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역사는 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진보하는가? 말했다시피 이건 나이가 든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은 지혜로워진다는 것만큼이나 거대한 착각이다. 인간은 저절로 나아질 수 없고, 그런 인간의 역사 역시 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진보하지 않는다. 가만히 놔두면 인간은 나빠지며, 역사는 더 나쁘게 과거를 반복한다. - P40

인간은 저절로 나아지며, 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역사는 진보한다고 우리가 착각하는 한 점점 나빠지는 이 세계를 만든 범인은 우리 자신일 수밖에 없다. 오이디푸스의 망각과 무지와 착각은 또한 우리의 것이기도 한다. 그러니 먼저 우리는 자신의 실수만을 선별적으로 잊어버리는 망각,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무지. 그리하여 시간이 흐를수록 나만은 나아진다고 여기는 착각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그게 바로 자신의 힘으로 나아지는 길이다. - P43

인간은 스스로 나아져야만 하며, 역사는 스스로 나아진 인간들의 슬기와 용기에 의해서만 진보한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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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손이란 참으로 많은 것을 소리 없이 치워놓는다고 그는 생각했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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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크게 놀랐죠. 그러나 사람이 30년이나 세상에서 주어진 운명을 겪으며 살다 보면 놀라운 일이 생겨도 무감각하고 또 이런 놀라운 일을 별로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기도 한다는 말입니다. 오늘 있었던 일의 경우는 더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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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한 알이 쪼개졌습니다.
사과 半개에는 씨앗이 보입니다.
쪼개져 보이는 것이라면 그것은 폭력적인 것입니다. - P26

"창작이 단지 과거의 유령들과 더불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유령들과도 다시 말해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작가들과 똑같이,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더불어 이루어진다". - P35

미래는 과연 과거보다 진보하는가? - P38

이성적으로 침착하게 협력하는 한, 비참하게 죽을 수밖에 없다는 이 진실은 우리가 경제 성장이라는 분칠 속에 감춰둔 한국사회의 민낯일지도 모르겠다. 이 민낯을 마주 대하는 건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다. 어차피 내가 아는 한, 한국사회는 원래 그런 얼굴이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혹은 안일하게도 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그 얼굴이 점점 더 나아지리라고 생각한 것만은 부끄럽다. 그건 나이가 든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이 지혜로워질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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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언제나 모든 일을 가능한 한 마음 편하게 받아들였다. 아무리 나쁜 일이라도 그런 상황이 닥치고 나서야 받아들이고 또 아무리 상황이 좋지 않아도 앞으로 올 일을 미리부터 걱정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수가 없었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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