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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모든 것
레오 보만스 엮음, 민영진 옮김 / 흐름출판 / 2014년 12월
평점 :
사랑의 명확한 정의
레오 보만스의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치면 단번에 나오는 것이 책이 아니라 동명의 로맨스 영화가 검색이 된다. 사랑의 달콤함이나 씁쓸함등 모든 희노애락의 감정이 궁금하다면 이 책 보다는 소설 책을 읽는 것이 더 유용하다. 각각의 사랑이야기 속에서 담긴 감정의 이면이 잘 드러나 있다.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되어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그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폭풍의 소용돌이로 휘말리고 만다. 좋았던 감정 보다는 좋지 않는 감정에 골이 패이기도 하고, 때로는 이별의 순간도 찾아온다. 순간순간 위기와 극복 사이에서 길을 헤메이며 결론을 맞는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이야기의 구조를 띈 책이 아니라 세계 100명의 전문가들이 1000개의 단어로 사랑랑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간략하게 나눈 책이다. 집필진도 많고, 1000개의 단어를 한 권의 책으로 묶었기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 못한다. 사랑에 대한 색깔이나 감정, 의미, 도표를 통해 정의되는 사랑의 얼굴들이 다양하게 그려져 있었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진짜 사랑이라고 명명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사랑과 다른 결을 갖고 있는 단어로 그려지기도 한다.
많은 문학작품을 통해 느꼈던 남녀간의 사랑, 동성간의 사랑, 범인과 인질간의 동화되는 스톡홀름 증후군을 앓고 있는 이들의 모습까지도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때때로 많은 전문가들이 정의한 사랑을 모두 공감하지는 않지만 남자사람과 여자사람이 만나 겪는 수 많은 감정들과, 사랑, 결혼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감정의 결합과 결핍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많은 주제들을 한꺼번에 다루다 보니 각 페이지 수가 짧은 면은 있지만 사랑을 조금 더 다채롭게 바라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테크놀로지의 발달 덕분에 가사가 쉬워지고 그 결과로 중매결혼의 매력이 사라지고 전문화의 이득이 줄어들고 성격이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이점이 감소했다. '반대되는 사람끼리 끌리는'유익함도 사라졌다. 이로써 '비슷한 사람끼리' 끌리는 것만 남았다. 친밀감, 조화, 사랑 같은 관계의 산출물은 테크놀로지로 만들거나 시장에서 살 수 없다. 결혼에서 더는 전문화가 필요하지 않게 된 반면에 조화와 사랑은 안정된 관계에서만 얻을 수 있으므로, 경제적 관점에서 최고의 결혼은 비슷한 사람끼리 하는 것임이 분명해졌다. - p.56
현실적인 면을 바라보고 있지만 '끼리끼리'가 통용화되고 있다는 결론은 허탈담을 자아내기도 한다. 때때로 로맨스 소설을 보며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정말 책에서만 통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변에서도 같은 성향, 같은 형편의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다. 높고 낮음 보다 더 평이하게 서로의 처지를 알고 혼약을 맺고 있다.
다정. 사랑의 다섯 가지 면 중에서 가장 묘사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다정은 자기희생이며, 욕망과 영감으로 줄 수 없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고, 그 사람의 한 걸은 한 걸음을 보호하고, 그 사람이 아무런 고통이나 문제를 겪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다. 다정은 적대적인 환경의 돌풍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려는 시도이며,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노골적이고 탐욕스러운 접근으로부터 연인을 지키려는 시도다. - p.69
한 번도 다정이라는 단어와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런 의미의 해석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설명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에 동감하며, 마음에 더 와닿았던 단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