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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CEO 가정을 경영하라 - 대한민국 1호 아내 CEO 최미영의 우리 집 경영법
최미영 지음 / 라온북 / 2015년 8월
평점 :
제목을 보는 순간, 이건 꼭 읽어야 돼!!! 하며 순식간에 주문
완료.
두근두근 상자를 열었는데 처음 책을 본 순간 든 생각은.. 속았다
하는 생각.
생각보다 작고 볼품없는(?) 겉모습. 몇 장 넘겨보니 문체도
촌스러운 느낌이 강하여
역시 책은 직접 보고 사야되는구나 안타까웠다.
만약에 이 책을 직접 서점에서 보았다면 사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이 책 또한 나와 연이
있었던걸까?
읽으면 읽을수록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조언들이
주옥처럼 들어있었다. 감동 감동 감동..
책을 읽을 수록 드는 생각이 있다. 내 사주가 말년으로 갈수록 복이 많다고 엄마가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는데.
믿는 건 아니지만 만약 그렇다면 그
복이 책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나이 들수록 책이 좋고 책을 자꾸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조금씩 발전하는 것이
느껴진다.
저자는 무능력한 아버지, 술과 담배에 의존하며 사는 어머니를 둔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가난한 처지를 비관하고 왜 좀 더 나은 집안에서 태어나지 못했을까
원망하며 삶의 목적을 잃고 방황하기도 했다.
그 때 저자는 책을 통해 희망을 얻었으며 그 부모에 그 자식이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했다.
나도 좀 더 능력있고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부모님을 만나지 못한
것을 원망한 적이 있었다.
경제적인 능력이 최고인 것을 바란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편안하고
웃음이 가득한 가정을 꿈꿨다.
힘들 때마다 찾을 수 있는 '친정' 이라는 아늑한 보금자리가 있는
친구들이 참으로도 부러웠다.
서럽고 힘들 때마다 나의 딸에게는 반드시 그런 곳을 만들어주리라
이를 악물고 그 시간을 버텨냈다.
그래서일까? 저자와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자선>
저자의 조언 중에 가족이나 친척을 돕는 것도 자선으로
여기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은 참 쉽게 말한다. 가족을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고.
그러나 그 가족이 평생 버거운 짐인 사람에게 그 말은
상처고 부담이다.
자선으로 여기라는 그 말에 내 마음이 얼마나 가볍고 행복해졌는지
모른다.
내게 있는 남은 것으로 나누는 정도가 아니라 내 것도 부족한데
내어주는 것이다.
얼마나 힘든 일인데 그것이 당연하다 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자선'으로 생각하니 스스로에게
당당해졌다.
그동안 여유가 없어 남을 돕지 못한다고 핑계대며 항상 부끄러웠는데
나도 조금은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나를 희생하며 부모, 가족을 돕는 것도 훌륭한 일이다. 자부심을
가지자.
<30년 일기와 23년 가계부의 힘>
나도 최근에야 일기와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장점이 너무
많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일기를 쓰며 내 감정을 다스리고 힘든 시간을
극복하고 기쁨을 배로 만든다.
버는 것보다 나가는 것이 더 많다며 그저 속수무책으로 손 놓고
있던 가정의 경제상황도
가계부를 쓰면서 점점 나아지는 중이다.
그저 아무 생각없이 쓰다보니 지출이 조절되고 계획이란 것을 하게
되었고 재테크에 관심이 생겼다.
나같은 사람이 있다면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가질 필요 없이 그저
써볼 것을 권하고 싶다.
쓸 것 다 쓰고, 남들 할 것 다 하면서 사는게
힘들다는 말을 하지 말자. 우리는 아내 CEO 니까!!
<분수를 지키면 가정에 봄바람이 분다>
책을 읽으며 내내 느낀 것은 내가 참 사치하며 살았구나 하는
것이었다.
항상 아끼며 검소하게 살았다고 자부했는데 책을 읽으며 난 참 분수에
넘치게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좀 더 빨리 철이 들었다면 우리도 지금보다 훨씬 여유있는
경제상황이었을텐데 아쉽기도 하고.
하지만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점점 상황이 좋아질 거라
기대해본다.
내 가정형편과 환경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나는
자꾸 주변에 우리의 상황을 맞추려고 했다.
형편에 맞게 사는 것은 남들의 시선을 무시할 수 있어야 하므로
용기가 필요하다는데
난 아마도 그 용기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남들이 다 하니까 넓은 집, 좋은 차가 있어야 하고 아이들 교육도
이만큼은 시켜야 하고..
생각해보면 전부 내가 만들어낸 기준일 뿐이다.
현재 상황에 맞게 충분히 행복하게 살며 저축할 수 있는데
말이다.
<결국 남는 투자는 가족이다>
가장 가까운 사이일 수록 가장 사랑하면서, 원수가 될
수 있고,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그러니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과 행동을 더 신중하게
해야 하고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저자는 이런 관리가 가장 필요한 관계가 바로
가족이라고 말한다.
가족이니까 다 이해해주겠지 하며 내 마음대로 행동하고 상처받는 말을
함부로 내뱉던 나에게 경종을 울리는 한마디였다.
'잡은 물고기에 더욱 정성을 쏟는 것이 진짜 영업이다'라고 말한
세일즈 맨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가정 ceo니까 당연히 이런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을까?
ㅎㅎ
사람의 최고 명예는 가족의 인정일
것이다. 이 부분은 극히 공감한다.
젊은 시절에 가정을 등한시 해 말년에 자식들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노인들을 보면 참 안스럽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올라 사람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다 해도 가족의
인정이 없으면 돌아갈 자리는 없다.
자식을 돌보지 않던 엄마에 대한 원망이 크던 저자가 엄마의 죽음을
통해
저자 인생의 멘토는 아이러니하게도 평생 원수라고 생각했던 엄마임을
깨닫는다.
생각해보니 나 또한 어린시절 부족함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친구들보다 독립적이고 왠만한 어려움에 굴하지 않는 정신력,
따뜻한 가정에 대한 강한 열망과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들.
지금 나의 DNA를 만들어준 것이 그 결핍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도 저자처럼 그 결핍과 상처를 추억으로 되새길 수 있는 때가
올까?
솔직히 책의 구성이 아주 좋다거나 저자의 글재주가 훌륭한 것이
아니라서 나처럼 실망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책 가격대가 비슷한 다른 책들에 비해서 정성이 부족해 보이기도
하고.
그렇지만 저자의 놀라운 의지와 정신력을 보면서 엄마의 위대함을
느꼈다.
무엇보다 부모에 대한 원망을 '자선'으로 갚아나가면서 스스로를
힐링한 점에서 가장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보다 발전이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없었던 나의 직함이 생겼다. 우리 가정의
CEO!!!!
가정의 가장 중요한 사람은 엄마이다.
'엄마'라는 내 역할에 자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