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종합해볼 때", 울리가 눈가의 눈물을 훔치며 혼잣말을 했다. "그 모든 걸 종합해볼 때, 하루의 시작이 시작다웠고, 중간이 중간다웠고, 끝이 끝다웠던 오늘 하루는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는걸 부인할 수가 없어." - P603
우리는 우리 앞에 없는 것에 대해 열중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보다 우리 앞에 있는 것에 열중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한결 덜 불안할 거야. - P613
학자들은 제논의 가르침을 대대로 전수하는 것에 더하여 전문적인 용어도 대대로 전수해왔는데, 그 유일한 목적은 허튼소리를 그럴듯한 이론으로 가르치는 관행을 인정하는 것일 뿐이었다. - P623
예의를 차리기 위해 커피 한 잔과 커피 케이크 한 조각을 받아들인 후 에밋은 예절을 지키는 것은 대부분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는 사실을 새삼 떠올렸다. 왜냐하면 커피와 케이크는 그에게 딱 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더 먹겠느냐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 P628
울리도 잘 알고 있듯이, 무거운 침묵은 누군가와 따로 얘기할 때의 필수적인 부분이었다. 그것은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에게 다음에 올 말이 가장 중요한 말이라는 것을 알리는 신호였다. - P671
에밋은 샐리도 그와 마찬가지로 부끄러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 점도 위안이 되었다. 다른 사람도 비슷하게 비난의 아픔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아는 데서 오는 위안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옳고 그름에 대한 자신의 감각이 다른 사람과 공유되었고, 그래서 더 진실에 부합한다는 것을 알게 된 데서 오는 위안이었다. - P675
"우린 젊을 때 우리의 악과 분노, 시기심, 자존심을 억누르는 것의 중요성을 우리 자신에게 가르치는 데 아주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내가 보기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결국 생각과 달리 미덕에 의해 저해되는 것 같아. 만약 어느 모로 보나 장점인 특성을 받아들여서 그러니까 목사와 시인이 칭송하는 특성, 우리 친구들에게서 발견하고 존경하게 되는 특성, 우리 자녀에게 길러주고 싶은 특성을 받아들여서 그 특성을 어느 가엾은 영혼에게 풍성하게 준다면, 그것은 거의 틀림없이 그 사람의 행복에 장애가 될 거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너무 영리하게 구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자신의 이익을 너무 참고 인내하는 사람도 있어. 자신의이익을 위해 너무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고." - P698
사진의 재미있는 점은 사진이 찍힌 그 순간까지 일어난 모든 일을 아는 데 반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점이라고 울리는 생각했다. 그럼에도 일단 사진이 액자에담겨 벽에 걸리고 난 뒤에는 그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막 일어나려고 했던 모든 것들뿐 아니라 일어나지 않은 것들, 예상하지 못한 것들, 의도하지 않은 것들,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을 볼 수있었다. - P703
모든 사람의 삶이 조각 그림 맞추기의 조각 같다면 멋지지 않을까, 울리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의 삶도 다른 사람의 삶에 불편을 초래하는 것으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사람의 삶도 특별히 설계된 자신의 자리에 딱 들어맞을 것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복잡한 전체 그림이 완성될 수 있게 할 것이다. - P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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