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하지 않는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디 무탈하시길 빌며, 작별하지 않으며

감사를 담아, " 2021년 가을에 한강

책을 펼치니 강물이 흘러가는 글씨체로 무탈하시길, 작별하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의 글씨가 써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읽으며 작가란 참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윤동주 시인이 쓴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줄을 알면서도'라는 문장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때때로 작가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고 그것을 이야기해 주어야 하는 명을 받은 사람이란 생각을 했다. 주로 책을 읽었던 늦은 밤에서 자정을 넘기고 잠자리에 들면 나도 모르고 등이 시리고 떨려오곤 했다. 그만큼 한강 작가의 문장을 차분하면서도 한기가 서늘한 무언가를 남긴다.

처음 1부를 읽을 때는 끈적끈적한 더위가 온몸을 휘감았다. 땀과 더운 공기 속에서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지만, 그 차가움은 곧 더위 속으로 끌려가고 또다시 땀범벅 속으로 끌고 간다. 주인공이 그 속에서 숨이 막히고 힘들 때마다 그것을 읽는 독자도 힘들고 숨이 막혔다.

욕실을 나와 젖은 옷을 벗고, 아직 버리지 않은 옷 더미 속에서 쓸 만한 걸 찾아 입었다. 만원권 지페 두 장을 여러 번 접어 호주머니에 넣고 현관을 나섰다. 가까운 전철연 뒤편의 죽집까지 걸어가 가장 부드러워 보이는 잣죽을 시켰다.. 지나치게 뜨거운 그걸 천천히 먹는 동안, 유리문 밖으로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의 육체가 깨어질 듯 연약해 보였다. 생명이 얼마나 약한 것인지 그때 실감했다. 저 살과 장기와 뼈와 목숨 들이 얼마나 쉽게 부서지고 끊어져버릴 가능성을 품고 있는지. 단 한 번의 선택으로.

인생과 화해하지 않았지만 다시 살아야 했다. 15.p

그러다 또다시 친구 인선의 병문안을 가고, 그곳에서 손가락이 절단된 친구의 고통과 3분마다 날카로운 주사바늘이 가느다란 손가락을 찔러야 하는 것을 고스란히 바라본다. 크고 작은 고통이 두 사람 곳곳에 배어 있다. 사람들의 삶을 비집고 자리잡는다.

다시 2부는 제주도의 눈과 바람, 어둠속 공포와 밀려오는 두통 때문에 시공간을 초월하며 지금 경하와 인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마주하게 된다. 경하가 인선의 부탁을 받고 제주 중산간에 위치한 집까지 찾아가는 여정 마저도 독자를 힘들게 한다. 마치 캄캄한 어둠과 추위를 견디며 낯선 제주도 산속을 헤매는 듯한 두려움이 계속 가시질 않았다.

죽으러 왔구나. 열에 들떠 나는 생각한다.

죽으려고 이곳에 왔어.

172.p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일까. 죽이려고 하는 자와 끝까지 살기를 바라는 사람들 사이에 어떤 세계가 존재하는 것인가. 가리려고 하는 사람들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한다. 아무리 정당성있는 폭력이었다고 주장해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그래서 그들의 존재를 알리고, 왜 죽어야 했었는지 말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애도이고 살아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 중에 하나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나와 상관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몰랐다고 외면하고 그래서 앞으로 잘 처리해 나가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건이 아니라 사람을 생각하게 된다. 왜 인선의 엄마는 오빠를 잃어야했을까. 그 작은 체구로 어떤 진실을 찾아내려고 애썼는지 같이 들여다 봐야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보낸 시간에 기대어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아주 찰나의 시간일지라도 그것은 나와 내 가족, 친구, 이웃에게 영향을 미치고 나에게 돌아온다. 경하가 잡지사 일을 하다가 인선을 만나 위기의 순간을 넘기고, 손을 다친 인선이 이웃의 할머니 모자의 우연한 방문으로 서울 병원까지 오게 되고, 오전에 서울에서 씨름하던 주인공이 인선의 새를 구하기 위해 한밤중 제주도 숲속을 헤매기까지 우린 모두 알 수 없는 존재와 시간 속에서 서로 연결되어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아간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또 살아가지만 영원히 잊을 수도 작별할 수도 없는 이유이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목에 위로를 받는다. 놓아주어야 할 때가 되면 저절로 놓아지겠지. 날아갈 때가 되면 훨훨 날아가겠지. 그때까지 작가와 독자는 아프게 쓰고, 읽으며 힘없이 죽어간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게 될 것이다. 한강의 소설은 거기까지 나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이스 2021-11-05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당선작 축하드려요!

hope&joy 2021-11-05 16:39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21-11-05 18: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hope&joy 2021-11-05 18:52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읽고 리뷰 남기겠습니다.

초딩 2021-11-07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hope&joy 2021-11-07 12:51   좋아요 0 | URL
네ᆢ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도세요.
 
알라딘 커피 선물 세트 - 10g, 24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선물용으로 참 좋아요.
커피 구성도 좋고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마다 만우절
윤성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윤성희 작가의 《날마다 만우절》
그냥 스치고 지나갈 풍경같은 존재들에게 서사를 주고 마음을 담을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소설.
우리 곁을 떠나간 그리운 사람들을 기억하고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해 준 단편들!

그 중 내 마음에 가장 기억되는 단편은 역시 <날마다 만우절>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유정 작가의 소설은 처음 읽었다. 다른 작품들을 읽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아마 나도 모르게 인간 내면에 잠재하는 에 대하여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방송에 출연한 작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2년 동안 집에서 소설 집필에만 몰두했던 시간들과 인간 속에 존재하는 선과 악에 대하여. 작가의 노력과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궁금해졌다. 소설은 주관적 장르이기에 정신의학적 지식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선과 악을 오가며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문제적 인간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또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준다. ‘오늘 밤은 1부까지 읽고 자야지.’라고 했던 다짐이 첫 장을 읽는 동안 불면 속으로 사라졌다. 몇 년 만에 밤을 새어 날이 밝아올 때까지 소설을 읽었다. 다 읽고 났을 때의 질문과 물음표가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돈다. 선과 악은 우리 안에서 어떻게 시작되고 자라나는지, 그것은 어떻게 작용하고 갈라지는지. 그런 면에서 인간은 영원한 수수께끼이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제목처럼 행복하기를 꿈꾸며 각자만의 행복을 찾아 나아간다. 그러나 과정 속에서 완전한이란 단어를 붙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인간 자체가 완전하지 못한 존재이기에 우리가 완전한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 완전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떨어져 나가고 희생되어야 했던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을 떠올리며, ‘완전이란 단어가 불행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해석되었다. 그러나 최초의 인간인 아담이 금지되었던 선악과에 손을 댄 후로 인간은 계속해서 완전한 경지에 이르기 위해 도전하고 좌절한다. 바로 그 때가 악한 본성이 우리 안에서 신이 될 수 있다고 꿈틀대는 순간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신으로 삼고, 그 속에 매몰되어 타인을 죽음까지 끌고 가는 악력이 무서웠다.

 

-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는데? 한번 구체적으로 얘기해봐.”

……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

나는 그러려고 노력하며 살아왔어.” 112~113.p

 

 

  행복에 대하여 묻는 남편의 질문에 모든 사건을 끌고 나가는 유나의 대답이 소름끼친다. 완전한 행복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는 것. 자신은 그러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다고. 그녀는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데 일말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면 가차 없이 제거하며 살아 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르시시스트이면서 사이코패스인 유나가 밉지 않았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어린 시절 부모와 떨어져 지내야 했던 시간은 그녀에게 치유될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겼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그러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본인 또한 피나는 노력을 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형성된 그녀 안의 광기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부터 괴롭히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정해진 순서대로 유나와 그들은 불행해졌다. 자신을 떠나려고 하는 사람들, 자신을 거부하고 거절하는 사람들을 향한 분노가 유나 안에 잠재된 악한 본성에 불을 붙였을 것이다. 거기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은 가장 친밀하고 약한 여섯 살 먹은 딸 지유이다.

 

 

- 엄마는 규칙을 정하는 사람이었다. 규칙을 어기면 벌을 주는 사람이기도 했다. 엄마에겐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았다. 용서를 빈다고 용서해준 적도 없었다. 지유는 가차 없이 벌을 받아야 했다. 고아가 되는 벌이었다. 31.p

 

 

  엄마라는 이름으로 얼마든지 어린 딸을 조정하고 움직일 수 있었을 테니까.

 

 

  만약에 유나가 아닌 언니 재인이 할머니 집으로 보내졌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었을까. 부모와 떨어진 어린 손녀에게 할머니가 엄격하게 다루지 않고, 무조건적인 사랑과 연민의 정을 더해 키웠다면 유나의 성격은 달라졌을까. 왠지 잘 모르겠지만 상황에 대한 경중이 다를 뿐 유나의 악한 본성은 사라지지 않고, 감정의 찌꺼기가 되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 것 만 같았다. 그것은 유나를 통해 들여다 볼 수 있는 나와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했으니까

 

 

  유나가 완전한 행복을 위해 가차 없이 뺄셈을 하는 동안 어린 지유는 공포와 불안에 시달렸다. 지유의 영혼이 점점 가늘어지다가 어느 새 텅 빈 채 사라지고 말 것 같아서 불안했다. 할 수만 있다면 그 어린 영혼을 감싸주고 싶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옆에서 격려하고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오롯이 그 길을 살아내는 것은 자신뿐이다. 그런 면에서 어린 딸 지유는 타인이 자신을 향해 베푼 사랑과 따뜻한 선의에 대해 공포와 두려움을 무릅쓰면서도 결코 외면하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악한 본성에 비해 선한 본성이 절대로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작가는 우리에게 개인은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점에서 고유성을 존중받아야 함과 동시에 누구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 또한 인정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고 믿는 순간, 개인은 고유한 인간이 아닌 위험한 나르시시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말이다. 그동안 자의든 타의든 우리 모두는 각자 세상의 중심이자 특별한 존재라고 주문을 걸며 살아왔다. 그렇기에 무시 받거나 인정받지 못하면 괴로워하거나 분노했다. 그 에너지가 어느 쪽을 향해 나아갔는지 알 수 없지만.

 

 

 이쯤에서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나 자신, 현재 살아 숨 쉬는 소중한 존재이나 언젠가 한 줌 흙이 되어 이 세상에서 사라질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 너무 완전해 질 필요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편하게 내 주위를 마주한다면 조금은 나 자신과 세상에,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관대해 질 수 있을 것 같다. 악한 본성만큼 우리 내면에 자리한 선한 본성도 힘이 세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휴먼 에이지 -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 지구사용법
다이앤 애커먼 지음, 김명남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 곳곳에서 지진과 가뭄, 산불이 계속 발생한다. 지구 위에 살았던 수많은 종들이 초단위로 멸종되고, 매년 지구의 온도는 뜨거워진다. 올 여름 7월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각국에서 이상기온이 일어나서 사람들의 삶을 힘들게 했다. 나 또한 햇빛 속에 노출되는 것이 두려워 외출을 꺼렸었다. 나름 지구를 걱정하고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이란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리수거에 힘쓰고, 플라스틱이나 비닐 사용을 자제하려고 힘쓰지만 거기까지이다. 솔직하게 내 주위를 둘러싼 변화나 다른 생물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거나 좀 더 확실하게 변화를 일으키고 환경을 개선하는 데는 무관심하고 무지하다. 머리로는 심각하다는 것은 알지만 피부에 와 닿는 현실감은 떨어진다.

 

 

  그러나 <<휴먼 에이지>>를 읽으며 나의 생각은 달라졌다. 이 책은 지구 환경의 심각성에 대한 보고서가 아니며, 지구를 살리기 위한 실천 방안을 알려주는 책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블랙코미디 같다. ‘돌들의 방언이나 황금 말뚝’, ‘태양의 숨결등 문학적인 비유와 문장들이 끔찍하고 두려운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지구의 모든 생명은 너무나 가깝게 우리와 연결되어 있었으며, 그 심각성은 상상 이상이지만, 너무나도 다행인 것은 아직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 무궁무진하다. 어쩌면 이미 우리 자신도 모르게 실천하고 있을지 모른다.

 

 

책을 읽다가 반가운 문장을 마주했다. 눈물 날 정도 반갑고 고마웠다.

 

 

전동차가 휙 지나갈 때는 늘 열풍이 솟구쳐 먼지바람이 일고 신문이 플랫폼에 떨어진다. 이런 바람은 북아프리카, 지중해, 남유럽에도 불고 있을 것이다. ‘이걸로 뭔가 할 수 있겠는데하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래서 한국의 세 디자이너 홍선혜, 유찬형, 조신형은 전동차가 일으키는 바람으로 도시에 전기를 공급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그들이 설계한 바람 터널은 지하철의 여러 노선에서 전동차가 지나갈 때 휘날리는 바람을 붙잡은 뒤 터널 벽에 설치된 터빈과 발전기로 보내는 것이다. 146.p

 

 

  이밖에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구의 환경을 되살리고 에너지를 재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가정에서 작은 텃밭을 기르고 슬로우 푸드를 먹는데 익숙해지는 것 또한 지구를 사랑하는 일이다. 지구의 하늘과 산, 대지, 바다에서 갈취해 우리의 삶을 편안하고 더 편안하게 만드는 일들은 이제 지양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계속해서 도시를 확장시켜 나가다 보면 어느 날 우리 집 화장실에서도 구렁이는 아니라도 커다랗게 진화된 지렁이를 마주하게 될 지도 모르니까.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커다란 대가를 치루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침입종 스스로 또다른 뜨내기를 실어올 때가 있다. 그것이 우리가 면역되지 않은 보균 미생물인 경우도 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한 여성이 기르던 보아뱀 래리가 아팠을 때, 과학자들은 보아뱀의 유전체를 조사하다가 아레나바이러스가 뒤죽박죽 섞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 아레나바이러스는 에볼라, 무균성수막염, 출혈열처럼 악몽 같은 질병들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186.p

 

 

  오늘도 나의 육체와 영혼 속에는 지구에서의 많은 유전자가 새겨졌다. 지구에 내가 존재했다는 흔적을 남겼다. 그 와중에도 책을 읽으며 베란다에 심어둔 식물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내가 다른 종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보다 다른 종들이 우리를 언제까지 봐주고 이해해 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늘과 산과 물속에서 자유로웠던 창세기의 세계를 너무 추상적으로 이해했던 나에 대해서 생각했다.

 

 

  아주 오랫동안 우리가 지구의 주인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아온 것 같다. 그 착각에서 벗어나되 저질러버린 일들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고 각자의 삶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책임져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1-10-08 1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hope&joy 2021-10-08 1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초딩 2021-10-13 0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선정 축하드려요 ^^
좋은 하루 되세요~

hope&joy 2021-10-13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