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개 전도 이야기 - 행복한 안내자로 살아가는 순복음노원교회 전도자들의 증언
유재필 지음 / 두란노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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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교회가 성장을 멈추고 마이너스 성장 추세로 돌입한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비상등이 켜진 교회들은 전도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  전도세미나, 전도프로그램 등으로 성도들에게 전도의 열기를 불어넣는다.

교회마다 전도에 힘을 쏟는데도 불구하고 현실은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한다.

전도는 전략이나 세미나, 프로그램으로 되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 영혼을 천하하고도 바꾸지 않겠다는 성경 말씀은 한 영혼의 귀함과 소중함을 말해준다.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 없이, 영혼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 없이 단지 교회의 성장만을 위한 전도는

수평이동이라는 현상을 초래했으며, 교회에 정착하는 비율도 감소시켰다.

개교회 특성에 맞는 전도 방법을 찾아 일관되게 행하기 보다는

타교회의 성공 사례를 찾아 이프로그램 저프로그램 등을  실시함으로 혼란만 야기시키는 사례는 아주 흔하다.

 

 

그러나 순복음노원교회는 프로그램에 의존하지 않는다.

특별한 전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숨은 비법을 가지고 전도하는 것도 아니다.

영혼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사랑만 있을 뿐이다.

영혼을 사랑하는 순복음노원교회 성도들은 기꺼이 수고하고 헌신한다.

구역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여기고 눈물로 기도하며 때론 금식 한다.

영혼을 향한 뜨거운 사랑이 불신자의 가슴을 녹인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자랑하는 교회.

이웃을 사랑하고 이웃의 필요를 채워주는 교회다.

교회에 물건을 싣고오는 택배기사도 거저 돌려보내지 않는 따뜻함,

택시 기사에게 대접하는 시원한 물과 따뜻한 차 한 잔,

음식 전도로 피해를 당하는 주변의 음식점이 없도록 배려하는 마음,

훈훈하고 감동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사랑이 있었기에 기록적인 인원을 전도했고 대다수의 결신자가 교회에 정착하는 것이다.

 

 

순복음노원교회 성도들은 매주 화요일 천막을 치고 부침개를 부쳐 나눠주며 전도를 한다.

화요일만 되면 노원구 일대는 부침개의 고소한 냄새로 가득하다.

그들은 부침개만 고집하지 않는다.

어묵, 밑반찬, 콩국수, 떡볶이 등 그 메뉴는 아주 다양하다.

외국인 근로자와 장애자, 가난한 사람이 유난히 많은 노원구의 특성을 살려 그들을 품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며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교회다.

전도를 통해 변화되고 견고해지는 성도들의 삶은,

전도는 결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나에게 '전도'는 철옹성과 같았다.

아무리 흔들어도 열리지 않고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점령 불가능한 난공불락이다.

그래서 일찌감치 포기했었다.

그건 다른 사람의 몫이라고, 은사가 있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내 영역이 아니라고 밀어냈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 안에 사랑이 없음을 보았다.

메마르고 강팍하고 내 자신밖에 모르는 부끄러운 나를 발견했다.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없어서 시도조차 안 하는 것이었다.

사랑만 있다면, 영혼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능력은 필요치 않은 것이 전도였다.

한 해를 마무리할 즈음에 만난 이 책 덕분에 나는 내년 목표에 감히 이웃을 전도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웃을 향한 사랑의 마음으로 충만해지기를,

그리하여 전도의 열매를 맺기를 감히 기도드린다.

순복음노원교회에 달아오른 전도의 열기가 내게도 전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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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더 댄 워즈
제니 맥칼티 지음, 김덕순 외 옮김 / 꾸벅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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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머니!

그 이름은 숭고하고 아름다우며 강하다.

특별히 건강하지 못한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은 더 강하고 아름답다.

그 어머니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의 무게는 건강한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그것과 다르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고통, 물질적 고통, 남편과의 불화, 남들의 시선과 수군거림. 육체적 고통이 주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신음하고 아파할 여유조차 없는 어머니들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고 모성애는 이 모두를 불사를 수 있는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모성애와 절대자의 도우심이 만나면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책이 그것을 증명한다.

제니와 에반 그리고 하나님이 기적의 주인공이다.

 

 

 

제니는 에반이 자폐아인 줄 몰랐다.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성장이 늦은 아이라고 생각했다.

말이 조금 더딜 뿐이라고 생각했다.

장남감을 빼앗겨도 가만히 있는 아이를 보며 "천사 같다"고 자랑을 했다.

친구의 아이가 식당에서 산만하게 움직일 때 2시간 내내 빨대 하나를 가지고 평화롭게 노는 에반을 정상이라고 여겼다.

나비나 새처럼 손을 펄럭이는 아이의 행동이 너무 귀여워서 엄마는 에반을 '작은 새'라 불렀다.

날갯짓을 하는 것이 자폐증의 일반적인 증상 중 하나라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된 것이다.

에반을 방에 두고 나왔다가 몇 시간 뒤에 다시 가보면, 여전히 문의 경첩을 만지며 노는 것을 보고

사람들에게 에반이 자라서 기술자가 될 것 같다고 말하고 다녔고,

놀이 친구들과 쇼핑몰에 갔을 때에도 다른 아이들은 실내 놀이를 즐기는데,

에스컬레이터를 수백 번도 더 타는 에반을 보며 기술자가 될 소질이 있다고 엄마는 확신했다.

이 모든 행동은 자폐아라는 신호였다.

에반이 계속해서 보낸 신호를 엄마는 눈치채지 못했다.

오히려 에반이 자폐아라고 생각하기는 커녕 천재적인 아이를 낳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에반은 인형 같지도 않았고 스마트했으며.

다른 아이들이 문장을 말할 때 통째로 책을 외웠기 때문이다.

 

 

에반이 경기로 쓰러진 날부터 시작된 제니의 고통은 읽는 이의 마음까지 고통스럽게 했다.

심한 날에는 한 시간 간격으로 경기를 했다니 그것을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이 오죽했을까.

자신의 세계에 갇혀서 나오기를 완강히 거부하는 에반을 끌어내는 힘겨운 싸움을 얼마나 자주 포기하고 싶었을까.

무관심하고 비협조적인 남편이 밉고 원망스러울만도 하다.

결국 이혼으로 마침표를 찍은 결혼.

에반 치료비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망설임 없이 지불한 것은 엄마이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제니 혼자 짊어지게엔 버거운 싸움이었으나 순간순간 하나님을 의지하며 간절히 기도하는 그녀를 안아주고 싶었다.

그녀 곁에서 에반을 떼어내서 내가 단 몇 시간만이라도 놀아주고 싶었다.

그녀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다.

그녀만의 시간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에반에게서 단 몇시간만이라도 해방되게 해주고 싶었다.

내가 마음껏 누리는 이 자유는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시간이 아닌가.

 

 

신은 왜 이런 고통을 허락하시는 것일까?

이런 시련이 제니에게 왜 필요한 것일까?

책을 읽는 내내 따라다닌 물음이었다.

대답을 찾았다.

자폐증은 치료가능하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신은 제니와 에반을 선택했다.

제니는 책을 낸 경험이 있다.

그녀는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다.

이름이 알려진 연예인이다.

이런 그녀를 자폐증은 치료 가능한 질병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첫사람으로 선택하신 것이다.

에반이 아직 완전하게 정상으로 돌아오진 않았지만, 머잖아 완전한 정상인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자폐증에서 나올 창문은 열려 있으니까.

그 창문을 통해 나온 에반과 많은 자페아들이 세상을 훨훨 날기를,

한 마리 작은 새처럼 훨훨 날아오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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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번째 책이야기 <국화와 칼> _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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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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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 모집기간 : 2008년 12월 3일 수요일 ~ 2008년 12월 10일 수요일 (8일간)
◆ 모집인원 : 10명
◆ 서평단 발표일 : 12월 11일 목요일 (북스토리 홈페이지 -> 서평마을 -> 서평단 공지사항 참조)
◆ 서평작성기간 : 12월 15일 ~ 12월 29일(책수령후 평균 2주 이내)


국화와 칼 (을유문화사) / 루스베네딕트 (지음)
국화(평화)를 사랑하면서도 칼(전쟁)을 숭상하는 일본인의 이중성을 해부한 책.1946년,미국의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 여사가 미 국무부의 의뢰를 받아 2년 간의 자료 수집과 연구 끝에 내놓은 이 일본 문화 연구서는 서구인이 결코 이해할 수 없었던 일본인의 '이중성'을 연구 주제로 삼고 있다.
적국을 현지답사할 수 없었던 베네딕트는 일본에 관한 기존 연구서와 2차문헌을 폭넓게 독파하고, 소설과 같은 문학적 자료들과 전시 선전용 영화까지 섭렵해 인류학적 데이터를 추출했다. 일본을 방문하지 않고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일본문화의 핵심을 지적해낸 이 책은 일본을 이해하는 고전으로 자리하고 있다.

◆ 참가방법
1.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먼저 해주십시오.
2.서평단 가입 게시판에 "국화와 칼 서평단 신청합니다."라고 써주시고 간단한 서평단 가입의도를 적어주시면 됩니다.
3.자신의 블로그에 서평단 모집 이벤트를 스크랩(복사, 카피)해서 꼭 올려주세요.

◆ 서평단 참가를 위한 준비
1.블로그와 홈페이지는 기본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블로그 주소를 꼭 기재해 주십시오.
2.북스토리 회원가입시 집주소와 메일주소는 정확히 입력해 주십시오.
3.선정후 배송되는 주소는 가입시 기재한 주소로 도서가 배송됩니다.

◆ 서평단 선정기준
1.북스토리 회원
2.북스토리 ‘북스토리 서평’ 게시판에 글을 충실히 써 주신분(자유서평단 작성 참조)
3.작성한 서평을 자신의 블로그나 카페, 홈페이지에 멋지게 포스팅 해주신 분.
옵션 : 블로그를 여러개 가지고 계신 분들은 제약 없이 포스팅 하셔도 됩니다.
많은 블로그, 카페에 게시하시면 높은 점수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 도움주실 일
1.서평 및 덧글 작성은 출판사 책 수령 후 2주 이내에 북스토리에 해주셔야 합니다.
2.자신의 블로그(네이버, 야후, 다음, 파란, 앰파스 등 포털 1곳이상)에 서평을 남겨 주셔야 합니다.
3.인터넷 서점(YES24, 알라딘, 교보문고, 인터파크, 리브로 등) 중 2곳에 댓글을 남겨 주셔야 합니다. (3줄이상 해주셔야 하고, 자신의 ID를 꼭 기재해 주세요.)

※ 주의사항
1.서평단에 가입되신 분은 책 받으신 후 2주 이내에 위의 도움 주실 일을 해주셔야 합니다.
2.다른 ID 두개 신청하여 두권의 책을 받아가시면 안됩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도서를 배본 받고 서평을 쓸 기회를 주실 수 있도록 배려해 주세요.)
3.회원가입시 본인의 책 받을 주소, 자주 쓰는 메일주소, 블로그 주소는 정확히 적어주셔야 합니다.
도서가 잘못 배송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꼭 한번 더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4.서평단 완료 후 스크랩 한 블로그 주소와 인터넷 서점에 댓글 달아주신 ID와 주소를 꼭 알려주셔야 합니다.
5. 이전 서평단에 당첨되신분 중 서평 미작성하신 분은 서평단 가입이 불가합니다.

http://www.booksto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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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편지
정민.박동욱 엮음 / 김영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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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현대인들의 자녀교육은 철처하게 엄마 몫이다. 

엄마의 선택에 의해 자녀가 다녀야 할 유치원과 학교가 결정되고,

배워야 할 과목과 학원, 받아야 할 레슨과 과외, 풀어야 할 문제집과 학습지가  결정된다.

엄마는 자녀의 훌륭한(?) 학습매니저이고 입시정보요원이며, 학습독려원이자 성적길라잡이다.

아버지는 이에 상응하는 막대한 비용을 마련해주면 능력있는 가장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자녀는 공부만 잘 하면 어지간한 건 용서가 된다.

물론 현대인들의 가정이 다 이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이 이런 모양세로 살아간다.

 

 

우리 조상들의 자녀교육은 어떠했을까?

옛사람들의 삶을 따라가다보면 그네들의 자녀교육을 만나게 된다.

옛사람들은 지금과 다른 방식으로 자녀를 교육했다.

우선 아버지가 자녀교육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그 시절의 아버지들은 자녀의 나이와 능력에 맞는 책을 권해서 순차적으로 읽도록 했다.

아버지가 직접 글을 가르치거나 글방이나 향교를 정했으며 스승을 붙여주기도 했다.

아버지는 공부하는 방법이나 시작(詩作)과 작문에 대한 가르침을 주었다.

때론 따끔한 충고로 나무라기도 하고 부드럽게 훈시하기도 하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문인과 학자, 예술가들이 자식에게 보낸 편지를 모아 한자리에 공개했다.

모두 이름이 알려진 걸출한 인물들이다.

그들은 뛰어난 학자나 대선비의 모습이 아닌 평범한 아버지로 등장한다.

이 책에서는 아버지의 화려한 업적과 치적도 그닥 중요하지 않다.

자식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심정이 중요할 뿐이다.

그래서 자식을 향한 애비의 마음에 초첨을 맞춰 조명했다.

때문에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모습과 다른 면모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다소 엉뚱하고 우습고 의외인 모습은 오히려 더 인간적이어서 좋다.

높고 높아서 정복할 수 없는 고지의 선비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성정을 지닌 아버지의 모습이고 마음이다.

 

 

 

아버지의 편지를 읽다 보면 부모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수능에 비교되는 과거제도가 연결고리가 되어 한 마음으로 묶어준다.

공부에 대한 편지가 제일 많은 것이 이를  말해준다.

여러해 처가살이를 하는 아들이 과거 날짜가 이미 정해졌는데도 공부를 접어두고 먹고사는 문제로 바쁜 것을 나무라며

마음을 다잡아 공부에 힘쓸 것을 간곡히 당부하는 이황의 편지는

벼슬하는 아비나 처가살이하는 아들이나 다같이 빈궁하게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이 배우는 것은 남을 업신여기는 태도와 남의 허물을 즐겨 말하지 않기 위함이라는 백광훈의 가르침은

공부하는 목적을 분명하게 제시해준다.

남을 업신여기는 태도가 있는 아들을 따끔하게 야단치는 편지다.

그렇게 해서 출세를  한들 그런 사람을 어디에 쓰겠냐고 다그친 뒤,

이 버릇을 딱 끊어 고치지 않는다면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하면서 죽고만 싶다고 말한다.

학자다운, 삼당시인으로 불리는 문인다운 가르침이다.

3년 후 아들이 과거에 낙방한 소식을 듣고 낙담한 백광훈의 마음이 안쓰럽다.

도토리를 주워 가루를 내어 밥에 섞어 먹는 가난한 살림에 병든 아내까지 있으니 가장의 마음이 오죽 답답했을까.

 

 

집안의 우환과 전란으로 공부할 시기를 놓친 자식들에게 경전 공부로 바탕을 다질 것을 당부하는

유성룡의 편지는 오늘날 부모들과 학생들에게 교훈하는 바가 크다.

바탕 공부를 소홀히 하고 잔재주와 쪽집게 과외로 입시에 합격하면 무슨 소용이 있냐는 것이다.

잔재주나 요령으로는 나랏일에 크게 쓰임받지 못하며 언젠가는 그 한계에 도달할 것을 말해준다.

공부의 우선 순위와 기본기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병자호란으로 성 안에 갇힌 택당 이식은 노모와 자식들의 안부에 노심초사하며 기약 없는 편지를 보낸다.

택당은 다른 편지에서 독서와 작문에 대한 요령을 알려 주고, 과거에 응시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

높은 벼슬에 있으면서도 가족의 생계조차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은 이황과 마찬가지였다.

가난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시절이었다.

이밖에도 먹거리의 해결을 위해 풋앵두를 따서 시장에 내놓는 박세당,

언행과 몸가짐, 벗을 사귀는 도리와 공부방법을 꼼꼼하게 일러주는 안정복,

자신의 제사 때 술을 올리지 말라는 강세황의 편지가 있다.

 

 

연암의 편지는 의외 중 의외였다.

큰 덩치와 매서운 눈빛에 어울리지 않게 고추장을 직접 담그고 먹거리를 챙겨서 아들에게 보냈다니,

게다가 육포와 고기를 볶아서 서울 집으로도 올려 보냈다니 의외일 수 밖에.

연암의 새로운 모습은 읽는이에게 즐거움을 준다.

유배지의 생활을 일일이 적어보낸 박제가의 편지와

그림과 글씨 쓰는 법을 설명하는 천상 예술가 김정희까지 모두 열 사람의 편지를 실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가난했다.

그리고 한결같이 쟁쟁한 아버지들이었다.

그들은 똑같이 자식의 공부를 염려했다.

그렇다고 공부만 강조하는 아버지는 아니었다.

예절과 도리에 대해서도 준열하게 가르쳤다.

비록 가난했지만 그들의 가르침은 맑고 곧았다.

쟁쟁한 실력자들이었지만 자신들의 권력을 자식과 나누지 않았다.

그들의 가르침에 힘이 실리고, 빛이 나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엄마들의 자녀교육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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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x 2008-12-02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읽고 좋은글 접하고감니다. 감동임니다
ㅡ행복이 가득한집ㅡ
 
잃어버린 것들의 책 폴라 데이 앤 나이트 Polar Day & Night
존 코널리 지음, 이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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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독서클리닉>이란 프로그램에서 동화의 재구성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강의가 끝나자 강사는 수강생들에게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를 재구성 해오라는 과제물을 내주었다.

나름 재미있고 기발하게 각색하려고 한참을 끙끙댔었다.

 

 

이 책은 동화책도 아닌데 옛날 옛적에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야기 초반에 주인공 데이빗이 엄마를 잃는다.

많은 동화가 주인공의  엄마를 죽은 인물로 그리는 것처럼.

데이빗은 늘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좋아하는 엄마를 잃지 않으려 스스로가 정한 의식을 매일 행한다.

데이빗의 정성스런  의식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데이빗을 곁을 떠난다.

 
 
곧이은 아빠의 재혼,  새엄마 로즈와 이복동생 조지의 출현, 데이빗에게는 모두 낯설다.
아버지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새엄마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 데이빗은 불안에 시달리며 환상을 본다.
책들이 하는 소리를 듣고 죽은 엄마의 목소리를 듣기도 한다.
데이빗은 엄마가 그리울 때마다 엄마가 사랑했던 동화책을 펼치고 동화에 빠져든다.
그러던 어느 날 돌아가신 엄마의 살려 달라는 목소리를 듣고 그 소리를 따라 낯선 세계로 들어간다.
 
 
거기서 데이빗은 숲을 지키는 숲사람과 무서운 늑대 인간, 데이빗을 이용하려는 꼬부라진 남자와 뚱뚱한 백설공주,
백설공주를 죽이려는 난쟁이들, 이상한 세계의 허수아비 왕 등을 만난다.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이상한 세계였다. 
이 세계를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왕을 찾아가는 길밖에 없는데 그 여정이 매우 험난하고 위험하다.
무서운 늑대 인간과 음흉한 목소리를 가진 꼬부라진 사람 등은 데이빗이 왕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만난 동화속의 주인공들이다.
 
 
동화속 주인공이나 동화의 내용은 다른 버전으로 소개된다.
동화는 잔인하고 무섭다.
해피엔딩도 아니다.
존 코널리는 상상의 동화 세계를 지극히 현실적(?)으로 재구성해서 들려준다.
낯설고 괴이한 세계에 빠진 데이빗처럼 책을 읽고 있는 나도 그 세계가 낯설었다.
하지만 책 읽기가 진행됨에 따라 작가의 재구성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엄마의 죽음과 아버지의 재혼으로 마음의 문을 꼭꼭 닫은 12살 소년이
낯선 세계에서 겪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인생을 이야기한다는 것을.
이 책은 플롯면에서 단군신화나 우리의 대표적 고전인 춘향전과 상통하는 점이 있다.
시련을 통과하면서 어른이 되어가고 그 인생이 영글어 간다는점,
그 시련은 극복 가능한 것이며 극복하라고 거기 있는 것이라는 상징성이 상통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동화 속 나라처럼 아름답고 행복한 것으로 둘러쌓여 있지 않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극복하는 것은 어쩌면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에 일조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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