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커피 선물 세트 - 10g, 24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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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선물용으로 참 좋아요.
커피 구성도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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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만우절
윤성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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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희 작가의 《날마다 만우절》
그냥 스치고 지나갈 풍경같은 존재들에게 서사를 주고 마음을 담을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소설.
우리 곁을 떠나간 그리운 사람들을 기억하고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해 준 단편들!

그 중 내 마음에 가장 기억되는 단편은 역시 <날마다 만우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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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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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정 작가의 소설은 처음 읽었다. 다른 작품들을 읽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아마 나도 모르게 인간 내면에 잠재하는 에 대하여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방송에 출연한 작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2년 동안 집에서 소설 집필에만 몰두했던 시간들과 인간 속에 존재하는 선과 악에 대하여. 작가의 노력과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궁금해졌다. 소설은 주관적 장르이기에 정신의학적 지식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선과 악을 오가며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문제적 인간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또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준다. ‘오늘 밤은 1부까지 읽고 자야지.’라고 했던 다짐이 첫 장을 읽는 동안 불면 속으로 사라졌다. 몇 년 만에 밤을 새어 날이 밝아올 때까지 소설을 읽었다. 다 읽고 났을 때의 질문과 물음표가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돈다. 선과 악은 우리 안에서 어떻게 시작되고 자라나는지, 그것은 어떻게 작용하고 갈라지는지. 그런 면에서 인간은 영원한 수수께끼이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제목처럼 행복하기를 꿈꾸며 각자만의 행복을 찾아 나아간다. 그러나 과정 속에서 완전한이란 단어를 붙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인간 자체가 완전하지 못한 존재이기에 우리가 완전한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 완전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떨어져 나가고 희생되어야 했던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을 떠올리며, ‘완전이란 단어가 불행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해석되었다. 그러나 최초의 인간인 아담이 금지되었던 선악과에 손을 댄 후로 인간은 계속해서 완전한 경지에 이르기 위해 도전하고 좌절한다. 바로 그 때가 악한 본성이 우리 안에서 신이 될 수 있다고 꿈틀대는 순간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신으로 삼고, 그 속에 매몰되어 타인을 죽음까지 끌고 가는 악력이 무서웠다.

 

-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는데? 한번 구체적으로 얘기해봐.”

……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

나는 그러려고 노력하며 살아왔어.” 112~113.p

 

 

  행복에 대하여 묻는 남편의 질문에 모든 사건을 끌고 나가는 유나의 대답이 소름끼친다. 완전한 행복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는 것. 자신은 그러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다고. 그녀는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데 일말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면 가차 없이 제거하며 살아 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르시시스트이면서 사이코패스인 유나가 밉지 않았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어린 시절 부모와 떨어져 지내야 했던 시간은 그녀에게 치유될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겼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그러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본인 또한 피나는 노력을 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형성된 그녀 안의 광기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부터 괴롭히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정해진 순서대로 유나와 그들은 불행해졌다. 자신을 떠나려고 하는 사람들, 자신을 거부하고 거절하는 사람들을 향한 분노가 유나 안에 잠재된 악한 본성에 불을 붙였을 것이다. 거기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은 가장 친밀하고 약한 여섯 살 먹은 딸 지유이다.

 

 

- 엄마는 규칙을 정하는 사람이었다. 규칙을 어기면 벌을 주는 사람이기도 했다. 엄마에겐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았다. 용서를 빈다고 용서해준 적도 없었다. 지유는 가차 없이 벌을 받아야 했다. 고아가 되는 벌이었다. 31.p

 

 

  엄마라는 이름으로 얼마든지 어린 딸을 조정하고 움직일 수 있었을 테니까.

 

 

  만약에 유나가 아닌 언니 재인이 할머니 집으로 보내졌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었을까. 부모와 떨어진 어린 손녀에게 할머니가 엄격하게 다루지 않고, 무조건적인 사랑과 연민의 정을 더해 키웠다면 유나의 성격은 달라졌을까. 왠지 잘 모르겠지만 상황에 대한 경중이 다를 뿐 유나의 악한 본성은 사라지지 않고, 감정의 찌꺼기가 되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 것 만 같았다. 그것은 유나를 통해 들여다 볼 수 있는 나와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했으니까

 

 

  유나가 완전한 행복을 위해 가차 없이 뺄셈을 하는 동안 어린 지유는 공포와 불안에 시달렸다. 지유의 영혼이 점점 가늘어지다가 어느 새 텅 빈 채 사라지고 말 것 같아서 불안했다. 할 수만 있다면 그 어린 영혼을 감싸주고 싶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옆에서 격려하고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오롯이 그 길을 살아내는 것은 자신뿐이다. 그런 면에서 어린 딸 지유는 타인이 자신을 향해 베푼 사랑과 따뜻한 선의에 대해 공포와 두려움을 무릅쓰면서도 결코 외면하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악한 본성에 비해 선한 본성이 절대로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작가는 우리에게 개인은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점에서 고유성을 존중받아야 함과 동시에 누구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 또한 인정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고 믿는 순간, 개인은 고유한 인간이 아닌 위험한 나르시시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말이다. 그동안 자의든 타의든 우리 모두는 각자 세상의 중심이자 특별한 존재라고 주문을 걸며 살아왔다. 그렇기에 무시 받거나 인정받지 못하면 괴로워하거나 분노했다. 그 에너지가 어느 쪽을 향해 나아갔는지 알 수 없지만.

 

 

 이쯤에서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나 자신, 현재 살아 숨 쉬는 소중한 존재이나 언젠가 한 줌 흙이 되어 이 세상에서 사라질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 너무 완전해 질 필요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편하게 내 주위를 마주한다면 조금은 나 자신과 세상에,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관대해 질 수 있을 것 같다. 악한 본성만큼 우리 내면에 자리한 선한 본성도 힘이 세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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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에이지 -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 지구사용법
다이앤 애커먼 지음, 김명남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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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곳곳에서 지진과 가뭄, 산불이 계속 발생한다. 지구 위에 살았던 수많은 종들이 초단위로 멸종되고, 매년 지구의 온도는 뜨거워진다. 올 여름 7월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각국에서 이상기온이 일어나서 사람들의 삶을 힘들게 했다. 나 또한 햇빛 속에 노출되는 것이 두려워 외출을 꺼렸었다. 나름 지구를 걱정하고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이란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리수거에 힘쓰고, 플라스틱이나 비닐 사용을 자제하려고 힘쓰지만 거기까지이다. 솔직하게 내 주위를 둘러싼 변화나 다른 생물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거나 좀 더 확실하게 변화를 일으키고 환경을 개선하는 데는 무관심하고 무지하다. 머리로는 심각하다는 것은 알지만 피부에 와 닿는 현실감은 떨어진다.

 

 

  그러나 <<휴먼 에이지>>를 읽으며 나의 생각은 달라졌다. 이 책은 지구 환경의 심각성에 대한 보고서가 아니며, 지구를 살리기 위한 실천 방안을 알려주는 책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블랙코미디 같다. ‘돌들의 방언이나 황금 말뚝’, ‘태양의 숨결등 문학적인 비유와 문장들이 끔찍하고 두려운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지구의 모든 생명은 너무나 가깝게 우리와 연결되어 있었으며, 그 심각성은 상상 이상이지만, 너무나도 다행인 것은 아직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 무궁무진하다. 어쩌면 이미 우리 자신도 모르게 실천하고 있을지 모른다.

 

 

책을 읽다가 반가운 문장을 마주했다. 눈물 날 정도 반갑고 고마웠다.

 

 

전동차가 휙 지나갈 때는 늘 열풍이 솟구쳐 먼지바람이 일고 신문이 플랫폼에 떨어진다. 이런 바람은 북아프리카, 지중해, 남유럽에도 불고 있을 것이다. ‘이걸로 뭔가 할 수 있겠는데하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래서 한국의 세 디자이너 홍선혜, 유찬형, 조신형은 전동차가 일으키는 바람으로 도시에 전기를 공급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그들이 설계한 바람 터널은 지하철의 여러 노선에서 전동차가 지나갈 때 휘날리는 바람을 붙잡은 뒤 터널 벽에 설치된 터빈과 발전기로 보내는 것이다. 146.p

 

 

  이밖에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구의 환경을 되살리고 에너지를 재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가정에서 작은 텃밭을 기르고 슬로우 푸드를 먹는데 익숙해지는 것 또한 지구를 사랑하는 일이다. 지구의 하늘과 산, 대지, 바다에서 갈취해 우리의 삶을 편안하고 더 편안하게 만드는 일들은 이제 지양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계속해서 도시를 확장시켜 나가다 보면 어느 날 우리 집 화장실에서도 구렁이는 아니라도 커다랗게 진화된 지렁이를 마주하게 될 지도 모르니까.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커다란 대가를 치루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침입종 스스로 또다른 뜨내기를 실어올 때가 있다. 그것이 우리가 면역되지 않은 보균 미생물인 경우도 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한 여성이 기르던 보아뱀 래리가 아팠을 때, 과학자들은 보아뱀의 유전체를 조사하다가 아레나바이러스가 뒤죽박죽 섞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 아레나바이러스는 에볼라, 무균성수막염, 출혈열처럼 악몽 같은 질병들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186.p

 

 

  오늘도 나의 육체와 영혼 속에는 지구에서의 많은 유전자가 새겨졌다. 지구에 내가 존재했다는 흔적을 남겼다. 그 와중에도 책을 읽으며 베란다에 심어둔 식물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내가 다른 종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보다 다른 종들이 우리를 언제까지 봐주고 이해해 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늘과 산과 물속에서 자유로웠던 창세기의 세계를 너무 추상적으로 이해했던 나에 대해서 생각했다.

 

 

  아주 오랫동안 우리가 지구의 주인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아온 것 같다. 그 착각에서 벗어나되 저질러버린 일들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고 각자의 삶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책임져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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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10-08 1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hope&joy 2021-10-08 1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초딩 2021-10-13 0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선정 축하드려요 ^^
좋은 하루 되세요~

hope&joy 2021-10-13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아홉번째 파도
최은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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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을 읽는 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생각했던 질문이다. 차를 타고 달려가면 금방 나올 것 같, 바다를 품고 있는 도시 척주’. 그곳에 가면 여전히 보건소에서 일하고 있는 송인화와 그의 동료들을 만날 것 같다. 또 그들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가운데 불쑥 떠오르는 사람들 때문에 아파하는 모습도 떠오른다. 작가의 필력과 끝까지 밀고 나가는 문장의 힘에 의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무언가가 울컥거리며 올라왔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작가가 펼쳐놓은 세계 속으로 들어가 그 속의 인물들과 함께 숨 쉬고 방황하며 같은 체험을 하고 돌아오는 것인가 보다. 왜 공장이나 사업장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는 시간이 흘러도 반복되는 것일까? 우리 주변에서 수없이 일어나고 있는 사고들이 소설 속 아버지들의 목숨을 앗아간 시멘트 공장의 사고들과 겹쳐졌다. 그 안을 깊이 파고 들어가 보면 인간의 끊임없는 탐욕과 욕망이 도사리고 있다. 소설 속 평안해 보이는 소도시 척주에서도 인간의 탐욕과 사익을 위한 음모와 비밀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사람들을 덮는다. 탄광과 시멘트 공장이 있었던 마을답게 나이 많은 사람들은 신경통과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린다. 그들에게 남은 것이란 완치될 수 없는 병과 불안한 마음뿐이다.

 

 

-약물 오남용은 듣던 것보다 심각했고 약에 대한 노인들의 집착은 집도 부술 것 같았다. 그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무언가에 서서히 중독되거나 세뇌 당해온 사람들 같았다. -134.p

 

 

- 지병이 없는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몸이 아픈 사람들이 하는 생각은 하나였다. ‘안 아팠으면 좋겠다.’

 

 

-인간을 가장 손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것도 약이었고 순간적으로 구원할 수 있는 것도 약이었다. 척주 땅에서 시멘트보다 강하고 시멘트보다 독한 것. 완치 가능성 없는 인간들의 비명을 길들일 가장 강력한 진통제. - 274.p

 

 

  이렇게 약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한 사이비 종교의 교주, 자본가, 정치가의 암약은 척주시의 사람들을 둘로 갈라지게 만든다. 그 중심에 송인화가 있다. 시멘트 회사에 다녔던 아버지의 죽음 이후, 그녀의 삶은 척주와 멀어졌다가 가까워지기를 반복한다. 육지와 바다사이에서 밀려왔다가 멀어지는 파도처럼 말이다. 그것은 송인화의 옛 연인이었던 윤태진이나 사랑하게 된 공익근무원 서상화도 마찬가지이다. 척주는 그들을 놓아주지 않는다. 묶여있는 매듭을 풀기 전까지. 그들은 척주시를 휘감고 돌아가는 과거와 현재의 정치적 상황과 아픈 가족사를 좇으면서 사랑을 잃고 만나게 된다. 살아가다보면 처연한 아픔과 사랑을 느끼게 된다. 자신들을 향해 무섭게 돌진하고 있는 불행의 파도를 뻔히 바라보면서도 사랑하고, 연약한 어깨를 내어주며, 손잡아 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끝까지 나아가게 된다.

 

 

- 세상은 이런데 마음 기댈 데가 없잖아요. 누가 나만 믿어하고 확 끌어주면 눈물 날 것 같아요. - 175.p

 

 

- “상황이 만만치 않겠지만 마음 약해지지 마.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그 사업이 얼마나 필요한지. 여차하면 내가 보건소장이든 시장이든 찾아가서 드러누울 테니까, 밀고 나가.”

송인화는 은남 바다를 배경으로 앉아 있는 하경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인생의 고비마다 옆에 있어준 사람이었다. 밀고 나라가는 말. 송인화는 하경희한테 그 말을 들으려고 은남에 온 것 같았다. -193.p

 

 

  힘들고 불행한 일이 찾아와도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편이 되어 준다면 힘을 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그 한 사람들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다. 최은미 작가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 대해 쓰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진심을 다해 인물들을 사랑할 수 있었고 그들의 고통을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었던 시간에 대해 말했다. 소설의 힘은 지금, 당장,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책을 읽은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요즘 문득 척주시의 사람들과 사건들이 떠오르는 것을 보니 말이다. 나라면 한 직장에서 살갑게 따랐던 동료와 정치적 반대편에 서서 갈등하게 될 때 어떻게 할까. 아무리 애를 써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의 인식과 싸우며, 강도 높은 일과를 감당해야 한다면 어떻게 버티어 낼 수 있을지 자주 생각하게 된다.

 

 

 누구나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아홉 번째 파도를 맞이하게 되겠지. 그전에 짜잘한 파도에 맞서 부딪치고 넘어지며 파도를 타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 도망가지 않고 그 파도 위에 올라탈 수 있도록. 파도에 맞서지 않고 그 위에 올라타는 상상만으로 마음이 조금 가벼워 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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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8-06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서니데이 2021-08-06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hope&joy 2021-08-06 1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