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의 기적 - 놀이로 행복해지는 아이들
송현숙.곽희양.김지원 지음, 와글와글 놀이터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을 키우면서 항상 미안한 것 중 한가지가 놀이터에서 충분히 놀리지 못하는 것이에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 자신이 놀이터랑 친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잘 놀 줄 몰랐던 것이 하나의 원인인 것 같고,

제가 워킹맘이다보니 퇴근하면 저녁 7시가 넘는 시간이라 외출이 어려워요.

주말엔 여기저기 놀러다니느랴 놀이터 갈 시간이 없구요.

정말 우리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도 아파트 놀이터에 가보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미안해, 얘들아 ㅜㅜ

 

이 책을 읽고 어제는 부랴부랴 칼퇴근하여 집에서 할머니랑 저녁 먹고 있는 아이들에게

"얘들아, 빨리 옷입고 엄마랑 놀이터가자!"  하니

눈이 똥그래져서는 저를 한참 바라보더니 "엄마, 지금? 지금 저녁인데?"

"응, 밖에 날씨도 안추워. 나가서 놀다오자."

"우와~~~~~~~~~~~~!!!!!!!" 6살 딸, 3살 아들이 방방 뛰며 소리지릅니다.

부리나케 옷만 갈아입고 뛰어가는데 덥지도 춥지도 않고 기분이 어찌나 좋던지요!

퇴근 길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두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것이 엄두가 안났는데,

해보니 할만 하네요. 엄마의 저녁식사 시간만 희생하면 ㅜ.ㅜ

 

 

아쉬운 건 같이 놀 또래가 없다는거에요. 놀이터 자체도 참 좋지만 또래와의 놀이가 중요한건데..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큰아이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보았지만

저녁 7시라는 시간이 주부인 엄마에게도, 워킹맘인 엄마에게도 부담스러운 시간이더라구요.

1시간 반 쯤 놀리고 들어오니 아이들이 밥을 또 먹더라구요. 뛰어놀아서 입맛이 좋은가봐요.

목욕하고 책 조금 읽고 쿨쿨 잠든 모습을 보니 어찌나 이쁘던지!

놀이시간 확보가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 지 알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던 저였는데 노력해봐야겠어요.

 

이 책에서는 '와글와글 놀이터'라는 것을 만들어 엄마들이 돌아가면서 '놀이터 이모'가 되어주고 하루 2시간씩 실컷 놀게 해줍니다.

이후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긍정적인 효과들이 아주 자세하게 사례중심으로 나오구요.

우리 동네에도 이런 거 하나 있음 좋겠다 싶을 정도로 부럽더라구요!

워킹맘인 저로서는 있어도 참여가 어렵겠지만요 ㅜ.ㅜ

아예 학교운동장에 '와글와글 놀이터'를 운영하게 해준 학교도 있다니~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네요!

슬프게도 우리 집 앞 학교는 아니네요.. 쩝.

 

<아이의 놀이성 체크리스트> 와 <부모의 놀이 신념 체크리스트> 가 있어 해보니

아이의 놀이성은 아주 훌륭한데 역시 엄마인 제가 부족하더라구요. ㅜㅜ

 

<아이의 놀이성 체크리스트>

1. 나는 다른 아동에게 같이 놀자고 말할 수 있다.

2. 나는 다른 아동과 규칙을 지키면서 놀이한다.

3. 나는 놀이하는 동안 다른 아동의 참여를 받아들인다.

4. 나는 이미 활동을 시작한 놀이 집단이라도 나중에 그 놀이에 낄 수 있다.

5. 나는 다양한 방법으로 타인(다른 친구, 어른)을 놀이에 참여시킨다.

6. 나는 놀이를 할 때 하나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여러 다른 역할도 함께 한다.

7. 나는 놀이를 스스로 계획한다.

8. 나는 놀이하는 동안 즐겁다.

9. 나는 놀이 중 내가 만든 결과물이 만족스럽다.

10. 나는 놀이할 때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놀잇감을 사용한다.

11. 나는 매끄럽고 융통성있게 놀이한다.

'대부분 그렇다' 3점, '보통이다' 2점, '가끔 그렇다' 1점으로

21점 이상이면 놀이성이 높은 편, 11~20점 이면 보통, 11점 미만이면 낮은 편이라고 해요.

 

< 엄마의 놀이신념 체크리스트>

1. 나는 내 아이와 놀 때, 정말 즐겁다.

2. 나는 내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려 노는 것보다 학업을 위한 좋은 지식과 기술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3.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이와 놀아주는 것보다 더 가치있다.

4. 내가 아이와 놀아준다면, 내 아이는 놀이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이다.

5. 내 아이는 나와 놀 때, 정말 재미있어한다.

6. 우리 집에서는 놀이 시간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는다.

7. 아이와 함께 노는 것은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이 된다.

8. 나는 아이가 놀이를 통해 중요한 기술을 배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9. 나와 함께 노는 것보다 아이 혼자 놀이하도록 하면 더 잘 배우게 된다.

10. 아이와 함께 노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 중의 하나이다.

1,4,5,7,10 은 놀이신념을 가진 성인, 2,3,6,8,9는 학습신념을 가진 성인이에요. ​

저는 제 스스로 놀이신념을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내가 정말 즐겁게, 신나게 놀아주었나 생각해보니 반성이 들더라구요.

그렇다고 학습신념이 있는 엄마도 아니니 이도 저도 아니었던 게 아닌가 싶었어요.

어제 놀이터에서는 놀아준다, 돌봐준다는 생각을 버리고 같이 노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뛰어놀았어요.

그랬더니 아이들도 훨씬 더 많이 웃고 즐거워하더라구요.

 

요새 키즈카페나 키자니아, 테마파크 같은 곳 많이들 가시죠?

저도 그래요~ 특히 평일에 일하느라 함께 하지 못한다는 미안함에 주말이면 더 특별한 곳을 찾아 놀러가요.

그런데 생각보다 돈 정말 많이 들잖아요? 이 책에서는 '돈으로 사는 놀이' 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리고 이런 곳에서 다양한 놀이기구랑 노는 것도 진짜 놀이가 아니라고 해요.

또래끼리 상호작용이 있어야 하는데 결국은 또 혼자 놀게 되니까요.

이 부분이 참 아쉬운데 '친구'를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네요. 아쉬워요.

그나마 외동이 아니라 둘이라는 점이 위안이 되요.

 

엄마가 잘 놀줄 알아야 아이들이 더 행복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노는 법을 좀 더 열심히 배워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아빠에게 강력히 말했어요. 일주일에 두번은 일찍 퇴근해서 온 가족이 저녁에 놀이터에서 놀자구요.​

또 저 혼자서라도 아이들을 열심히 놀이터에 ​데려가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여건이 되는 나라에 살고 싶어요.

학교에 '와글와글 놀이터'를 설치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교육부에서 적극적으로 고려해주었으면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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