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엘리엇은 분별 있고 상냥한 성품의 훌륭한 여자였다. 젊은 날의 열정으로 엘리엇 경과 혼인했다는 사실만 눈감아준다면, 이후의 판단력과 품행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레이디 엘리엇은 남편의 잘못을 달래고 누그러뜨리고 감추어주며 그에게 헌신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아닐지라도 자신의 의무와 친구들, 아이들에게서 삶에 애착을 가질 만한 이유를 충분히 찾아냈다. 하늘의 부름을 받아 그들 곁을 떠나게 되었을 때 마음이 무거웠던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 P9

고귀한 정신과 다정한 성품을 지닌 앤은 참된 이해력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높이 평가받을지언정, 아버지나 언니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그의 말은 무시당하기 일쑤였고 항상 다른 이를 위해 양보해야 했다. 그는 그냥 앤이었다. - P11

남들이 겪지 않는 일을 나만 겪는다고 믿을 때 가장 고통스러운 법이지.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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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기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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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계엄 선포부터 4월까지 작가님의 일상적인 삶과 생각, 느낌을 기록한 일기. 작가님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기쁘다.
덧붙여 작가님이 세상이 완전히 망할 때까지 단 한 권의 책만 읽을 수 있다면 선택한 책, 배리 로페즈의 ‘호라이즌‘ 궁금해서 얼른 주문해 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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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과 다정을, 조용한 애정을 알아보고 눈치채는 마음. - P152

"혼자서는 어떤 이야기도 그리 멀리까지 이끌어갈 수 없다." - P167

아름다운 가위란 어쩌면 누군가 오래 사용한 가위인지도 모르겠다. - P170

언제나 가능성은 있다. - P171

하지만 가능성만을 바랄 수 있을 뿐인 세계는 얼마나 울적한가. 희망을 가지고 그것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믿기가 너무나 어려운 세계, 그 어려움이 기본인 세계는 얼마나 낡아빠진 세계인가. 너무 낡아서, 자기 경험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세계. 다만 이어질 뿐인.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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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와 혐오와 자기연민과 기만으로 가득한 그들이 놀이 삼아 자신과 타인의 삶을 조롱하고 위험에 빠뜨리는 일은 이제 더 보고 싶지 않다. - P102

오랜 화분은 차라리 깨야 한다는 걸 몰랐다. - P108

연결성이라는 사슬로 이어져 모두가 동등하다 - P114

산다는 건 결국 더러워진다는 것이지만, 더러운 도랑물을 마시며 사는 것이지만,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미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물줄기, 다른 삶에서 내 삶으로 흘러드는 물을, 타인의 삶에서 흘러나온 피가 스며든 도랑의 물을 내 도랑의 물로 받아 마시며 사는 일이고, 그래서 내가 받아들이거나 말거나 삶이란 끊임없이 더러워지는 일이지만. - P114

어리석음이 종종 늙음의 얼굴로 온다는 것은 기필코 늙는 존재인 내게도 섬뜩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그 어리석음이 마침내 늙음에서 개화했겠나, 인생 곳곳에 만발했을 것이다, 남의 인생을 이렇게 함부로 생각하며 앉아 있다. - P142

그래도 슬픔이 더 커서 괜찮은 것 같다. 분노하는 마음으로는 미운 이들과 동행하기가 어렵지만 슬픔으로는 함께할 수 있지.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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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삶을 조금도 아낄 줄 모르는 사람들이 그 삶을 다 무너뜨릴 막강한 힘을 가졌고 지금도 가지고 있다. - P29

우리는 지금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삶이 이번 한번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미안한 일이 있으면 미안하다고 바로 말하고 고마운 일이 있으면 고맙다고 바로 말한다. - P32

말할수록 말하고자 하는 것이 가벼워지고 하찮아지는 것 같았냐고 묻자 어떻게 알았느냐고 반문한다. 나도 겪곤 하니까. 그 무서운 일을. 내게 너무나 중요한 그것이 당신에겐 중요하지 않다는 걸 목격하는 일, 사람의 무언가를 야금야금 무너뜨리는 그 일을.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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