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이미 말해졌다.‘ - P104

"세상은 언제나 똑같군. 여러 가지 상태가 항상 반복되지. 어느 민족이건 다른 민족과 마찬가지로 살고, 사랑하고, 느끼고 있어. 모든 것은 이미 말해졌고, 우리는 기껏해야 그것을 다른 형식이나 표현으로 되풀이할 뿐이야." - P116

"실생활에서 따오든 책에서 따오든 그런 건 아무 상관 없어. 제대로 사용했는지 아닌지, 그것만이 중요하지! 나의 메피스토펠레스도 셰익스피어의 노래를 부른다만, 왜 그게 안 된다는 건가? 셰익스피어의 노래가 그 장면에 딱 들어맞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속 시원히 말해주는데 어째서 내가 고생해서 나의 글을 새로 써야 할까? 예술에는 전체적으로 혈통이라는 게 있어. 옛 독일 청년들은 대화 마디마디에 성서를 인용할 수 있도록 교육받았는데, 그건 결국 감정이나 사건이 영원히 되풀이된다는 것을 암시하고 명시하지. 우리의 사상을 표현하는 데 옛사람들이 엄선한 품위 있는 언어를 사용할 때, 그들이 우리의 마음 깊은 곳을 우리보다 더 정교하게 열어서 보여준다는 점을 인정하는 게야. 거장들은 항상 옛사람의 장점을 이용하는데, 그 점이 그들을 위대하게 만든다네." - P117

"셰익스피어가 노렸던 건 오직 하나야. 각각 장면에 꼭 맞는 효과적인 명문구를 자신의 등장인물이 말하게 하는 거지." - P119

"그에게 있었고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없는 건 사랑이야.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방언으로 말을 할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징이나 요란한 꽹과리가 될 뿐입니다.‘ 나의 파우스트를 구원하는 열쇠도 거기에 있다네." - P119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들지." - P120

"파우스트 마지막 장에서는 모든 우주의 시공간이 사랑으로 하나가 됩니다. 하지만 각 세계는 저마다의 특성을 잃지 않지요. 그것이야말로 괴테의 꿈이었습니다. 그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Goethe" - P121

괴테의 "사랑이 띠의 역할을 하지 않으면 결국은 모든게 바벨탑일 뿐이다"(히로바, 1999)라는 말과 헤세의 "온 세상이 노아의 방주에 올라타듯이 끝없는 행렬을 이루어 우리의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이리하여 우리는 모든 것을 소유하고, 이해하고, 그것과 하나가 된다"(운데이, 1971)라는 말은 표리일체의 관계에 있다. 이 ‘사랑‘이야말로 모든 것을 바벨에서 구하여 성령 강림일에 이르게 한다. - P128

"시는 자연과 마찬가지로 창조의 과정에서 빛과 그림자를 숭고함과 그로테스크함을, 다시 말해 영혼과 육체, 정신과 짐승성을 혼동하지 않고 혼합하기 시작할 것이다." - P130

요컨대 다른 것을 모조리 뒤섞어 봤자 이상적인 하얀색은 얻을 수 없다. 괴테는 전체성 개념에서 모든 색이 각각 빛나야 ‘하나이면서 전체 Hen kai pan‘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며 보다 전문적인 방법으로 설명했다. - P144

"하지만 이건 정말 그런 이야기야. 결국 우린 과거의 시대를 남겨진 조각으로 상상하는 수밖에 없어. 고전학자가 착각했던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다만 우리가 사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획득함과 동시에 고대인의 시각을 잃어버리기도 한다는 점은 잊어서는 안 돼." - P147

"지금도 우리는 노아의 시대와 같은 무지개를 보고 있어. 그저 거기서 더 많은 이름을 읽어낼 수 있을 뿐이지." - P149

"도이치, 말을 찾는 건 학자의 본분이지. 구렁이 잡으러 갔다가 구렁이한테 잡아먹혀도 상관없다네. 하지만 말이란 끝까지 불편한 도구야. 도무지 익숙해지는 법이 없거든. 난 아직도 가즈코랑 싸워. 가끔 만나는 젊은 학생의 말을 가로막을 때도 있지. 누군가가 하는 말을 전혀 못 알아들어서 귀가 어두운 척하며 어물쩍 넘어가기도 하고・・・・・・ 그걸 대신할 도구를 도통 찾을 수가 없어서 계속 쓰고 있을 뿐이야. 난 심지어 이렇게 생각한 적도 있어. 가령 섹스는어떨까."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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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사랑은 모든 것을 완전하게 묶는 띠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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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의 최후의 비밀을 모른다면 인간 발자크를 이해할 수 없다. 그는 우리가 운명이나 운명의 시련이라고 부르는그 모든 것에 대해서 무서울 정도의 태연함에서 나온 무관심을 보였다. 그의 내부에 있는 어떤 것은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그의 존재의 가장 내면적인 본질일 것이다-그의 외적인 삶의 온갖 파국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이 태풍을, 안전한 육지에서 미쳐 날뛰는 바다를 쳐다볼 때와 같은 긴장된 호기심으로 바라만 보았다. - P426

그의 내부에 있는 비밀스런 저항력이 끊임없이 균형을 향해서 작동하고 있었다. 빚을 많이 질수록 그는 그렇게 값비싼 지출을 통해서 사치의 망상을 맛보았다. 상황이 그를 무겁게 짓누를수록 수은기압계처럼 그의 생명욕구는 위로 올라갔다. 판에 박힌 일에 억눌릴수록 그는 더욱 강하게 향락을 맛보려고 했다. 이런 반대급부가 없었다면 그의 삶은 바보 같은 것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이것을 통해서만 그것은 위대한 것이 되었다. 화산처럼 꾹꾹 눌려 있다가 오직 폭발적으로만 뿜어나오는 원소의 영원한 분출이었다. - P427

한스카 부인의 1/10만큼도 부자가 아니었지만 그녀는 때로는 이런저런 일을 맡겨서, 때로는 현찰로, 그를 열 번 이상이나 곤경에서 도와주었다. 진정한 애인이자 친구로서 모든 순간에 대담함과 개방성과 자유로움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사교계나 엄격한 풍습이나계급의식에 종속되지 않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태도로 오직 자기 의지에 따라 사는 여인만이 가능한 행동이었다. - P438

역사에서 살아 있는 사람이 죽은 사람을 능가하듯이 사랑에서도 가까이 있는 사람이 멀리 있는 사람을 능가하는 법이고 비스콘티 백작부인은 가까이 있는 젊고 아름답고 정열적이고 감각적인 여인이었다. - P440

그는 자기가 단 한 순간이라도 자유를 누리기만 하면 운명의 손길이 더욱 가혹하게 자기를 옭아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앞으로도 언제나 거듭 그것을 경험할 판이었다. - P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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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강한 인간이라도 모두에 맞서서 계속 싸운다면 그 강인함을 다 써버리게 마련이다. - P408

어쨌든 법적인 의미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도덕적인 측면에서 발자크에게 힘이 되어주었다. 그것이 소중한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 P409

발자크는 다시 투자나 사업이나 부자와의 결혼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사업, 곧 예술만이 자기를 절망적인 상황에서구해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P420

그는 예술을 위해 태어났고, 거기 몸을 바친 사람이었다. 예술가에게는 의사가 다른 환자에게는 처방해줄 수 없는 한 가지 치료제가 있었다. 예술가는, 그리고 오직 예술가만이 자신의 고통을 서술함으로써 거기서 벗어날 수 있다. 그는 쓰라린 체험들을 마음을 뒤흔드는 형상들로 바꾸고, 사나운 자기 삶의 압박들을 창작의 자유로 바꿀 수 있다. - P421

발자크의 의지가 작동하는 곳에서는 언제나 기적이 일어난다. - P421

발자크는 이런 극단적인 곤궁상태에 있을 때 가장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냈다. - P421

<잃어버린 환상>은 사실주의의 초상화이고, 그때까지 프랑스 문학이 알지 못했던 삶의 폭을 가진 시대의 초상화이다. 그 옆에서, 그리고 그 가장 깊은 곳에서 발자크는 자신과 결정적인 대결을 벌였다. - P422

그는 두 인물을 통해서 한 작가가 엄격하게 자신과 작품을 고수할 경우 그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빠르고 무가치한 명성의 유혹에 굴복할 경우에 어떻게 될 수 있는지를 묘사한다. - P422

당시 파리의 좁은 세계의 한 단면을 생각한 것이지만 <잃어버린 환상>은 모든 시대의 모범이며, 모든 시대에 타당한 것이다. 그것은 자부심과 분노와 경고의 책이다. 초조함과 욕심으로 자신을 비천하게 만들지 말고, 수많은 저항을 하면서 강하게, 점점 강하게 되라는 경고를 담고 있다. 바로 이 극단적인 곤궁의 시간에 발자크는 자신을 향한 진정한 용기를 찾아낸 것이며, 자기 생애의 가장 큰 파국 한가운데서 그는 가장 사적이면서 가장 위대한 작품들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 P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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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난 모든 것을 말로 표현하지 않고서는 못 견디는 거야. 나비는 꽃들 사이를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꽃가루를 옮기는 모습이 아름다운 건데. 하지만 태풍에는 반드시 눈이 있는 법. 모든 말은 실상 그 한 점을 향해 몰아칠 뿐이다. 말의 탁류에 휩쓸리며 도이치는 몸을 일으켜 그 정지된 점을 아리아드네의 실처럼 움켜쥐고, 뽑아냈다. - P39

"전 괴테가 모든 것을 말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인간이 모든 것을 말하기란 불가능하니까요. 그래도 괴테는 정말로 모든 것을 말하려고 했구나, 그런 생각은 듭니다. 그게 저에게 힘이 되었어요." - P86

"괴테는 개인의 한계를 꽤나 의식하고 있었어. 직업의 전문성도 강하게 주장했고, 예술은 제약 속에서 태어난다고도 말했지. 하지만 자네가 말한 대로 괴테는 무한함을 추구하는 자신의 본성을 바꿀 수도 없었어. 그러니 거기에는 스스로 경계하는 의미도 있었을 거야. 다양함과 복잡함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은 언제나 혼란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라는 말도 했는데, 그 자신이 바로 그랬겠지." - P89

그런 뒤에 결국 자신은 자기가 쓴 책을 그대로 덧쓰고 있을 뿐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깊게 잠겼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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