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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얀시, 은혜를 찾아 길을 떠나다 - 전 세계 고난의 현장에서 만난 은혜의 이야기들
필립 얀시 지음, 윤종석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사람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다. 5분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만약 인간에게 예지 능력이 있다면 사고나 테러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며 안전하게 살 것이다. '신'의 존재 또한 그다지 소용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겐 예지력이 없을뿐더러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안전하기는 커녕 전쟁과 끔찍한 사고와 테러, 굶주림과 가난, 폭력과 내전 등 비참한 일이 끊이지 않는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쟁이 그치지 않고, 아프리카에는 에이즈가 창궐하고, 세계 도처에선 죄 없는 사람들이 무참히 죽어가고 힘 없는 사람들이 고통에 시달리고, 정의가 불의에 패하는 일이 일어난다. 이럴때 우리는 하나님은 어디 계시는가? 이런 세상에서 과연 하나님이 무슨 소용인가? 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하루 아침에 멀쩡했던 빌딩이 무너진 9.11테러, 히틀러에 의해 죽은 6백만 유대인, 평화로운 버지니아 공대 캠퍼스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수십년간 성의 노예로 비참하게 살아가는 여인들,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인종차별에 시달리는 흑인들 등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는 끔찍한 사건은 하나님이 계시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 하는 것인지, 이런 일을 왜 막지 않으시는지 의문을 불러온다. 필립 얀시의 [은혜를 찾아 길을 떠나다]는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이다. '우리가 고통당할 때 하나님은 어디 계시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 얀시는 세상이 선하지 않을수록 하나님이 더 필요하며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시다고 답한다.
이 책은 필립 얀시가 비참한 사건이 발생했던 곳, 여전히 비극이 진행되는 여러 나라들을 순례한 기록이다. 그는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보고, 듣고, 인터뷰하며 그곳들에서 했던 강연을 글로 정리했다. 그는 "내가 미국 교회밖에 몰랐다면 내 신앙은 훨씬 위태로웠을 것"이라고 밝힌다. 여행으로 인해 그의 신앙은 풍요로워졌으며 지평이 넓어졌고, 하나님의 은혜에 깊이 잠기게 되었다. 그는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버지니아 공대와 공안의 눈을 피해 하나님을 믿지만 그 세력이 어마어마한 중국의 교회와 성매매 여성들을 위한 집회가 열리는 그린레이크, 가장 뭉클한 감동과 녹록잖은 도전을 준 남아프리카공화국, 기독교가 태어난 곳이지만 기독교를 버린 중동, ‘인도의 9.11’이라 할 만한 끔직한 테러가 일어난 뭄바이 등 열 곳을 순례했다. 그가 만난 사람들은 인도의 불가촉천민들, 알코올중독자들, 성매매여성들, 신학교 학생들, 중국의 CEO와 사역자들 등이다. 그가 순례한 곳은 고통의 현장이며, 그가 만난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건, 하나님이 이토록 끔찍한 사건들에 왜 강권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그냥 놔두시냐는 것이다. 필립 얀시는 그 어디에도 하나님이 계시다고 느껴지지 않는 곳에서 고통당하고 신음하는 사람들을 위해 강연했다.
고통의 모양은 각기 다르지만 그의 강연을 압축하면, '고통이 있는 곳에 메시아가 있다' 이다.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그분이 당대의 비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만 보면, 우리가 고통 당할 때 하나님이 어디에 계신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낮고 천한 자를 사랑하셨고, 가난하고 연약하고 슬퍼하는 사람들을 사랑하셨다. '왜' 이런 일이, '하필이면' 나에게 이런 일이 라는 질문에는 예수님도 대답을 내놓으시지 않으셨다. 그래서 우리도 모른다. 하지만 고통 당하는 우리를 바라보는 그분의 심정이 어떠한지는 확실하게 안다고 말한다.
필립 얀시는 폭력과 분열의 세상 속에서 은혜를 찾아 떠난 열 군데 장소에서 "하나님이 무슨 소용인가?"에 대한 답을 얻었다고 고백한다. 하나님은 '하나님이 무슨 소용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원한다면, 이 책을 읽으며 얀시가 안내하는 열 군데 장소로 지금 떠나기를 권한다. 윤종석 님의 매끄러운 번역이 답을 찾아 길을 떠나는 독자들을 은혜로 인도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