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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의 삶, 한 시간의 사랑 ㅣ 리처드 칼슨 유작 3부작 3
리처드 칼슨 외 지음, 공경희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내가 만약 한 시간을 남겨두고 있고 딱 한 통만 전화를 걸 수 있다면 누구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말을 할 것인가? 가족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남편과 두 아이의 얼굴이 떠오르는가 싶더니 이내 그들 위로 부모님의 모습이 겹쳐보이고 형제들의 얼굴도 아른거린다. 이들 중 나는 누구에게 전화를 걸 것이며 무슨 말을 하며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책 [한 시간의 삶, 한 시간의 사랑]의 저자 리처드 칼슨은 한 시간 후에 죽을 것처럼 살고, 사랑하라고 조언한다.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로 유명한 리처드 칼슨은 45세의 젊은 나이로 갑작스레 가족의 곁을 떠났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것처럼 결혼기념일에 아내 크리스에게 편지를 건넨다. "한 시간을 산다면 누구에게 전화하겠는가. 왜 기다리는가? 내 평생의 사랑 크리스에게. 위리의 결혼 18주년에 사람을 담아서 리처드" 이 글을 읽은 크리스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가슴 뭉클하고 강렬한 메시지를 남긴 칼슨은 그로부터 3년 뒤 자신의 책을 홍보하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가 비행 중 폐색전이 발작해 세상을 떠났다. 칼슨의 느닷없는 죽음은 아내와 두 딸은 물론 수백만 팬을 휘청거리게 했다고 한다.
아버지를 잃고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가족은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웠을까? 그자리는 아마 누구도 대신해주지 못하는 커다란 자리였을 것이다. 가족들은, 특히 아내 크리스는 오랜 세월 동안 남편과 주고받은 편지를 읽으며 남편을 추억했다고 한다. 크리스는 결혼 18주년 기념일에 남편에게 받은 편지에서 위로를 받고 상실의 고통에서 서서히 벗어난다. 책에 실린 아내의 답글과 아버지를 그리는 두 딸의 글은 온갖 상념에 잠기게 한다.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이며 그것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가족에게 얼마나 고마워하고 있는지, 나는 좋은 아내이며 엄마인지, 오늘이 마지막 이라면 누구와 함께 있을지, 책은 무수한 질문을 던지지만 어느 것 하나 선뜻 답을 찾지 못하는 나를 본다.
[한 시간의 삶, 한 시간의 사랑]이 독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한 시간 후에 죽을 것처럼 사랑하고 그렇게 살라'이다. 한 시간밖에 남은 시간이 없다면 기다릴 수 없다. 미룰 수도, 머뭇거릴 수도, 미워할 수도 없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한 시간을 남겨두고 있다는 마음으로 삶에 임한다면 사랑하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책을 덮을 때까지 줄곧 따라다닌 이 생각이 오래도록 나를 붙잡아주었으면 좋겠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느슨해질 때, 지금 이 마음이 흐릿해질 때마다 이 책을 다시 꺼내야겠다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