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본질을 아느냐 김남국 목사의 창세기 파헤치기 1
김남국 지음 / 두란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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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과 난제가 명쾌하게 풀리다

 

어렴풋이 알던 것을 정확히 알게 되고, 궁금증과 의문이 풀리고, 이전에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독서의 즐거움이자, 유익이다. 하지만 모든 책이 다 그런 건 아니다. 전문서적도 아니면서 필요이상으로 어려운 책이 있는가하면 뭔가 살짝 부족해 아쉬움이 남는 책이 있고, 가독성이 떨어져 읽히지 않는 책도 있다. 그런가 하면 쉽고 재미있는데다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알찬 책이 있는데, 이럴 땐 나도 모르게 "유레카!"를 외치게 된다.

 

[김남국 목사의 창세기 파헤치기 1]이 바로 유레카를 연달아 외치게 한 책이다. 이 책은 창세기 파헤치기 시리즈 1권으로  창세기 1장부터 11장까지 다루고 있다. 읽기 전에는 창세기 11장까지 파헤칠 게 뭐가 있을까 싶었다. 하나님의 창조사역과 인류의 죄악과 타락, 아담의 계보와 노아홍수사건, 하나님의 언약과 바벨탑사건 등 굵직한 사건이 기록된 본문은 그동안 설교를 통해 무수히 들어왔던 내용들이기 때문에 더 이상 새로울 게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김남국 목사님을 따라 교정된 눈으로 읽은 창세기는 새로운 것은 물론 이해되지 않았던 몇몇 사건들이 완전히 이해되었다. 뿌옇게 보였던 부분이 선명하게 보이고, 누구도 명쾌하게 설명해주지 못한 사건이 이해되었으며, 아무 생각없이 읽었던 내용이 인류 역사의 기원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김남국 목사님을 일컬어 왜 "말씀에 관한 일이라면 물러서지 않는다", "말씀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표현하는지 알게 되었다.

 

김남국 목사님은 우선 창세기를 읽는 시선부터 교정해준다. 창세기의 저자는 모세다. 모세는 출애굽 시대의 인물이며, 이는 모세오경이 출애굽이라는 역사적 배경 위에서 쓰여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모세가 창조 때 살아서 창세기를 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창세기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먼저 출애굽시키신 후 모세를 통해 계시한 첫 번째 말씀인 것이다. 저자의 지시대로 광야에 장막을 치고 여호와 하나님을 뵈러 시내산에 올라간 모세를 기다리는 이스라엘 민족의 시선으로 창세기를 보니 모든 게 새롭고 선명하게 보인다.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 사건을 먼저 경험한 후에야 태초에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에 대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모세와 이스라엘 민족이 말씀을 접한 순서대로 한다면 창세기와 출애굽기의 순서가 바뀌어야 합니다."(p15)

 

구약성경의 모세오경 순서인 <창세기-출애굽기-레위기-민수기-신명기>가 아닌 실제 역사 순서인 <출애굽기-창세기-레위기-민수기-신명기> 순으로 읽으면, 창세기가 뚫리고 창세기가 뚫리면 성경이 뚫리고, 성경이 뚫리면 인생이 뚫린다고 김남국 목사님은 주장한다. 창세기 1장에서 11장은 창세기의 선언이자 모세오경의 선언이며 성경 전체의 선언이다.


저자가 요구한 순서대로, 즉 하나님에 대해 구전으로만 전해들은 이스라엘이 백성이 되어 창세기를 읽으니 이스라엘 백성이 십분 이해된다. 400여 년간 종살이하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끊임없이 불평하며 '죄-회개-죄사함'의 싸이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들은 애굽에서부터 놀라운 하나님의 능력은 경험했지만 그분의 실체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하나님을 애굽의 신들보다 조금 강하고 뛰어난 신으로 인식했던 것이다. 왜? 아브라함, 이삭, 야곱 이후 400년이 넘도록 이야기로만 전해들었을 뿐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에 대한 이스라엘 백성의 의문과 궁금증이 증폭되었을 때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정확하게 알려준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이 한마디는 하나님이 다른 신보다 우위를 점하는 신이 아니라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전지전능하신 창조주라는 자기선언인 것이다. 창조주 하나님과 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하신 목적을 알면 그분의 위대함을 깨닫게 된다.이 사실을 알아야 죄와 구원을 이해하게 된다.

 

[창세기 파헤치기 1]은 천지를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는 말씀을 가지고 질문을 던진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광야는 진정 보시기에 심히 좋은 세상이었나? 또 우리가 사는 오늘날 이 세상은 어떤가? 이 모순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얻으면 인류의 죄악이 보이고 하나님의 은혜와 소망을 갖게 된다.  

 

책을 읽으며 가장 속시원했던 부분은 인류 최초의 살인사건을 부른 가인과 아벨의 제사 문제이다. 하나님이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신 이유가 내겐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였다. 수없이 많은 설교를 들었지만 누구도 명쾌하게 내 의문을 풀어주지 못했는데, 오늘에서야 수수께끼가 풀렸다. "유레카~!" 가인의 정성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제물에 문제가 있어서도 아니다. 그 해답은 창세기 4장 6-7절 말씀에 있었다.

 

"여호와께서 가인에게 이르시되 네가 분하여 함은 어찌 됨이며 안색이 변함은 어찌 됨이냐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 선을 행하지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려 있느니라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창 4:6-7) 

 

가인은 얼굴을 들지 못할 만큼 삶에 문제가 있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제물이 아니라 말씀을 청종하는 삶이다. 그런데 가인은 말씀을 청종하는 삶을 살지 않았다. 제물이 아니라 삶을 드려야 좋은 제사인데 제멋대로 살면서 제물을 드렸으니 하나님이 받으실 리 없다.  제물을 드리는 사람과 제물은 한데 묶여 있으니 그의 제사가 열납되지 않은 건 당여한 결과이다. 가인과 사울 왕의 제사가 열납되지 않은 것은 두 사람 모두 선을 행하지 않고 말씀을 청종하지 않은 삶에 있었다(p97-101).  

 

그렇다면 우리는 아벨처럼 예배하는가? 나는 어떤가? 나는 이 문제에 자유로울 수 있을까? 가인의 문제가 바로 우리의 문제이며 나의 문제다. 하나님은 말씀과 유리된 자의 예배를 받지 않으실 게 분명하다. 삶이 예배가 되어야 하는 이유, 말씀대로 살아야 하는 이유를 확인하며 깊이 회개했다.      

 

책을 통해 아벨이 죽은 뒤 태어난 셋과 가인으로 인해 인류가 두 줄기로 나뉘게 되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지금도 역사는 셋의 후예와 가인의 후예가 교차하며 역사가 흘러가고 있는데, 오늘날의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이 바로 그들이라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의인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네피림에 속지 말아야 할 이유, 역사가 멸망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같지만 하나님은 그때마다 '다른 씨'를 통해 구원의 계획을 계속 이루어 가신다는 노아와 아브라함의 평행이론을 흥미롭게 읽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던가. 성경 역시 그렇다. 알아야 제대로 볼 수 있고 알아야 믿을 수 있다.  아는 만큼 믿음이 생기는 법이다. "기독교는 믿어서 아는 게 아니라 알아야 믿는 종교입니다. 헌신은 하나님을 아는 크기에서부터 나옵니다.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을 알아야 믿음이 자랍니다."(p252)

  

호세아 선지자의 주장처럼 우리는 하나님을 알아야 한다. 힘써 여호와 하나님을 알아야 한다. 김남국 목사님과 함께 창세기를 명쾌하고 시원하게 파헤치면서 하나님에 대해 더 많이, 제대로 알게 되었다. 창세기 파헤치기 시리즈 2권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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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 꿈만 꾸어도 좋다, 당장 떠나도 좋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1
정여울 지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당선작 외 사진 / 홍익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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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33만 여행자와 함께 뽑은 유럽의 보석 같은 여행지 100곳을 담은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을 설렘으로 기다렸다. 나이를 먹을수록 무언가를 설레이며 기다리는 일이 좀처럼 흔하지 않은데, 이 책은 설렘으로 맞았다. 젊은 시절 유럽으로 베낭여행을 떠나지 못한 걸 두고두고 아쉬워 하고 후회했는데, 그놈의 미련병이 다시 고개를 쳐드는가 보다. 평범한 여행자들의 로망인 유럽여행. 그 중에서 유럽의 숨은 여행지를 테마별로 안내하는 이 책을 한껏 기대하며 펼쳐들었다. 첫 페이지부터 가슴을 파고드는 문장.

 

 

"유럽의 밤열차는 내게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돌아갈 수 없는 공간을 그리워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중요한 것은 그리하여 '유럽'이 아니라 '여행' 자체다. 우리가 단단히 무장한 마음의 빗장을 열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이 삭막한 도시도 언젠가는 아름다운 엽서 속의 함초롬한 풍경으로 거듭날 것이다.

 당신의 그리움과 내 그리움이 만나는 기적 같은 시간 속에서.... "(p8)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의 정여울 작가는 지중해의 푸른 바닷물 전체가 거대한 햇살에 반사 되어 동굴 안을 푸른 빛으로 채우는 '푸른 동굴'이 명물인 이탈리아의 카프리섬을 '사랑을 부르는 유럽'의 첫번째 장소로 소개한다. 찰스 황태자와 다이애나비의 신혼여행지, 영화 <일 포스티노>의 촬영지, [카프리의 사랑 이야기]의 배경이 된 카프리섬은 오래 전부터 로맨틱한 장소로 각광 받는다는 것. 에메랄드빛 바다와 온난한 기후,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호사를 누린다. 이토록 아름다운 곳에서라면 어떤 연인이라도 샘물처럼 사랑이 퐁퐁 솟아나지 않을까. 

 

카프리섬이 연인들의 사랑을 부르는 곳이라면, 슬프도록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는 프라하의 카를교는 낭만적인 사랑을 부른다. "카를교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온갖 시름을 잊게 한다. 블타바강 어귀로 나룻배들이 천천히 노를 저어 가고, 서쪽으로 기우는 해가 강물 위를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프라하 고성을 비롯한 온갖 명물들이 오렌지빛과 체리빛 노을로 물들어 가면 정신없이 뛰놀던 아이들도, 은밀한 정담에 시간 가는 줄 모르던 연인들도, 저마다 할 말을 잃고 조용히 석양을 바라보게 된다."(p23)

 

해질 녘 카를교가 우수에 찬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킨다면,  한낮에는 희망과 사랑으로 가득 차있다는 그곳으로 당장 떠나고 싶다. 숨막히게 아름답다는 카를교를 거닐고 싶고, 카를교를 갈 때마다 결혼식을 본다는 저자처럼 나도 운 좋게 단촐하지만 눈부시게 아름다운 결혼식을 보면 좋겠고, 슬프도록 아름다운 석양을 넋놓고 보고 싶고, 조각상에 기대어 앉아보고도 싶다. 카를교에 갔다 온 사람이라도 정여울 작가의 감성을 흔드는 글을 읽노라면, 다시 가고 싶은 욕망을 잠재우기 힘들 것 같다. 저자의 감성적인 문체가 독자의 마음을 온통 유럽으로 향하게 만든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은 사랑을 부르는 유럽, 직접 느끼고 싶은 유럽, 먹고 싶은 유럽, 달리고 싶은 유럽, 시간이 멈춘 유럽, 한 달쯤 살고 싶은 유럽, 갖고 싶은 유럽, 그들을 만나러 가는 유럽, 도전해보고 싶은 유럽, 유럽 속 숨겨진 유럽 등 10개의 테마로 분류해 각각 10곳의 유럽을 소개한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관광지부터 저자가 보고 싶은 아주 작은 장소에 이르기까지 유럽에서 놓치지 말아야 될 명소와, 사랑하는 사람과 머물만 한 곳,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 도전과 열정과 문화의 공간으로  유럽 곳곳을 안내한다.

 

베로나의 원형경기장에서 관람하는 오페라, 크로아티아의 해안가 산책, 시간이 멈춘 듯한 스페인의 절벽 마을 론다, 동유럽의 음식 투어, 과거 사도 바울이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했으나 폐허로 변한 에페소스의 고즈넉함과 쓸쓸함, 쇼팽의 흔적을 만나는 폴란드 바르샤바 쇼팽 박물관, 끝없이 걷고 또 걸어서 마음 깊은 곳의 자신과 대면하는 산티아고 순례 길, 노을지는 바닷가에서 파도가 연주하는 오르간 소리를 듣는 자다르 바다, 한 집 한 집 저마다의 공간이 점점이 모여 거대한 이야기의 벽화를 이루는 두브로브니크.

 

읽고 보는 것만으로도 탄성이 나오고 가슴이 벅차다. 시선을 붙잡아두는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되고 이야기를 창조하는 도시에 감탄하며 스페인, 이탈리아. 터키, 폴란드, 크로아티아, 체코, 스위스, 슬로베니아, 헝가리를 넘나들며 행복한 유럽여행을 마쳤다.

 

여행은 유명한 명승지를 보고 빼어난 절경을 감상하는 것에서 출발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곳으로 옮겨간다. 자신이 원하는 공간에서 자신도 몰랐던 자신을 만나고, 마음 속의 이야기를 끌어내고,  마음 깊은 곳으로 떠나는, 곧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떠나고 싶다. 환경과 집안일에 구애받지 않고!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1년에 한차례는 꼭 유럽으로 떠난다는 정여울 작가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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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완성하는 미술관 - 10대의 정체성, 소통법, 진로, 가치관을 찾아가는 미술 에세이 사고뭉치 6
공주형 지음 / 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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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다르게 아들들은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미주알고주알 전하는 법이 없다. 어지간한 대형사건이 아니면 이러쿵저러쿵 먼저 말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저 물어보는 말에 짧게 대답하거나 곤란한 질문은 모르쇠로 일관해 대화에 진전을 보지 못한다. 신체적 변화가 큰 사춘기를 지날 때에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진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온가족이 모여 두런두런 일상을 나누는 시간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 끝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가정예배! 매일 일정한 시간에 모여 그날 그날의 말씀을 주제로 각자의 느낌이나 깨달음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가정예배는 성경공부는 물론 부모로서의 바람이나 아이들의 요청을 주고받는 자연스런 대화의 장으로 그만이다. 이런 게 바로 일거양득이다. 자녀에게 심어준 성경적 세계관과 삶의 기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성경말씀'을 통해서 전달하기 때문에 부드러울 수밖에 없으며 아이들에게 잔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당시를 떠올리면 가정예배 드리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하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나를 완성하는 미술관]은 '그림'을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타인과의 소통법을 배우며,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과 삶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돕는 미술 에세이다. 저자 공주형 교수님이 들려주는 그림과 화가 이야기는 한 편 한 편이 단편소설처럼 재미있고 흥미롭다. 기성세대가 차세대에게 직접화법으로 "이렇게 하라, 혹은 저렇게 하지 마라." 했다면 분명 잔소리나 뻔한 이야기로 들릴 터. 그러나 '그림'이라는 훌륭한 도구로 그림에 읽힌 이야기와 배경, 그림설명과 화가들의 삶을 소개하며 그 속에서 교훈을 발견하도록 이끌고 있어 강제적이지 않다. 오히려 이 화가에게선 어떤 점을 본받아야 하나, 이 화가를 통해 말하려는 것은 뭐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꼬집어 말하지 않아도 집필의도를 찾아가도록 쓰여져 있다. 구어체로 쓰여져 있어 부드럽게 읽힌다. 친절한 미술 선생님이 옆에서 명화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주시는 느낌이다.   

 

예술가, 특히 화가들의 삶은 평탄하면 안 되는 것인 양 많은 화가들이 비운의 삶을 살았다. 가난, 고독, 질병, 이혼, 자살, 요절 등으로 질곡의 세월의 살다갔다. 고흐, 툴루즈 로트레크, 칼로, 렘브란트, 박수근, 윤두서 등이 그렇다. 그러나 이들에게 아픔과 상처는 그림의 좋은 재료가 되어 불타는 예술혼으로 승화되었다. 당대에는 비운의 주인공이었으나 길이 남을 작품을 후대에 남기고 간 그들을 위로할 길이 없어 안타깝다. 작품에 투영된 예술혼은 저자가 청소년들에게  말하고 싶은, 청소년들이 배워야 할 삶의 자세이고 가치이며 정신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대략적이로나마 많은 화가들의 삶을 알게 되었고 그림을 보았다. 고흐를 비롯해 툴루즈 로트레크와 박수근, 칼리, 윤두서, 세잔, 렘브란트의 이야기가 특히 와 닿았다. 특히 양반이면서도  서민을 주인공으로 그린 조선시대 선비 화가 윤두서의 <자화상>이 인상적이다. 그의 <자화상>에는 벼슬아치들의 신분을 상징하는 관모를 쓰는 머리 윗부분이 싹뚝 잘려 있고 귀가 쑹덩 잘려 있다. 윤두서는 이 괴상한 그림을 통해 스물다섯에 과거 시험에 합격하고도 관직에 나아갈 수 없는 자신의 슬픈 현실을 표현했다. 하지만 슬픈 현실에 절망하지 않았다.  벼슬길에 나아갈 수 없는 불리한 조건들이 그를 늘 깨어 있게 했다는 것이다. 윤두서의 눈에 포착된 것은 낮은 신분의 사람들이었다. 굶주린 서민들에게 곡식을 내주고, 일자리를 주고, 소금을 주고, 노비에게 신분의 자유를 주었다.  <나물을 캐는 노인>, <짚신 삼는 노인>, <돌 깨는 석공> 등의 작품은 서민을 향한 그의 애정인 동시에 '나는 어떤 존재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고 설명한다.

 

"이 예술작품들은 그가 끊임없는 고민을 하며부끄러움 없는 군자로 살았다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절친한 벗이 남긴 한 기록이 전하는 대로 말입니다."(p30) 

 

6척도 안 되는 몸으로 온 세상을 초월하려는 뜻이 있네. 긴 수염 나부끼고 얼굴은 기름지고 붉으니, 바라보는 자는 신선이나 검객이 아닌가 의심하지만, 저 진실로 자신을 낮추고 양보하는 기품은 또한 돈독한 군자 행실이 점잖고 어질며 덕과 학식이 높은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이 없구나

 

 -윤두서의 그림 친구 이하곤이 남긴 시 중에서-(p29)

 

한 점의 그림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 나를 발견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는 길이 담긴 이 책은 청소년뿐 아니라 부모세대가 읽어도 유익하다. 자녀의 책상 위에 이 책을 살짝 올려놓는 센스를 발휘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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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선택 - 룻기 김양재의 큐티 노트
김양재 지음 / 두란노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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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도 잃고, 자녀도 잃고, 재산도 잃은 내 친구는 하나님을 원망하며 교회를 떠났다. 친구와 다시 연락이 닿은 건 그로부터 3년이 흐른 뒤였다. 당시 친구가 흐느끼며 하던 말이 잊히지 않는다.

"3년 동안 나를 찾아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너무 외로웠어"

깊은 절망에 빠져 눈물로 지낸 3년 동안 술은 친구의 유일한 벗이었다. 방에 틀어박혀 아침부터 술을 마시다 잠이 들고, 잠에서 깨면 다시 술을 마셨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술을 사러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그 전까지 보이지 않았던 불빛이 눈에 들어 왔다고. 십자가 불빛이었다.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십자가 불빛을 따라 예배당까지 들어가 그곳에서 목놓아 울었단다.  수일 뒤 어느 집사님이 친구 집에 찾아와 전도를 하고 그분을 따라 교회에 갔다고. 그 일을 계기로 1년 여에 걸쳐 믿음을 회복하고,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 사람으로 변했다. 지금 그 친구는 2주간의 일정으로 중국 선교여행 중에 있다. 영하 50도의 혹한에서도 구석구석 숨겨 놓으신 잃은 양들을 찾아다니며 담대하게 주의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로  새롭게 변한 것이다.

 

 

성경에 보면 이와 비슷한 여인의 이야기가 있다. 바로 나오미다. 나오미의 가정은 믿음의 가정이었지만 남편 엘리멜렉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위기에 봉착한다. 잘나갈 때에는 믿음의 정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이 안 풀리고 힘들어질 때 비로소 믿음의 진위가 드러난다. 엘리멜렉은 베들레헴에 흉년이 들자 가족을 데리고 모압 지방으로 떠난다. 믿음의 가정이 믿음의 땅에서 잘살다가 흉년이 오니까 모압으로 피한 것이다. 모압은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술에 취해 두 딸과 동침하여 낳은 족속 중 하나다. 모압은 영원히 총회에 들어오지 못하리라는 저주를 받은 족속인데 흉년이 들었다고 믿음의 땅을 등지고 우상이 들끓는 저주의 땅을 찾아간 것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믿음의 땅에 거하는 것이 가족이 사는 길인데 엘리멜렉은 자기 소견에 옳은 길을 선택했다가 더 큰 흉년을 만난다.

 

 

김양재 목사님은 <내 인생 최고의 선택>에서 룻기의 주제를 '텅 빔' 이라고 정의한다. 나오미는 모압에서 남편과 두 아들을 잃는다. 쌍과부도 아니고 세 과부가 남게 되었으니 얼마나 수치스러웠을지 짐작이 간다. 인생 흉년은 하나님의 러브콜이다. 하나님의 자녀는 하나님을 떠나서는 살 수 없기에 하나님 품으로 돌아오라는 하나님의 사인이다. 나오미는 하나님의 러브콜에 믿음으로 반응했고, 며느리 룻은 어머니에게 충성으로 반응했다. 충성할 이유보단 충성할 수 없는 이유가 더 뚜렸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에게 충성한 룻은 결국 예수님의 계보를 잇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은 엘리멜렉의 잘못된 선택과 대조적인 이방 여인 룻이 한 최고의 선택을 10개의 주제로 나눠 조목조목 설명한다. 감사, 선택, 충성, 만남, 배려, 안식, 책임, 성취, 기업, 찬송으로 분류해 룻기 전체를 세밀하게 안내한다. '선택' 부분에선 모압에서의 익숙한 모든 것을 버리고 어머니의 하나님을 자신의 하나님으로 선택한 룻과 모든 것을 다 잃은 텅 빈 상태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은 나오미의 반응, 즉 말씀이 들리는 선택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선택은 두 길이 있습니다. 사망의 길과 생명의 길, 은혜의 길과 멸망의 길이 있습니다. 나오미가 자기 죄를 보고 여호와께서 나를 치셨으니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며느리들의 자유의지로 선택하라고 권했습니다. 이 말을 알아듣고 생명의 선택을 한 룻이 있고 못 알아듣고 사망의 선택을 하는 오르바가 있습니다."(p44)

 

 

오늘 우리의 모습은 지금까지 자신이 한 모든 선택의 결과물이다. 자신의 수많은 선택들이 쌓여 오늘의 내가 된 것이다. 룻의 선택과 충성, 배려와 책임은 그녀가 얼마나 지혜롭고 용기 있으며  믿음의 사람답게 선택해왔는지를 증명해준다. 이방 여인 룻이 예수님의 족보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된 것은 매 순간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위한 생명의 선택한 까닭이다.

 

김양재 목사님의 책에는 우리들교회 성도들의 간증이 거의 빠지지 않는다. 이책에도 쳅터마다 간증이 실려 있다. 비슷한 문제로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로하고 힘을 주는 페이지이다. 쉽고 재미있는 설명과 적용 또한 김양재 목사님 책의 특징이다. 이 책에서는 이방 여인 룻과 기생 라합의 아들 보아스와의 결혼, 생명을 선택한 룻은 다윗의 조상인 반면 사망을 선택한 오르바는 골리앗의 조상이라는 흥미로운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김양재 목사님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성경에 손이 간다. 이 책 역시 룻기를 펼쳐 읽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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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해산물 요리 교실 - 왕초보도 쉽게 따라하는
가와카미 후미요 지음, 김정은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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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생선회를 좋아하지만 살아서 펄떡이는 생선을 조리할 엄두가 안 나는 건 물론, 회 뜨는 법을 몰라 식당에서 사먹는 걸로 만족한다. 움직이는 생선을 만지지 못해 살아있는 꽃게를 사와 냉동실에 얼린 뒤 꽃게탕을 끓일 정도니 생선회를 집에서 뜬다는 건 꿈도 못 꾼다. 회 대신 비교적 손질과 조리법이 간단한 구이와 조림, 매운탕과 해물탕 등을 식탁에 올리는 게 전부다.

 

하지만 이 책이라면 가능할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왕초보도 쉽게 따라하는 친절한 해산물 요리>라는 책 제목에서 가능성을 보았다. 책은 과연 왕초보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레시피 과정을 담은 사진과 함께 친절하게 알려준다. 본격적인 해산물 레시피에 앞서 싱싱한 해산물을 고르는 법에서부터 해산물 요리에 사용되는 칼을 고르는 법, 비늘 제거와 내장 제거법, 포 뜨는 법과, 껍질 벗기는 방법, 생선 기본 손질법까지 해산물 요리에 필요한 기본지식을 먼저 설명해준다.

 

실전 요리 편에서는 모둠회와 튀김, 등푸른 샌선과 흰살 생선, 게 문어 오징어 새우, 조개류와 민물고기, 절임요리 등의 레시리를 담고 있다. 특이한 건, 기본적인 해산물 요리의 소개와 색다른 조리법을 동시에 소개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재료로 다른 요리, 다른 맛을 즐기도록 배려한 것이다. 오징어를 예로 들면, 오징어 내장볶음과 오징어젓갈, 오징어순대의 조리법을 소개한다. 보리새우를 재료로 했을 때에는 보리새우소금구이, 보리새우샐러드, 보리새우칠리소스볶음 조리법을 담고 있다. 이 중 기호와 입맛에 따라 고르면 되는데, 나는 오징어 내장볶음이란 요리가 있는 줄 이 책을 보며 처음 알았다. 버리는 줄로만 알았던 오징어 내장이 식재료로 쓰인다는 게 신기하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다른 재료로 같은 조리법을 소개해 조리법을 응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등어초절임과 전어초절임, 말린전갱이구이와 말린고등어구이를 동시에 소개하고 있다. 요리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이를 응용해 새로운 음식을 탄생시킬 수도 있겠다. 음식 또한 창조물이기에.

 

내게 가장 유용한 요리는 철판요리와 말린생선요리와 해산물 튀김이다. 철판요리는 손님을 위한 레시피로, 말린생선 파스타는 우리 가족 별식으로,  해산물 튀김은 아이들 간식으로 내놓으면 해산물 요리의 달인으로 손색 없겠지 싶다. 해산물 요리에 자신이 없는 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요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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