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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해산물 요리 교실 - 왕초보도 쉽게 따라하는
가와카미 후미요 지음, 김정은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평점 :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생선회를 좋아하지만 살아서 펄떡이는 생선을 조리할 엄두가 안 나는 건 물론, 회 뜨는 법을 몰라 식당에서 사먹는 걸로 만족한다. 움직이는 생선을 만지지 못해 살아있는 꽃게를 사와 냉동실에 얼린 뒤 꽃게탕을 끓일 정도니 생선회를 집에서 뜬다는 건 꿈도 못 꾼다. 회 대신 비교적 손질과 조리법이 간단한 구이와 조림, 매운탕과 해물탕 등을 식탁에 올리는 게 전부다.
하지만 이 책이라면 가능할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왕초보도 쉽게 따라하는 친절한 해산물 요리>라는 책 제목에서 가능성을 보았다. 책은 과연 왕초보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레시피 과정을 담은 사진과 함께 친절하게 알려준다. 본격적인 해산물 레시피에 앞서 싱싱한 해산물을 고르는 법에서부터 해산물 요리에 사용되는 칼을 고르는 법, 비늘 제거와 내장 제거법, 포 뜨는 법과, 껍질 벗기는 방법, 생선 기본 손질법까지 해산물 요리에 필요한 기본지식을 먼저 설명해준다.
실전 요리 편에서는 모둠회와 튀김, 등푸른 샌선과 흰살 생선, 게 문어 오징어 새우, 조개류와 민물고기, 절임요리 등의 레시리를 담고 있다. 특이한 건, 기본적인 해산물 요리의 소개와 색다른 조리법을 동시에 소개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재료로 다른 요리, 다른 맛을 즐기도록 배려한 것이다. 오징어를 예로 들면, 오징어 내장볶음과 오징어젓갈, 오징어순대의 조리법을 소개한다. 보리새우를 재료로 했을 때에는 보리새우소금구이, 보리새우샐러드, 보리새우칠리소스볶음 조리법을 담고 있다. 이 중 기호와 입맛에 따라 고르면 되는데, 나는 오징어 내장볶음이란 요리가 있는 줄 이 책을 보며 처음 알았다. 버리는 줄로만 알았던 오징어 내장이 식재료로 쓰인다는 게 신기하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다른 재료로 같은 조리법을 소개해 조리법을 응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등어초절임과 전어초절임, 말린전갱이구이와 말린고등어구이를 동시에 소개하고 있다. 요리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이를 응용해 새로운 음식을 탄생시킬 수도 있겠다. 음식 또한 창조물이기에.
내게 가장 유용한 요리는 철판요리와 말린생선요리와 해산물 튀김이다. 철판요리는 손님을 위한 레시피로, 말린생선 파스타는 우리 가족 별식으로, 해산물 튀김은 아이들 간식으로 내놓으면 해산물 요리의 달인으로 손색 없겠지 싶다. 해산물 요리에 자신이 없는 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요리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