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더 댄 워즈
제니 맥칼티 지음, 김덕순 외 옮김 / 꾸벅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어머니!

그 이름은 숭고하고 아름다우며 강하다.

특별히 건강하지 못한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은 더 강하고 아름답다.

그 어머니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의 무게는 건강한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그것과 다르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고통, 물질적 고통, 남편과의 불화, 남들의 시선과 수군거림. 육체적 고통이 주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신음하고 아파할 여유조차 없는 어머니들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고 모성애는 이 모두를 불사를 수 있는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모성애와 절대자의 도우심이 만나면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책이 그것을 증명한다.

제니와 에반 그리고 하나님이 기적의 주인공이다.

 

 

 

제니는 에반이 자폐아인 줄 몰랐다.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성장이 늦은 아이라고 생각했다.

말이 조금 더딜 뿐이라고 생각했다.

장남감을 빼앗겨도 가만히 있는 아이를 보며 "천사 같다"고 자랑을 했다.

친구의 아이가 식당에서 산만하게 움직일 때 2시간 내내 빨대 하나를 가지고 평화롭게 노는 에반을 정상이라고 여겼다.

나비나 새처럼 손을 펄럭이는 아이의 행동이 너무 귀여워서 엄마는 에반을 '작은 새'라 불렀다.

날갯짓을 하는 것이 자폐증의 일반적인 증상 중 하나라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된 것이다.

에반을 방에 두고 나왔다가 몇 시간 뒤에 다시 가보면, 여전히 문의 경첩을 만지며 노는 것을 보고

사람들에게 에반이 자라서 기술자가 될 것 같다고 말하고 다녔고,

놀이 친구들과 쇼핑몰에 갔을 때에도 다른 아이들은 실내 놀이를 즐기는데,

에스컬레이터를 수백 번도 더 타는 에반을 보며 기술자가 될 소질이 있다고 엄마는 확신했다.

이 모든 행동은 자폐아라는 신호였다.

에반이 계속해서 보낸 신호를 엄마는 눈치채지 못했다.

오히려 에반이 자폐아라고 생각하기는 커녕 천재적인 아이를 낳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에반은 인형 같지도 않았고 스마트했으며.

다른 아이들이 문장을 말할 때 통째로 책을 외웠기 때문이다.

 

 

에반이 경기로 쓰러진 날부터 시작된 제니의 고통은 읽는 이의 마음까지 고통스럽게 했다.

심한 날에는 한 시간 간격으로 경기를 했다니 그것을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이 오죽했을까.

자신의 세계에 갇혀서 나오기를 완강히 거부하는 에반을 끌어내는 힘겨운 싸움을 얼마나 자주 포기하고 싶었을까.

무관심하고 비협조적인 남편이 밉고 원망스러울만도 하다.

결국 이혼으로 마침표를 찍은 결혼.

에반 치료비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망설임 없이 지불한 것은 엄마이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제니 혼자 짊어지게엔 버거운 싸움이었으나 순간순간 하나님을 의지하며 간절히 기도하는 그녀를 안아주고 싶었다.

그녀 곁에서 에반을 떼어내서 내가 단 몇 시간만이라도 놀아주고 싶었다.

그녀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다.

그녀만의 시간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에반에게서 단 몇시간만이라도 해방되게 해주고 싶었다.

내가 마음껏 누리는 이 자유는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시간이 아닌가.

 

 

신은 왜 이런 고통을 허락하시는 것일까?

이런 시련이 제니에게 왜 필요한 것일까?

책을 읽는 내내 따라다닌 물음이었다.

대답을 찾았다.

자폐증은 치료가능하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신은 제니와 에반을 선택했다.

제니는 책을 낸 경험이 있다.

그녀는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다.

이름이 알려진 연예인이다.

이런 그녀를 자폐증은 치료 가능한 질병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첫사람으로 선택하신 것이다.

에반이 아직 완전하게 정상으로 돌아오진 않았지만, 머잖아 완전한 정상인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자폐증에서 나올 창문은 열려 있으니까.

그 창문을 통해 나온 에반과 많은 자페아들이 세상을 훨훨 날기를,

한 마리 작은 새처럼 훨훨 날아오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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