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이라는 동전은 금과 싸구려 금속이 만난 희귀한 합금이다. - P11

한 손이 세운 걸 다른 한 손은 부수는데, 감동은 동일하다. - P14

어쨌든 할아버지는 죽었고 거기 담긴 메시지는 분명했다. 전쟁은 사람을 죽인다. - P16

나의 삶이 짊어졌던 짐 두 개 가운데 나의 이름은 아마도 가벼운 쪽이었으리라. 그렇지만 나는 그 이름을 격렬하게 증오했다. - P17

남이야 뭐라 할지 모르겠으나 열두 살의 슬픔이 아주 오래가는 법은 없다. - P21

나를 안심시키려고 어떤 우호적인 힘이 보내준 나비는 여러 시간 동안 그곳에 머물렀고, 그 덕분에 그 무엇도 정말이지 보이는 그대로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나비는 나비가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로서 아주 작은 공간 안에 웅크린 거대한 무언가라는 사실을 그때 처음 직관적으로 깨달았던 것 같다. 이러한 깨달음은 몇십년 뒤에 최초의 원자 폭탄에 의해 확인될 테고, 어쩌면 그보다도 죽어 가는 내가 이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도원의 지하 공간에 남겨 두고 가는 것이 바로 그러한 깨달음이리라. - P22

나는 행복했고 여전히 내 앞에 놓인 그 모든 것에, 타고 올라가야 하고 나에게 맞게 깎아야 할 그 미래라는 덩어리에 취해 있었다. - P27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피에트라달바에서도, 물을 이해하는 자가 인간을 이해한다. - P151

"지식을 통해서 자신의 신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 그가 의견을 내놓았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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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히 예외적인 일을 설명할 때 누구나 그러듯이 그녀도 프랑스인이 말하는 이른바 기적이라는 것을 들어 이 수수께끼를 설명했다. 이 소녀는 바로 기적 중의 기적이라는 것이 그녀가 도달한 결론이었다. 인간을 그 원천으로 보는 설명은 겉보기에는 아무리 적절해 보여도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았다. - P181

버리나야말로 올리브의 눈에는 ‘천부적 재능이 있는 인간‘의 전형이자 모델이었다. 그녀의 자질은 돈을 주고 살 수 없다. 그것은 멋진 생일 선물처럼 미지의 전령이 문 앞에 두고 간 것이며 고갈되지 않는 유산으로서 언제까지나 기쁨을 주고, 어디서 왔는지 모르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그런 것이었다. 그녀의 자질은 아직 너무 날것 그대로였지만- 알다시피 올리브는 자기 손으로 갈고닦아 연마해줄 거라고 다짐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다행이다 싶었다-과일이나 꽃, 타오르는 불이나 철썩거리는 물처럼 진짜였다. - P182

올리브로서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자‘는 전혀 다른 목적으로 이 세상에 보내졌으며, 그렇게 대의를 구현하는 재능을 가진 자라면 우쭐대는 청년들과 시시덕거리며 시간을 죽이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 P188

미래를 엿본다는 것은, 설령 자신이 바라는 운명을 보게 된다고 해도 끔찍한 법이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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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야말로 그의 세계였고, 그가 보기에는 인생에 관한 가장 풍부한 표현이었다. - P160

그가 생각하기에 최고로 행복한 사람들은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이었다(그런 사람들이 꽤 많았다.) 다르 아닌 바로 이것만이 셀라 태런트를 진정 만족시킬 수 있었다. - P161

그에게는 인간의 존재란 사실 거대한 홍보 수단이나 다름없었는데, 단 한 가지 문제라면 가끔 그것이 충분히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 P161

올리브는 버리나의 눈에 경이로운 세계의 모습을 펼쳐 보여줬고, 그녀에게 신성한 사명이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해주었다. 그리고 우리가 이미 본 대로 인생의 재미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척도를 제시해주었다. - P167

딸은 주어지는 것은 무엇이든 취하고 감사해하지만 손에 주어지지 않는 것에는 조금도 미련을 느끼지 않았다. 열의와 순종이 섞인 특이한 기질이었다. - P168

실은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미스 버즈아이(이 여성만은 고색창연한 인품으로 보아도 그럴 염려가 전혀 없었다)와 최하층의 가난하고 비참한 사람들을 제외하면 모든 이가 이 악덕에 물들어 있는 것처럼 여겨진 적도 때때로 있었다. 노역자와 방직공 같은, 신분이 아주 낮은 사람들만이 속악함과 거리가 멀었다. - P175

만약 그녀가 관심을 가진 이 운동이 그녀가 좋아하는 사람들에 의해서만 추진될 수 있다면, 그리고 어쨌든 혁명이란게 항상 자기 자신의 개혁-내적 격변, 희생, 강제- 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아도 된다면, 미스 챈설러는 훨씬 행복했을 것이다. - P175

불행하게도, 단순히 목적이 같다는 것만으로는 그것이 지향하는 특별한 결과가 아무리 훌륭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목적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다 같을 수는 없는 법이다. - P176

세상이 그들을 필요로 한다면 때는 분명히 올 것이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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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집착하는 것은 ‘사교계‘, 은밀한 목소리가 그녀가 한 번도 가진 적 없다고 속삭이고, 더 명료한 목소리로 그것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받는 사회적 지위였다. 그 지위를 확보하고 회복해 다시 존엄해지는 것, 그것이 이 여자가 마음속에 품은 야망이었다. - P111

올리브는 손님에게 천사가 반짝반짝 빛나는 갑옷을 입고 당신에게 내려왔는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당신처럼 여성에 대해 나 자신이 품고 있는 다정함과 연민의 마음을 정확히 똑같이 가진 분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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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고향에 격한 애정과 깊은 마음의 연결 고리를 느끼는 그로서는 방을 가득 채운 북부 광신자들에게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은 어머니나 애인이 보낸 편지를 큰 소리로 읽는 것과 다름없이 불가능한 일이었다. - P80

베이질 랜섬은 미스 프랜스가 해준 말을 떠올리며, 뉴욕에서 어떤 것들이 신문 기삿감이 되는지를 익히 보았던 경험에 비추어 저 청년이 이 회견을 기삿감으로 인식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바로 확신했다. - P83

그 소녀만큼 다양한 요소가 기묘하게 뒤섞인 인간을 이제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더없이 사랑스럽고 속세를 초월한 듯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뭔가 전시품 같고 공연단에 속한 것 같고 항상 가스등 불빛 속에 사는 사람 같은 분위기가 그녀가 입고 있는 드레스 구석구석까지 스며 있고, 연극적인 효과를 노렸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 몸짓에 배어 있었다. 그녀가 캐스터네츠나 탬버린을 꺼냈다 해도 랜섬은 그런 소품조차 잘 어울린다고 느꼈을 것이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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