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일꾼 - 오스왈드 챔버스의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 16
오스왈드 챔버스 지음, 황 스데반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평신도 사역자로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설치고 다닐 때 다른 사람의 영혼 보다 내 만족감과 성취감에 취해서 일을 했다. 물론 당시에는 그 사실을 몰랐다. 교회 일을 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해 모든 봉사를 내려놓고 나서야 그 사실을 깨닫곤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흠뻑 젖어 무엇이든 맡겨주신 일에 충성하겠다는 각오로 임했던 처음 자세와 달리 시간이 갈수록 내 자신이 드러나고 인정받기를 원했다. 가끔 인정을 받으면 속으로 우쭐댔다. 그 자리에 세우신 뜻을 분간하지 못하고 점점 일꾼의 모습을 잃어갔던 것이다. 나중에는 봉사를 안 하면 그마저 믿음도 잃을까, 내 믿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꾼의 자리를 이용(?)했다. 자기 자신조차 추스리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의 영혼을 돌보고 책임지려 했는지,  생각해보면 참 끔찍했던 기억이다.

 

오스왈드 챔버스는 [하나님의 일꾼]에서 하나님의 일꾼은 영혼을 치료해주는 '영혼 치료자'라고 정의한다. 하나님의 일꾼은 자신의 개인적인 신앙 체험과 성령의 충만함을 바탕으로 상하고 병든 영혼을 치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하나님의 일꾼이라면, '한 영혼'을 대할 때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철저히 의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슨 말인가? 하나님의 일꾼이 먼저 성령으로 충만해서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돌팔이 일꾼이라는 것이다. 돌팔이 일꾼은 다른 영혼을 치유하기는 커녕 그 영혼의 질병에 전염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충고한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사역자는 영적으로 성숙해야 하고 자신의 영적 상태를 점검해 타성에 젖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오스왈드 챔버스는 하나님의 일꾼이 기억할 세 가지 요소 가운데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와 매 순간 성령을 의지할 것을 첫번째로 꼽았다. 두번째는 하나님의 일꾼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유지하고, 세번째는 성경책을 샅샅이 연구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겸비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그가 말하는 하나님의 일꾼이다. 이러한 일꾼이야말로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영혼을 건강하게 돌보고 성숙으로 인도한다. 오스왈드 챔버스가 말하는 이 세 가지 요소는 비단 하나님의 일꾼들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사역자이건 아니건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영혼의 치료자로 부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대하는 영혼들은 저마다 영적인 상태가 다르다. 오스왈드 챔버스는 각기 다른 영적 상태를 '비정상적인 영'혼, '거듭나지 않은 도덕적인 영혼', '타락한 영혼', '이중인격의 영혼', '병든 영혼', '어리석은 영혼'으로 분류해 이들을 지혜롭게 대응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 상대방이 어떤 부류의 영혼이든, 어떤 상태의 사람이든 그 사람을 예수님께 연결시키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구절에서 뜨끔했다.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일에는 부지런했으나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예수님께 연결시키는 일에는 게을렀던 나, 내 계획을 위해선 열심히 기도했으나 길을 잃은 사람들을 찾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에 대해선 무관심했던 나, 내 영혼을 살찌우기는 일에만 급급했지 상대방의 영혼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내가 보여서다. 성령님은 '나'를 통해 영혼 치유의 역사를 일으키기 원하시는 데 말이다.

 

책을 읽는 동안 한 영혼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예수님께 연결시키고 싶어 한동안 기도하다 나하고 생래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아 포기한 사람이다. 하나님은 이 책을 통해 그 영혼을 찾기 원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 그 사람이 나와 생래적으로 맞지 않다고 느꼈던, 그래서 그 사람과의 접촉을 의도적으로 피했던 것은  내 인격과 영혼이 덜 자랐기 때문이다. 내가 성경의 진리 가운데 살지 못해서 그 영혼을 포기했던 것이다.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자신의 자리에서,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일꾼으로 사는 일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쉽게 포기해서도 안 될 일이다. 자신의 영혼 상태를 점검하고, 다른 사람의 영혼을 치료하도록 돕는 이 책 [하나님의 일꾼]을 사역자를 포함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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