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이는 말보다 그림을 먼저 배운다 - 생각하는 아이를 만드는 프랑스 교육의 비밀
신유미.시도니 벤칙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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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 틀릴텐데요~ 저는 책, 자연, 미술활동 을 가장 우선시하며 키운답니다.

사실 책이야 저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책 읽어주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요.

활동적이고 자연친화적인 성격 탓에 주말마다 자연 속으로 또는 다양한 체험의 장으로 놀러가는 것 또한 쉬웠구요.

가장 어려운 것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미술활동을 하게 해주는 것이었어요.

사실 저는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이 아니었고 특히 엄마가 어지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셔서 집에서는 숙제일 때 빼곤 그림을 그리지 않았어요.

그러다보니 큰 아이를 키우면서도 미술놀이는 특별한 체험처럼 진행되었죠.

갑자기 물감이나 재료들을 꺼내어 주면서 놀고, 논 이후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깨끗이 정리.

아이가 가끔 꺼내달라고 해도 워낙에 놀고 치우는 일이 대작업(?)이라 피곤한 날은 패스.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의욕만 앞서는 초보엄마였죠..^^;;;;;

 

그러다가 아이가 두 돌이 지나 친한 친구에게서 '요미요미'라는 퍼포먼스 미술수업을 소개받았어요.

그 때가 2011년 이니까 벌써 4년 전이네요~ @.@

집에서 미술놀이를 잘 못해주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하던 저는 "그래, 이거야!" 하며 달려가서 바로 등록했고.

그 곳에서 눈이 부실 정도로 환하게 웃는 아이의 표정을 보며 돈이 아깝지 않았답니다.

그리고 '아, 아이들은 이렇게 재료를 만지고 느끼고 어지르며 노는거구나' 를 배웠죠.

 

이후 아이는 눈에 띄게 밝고 활동적으로 변했고 집에서도 수시로 그림을 그렸어요.

하도 자주 꺼내달라고 해서 저는 아예 부엌의 아일랜드 식탁에 딸아이의 미술공간을 꾸며주었어요.

미술공간이라기보다는 언제나 스케치북, 색종이, 크레파스, 색연필, 사인펜, 마카, 가위, 풀, 스카치테이프가 있는 식탁인 거지만요.

아이는 놀다가도 수시로 그곳에서 그림도 그리고 이것저것을 만들어 냈습니다.

저는 그냥 재료가 떨어지지 않게 구비해주는 것만 했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유치원이나 주변에서 아이가 미술에 소질이 있다, 창의성이 뛰어나다.. 라는 표현을 해주더라구요.

미술에 전~~~~혀 소질 없고 창의성과는 담쌓은 우리 부부는 기분 좋으면서도 의아했구요.

그런데 여러 책을 읽고 두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되었죠.

미술을 생활로 즐기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요.

둘째는 아주 어릴 때부터 누나 따라 그림을 그려왔는데 두돌이 된 지금 또래보다 확실히 다양한 색깔과 표현, 집중력을 보입니다.

남자아이들은 미술을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말이죠.

 

그 이후 저는 엄마의 부족한 미술 재능을 극복하기 위해 꾸준히 관련 육아책을 읽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도 역시나 다른 책들처럼 유아기 미술활동의 중요성과 미술을 생활처럼 즐기는 집안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혹시 저처럼 미술에 문외한인 엄마가 계시다면 한번 읽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프랑스 엄마들은 엄마들도 감각이 대단하네요! 집안 사진 보고 입이 쩍~ 벌어집니다.

그렇지만 전 제 능력 이상의 것은 욕심내지 않기에.. 그저 이런 집도 있구나 하며 넘겼구요.

이 책에서 배운 팁 몇가지를 소개해 드릴게요.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이들의 창의적인 순간을 함께 보내고 싶어하는 마음' 이라고 합니다.

격려하면서, 도우면서, 용기를 주면서, 옆에 있어주면서 상황마다 다르게 하지만 함께 말이죠.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실수하는 아이들을 그대로 실수하도록 놓아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활동 뿐 아니라 시간도 100퍼센트 공유해야 한다고 해요.

함께 집중하고 함께 그리고 함께 즐기라는 것이죠.

한국 엄마들의 가장 큰 실수가 아이들이 집중하면 자기 일을 하거나 자리를 뜨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저도 다를 바 없는 한국 엄마라 부끄러웠어요 ㅜ.ㅜ

 

아이들이 작품을 들고 엄마에게 뛰어오면 보통 "우와~ 대단하다! 잘그렸다!" 칭찬하잖아요.

저만 그랬나요? ㅜㅜ 흑~

아이들의 작품에 잘했다는 칭찬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미술은 잘하고 못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죠.

사용한 컬러나 재료, 아이의 기분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라고 해요.

그리고 질문! "너의 생각을 다 표현한거니?"

그 한마디로 아이의 말을 끌어낼 수도 있고 중간에 멈춘 경우 그 이유를 해결할 수도 있대요.

아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끝까지 해낼 수 있도록 격려해줄 수 있다고 하니 많이 써먹어야겠어요.

 

그리고 제 마음에 가장 와닿은 한마디는 바로 이것인데요.

아이들이 작품을 보여주면서 정말 원하는 것은 잘했다는 칭찬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해요.

왜 이런 생각을 했고, 어떤 방식으로 표현했는지 엄마와 서로 의견을 나누길 원한대요.

엄마는 아이들의 작품, 창의력, 작업과정, 끈기, 정밀함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대화해야 하구요.

그림 전시를 제안하는 것도 멋지다고 하네요.

이 때 전시 장소나 기간은 아이가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주는 게 멋진 엄마겠죠?!^.^

 

그림도 연습이 필요하대요. 영어나 수학이나 체육처럼요.

자주 그림을 그리게 하고 다양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해주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합니다.

한 미술관에서 하나의 작품을 가지고 대화를 하더라도 깊이있게 하는 것이 의미있다고 해요.

 

그리고 저도 이건 실천하는 것인데요. 아이들과 외식을 할 때 작은 종합장, 연필, 사인펜 등을 들고 나가요.

어른들의 식사시간이 길다보니 아이들은 금세 지루함을 느끼는데 그때 재료를 꺼내주면 신나서 그림을 그리거든요.

스마트폰을 손에 쥐어주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아이에게 그림은 자유로운 놀이이자 하나의 언어이며 감정 분출의 방식이라고 해요.

원할 때 자유롭게 그리고 만들 수 있는 자유로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어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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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의 기적 - 놀이로 행복해지는 아이들
송현숙.곽희양.김지원 지음, 와글와글 놀이터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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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면서 항상 미안한 것 중 한가지가 놀이터에서 충분히 놀리지 못하는 것이에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 자신이 놀이터랑 친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잘 놀 줄 몰랐던 것이 하나의 원인인 것 같고,

제가 워킹맘이다보니 퇴근하면 저녁 7시가 넘는 시간이라 외출이 어려워요.

주말엔 여기저기 놀러다니느랴 놀이터 갈 시간이 없구요.

정말 우리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도 아파트 놀이터에 가보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미안해, 얘들아 ㅜㅜ

 

이 책을 읽고 어제는 부랴부랴 칼퇴근하여 집에서 할머니랑 저녁 먹고 있는 아이들에게

"얘들아, 빨리 옷입고 엄마랑 놀이터가자!"  하니

눈이 똥그래져서는 저를 한참 바라보더니 "엄마, 지금? 지금 저녁인데?"

"응, 밖에 날씨도 안추워. 나가서 놀다오자."

"우와~~~~~~~~~~~~!!!!!!!" 6살 딸, 3살 아들이 방방 뛰며 소리지릅니다.

부리나케 옷만 갈아입고 뛰어가는데 덥지도 춥지도 않고 기분이 어찌나 좋던지요!

퇴근 길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두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것이 엄두가 안났는데,

해보니 할만 하네요. 엄마의 저녁식사 시간만 희생하면 ㅜ.ㅜ

 

 

아쉬운 건 같이 놀 또래가 없다는거에요. 놀이터 자체도 참 좋지만 또래와의 놀이가 중요한건데..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큰아이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보았지만

저녁 7시라는 시간이 주부인 엄마에게도, 워킹맘인 엄마에게도 부담스러운 시간이더라구요.

1시간 반 쯤 놀리고 들어오니 아이들이 밥을 또 먹더라구요. 뛰어놀아서 입맛이 좋은가봐요.

목욕하고 책 조금 읽고 쿨쿨 잠든 모습을 보니 어찌나 이쁘던지!

놀이시간 확보가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 지 알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던 저였는데 노력해봐야겠어요.

 

이 책에서는 '와글와글 놀이터'라는 것을 만들어 엄마들이 돌아가면서 '놀이터 이모'가 되어주고 하루 2시간씩 실컷 놀게 해줍니다.

이후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긍정적인 효과들이 아주 자세하게 사례중심으로 나오구요.

우리 동네에도 이런 거 하나 있음 좋겠다 싶을 정도로 부럽더라구요!

워킹맘인 저로서는 있어도 참여가 어렵겠지만요 ㅜ.ㅜ

아예 학교운동장에 '와글와글 놀이터'를 운영하게 해준 학교도 있다니~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네요!

슬프게도 우리 집 앞 학교는 아니네요.. 쩝.

 

<아이의 놀이성 체크리스트> 와 <부모의 놀이 신념 체크리스트> 가 있어 해보니

아이의 놀이성은 아주 훌륭한데 역시 엄마인 제가 부족하더라구요. ㅜㅜ

 

<아이의 놀이성 체크리스트>

1. 나는 다른 아동에게 같이 놀자고 말할 수 있다.

2. 나는 다른 아동과 규칙을 지키면서 놀이한다.

3. 나는 놀이하는 동안 다른 아동의 참여를 받아들인다.

4. 나는 이미 활동을 시작한 놀이 집단이라도 나중에 그 놀이에 낄 수 있다.

5. 나는 다양한 방법으로 타인(다른 친구, 어른)을 놀이에 참여시킨다.

6. 나는 놀이를 할 때 하나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여러 다른 역할도 함께 한다.

7. 나는 놀이를 스스로 계획한다.

8. 나는 놀이하는 동안 즐겁다.

9. 나는 놀이 중 내가 만든 결과물이 만족스럽다.

10. 나는 놀이할 때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놀잇감을 사용한다.

11. 나는 매끄럽고 융통성있게 놀이한다.

'대부분 그렇다' 3점, '보통이다' 2점, '가끔 그렇다' 1점으로

21점 이상이면 놀이성이 높은 편, 11~20점 이면 보통, 11점 미만이면 낮은 편이라고 해요.

 

< 엄마의 놀이신념 체크리스트>

1. 나는 내 아이와 놀 때, 정말 즐겁다.

2. 나는 내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려 노는 것보다 학업을 위한 좋은 지식과 기술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3.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이와 놀아주는 것보다 더 가치있다.

4. 내가 아이와 놀아준다면, 내 아이는 놀이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이다.

5. 내 아이는 나와 놀 때, 정말 재미있어한다.

6. 우리 집에서는 놀이 시간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는다.

7. 아이와 함께 노는 것은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이 된다.

8. 나는 아이가 놀이를 통해 중요한 기술을 배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9. 나와 함께 노는 것보다 아이 혼자 놀이하도록 하면 더 잘 배우게 된다.

10. 아이와 함께 노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 중의 하나이다.

1,4,5,7,10 은 놀이신념을 가진 성인, 2,3,6,8,9는 학습신념을 가진 성인이에요. ​

저는 제 스스로 놀이신념을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내가 정말 즐겁게, 신나게 놀아주었나 생각해보니 반성이 들더라구요.

그렇다고 학습신념이 있는 엄마도 아니니 이도 저도 아니었던 게 아닌가 싶었어요.

어제 놀이터에서는 놀아준다, 돌봐준다는 생각을 버리고 같이 노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뛰어놀았어요.

그랬더니 아이들도 훨씬 더 많이 웃고 즐거워하더라구요.

 

요새 키즈카페나 키자니아, 테마파크 같은 곳 많이들 가시죠?

저도 그래요~ 특히 평일에 일하느라 함께 하지 못한다는 미안함에 주말이면 더 특별한 곳을 찾아 놀러가요.

그런데 생각보다 돈 정말 많이 들잖아요? 이 책에서는 '돈으로 사는 놀이' 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리고 이런 곳에서 다양한 놀이기구랑 노는 것도 진짜 놀이가 아니라고 해요.

또래끼리 상호작용이 있어야 하는데 결국은 또 혼자 놀게 되니까요.

이 부분이 참 아쉬운데 '친구'를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네요. 아쉬워요.

그나마 외동이 아니라 둘이라는 점이 위안이 되요.

 

엄마가 잘 놀줄 알아야 아이들이 더 행복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노는 법을 좀 더 열심히 배워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아빠에게 강력히 말했어요. 일주일에 두번은 일찍 퇴근해서 온 가족이 저녁에 놀이터에서 놀자구요.​

또 저 혼자서라도 아이들을 열심히 놀이터에 ​데려가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여건이 되는 나라에 살고 싶어요.

학교에 '와글와글 놀이터'를 설치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교육부에서 적극적으로 고려해주었으면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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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CEO 가정을 경영하라 - 대한민국 1호 아내 CEO 최미영의 우리 집 경영법
최미영 지음 / 라온북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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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는 순간, 이건 꼭 읽어야 돼!!! 하며 순식간에 주문 완료.

두근두근 상자를 열었는데 처음 책을 본 순간 든 생각은.. 속았다 하는 생각.

생각보다 작고 볼품없는(?) 겉모습. 몇 장 넘겨보니 문체도 촌스러운 느낌이 강하여

역시 책은 직접 보고 사야되는구나 안타까웠다.

만약에 이 책을 직접 서점에서 보았다면 사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이 책 또한 나와 연이 있었던걸까?

읽으면 읽을수록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조언들이 주옥처럼 들어있었다. 감동 감동 감동..

 

책을 읽을 수록 드는 생각이 있다. 내 사주가 말년으로 갈수록 복이 많다고 엄마가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는데.

믿는 건 아니지만 만약 그렇다면 그 복이 책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나이 들수록 책이 좋고 책을 자꾸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조금씩 발전하는 것이 느껴진다.

 

저자는 무능력한 아버지, 술과 담배에 의존하며 사는 어머니를 둔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가난한 처지를 비관하고 왜 좀 더 나은 집안에서 태어나지 못했을까 원망하며 삶의 목적을 잃고 방황하기도 했다.

그 때 저자는 책을 통해 희망을 얻었으며 그 부모에 그 자식이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했다.

나도 좀 더 능력있고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부모님을 만나지 못한 것을 원망한 적이 있었다.

경제적인 능력이 최고인 것을 바란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편안하고 웃음이 가득한 가정을 꿈꿨다.

힘들 때마다 찾을 수 있는 '친정' 이라는 아늑한 보금자리가 있는 친구들이 참으로도 부러웠다.

서럽고 힘들 때마다 나의 딸에게는 반드시 그런 곳을 만들어주리라 이를 악물고 그 시간을 버텨냈다.

그래서일까? 저자와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자선>

저자의 조언 중에 가족이나 친척을 돕는 것도 자선으로 여기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은 참 쉽게 말한다. 가족을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고.

그러나 그 가족이 평생 버거운 짐인 사람에게 그 말은 상처고 부담이다.

자선으로 여기라는 그 말에 내 마음이 얼마나 가볍고 행복해졌는지 모른다.

내게 있는 남은 것으로 나누는 정도가 아니라 내 것도 부족한데 내어주는 것이다.

얼마나 힘든 일인데 그것이 당연하다 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자선'으로 생각하니 스스로에게 당당해졌다.

그동안 여유가 없어 남을 돕지 못한다고 핑계대며 항상 부끄러웠는데 나도 조금은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나를 희생하며 부모, 가족을 돕는 것도 훌륭한 일이다. 자부심을 가지자.

 

<30년 일기와 23년 가계부의 힘>

나도 최근에야 일기와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장점이 너무 많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일기를 쓰며 내 감정을 다스리고 힘든 시간을 극복하고 기쁨을 배로 만든다.

버는 것보다 나가는 것이 더 많다며 그저 속수무책으로 손 놓고 있던 가정의 경제상황도

가계부를 쓰면서 점점 나아지는 중이다.

그저 아무 생각없이 쓰다보니 지출이 조절되고 계획이란 것을 하게 되었고 재테크에 관심이 생겼다.

나같은 사람이 있다면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가질 필요 없이 그저 써볼 것을 권하고 싶다.

쓸 것 다 쓰고, 남들 할 것 다 하면서 사는게 힘들다는 말을 하지 말자. 우리는 아내 CEO 니까!!

 

<분수를 지키면 가정에 봄바람이 분다>

책을 읽으며 내내 느낀 것은 내가 참 사치하며 살았구나 하는 것이었다.

항상 아끼며 검소하게 살았다고 자부했는데 책을 읽으며 난 참 분수에 넘치게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좀 더 빨리 철이 들었다면 우리도 지금보다 훨씬 여유있는 경제상황이었을텐데 아쉽기도 하고.

하지만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점점 상황이 좋아질 거라 기대해본다.

내 가정형편과 환경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나는 자꾸 주변에 우리의 상황을 맞추려고 했다.

형편에 맞게 사는 것은 남들의 시선을 무시할 수 있어야 하므로 용기가 필요하다는데

난 아마도 그 용기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남들이 다 하니까 넓은 집, 좋은 차가 있어야 하고 아이들 교육도 이만큼은 시켜야 하고..

생각해보면 전부 내가 만들어낸 기준일 뿐이다.

현재 상황에 맞게 충분히 행복하게 살며 저축할 수 있는데 말이다.

 

<결국 남는 투자는 가족이다>

가장 가까운 사이일 수록 가장 사랑하면서, 원수가 될 수 있고,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그러니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과 행동을 더 신중하게 해야 하고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저자는 이런 관리가 가장 필요한 관계가 바로 가족이라고 말한다.

가족이니까 다 이해해주겠지 하며 내 마음대로 행동하고 상처받는 말을 함부로 내뱉던 나에게 경종을 울리는 한마디였다.

'잡은 물고기에 더욱 정성을 쏟는 것이 진짜 영업이다'라고 말한 세일즈 맨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가정 ceo니까 당연히 이런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을까? ㅎㅎ

사람의 최고 명예는 가족의 인정일 것이다. 이 부분은 극히 공감한다.

젊은 시절에 가정을 등한시 해 말년에 자식들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노인들을 보면 참 안스럽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올라 사람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다 해도 가족의 인정이 없으면 돌아갈 자리는 없다.

 

자식을 돌보지 않던 엄마에 대한 원망이 크던 저자가 엄마의 죽음을 통해

저자 인생의 멘토는 아이러니하게도 평생 원수라고 생각했던 엄마임을 깨닫는다.

생각해보니 나 또한 어린시절 부족함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친구들보다 독립적이고 왠만한 어려움에 굴하지 않는 정신력,

따뜻한 가정에 대한 강한 열망과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들.

지금 나의 DNA를 만들어준 것이 그 결핍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도 저자처럼 그 결핍과 상처를 추억으로 되새길 수 있는 때가 올까?

 

솔직히 책의 구성이 아주 좋다거나 저자의 글재주가 훌륭한 것이 아니라서 나처럼 실망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책 가격대가 비슷한 다른 책들에 비해서 정성이 부족해 보이기도 하고.

그렇지만 저자의 놀라운 의지와 정신력을 보면서 엄마의 위대함을 느꼈다.

무엇보다 부모에 대한 원망을 '자선'으로 갚아나가면서 스스로를 힐링한 점에서 가장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보다 발전이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없었던 나의 직함이 생겼다. 우리 가정의 CEO!!!!

가정의 가장 중요한 사람은 엄마이다.

'엄마'라는 내 역할에 자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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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핀 꽃 국민서관 그림동화 174
존아노 로슨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 국민서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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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아노 로슨 기획, 시드니 스미스 그림의 '거리에 핀 꽃'을 만나보았어요.

책을 만든 분들의 이름을 서평에 잘 넣지 않는데 (원래는 넣어야 하는거죠..^^;;)

이번에 첫 줄부터 넣은 이유는, 그래야만 할 것 같았거든요.

사랑과 정성이 가득한 이 책을 만들어 준 분들의 이름을 꼭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을 만든 분은 역시 아버지 였더라구요.

아이에 대한 사랑이 책 여기저기에서 듬뿍 느껴집니다.

 

색감과 그림이 정말 예쁘죠~ 책에서 향기가 날 것 같아요.

글 없는 그림책을 좋아하는 분 계시나요?

저는 원래 좋아하지 않았어요. 아이가 말을 하기 전에는 제가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거든요.

가뜩이나 글재주도 없는데 엄마만 말똥말똥 바라보는 아이와 눈이라도 마주치면

허둥지둥 이야기를 끝맺곤 했어요.

그런데 아이와 수많은 책을 함께 읽으면서 제 감성도 달라졌고 아이도 자라서~

지금은 글 없는 그림책을 정말 좋아해요.

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책장을 넘기다보면

정말 우리만의 이야기가 가득한 소중한 추억이 되더라구요.

 

꽃 향기를 맡는 아이의 표정을 보니 저까지 마음이 평화로워지더라구요.

길거리에서 한송이씩 따 모은 들꽃 한 줌에 이런 표정이 나오네요~

아이들은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낄 줄 아는 멋쟁이들이에요.

어른들이 아이들의 반의 반만 감성적이더라도 이 세상은 훨씬 멋진 곳일거에요.

 

비탈길에 핀 노란꽃을 꺾기 위해 기어오르는 아이.

어른들의 눈엔 별 것 아니라 시선도 끌지 못했던 작은 꽃이 아이에겐 소중한 보물이에요.

순간 그동안 관심없이 지나쳤던 아이의 아버지에게 시선이 갑니다.

그러고보니 아이가 꽃을 발견하고 꺾는 동안 말없이 기다려주네요.

저라면 빨리 가자, 그걸 뭐하러~, 위험해 올라가지 마라 온갖 잔소리를 늘어놓았을텐데.

아이를 키울 수록 느끼는 건데 아이가 마음껏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는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간섭과 방임이 아닌 지켜봐주는 것, 기다려주는 것.

그러면 아이들은 스스로 저마다 가지고 있는 재능의 싹을 틔워 훌륭하게 자랄 거에요.

길거리에 외롭게 죽어있는 새의 시체에도 꽃을 두고 갑니다.

삭막한 흑백의 배경이 아이의 사랑으로 따스하게 변하는 모습이에요.

부끄럽지만 길거리에 죽어 있는 동물을 보면 부리나케 그 자리를 피하곤 했어요.

언제부터 우리는 동물들의 죽음에 안타까움과 위로를 표현할 마음의 여유도 잃게 된걸까요?

소녀의 따뜻한 심성이 참 예쁘네요.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엄마를 꼭~~~ 안아주어요.

엄마와 아빠도 서로 안아주고요.

역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소녀는 사랑이 가득한 가정에서 자랐네요.

엄마도 소녀처럼 다정한 성품일 것 같아요~

마당에서 놀고 있는 동생과, 유모차에서 코~ 잠든 막내동생에게도 꽃을 꽂아주었어요.

엄마, 아빠에게서 시작된 사랑은 소녀를 이렇게 따뜻한 아이로 자라게 해주었고

소녀는 그 사랑을 주변에 나누고 동생들에게 또 베풀었어요.

동생을 무척이나 아끼는 우리 딸이 생각나네요.

동생이 생기면 질투도 하고 샘도 부리는게 정상이지만 우리 큰 아이는 정말 그런 것이 없었어요.

3년이라는 터울이 있기도 했고, 정말 큰아이에게 사랑을 쏟아부으며 키웠거든요.

아이들의 모든 문제는 결국 '충분히 사랑해줘라' 처방으로 끝나잖아요?

끝없이 사랑하고, 그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

그리고 그런 아이를 응원해주고 지켜봐주는 것이 제가 되고 싶은 부모의 모습입니다.

 

마지막에야 자기에게 꽃을 꽂는 아이. 정말 예뻐요~

이 아이처럼 우리 아이들도 받은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아이가 되기를.

소소한 일상에서 보물을 찾을 줄 아는 아이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다음에 아이와 이 책을 다시 읽을 때는 또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까요~ 기대됩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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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맨들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7
조은영 그림, 신혜은 글 / 시공주니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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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7권 '조개맨들'

이 책의 발간 소식을 듣고 아이에게 꼭 읽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좋은 기회로 만나보게 되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데 이 책은 기대 이상의 작품성과 퀄리티로 날 감동시켰다.

큰 책에 선명한 색감과 동심을 자극하는 독특한 기법의 그림이 정말 좋았고

​양장본인데다 책 내지까지 사각사각 소리나는 고급 재질이라

이 책에 들인 정성이 절로 느껴졌다.​

 

항상 아이에게 읽어주기 전에 내가 먼저 읽고 하는데

아~ 이 책은 어른인 나에게도 가슴뭉클한 감동을 주는.. 정말 엄지 척!

어린 시절 아빠와의 기억들, 그리고 우리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을 상상해보며

따뜻하고 포근하고 감사하고 애틋한 감정을 모두 느꼈다.

그리고 나와 아이가 이렇게 평화로운 시절을 보내고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했고

이 여유와 행복을 갖지 못한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전쟁의 고통을 겪으며 집을 떠나 힘든 삶을 이어가는 난민들이 끝없이 나오고 있지 않은가!

 

아이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해주는 말이 있다.

"너는 참 많은 걸 가진 아이야. 물론 너보다 더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엄마가 보기에 넌 너무 예쁘고 반짝거리고 마음씨도 착하고 영리해.

게다가 널 세상에서 최고로 사랑하는 엄마, 아빠에 귀여운 동생이 있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양가 모두 건강하시고 널 예뻐하시잖니.

넌 그림도 잘 그리고 책을 많이 읽어 말도 예쁘게 해.

발레를 열심히 해서 다리도 이렇게 길고 이쁘고. 넌 가진게 끝없이 많구나!

너같이 많이 가진 아이는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살아야 해.

그것이 물질이든 마음이든 재능이든 나누고 산다는게 중요한거야.

엄마는 지금껏 그렇게 살지 못했는데 너같이 예쁜 딸을 낳고서야 깨달았어.

엄마는 너무 행복한 사람이고 무조건 나누고 살아야 한다는 걸."

 

책에서 정말 감동적으로 읽어 일기에 적은 이후 수시로 나 자신에게, 아이에게 해주는 말이다.

이 말을 들으면 아이의 표정은 자부심으로 반짝반짝 빛난다. 그리고 한편 굳은 의지도 보이고.


 

이 책에서 제일 좋았던 것 중의 하나가 그림!

투박한 듯 그려진 손그림에 선명한 색감이 더해져 동심을 무한 자극시킨다.

저 평화로운 곳의 이름이 '조개맨들' 이란다.

조개껍데기가 많은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라고.


 

이 곳에서 누구보다 평화롭고 따뜻한 어린 시절을 보내는 영재.

책은 영재의 이야기로 유쾌하고 밝은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영재가 자기 친구인양 말을 주고 받으며 즐거워하는 우리 딸에게

사실 영재는 우리 할머니보다 나이가 더 많은 할머니의 어린 시절이라고 하니

눈을 휘둥그레 뜨며 하는 말.

"엄마, 할머니도 어린 아이였어?"

 

생각해보니 나도 자꾸 잊어버린다. 우리 엄마, 아빠에게도 어린 시절이 있었다는 걸.

그리고 나같이 젊고 아이를 키우며 아둥바둥 살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는 것도.

우리 엄마, 아빠도 이렇게 예쁘고 귀엽고 반짝거렸겠지.

문득 너무 고생만 하고 사셨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핑 돈다.

엄마, 아빠랑 여행 한번 가는 것도 말로만 몇 년 째인지!


 

 

영재는 이 곳에서 아빠와의 예쁜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아빠가 영재를 얼마나 예뻐하고 사랑하는지 가슴이 뭉클하다.

세상 모든 아빠들의 마음이겠지!


 

 

국민학교에 들어가고 동생까지 생긴 영재.

나도 국민학교 세대인데~ 이제 나에게조차 초등학교 가 더 익숙한.

엄마는 국민학교 나왔어 로 시작한 이야기로 또 한참 딸과의 수다.

"엄마가 할머니처럼 옛날에 태어났었다는게 신기하다.

난 엄마가 태어날 때부터 우리 엄마인 것 같은데."

예쁜 것! 사실 나도 그렇다. 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난 뭐하고 살았더라? ㅎㅎ

 


 

영재와 아빠의 추억의 공간이 공포의 장소로 변하는 건 순식간의 일이었다.

감자 쪄달라고 조르다가 전쟁이 났다는 소식을 들은 영재와 엄마.

엄마의 하얗게 질린 놀란 얼굴.

 


 

전쟁으로 아빠는 끌려갔고 돌아오지 않았다.

영재에게 아빠는 못하는 것이 없는 크고 위대한 존재였는데 전쟁 앞에서는 무기력하게 사라졌다.

영재는 아빠와의 추억이 담긴 곳에서 아빠를 그리워한다.

앞 부분에서 유쾌했던 만큼 강렬하게 느껴지는 상실과 이별의 아픔.

딸아이도 가슴이 먹먹해 쉽게 말을 잇지 못하고

한참 후에야 영재를 위로하다 눈물을 흘린다.

자기 또래의 여자 아이에게 그런 위로를 한 것은 처음일 것이다.

그리고 엄마는 절대 죽지 말라며 자기가 120살이 될 때까지 같이 살자고 한다. 그래그래, 우리딸.

 

아이와 죽음에 대해서, 전쟁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지금도 전쟁을 피해 정든 고향을 떠나는 난민들 이야기를 해주었고

스마트폰으로 사진도 보여주었다.

아이는 적잖이 충격을 받은 표정이다.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세계에 눈을 뜬 것이다.

자기가 그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조용히 물어보는 여섯 살.

 

참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비록 평소에 10권은 읽을 시간에 이 책 한권 밖에 읽지 못했지만

그 이상의 가치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이도 나도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고 주어진 환경에 감사했다.

 

< 출판사에서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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