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 열림원 꾸뻬 씨의 치유 여행 시리즈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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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꾸뻬는 영특한 아이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아빠나 엄마에게 묻고는 자신만의 결론을 내린다. 꼬마 꾸뻬는 운이 좋은 아이다. 부족함 없는 가정의 훌륭한 부모에게서 태어났으니 말이다. 꼬마 꾸뻬는 지혜로운 아이다. 인생 수업에서 알게 된 내용을 매일 저녁 차곡차곡 수첩에 적으며 인생을 배워가니 말이다. 어른들은 꼬마 꾸뻬가 배운 인생의 교훈을 이 책을 통해 어린 꼬마에게 다시 배운다. 아이들은 어들들의 스승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지 않는가. 꼬마 꾸뻬의 호기심과 질문, 그리고 고민을 따라가며 꼬마 꾸뻬의 인생 수업 이야기를 들어보자.

 

꼬마 꾸뻬는 아빠인 꾸뻬와 이름이 같아서 '꼬마 꾸뻬'로 불린다. 아빠는 침착하고 멋진 정신과 의사이고, 엄마는 꼬마 꾸뻬가 알기로 뭔가 글을 쓰는 일을 하신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인 것 같은 아빠와 꼬마 꾸뻬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시며 음식도 잘 만드시는 엄마는 꼬마 꾸뻬에게 너무 좋은 부모님이나 두 분은 가치관이 다르다.  또한 아망딘에 집에 다녀오고서 아망딘의 집과  자신의 집이 다른다는 차이점을 발견한다. 부모님의 가치관이 차이가 나고 아망딘의 집과 차이가 나는 것을 통해 꼬마 꾸뻬는 그 차이점을 받아들이며 서서히 인생을 배워나간다.

 

꼬마 꾸뻬의 아빠는 인생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배워야 한다고 자주 말씀하신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인생 수업은 일찍 시작하면 할수록 좋다는 것이 아빠의 지론이다. 아빠에게 배운 첫번째 교훈은 '말을 할 때는 지금 내가 누구에게 말을 하고 있는지 늘 생각하라'는 것이다. 이 교훈은 꼬마 꾸뻬가 무슨 말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신중히 생각해보도록 도와줄 것이다. 아빠는 항상 가지고 다니는 작은 수첩에 자신의 생각을 적곤 했는데 꼬마 꾸뻬도 이런 아빠를 따라 자기가 이해한 것을 수첩에 기록한다.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꼬마 꾸뻬는 '돈이 너무 많으면 걱정이 많다. 지금보다 세 배를 더 많이 벌면 그보다 세 배를 더 벌고 싶어진다. 그후에는 또 세 배, 또 그 세 배를 더 벌고 싶어진다.'(243쪽)라고 적는다. 또한 어른들 세계의 차별에 대해서 '차이점은 사람들이 모두 같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와 다른 사람들을 좋아할 수는 있다.' (346쪽)고 적는다. 

 

꼬마 꾸뻬가 얻은 깨달음은 단순하지만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인생의 중요한 교훈이다. 행복의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데 있다고 적고 있는 꼬마 꾸뻬에게 행복의 원리를 배운다. 순수하고 맑은 꼬마 꾸뻬의 질문 속에서, 그가 기록한 글 속에서 인생을 견지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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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운명의 별 김진규
김보애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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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운명의 별 김진규]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국민배우 김진규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 책이다. 영화배우, 한 여자의 남편, 4 남매의 아버지였던 김진규의 면모를 아내 김보애는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고 겪은 그대로를 진솔하게 이야기해준다. 14년간 김진규와 살을 부비며 한께 산 아내이자 동료인 김보애가 들려주는 김진규의 삶은 한마디로 파란만장하다. 영화 같은 삶을 살다 간 영화배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파란한 인생이다.

 

영화배우 김진규에 관해서는 이름 외에는 아는 게 별로 없었다. 배우 김진아의 아버지라는 것과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와 <벙어리 삼룡이>의 주연 배우라는 것만 겨우 알고 있었는데 한국영화계의 살아있는 역사라 불리는 김진규에 대해 자세하게 알게되었다. 그의 생애를 아는 것은 곧 한국영화의 변천사를 아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195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까지 7백여 편의 영화에 출연해 흥행의 보증수표로 통하며 한국 영화의 중흥기를 이끈 김진규의 삶은 한국영화 역사와 불가분의 관계이다. 그를 빼고 한국영화를 말할 수 없고 한국영화를 말하며 배우 김진규를 뺄 수 없을 것이다. 김진규는 한국영화에 한 획을 그은 배우이며 한국영화의 산 증인임을 책은 확인시켜주고 있다.

 

[내 운명의 별 김진규]는 김진규의 삶을 가감하지 않고 솔직하게 쓰고 있다. 인기 스타라해서 화려하게 꾸미지도 않았고, 김진규의 이미지에 맞게 포장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너무 솔직한 것 아닌가, 할 정도여서 놀랍기까지 하다. 남편이 일본 출장에 콘돔을 챙겨달라거나, 술먹고 주사를 부리거나, 외도를 하거나, 남편이 죽을 때까지 자신에게 밝히지 않은 이야기를 저자는 숨김없이 공개한다. 저자의 정직한  글은 <2009 조선일보 논픽션 대상>이라는 영예를 안겨준다. 진실보다 더한 무기는 없다는 저자의 말이 정확히 맞아 떨어져 읽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직함은 힘이 있고 진실은 통하는 법이다. 저자의 글은 수려하진 않지만, 읽는 이의 마음을 잡아끄는 힘과 마음에 잔잔한 파장을 끊임없이 일으키는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김진규의 데뷔 이전의 가난하고 외롭던 시절부터  악극단 시절과 첫번째 결혼과 이혼, <피아골>로 영화계에 데뷔를 하고, 애가 둘이나 딸린 삼삽대 중반의 이혼남이 열아홉 꽃다운 신부와 재혼하고,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1960년대, 직접 제작한 <난중일기>가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파산하고 다시 이혼한 이야기, 병마와 싸우는 노년의 아버지를 자식들이 받아들이고, 부부가 다시 합친 이야기 등이 진솔하게 실려 있다. 김진규와 아내 김보애, 김진규와 함께 활동했던 당시의 배우들과 감독들, 후배들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어 읽는 재미를 준다. 우리가 잘 아는 유현목, 신상옥 감독과 배우 최은희, 윤인자, 당대의 라이벌인 이민, 김승호, 최무룡, 신영균, 후배 배우 신성일과 엄앵란, 그리고 문희, 윤정희, 남정임 여배우 트로이카와 작업한 내용도 소개하고 있어 흥미롭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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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선생님, 6개월 안에는 뵐 수 있을까요?
니콜 드뷔롱 지음, 박경혜 옮김 / 푸른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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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선생님, 6개월 안에는 뵐 수 있을까요?]는 2인칭 소설로, 주인공인 ‘당신’은 황혼기에 접어든 주부이자 작가이다. 황혼기에 접어든 주부이자 작가인  '당신'은 다름 아닌 작가 자신이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이 3년 가까이 수많은 병원들을 순례하며 겪은 일들을 기록하고 있다. 제목만 보고 나는 이 책을 시한부 인생을 다룬 소설쯤으로 오해할뻔 했다. 6개월 안에 세상을 떠나는, 그래서 의사 선생님을 뵐 수 없는 비련의 주인공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다. 그런데 예상과 정반대로 이 책은 익살스럽고 풍부한 유머로 프랑스 의료실태를  풍자하고 있다.

 

어느 날 졸지에 사고를 당한 '당신'은 이 병원 저 병원을 순례하며 언제 만날지 모르는 의사 선생님들, 만나기 어려운 의사 선생님들 때문에 서서히 지쳐간다. 그러나 '당신'은 짜증나고 화가 나는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고 웃음을 잃지 않는다. '당신'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은 존경하는 어느 분의 말씀을 떠올리게 한다. '울어도 보았고 웃어도 보았으나 웃는 게 더 낫더라.' 어차피 안 좋은 일에 닥쳤다면, 슬프게 맞지 말고 웃으며 대하라. 그러면 결국 그 웃음으로 인해 좋게 되더라는 경험적인 말씀이다.

 

'당신'은 이른 새벽에 서재로 사용하는 건물의 문을 열고 깜깜함 속에서 계단을 내려가다가 밑으로 굴러 떨어진다. 순간 본능적으로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넓은 서재를 축구공처럼 데굴데굴 구르다가 탁자 다리에 걸려 멈춘다. 다행히도 아무런 통증이 없다. 이건 기적이야! 그러나 이내 여기저기 쿡쿡 쑤시는 것도 같고, 온몸이 얼얼하고, 뇌가 솜사탕처럼 느껴지고, 오른쪽 무릎은 몹시 아프다. 결국 세브르 종합 병원의 응급실로 가서 무.조.건 15분 동안 대기실에서 기다린다. 응급실이 텅 비어 있는데도 15분을 기다리는 건 말도 안 되는 응급실의 원칙이다. 진료 결과 단순한 타박상이라며 의사는 약을 처방해준다. 그러나 진통제를 먹었는데도 '당신'은 죽을 만큼 아프다. 오진이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시작된 병원순례는 길고 지루하고 힘든 상황의 반복이나 '당신'은 특유의 긍정과 유머로 맞선다. 아픈 상황에서, 무한정 기다려야 하는 지루한 상황에서 유머를 구사하고 웃을 수 있는 '당신'이 존경스럽다. 1년 전 예약하고 6개월 간 기다리는 건 프랑스에서 기본이다. 게다가 유명한 의사 선생님은 소개 없이는 하늘의 별 따기처럼 만나기가 어렵다. 그렇게 기다렸건만 얼굴만 보고 처방을 해주는 무성의한 의사 선생님은 뭐고, 오진하는 의사 선생님은 뭐람! 여기가 선진국 프랑스 맞나? 우리라고 별 수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보단 나을 줄 알았는데 거기서 거긴 거 같다. 그치만 어려운 상황을 잘 참아주고 지혜롭게 대처한 '당신'은 멋진 할머니이고, 훌륭한 작가이고, 아름다운 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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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 없는 소명 - 잃어버린 부흥의 땅을 향한
심주일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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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 없는 소명]을 한 줄로 요약하면, 하나님의 섭리는 참으로 오묘하다. 북한 선교를 위한 하나님의 뜻은 놀랍도록 섬세하며 경이롬다,  라고 말할 수 있다. 저자 심주일은 아버지의 전사와 형의 행불로 인해 북한에서 각별한 혜택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는 두 번의 아슬아슬한 신체검사의 위기를 넘기고 군인이 되겠다는 꿈을 이뤄 마침내 정치장교가 되었다. 북한 기준으로 볼 때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 최고의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순탄하게 승진코스를 밟은 고위층이다. 혁명가의 긍지와 당에 대한 신뢰와 충성이 남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잘 나가는 정치장교였던 것이다.  당 역시 이런 저자를 총애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일성 사후 김정일 체제에서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중앙당에 자주 출입하면서 생각이 넓어지고 세상을 보는 눈이 확장되어 김정일 정치 스타일에 환명을 느낀 것이다. 오래 전부터 의문을 가진 6.25전쟁에 관한 북한의 허무맹랑한 주장과 공산주의의 외피에 부르조아 내장을 가진 김정일의 기형적 체제 대한 회의와 배신감, 그리고 공산권의 붕괴를 보면서 김정일에게 환멸을 느낀다. "이것은 아니다"라고 판단은 되었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할 것인지 모른 채 끊이없이 고민하고 갈등하는 상황에 중국을 다녀온 친구로부터 은밀하게 성경을 선물받는다.

 

성경인지도 모르고 책이니까, 남조선에서 온 것이니까 호기심 차원에서  펼쳐 보았던 성경. 거부감이 들어 깊은 곳에 감춰두었으나 신경이 온통 성경책에 가 있어서 결국 뜻도 모르며 1독을 하고, 2독에서는 주체사상의 기원이 성경에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주체사상의 한계가 성경 속에서 해결되는 것을 보며 하나님에 대해 눈뜨게 된다. 이불 속에서 제주극동방송을 매일 새벽 1시에서 5시까지 들으며 찬송가를 배우고, 설교와 강의를 들으며 "하나님, 저분들의 강의와 설교를 이렇게 전파를 타고 오는 것만 듣게 하지 마시고 저분들 밑에 직접 가서 들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88쪽)라고 기도한다. 하나님은 저자의 기도에 "떠나라"는 음성으로 응답하시고, 저자는 "다시 살아서 복음을 들고 이 고향으로 돌아오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한 후 하나님의 보호 아래 압록강을 도하한다.

 

압록강을 건너 중국에서 1년 체류하고 한국에 와서 목회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한마디로 '여호와 이레'라고 할 수 있다. 때론 천사로 길을 안내하게 하시고, 때론 승용차를 보내주시고, 때론 조선족 동포를 미리 준비하시어 저자를 입히고 먹이고 재우며 안전하게 보호하고 인도하셨다. 그 어디에도 우연은 없다. 극진한 하나님의 보호하심만 있을 뿐이다. 하나님은 탈북 이전부터 심주일 목사님 삶에 간섭하시고 개입하셨다. 아버지가 미군과 한국군에 의해 처형당하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고 입대한 형이 행불되고, 어릴 때부터 군인이 되겠다는 꿈을 이뤄 승승장구했던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하나님의 놀라우신 계획이며 각본이다. 북한 선교를 위해서, 북한 땅에 복음이 심어지기 위해서 심주일 목사님을 택한 게 아닐까 한다. 현재 부천에서 창조교회를 개척해 섬기고 있는 심주일 목사님은 극동방송에서 북한에 보내는 방송설교를 하고 있다. 목사님이 그랬듯 목사님의 방송설교를 듣고 회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기도한다. 아울러 목사님이 기도한대로 건강한 몸으로 복음을 들고 고향으로 돌아가실 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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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해요 2010-01-21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
 
깐깐한 독서본능 - 책 읽기 고수 '파란여우'의 종횡무진 독서기
윤미화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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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에 귀농을 단행한 후 책맛에 빠져 5년간 1.000권의 책을 읽고 1.000편의 서평을 쓴 파워블로거 '파란여우'를 만났다. 저자는 5년간 분야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읽었다고 고백한다. 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줄 모른다고, 책맛에 빠지는 바람에 이것저것 가리고 자시고 할 겨를 없이 읽었다는 그녀를 만나며 2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하나는 반가움이고 다른 하나는 부끄러움이다. 반가움이란, 나 역시 40대에 귀농을 했고,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서 잡았던 책에 흠뻑 빠져서 살고 있다는 거다. 귀농 3년차인 오늘까지 내가 읽은 책은 400여권이고 서평도 400여편에 달하니 연 100권 이상의 책을 읽은 셈이다. 1년 평균 200권씩  읽은 저자의 기록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나 나름 뿌듯하고 만족한다. 그러나 텍스트를 분석하는 능력과 서평의 수준이 그녀에게 한참 뒤지는 건 솔직히 부끄럽다. 책 내용을 간략하게 전달하고 책에 대한 감상을 전하는 데 그치는 평범한 내 서평에 비해 그녀는 분석적이고 깐깐하고 꼼꼼한데다가 책 너머의 이야기까지 끌어들이는 전문적인 서평을 쓴다.

 

[깐깐한 독서 본능]은 읽은 책 내용을 기억하고 서평을 잘 쓰기 위해 대학노트에 기록하기 시작해서 이제는 최고의 파워블로거가 된 '파란여우'의 종횡무진 독서기다. 한국문학과 외국문학, 고전, 해석과 인문, 사회, 인물, 평전과 환경, 생태, 문화와 예술, 역사와 기행, 만화와 아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섭렵하고 이를 통찰력있게 해석하고 있다. 파란여우의 폭넓은 독서와 다독, 그리고 성실하고 깐깐한 서평은 책을 좋아하고 서평을 쓰는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자극과 도전을 준다. 그녀의 폭넓은 독서세계는 편식독서를 면했다고 자부했는데 그렇지 않음을 깨닫게했다. 만화와 아동, 생태와 고전 등은 여전히 읽기를 꺼리니 말이다. 또한 저자는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이해하고 따져봐야 하는지, 어떻게 책에 찝쩍대야 하는지를 서평을 통해 알려준다.

 

인터넷서점 최고의 파워블로거 파란여우가 알려주는 독서의 노하우 중 일명 '고구마 줄기 캐기'는 나도 지인들에게 소개한 바 있는 방식이다. 잠깐 소개하자면, 장르별, 주제별, 작가별로 묶어서 연독하는 것이다. 주제별로 묶어서 연독하는 방법은, 녹색경제를 통해 지구온난화를 해결하자는 토머스 프리드면의 [코드 그린]을 읽고 나서, 지구온난화는 환경주의자들의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비외른 롬보르의 [회의적 환경주의자]를 읽는 것이다. 이 두 책은 같은 환경장르이지만 상반된 주장을 해서 양쪽을 흥미롭게 조명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 작가의 책을 서너 권씩 읽어 작가의 특징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전작주의는 작가별로 묶어서 연독하는 방식이다. 나는 장르별, 작가별 연독을 통해서 책과 가까워졌다. 책과 친하지 않은 사람이나 이제 막 책에 재미를 붙인 사람들은 '고구마 줄기 캐기'방식을 참고하면 훨씬 빠르게 책맛을 알게 될 것이다.


[깐깐한 독서 본능]에 실린 86편의 서평 중 내 서평과 겹쳐지는 게 단 한 편도  없다니 의외다. [장정일의 독서일기]는 읽기만 하고 서평은 쓰지 않았는데 안 쓰길 잘한 것 같다. 책을 읽고, 서평을 꾸준히 쓰는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은 서평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잘 쓰든 못 쓰든 책을 깊게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에 따른 자신의 생각이 담긴 개성있는 글이 좋은 글이 아닐까 한다. 그러기 위해선 깐깐하고 꼼꼼한 읽기가 선결되어야 하는 건 두 말하면 잔소리. 결국 좋은 서평은 깊이 있는 읽기에서 나오는 것이니 읽기부터 점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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