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몬트세라트 궤비르나우, ‘소속된다는 것’

우리 모두는 언젠가 조직을 떠나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그것이 정년퇴직일 수도 있지만 그 이전일 수도 있다. 이때부터 누구나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소속감의 상실로 인한 외로움과 정체성의 혼란이다. 몬트세라트 귀베르나우의 ‘소속된다는 것’(문예출판사)은 부제인 ‘현대사회의 유대와 분열’처럼 현대인에게 중요한 소속의 가치와 의미를 다룬다.

 

현대인은 자유의사에 따라 특정 집단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때 그가 얻는 편익과 비용은 명확하다. “새롭게 얻은 집단 정체성의 영향으로 자아 정체성이 변형되면서 개인은 집단 소속에 결부되는 안정과 온정을 누리는 대가로, 개인적 자유를 꽤 많이 포기하도록 종용받는다.” 소속되기로 결정한 개인은 동료 구성원들과 일정한 공통의 이해관계와 목표 및 특징 등을 공유함으로써 제한된 자기 존재를 초월할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에 속한 개인은 끊임없이 조직을 떠나서 누릴 수 있는 자유를 꿈꾸게 된다. 그러나 막상 조직을 떠나게 되었을 때 개인이 져야 할 책임은 묵직함 그 이상일 수 있다. 현대인이 갖고 있는 이 같은 고민을 한 전문가는 이렇게 요약한다. “근대의 이점은 만만찮은 가격표를 동반한다. 자신의 운명을 형성하는 데서 개인에게 주어지는 선택의 폭이 클수록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책임의 무게도 무거워진다. 삶은 어느 때보다 더 흥미롭고 더 감당하기 어렵다.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힘이 많으면서도 더 무기력하다.” 특히 현대사회처럼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고 세계화의 물결이 거센 시대에 조직을 떠난 개인은 고립과 존재론적 불안정을 넘어서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책은 개인에게 소속을 강요하는 감정이 워낙 강해서 종종 개인은 집단 성원이 되는 특전을 얻는 대가로 기꺼이 자유를 포기한다는 점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또한 이 책은 현대사회의 독특한 특징인 ‘선택에 따른 소속’의 의미와 영향, 결과를 탐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속감은 소외와 고독에 대한 가장 강한 해독제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소속의 충동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소속의 충동은 개인으로 하여금 개인적 이해관계를 희생하도록 자극한다. 또한 이 충동은 개인에게 공동체의 규칙과 규범의 가치를 따르기 위해 상당한 정도의 자유를 포기하도록 강요한다. 그 대가로 사람들은 안전과 보호, 유대와 동료애를 누린다.” 

비교적 일찍 조직을 떠나 본 경험을 가진 필자는 어떤 사람이라도 소속감을 상실하게 되었을 때 감내해야 할 불안감이 생각보다 크다고 생각한다. 웬만큼 내적인 확신이 강하고 자기관리에 철저한 사람이 아니라면 소속감의 상실은 의외로 큰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하략)

기사 전문 읽기

http://goo.gl/pUFn9i

 

▶ 출판사 도서 소개 내용
http://goo.gl/ioaueY 

 

▶ 서점 링크
교보문고 : http://goo.gl/RMqyY7
예스24 : http://goo.gl/6Jh1Bk
알라딘 : http://goo.gl/Smyzte
인터파크 : http://goo.gl/91ad3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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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정여울의 책갈피 속 마음여행] 영원한 이별 앞 ‘공감일기’
- 책 <상실 그리고 치유> 서평(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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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나 연인을 영원히 떠나보낸 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할 말을 잃는다.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위로’라는 것 자체가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는 무력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우리는 자신이 슬픔에 빠졌을 때도 어떻게 스스로를 위로해야 할지 잘 알지 못한다. 특히 우리 문화권에서는 ‘슬픔에 빠져 있는 상황’ 자체를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으려는 사람이 많다. 슬픔에 빠진 모습은 나약한 것이고, 나약한 모습은 수치스럽다는 잘못된 사회인식 때문이다.


사랑하는 이를 잃어버린, 그 무엇으로도 달랠 수 없는 참혹한 슬픔 앞에서 우리는 가장 먼저 스스로를 고립시키려 한다. 일단은 혼자 있고 싶다. 누구의 위로도 들리지 않고 그 모든 위로의 말이 심지어 내 슬픔을 향한 공격처럼 느껴지기에, 우리는 슬픔에 빠진 스스로를 내면의 독방 안에 철저히 감금시킨다. ‘슬픔 앞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언제나 어렵고 아프기만 하다.

저자는 스스로가 뼈아픈 상실을 경험한 사람이다. 사랑하는 딸이 열여섯 살 때 말에서 떨어져 죽은 후, 그녀는 딸의 방으로 들어가는 문만 바라봐도 가슴이 철렁하는 상태를 경험한다. 딸의 방문을 얼마나 열어둘 수 있는지에 따라 자신의 정신적 건강도를 체크할 정도로, 그녀는 딸을 잃어버린 슬픔 앞에서 오래오래 앓아야 했다.

방문을 완전히 닫아놓은 날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날’이다. 딸의 방문을 반쯤이라도 열어둘 수 있는 날은 ‘그나마 조금이나마 버틸 수 있는 날’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 딸의 방문을 활짝 열어두고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되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치유되기 시작했음을 느낀다.

그녀는 그토록 사랑했던 딸의 죽음 이후, 자신이 오랫동안 그 상실의 아픔을 어떻게 치유했는지를 365일 동안의 일기 형식으로 표현한다. 물론 이런 ‘애도일기’를 쓸 수 있게 된 것은 딸이 죽고 나서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다. 작가이던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매일매일 글을 쓴다는 일 자체가 그 슬픔을 극복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됐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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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 선생님 신동아 기사 전문 읽기
http://goo.gl/iV1DQ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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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그리고 치유- 슬픔을 위로하는 365개의 명언과 조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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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자, 최다니엘
EBS FM '낭독a'에서 문예출판사 <토니오 크뢰거>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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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의 '학교 이야기'로 데뷔하고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의사 이지훈 역을 맡았던 배우 최다니엘이 EBS FM 낭독에서 문예출판사의 <토니오 크뢰거>를 낭독합니다.^^

<토니오 크뢰거>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토마스 만의 대표 단편 소설집으로 고귀한 것을 추구하려는 예술가와 지상에서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일반인 사이의 갈등을 묘사합니다.

최다니엘은 EBS와의 인터뷰에서 이 한 문장이 인상 깊었다고 합니다.

"사랑받는 것은 허영심을 위한 메스꺼운 만족감이다. 행복이란 사랑하는 것이며 또한 아무도 모르게 사랑하는 대상에 잠시 가까이 갈 기회를 노리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만약 예술적인 삶과 세속적인 삶의 갈림길에 선다면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요? 사랑과 배려 같은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은 언제나 참일 수 있을까요?

EBS 낭독a에서 <토니오 크뢰거>를 만나보시면서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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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니오 크뢰거> 낭독 듣기

http://home.ebs.co.kr/book1/replay/3/list?courseId=10009933&stepId=10011103


* 최다니엘 EBS 인터뷰
http://ebsstory.blog.me/220342425451



낭독 현장에서 배우 최다니엘
EBS PD님이 출판사로 연락을 주셨을 때, 혹시 낭독 배우님의 사진을 몇 장 받을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더니 이렇게 3장의 사진을 보내주셨네요. ^^ 팬 여러분에게 작은 즐거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D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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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수로가 전시 프로듀서를 맡은 '헤세와 그림들展'이 오는 5월 2일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시작됩니다.


이 전시회의 특징은 헤세의 그림을 디지털 기술로 재현한다는 점인데요, 그림을 3D로 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헤세와 그림들展'은 5월 2일부터 11월 1일까지 진행이 됩니다.


헤세와 전시회에 관심이 있는 분은 방문하셔 보세요.^^


문예출판사에서 아래 도서를 구매하신 분 중 25분을 추첨 1인 2매 초대권을 증정하오니 아래 도서 중 읽을만한 책이 있다면 이벤트도 참여하시고 전시회도 구경하세요.^^


단, 초대권 유효기간이 5월 31일까지입니다.


이벤트 페이지 바로가기

http://goo.gl/aCktVS


이벤트 도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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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서,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한 분에게

시인 릴케의 마지막 시, <오라, 마지막 고통이여>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 시인 릴케가 쓴 마지막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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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 마지막 고통이여
Komm du,du letzter,den ich anerkenne


오라, 마지막 고통이여, 나는 너를 받아들인다,
육체 조직 속의 엄청난 고통이여.
정신 속에서 불탔듯이, 보라. 나는 지금
네 속에서 불타고 있다. 장작은
네가 불타오르는 불꽃에 동의하기를 오랫동안 거부하였다.
그러나 나는 지금 너를 부양하고, 네 속에서 불타고 있다.
이 세상에서 나의 관용은 너의 분노 속에서
이승의 것이 아닌 저승의 노여움이 되어 있다.
더없이 순수하고, 아무런 계획도 없고, 미래에서 해방되어
나는 고뇌의 뒤엉킨 장작더미 위로 올라갔다.
말 없는 저장품을 간직하고 있는 이 마음의 대상으로
이렇게 확실히 미래를 구매하는 것은 어디서도 할 수 없다.
눈에 띄지 않게 불타고 있는 이것이 역시 나 자신일까.
추억을 나는 가지고 가지 않는다.
아 삶. 밖에 있는 것이 삶이다.
나는 활활 타는 불꽃 속에 있다. 아무도 나를 모른다.

 


[포기. 이것은 옛날 어린 시절의 질병과는 다른 것이다. 어린 시절의 질병은 유예기간이며, 성장하기 위한 구실이었다. 모든 것이 소리를 지르고, 속삭이고 있었다. 어릴 때 너를 놀라게 한 것을 지금의 병에 혼합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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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 마지막 고통이여, 나는 너를 받아들인다’는 릴케가 쓴 마지막 시詩의 첫 구절입니다. 인생의 마지막에 이르러 시인을 포기할만큼의 창작 위기를 경험한 릴케는 고통과 고독 속에서도 시를 위해 치열하게 모든 것을 바칩니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 후반부에 그의 대표작이자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시인 《두이노의 비가》와 《오르페우스에게 보내는 소네트》를 창작하는 것에 성공합니다.

고통을 받으면서도 자신이 이루고자 한 바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릴케의 시들은 삶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져야 했던 아픔을 경험한 사람에게 큰 위로를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에게 '화이팅'입니다.

_문예남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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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 http://goo.gl/pcE5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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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 http://goo.gl/axqU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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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ptive 2015-04-29 15: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는 따로봐야...

문예출판사 2015-04-30 16:15   좋아요 0 | URL
앗! 관심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