방식으로 그 길을 생각한다면 당신의 아이디어는 앞으로 영원히 팔릴 수 있다. - p.24


자기가 몸 담은 분야의 '고전적 업적'들을 찾아 연구하고, 그 작품을 만들어낸 '마스터'들의 위대함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 그 업적이 오랫동안 인정받고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들을 살피고 모방할 줄도 알아야 한다. 창작 과정에서 작품이 '영원성'을 가질 수 있는 것에 우선순위를 둬야하고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무시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의미있는 결과물을 만들겠다는 열망을 가져야 한다. - p.35


"통찰력은 완전하게 요리된 상태로 생겨나는 법이 거의 없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보통 비선형적으로 이뤄지죠. 그 과정에는 최종 결과물을 가리키는 수많은 우회로가 있으니까요. 크리에이터는 본인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호한 상태에서 직감에 의지해 발을 내딛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대한 혁신의 결과물은 최초의 아이디어나 비전과 닮은 구석을 찾을 수가 없죠.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본디 이질적으로 보이는 아이디어들 간의 충돌을 반영하면서 시간에 따라 진화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자리에 앉아 뭐든 만들어내고, 그 과정이 유기적으로 펼쳐지도록 하는 겁니다. 모호함, 좌절감, 계획의 변경 등을 이겨내고 새로운 경험에 마음을 여는 것이 창작에는 필수적입니다. 이것이 창작의 전부이기도 하고요." - p.6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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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열기
가르도시 피테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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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무엇으로도 가르지 못하는 것이 '희망'이라는 이름일까? 가르도시 피테르의 <새벽의 열기> 속 미클로스는 헝가리의 홀로코스트를 겪고 살아났다. 스웨덴의 한 재활센터에서 치료를 받던 중 그는 난치성 결핵 판정을 받고도 6개월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그가 홀로코스트를 겪지 않았다면 평범하게 살았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생각들을 실천에 옮긴다. 짧은 시간이지만 결혼도 해보고 싶다는 한 남자의 소망아래 헝가리 남자는 신붓감을 찾기 위해 117명의 헝가리 여자들에게 똑같은 편지를 보낸다. 그의 손을 잡아줄 누군가가 있을까 싶으면서도 희미한 동아줄을 잡아줄 누군가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던 그에게 드디어 한 여자가 나타난다.


그렇게 인연이 시작되었다. 헝가리 남자 미클로스와 헝가리 여자 릴리의 편지가 서로 오간다. 누군가는 그 시간을 낙담만 하며 보냈을 시간에 미클로스는 절박한 사인을 보내고, 누군가가 보내온 동아줄의 당김에 그는 있는 힘껏 손짓과 발짓을 더해가며 사랑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가르도시 피테르의 첫 소설이자 직접 영화로 만들었던 작품이다. 시한부의 삶을 그린 영화나 책을 즐겨읽지는 않지만 의도치 않게 개인의 삶이 망가지고, 그로인해 모든 것들이 산산히 무너진 한 남자의 처절한 이야기가 마음에 콕 하고 박혔다.


몇 주전 TV 채널을 돌리다가 6월 특집으로 한 채널에서 '밴드 오브 브라더스' 전편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드라마를 전부 다 보지 못했지만 전쟁이 끝에 다다갔을 때 미군이 찾은 수용소를 적나라 하게 보여준 장면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다. 언제 어떤 영화를 봐도 그들에게 가해지는 삶의 끝에서 살아난 미클로스의 절망과 자유, 다시 살고자 하는 삶의 의미들이 그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눈에 들어왔다. 책에서 보여지는 그의 모습이 때때로 이해가 되지 않고, 이기적인 면모가 보이지만 그 순간을 차치하고도 그는 짧은 시간에 그려낼 사랑과 결혼, 행복을 꿈꾸었다.


1945년 9월부터 1946년 2월까지 릴리와 편지를 주고 받다가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의 결실이 그들의 역사를 알렸다. 얼마나 다행인지 영화같은 실화의 이야기가 더 영화 같아서 감동적이었다. 책에이어 영화도 보고 싶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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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화학자 2 - 명화에 담긴 과학과 예술의 화학작용 미술관에 간 지식인
전창림 지음 / 어바웃어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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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화학적 반응이 궁금하다면.

 

 좋아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먹고, 보고, 느끼는 것 까지도 달라졌다. 이전이라면 손도 대지 않았을 음식을 먹기도 하고, 읽지 않았을 분야의 책을 읽기도 한다. 수학, 과학에 대한 흥미가 없다보니 전형적인 문과구나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취향도 조금씩 바뀌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전창림 교수의 <미술관에 간 화학자>는 두 번째 시리즈 책이다. 2007년에 같은 이름으로 출간되었고, 2013년에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표지갈이를 하고 나왔다. 많은 독자들의 사랑에 힘입어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미술관에 간 지식인' 시리즈는 각각 인문학자, 수학자, 의학자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미술관에 들어가 명화를 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같은 그림을 봐도 전공한 이들에 따라 그림을 보는 방식이 달라진다. 인문학적 관점으로, 때로는 일반인의 시선으로 느낌표를 찍으며 보는 것과 달리 <미술관에 간 화학자>는 그야말로 과학 특히 화학으로 그림을 보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술사적으로 바라보는 그림이 아니라 과학적인 식견으로 바라보는 그림은 이전에 봤던 그림과는 틀리다.

당시 화가들이 썼던 그림의 재료가 다르고, 색을 이렇게 표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 존재한다. 고흐의 노한 해바라기가 시간이 지나 점점 갈색으로 갈변되고 있다니. 당시 썼던 재료의 특성이 고흐가 그렸던 작품 속에 드러난다. 시대의 산업혁명, 당시에 대두되었던 그림의 질감, 선의 표현방식, 빛과 어둠. 화가들이 자연스럽게 때로는 괴기하게 표현한 것들을 전창림 교수는 과학적인 지식으로 풀어낸다.

미술관에 들어가 그 어떤 그림을 봐도 좋지만 이처럼 다양하게, 그림을 뜯어볼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전혀 알 수 없었던 화학적인 이야기가 이토록 비밀 속 이야기를 파헤칠 수 있다니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앞으로 계속 될 시리즈의 이야기들이 기대가 될 정도로. 이 책을 시작으로 그의 전작인 <미술관에 간 화학자> 첫번째 이야기도 읽어봐야겠다. 몇 번을 보고 들어도 무궁무진한 그림의 주제와 이야기가 들어있어 목마름이 느껴지던 미술관 나들이였다.


색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빛'이다. 물리학에서 빛은 입자성과 파동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 빛의 입자, 즉 광자 자체로는 아무 색도 없다. 피동에 의해 생긴 스펙트럼으로 색이 결정되는 것이다. 파장이 길수록 붉은색을 띠고, 파장이 짧을수록 푸른빛을 띤다. 파란색은 정적이고 침체되는 색으로 느껴지지만 파란색 자체의 스펙트럼은 매우 역동적이다. 따라서 파란색은 주파수가 크다. 쉽게 말해 파란색은 진동이 심하여 에너지가 강한 색이다. 붉은 색에서도 역동성과 속도감이 느껴지지만, 실제로 붉은색은 파장이 길고 주파수가 작으며 진동도 심하지 않다. 우리가 느껴온 붉은색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이처럼 색의 속성에서 빚어진 오해들은 인간의 감정이 이성을 넘어설 때 빚어진다. 감정에 호소하는 낭만주의 미술이 인간의 이성을 혼란시켜 비판을 받았던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p.166~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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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린느 메디치의 딸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박미경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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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마의 노련한 솜씨


 어렸을 때 만화로 만났던 이야기가 사실은 알렉상드르 뒤마의 필치를 통해 탄생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달타냥'을 너무 재밌게 본 기억이 있던터라 시간이 흐른 후 <삼총사>를 읽었는데 생각보다 더 교묘하고 다양한 이야기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의 노련한 글솜씨는 진부한 것이 아니라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가 통속적인 면에 있다.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왕실의 정략결혼이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 이야기의 줄기로 엮여져 있다. 프랑스 왕실을 배경으로 마르크리트 드 발루아가 나바르 왕이자 신교도 수장인 앙리 드 나바르와 정략결혼을 한다. 이미 두 사람에게는 각자의 정부들이 있다. 알고 있는 듯, 모르는 듯하지만 이미 그들의 세계에 있어서는 정부의 존재가 당연하다는 듯 그들 곁에 숨어 들었다.


결혼을 하자마자 신부와 함께 밤을 보내지 않는 왕인 앙리와 마르그리트지만, 그녀의 모후인 카트린느 메디치의 음모로 두 사람이 엮여버렸다. 신교도를 몰살시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하려 했지만 결혼한 이상 마르그리트는 그녀의 모후가 아닌 남편 앙리의 편을 든다. 어떤 누군가와 손을 잡고, 발을 디뎌야 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그들은 서로가 동지가 되기도 하고, 적이 되기도 한다. 시대의 배경은 아주 옛날이지만 이야기 만큼은 지금의 드라마와 같이 동적이다.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은 '여왕 마고'의 원작으로 잘 알려진 작품으로, 프랑스 역사 소설의 면면을 제대로 살려준다. 앙리를 제거하기 위한 세력과 그 세력을 피해 이리저리 기지를 펼치며 피해가는 왕실의 이야기는 그 어떤 역사의 뒷 이야기보다 더 짜릿함을 준다. 그저 그런 정략결혼의 로맨스가 아니라 스릴러 소설처럼 쫄깃하고, 피할 수 없는 칼날에 대처하는 그들의 이야기에 매료되기도 한다. 놓을 수 없는 뒤마의 노련한 솜씨에 휘둘리며 당시 이탈리아 명문 가문인 메디치 가문의 출신 카트린느 메디치가 정치에 관여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잘 그려냈다.


사랑과 우정, 정치, 종교등 다양한 이야기가 어우러진 극의 묘미는 지금껏 읽었던 뒤마의 소설 중 가장 재밌게 읽었다.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몬테크리스토백작>을 당장 꺼내 읽고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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