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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선택 - 룻기 ㅣ 김양재의 큐티 노트
김양재 지음 / 두란노 / 201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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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도 잃고, 자녀도 잃고, 재산도 잃은 내 친구는 하나님을 원망하며 교회를 떠났다. 친구와 다시 연락이 닿은 건 그로부터 3년이 흐른 뒤였다. 당시 친구가 흐느끼며 하던 말이 잊히지 않는다.
"3년 동안 나를 찾아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너무 외로웠어"
깊은 절망에 빠져 눈물로 지낸 3년 동안 술은 친구의 유일한 벗이었다. 방에 틀어박혀 아침부터 술을 마시다 잠이 들고, 잠에서 깨면 다시 술을 마셨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술을 사러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그 전까지 보이지 않았던 불빛이 눈에 들어 왔다고. 십자가 불빛이었다.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십자가 불빛을 따라 예배당까지 들어가 그곳에서 목놓아 울었단다. 수일 뒤 어느 집사님이 친구 집에 찾아와 전도를 하고 그분을 따라 교회에 갔다고. 그 일을 계기로 1년 여에 걸쳐 믿음을 회복하고,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 사람으로 변했다. 지금 그 친구는 2주간의 일정으로 중국 선교여행 중에 있다. 영하 50도의 혹한에서도 구석구석 숨겨 놓으신 잃은 양들을 찾아다니며 담대하게 주의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로 새롭게 변한 것이다.
성경에 보면 이와 비슷한 여인의 이야기가 있다. 바로 나오미다. 나오미의 가정은 믿음의 가정이었지만 남편 엘리멜렉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위기에 봉착한다. 잘나갈 때에는 믿음의 정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이 안 풀리고 힘들어질 때 비로소 믿음의 진위가 드러난다. 엘리멜렉은 베들레헴에 흉년이 들자 가족을 데리고 모압 지방으로 떠난다. 믿음의 가정이 믿음의 땅에서 잘살다가 흉년이 오니까 모압으로 피한 것이다. 모압은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술에 취해 두 딸과 동침하여 낳은 족속 중 하나다. 모압은 영원히 총회에 들어오지 못하리라는 저주를 받은 족속인데 흉년이 들었다고 믿음의 땅을 등지고 우상이 들끓는 저주의 땅을 찾아간 것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믿음의 땅에 거하는 것이 가족이 사는 길인데 엘리멜렉은 자기 소견에 옳은 길을 선택했다가 더 큰 흉년을 만난다.
김양재 목사님은 <내 인생 최고의 선택>에서 룻기의 주제를 '텅 빔' 이라고 정의한다. 나오미는 모압에서 남편과 두 아들을 잃는다. 쌍과부도 아니고 세 과부가 남게 되었으니 얼마나 수치스러웠을지 짐작이 간다. 인생 흉년은 하나님의 러브콜이다. 하나님의 자녀는 하나님을 떠나서는 살 수 없기에 하나님 품으로 돌아오라는 하나님의 사인이다. 나오미는 하나님의 러브콜에 믿음으로 반응했고, 며느리 룻은 어머니에게 충성으로 반응했다. 충성할 이유보단 충성할 수 없는 이유가 더 뚜렸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에게 충성한 룻은 결국 예수님의 계보를 잇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은 엘리멜렉의 잘못된 선택과 대조적인 이방 여인 룻이 한 최고의 선택을 10개의 주제로 나눠 조목조목 설명한다. 감사, 선택, 충성, 만남, 배려, 안식, 책임, 성취, 기업, 찬송으로 분류해 룻기 전체를 세밀하게 안내한다. '선택' 부분에선 모압에서의 익숙한 모든 것을 버리고 어머니의 하나님을 자신의 하나님으로 선택한 룻과 모든 것을 다 잃은 텅 빈 상태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은 나오미의 반응, 즉 말씀이 들리는 선택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선택은 두 길이 있습니다. 사망의 길과 생명의 길, 은혜의 길과 멸망의 길이 있습니다. 나오미가 자기 죄를 보고 여호와께서 나를 치셨으니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며느리들의 자유의지로 선택하라고 권했습니다. 이 말을 알아듣고 생명의 선택을 한 룻이 있고 못 알아듣고 사망의 선택을 하는 오르바가 있습니다."(p44)
오늘 우리의 모습은 지금까지 자신이 한 모든 선택의 결과물이다. 자신의 수많은 선택들이 쌓여 오늘의 내가 된 것이다. 룻의 선택과 충성, 배려와 책임은 그녀가 얼마나 지혜롭고 용기 있으며 믿음의 사람답게 선택해왔는지를 증명해준다. 이방 여인 룻이 예수님의 족보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된 것은 매 순간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위한 생명의 선택한 까닭이다.
김양재 목사님의 책에는 우리들교회 성도들의 간증이 거의 빠지지 않는다. 이책에도 쳅터마다 간증이 실려 있다. 비슷한 문제로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로하고 힘을 주는 페이지이다. 쉽고 재미있는 설명과 적용 또한 김양재 목사님 책의 특징이다. 이 책에서는 이방 여인 룻과 기생 라합의 아들 보아스와의 결혼, 생명을 선택한 룻은 다윗의 조상인 반면 사망을 선택한 오르바는 골리앗의 조상이라는 흥미로운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김양재 목사님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성경에 손이 간다. 이 책 역시 룻기를 펼쳐 읽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