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한참을 그런 식으로 -어색하게 띄엄띄엄 - 뚜렷한 방향도 목표도 없이 계속되었다. 분명 폴과 개릿은 어떤 화제를 피하고 있었다. 예컨대 내가 심리학과에서 일하던 시절, 폴의 연구 주제, 개릿이 이룬 업적을 비롯해 내가 예민하게 반응할 거라고 판단되는 모든 것들을 건드리지 않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공통의 관심사 없이는, 애초에 오래전 우리 사이에 유대감을 형성했던 그런 주제들 없이는 할 얘기가 별로 없다는 점이었다. - P178

사실은 부모가 되면, 적어도 일반적인 의미에서는, 더 불행해진다는 상당히 강력한 증거도 있다,라고 말했다. - P182

"아이들이 둥지를 떠난 뒤에도요. 나이가 들어 향수에 젖은 채 인생을 돌아볼 때조차도. 그때조차 자식을 갖지 않은 사람들이 더 행복하더라는 거죠."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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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달빛 가득한 다른 세계에 속한다는 인상을 갖게 되었고, 여기에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 P43

예술가란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나의 생각은 분명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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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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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나 누군가에게 진정으로 사랑받은 적도, 사랑한 적도 없었던 고독한 한 소년과 고독한 한 소녀, 덴고와 아오마메.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서로를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었던 그들이 달이 두 개인 1Q84의 세계로 들어오게 된다. 온갖 시련과 위협을 극복하고 그들은 결국 만나 1Q84의 세계에서 벗어나게 된다. 서로서로의 신뢰와 사랑만이 그 어떤 시련과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다는 걸 작가는 말하려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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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에 책과 서평이 필요한 이유는 사유의 방향을 틀기 위해서다. - P28

맥락 없는 책 읽기처럼 위험한 일도 없다. 우리 자신의 잘못된 실천을 고전에 빗대어 정당화하기 쉽기 때문이다. - P29

우리는 직접 경험한 본 것(seeing)보다 기존의 통념(believing)을 더 신뢰한다. - P34

불안이 고운 흙이라면 ‘안정‘은 콘크리트다. 후자는 변형이 어렵다. - P35

선과 악은 ‘사실‘이 아니라 강한 사람의 뻔뻔함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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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는 이 새롭게 찾아온 세계에 자신을 동화시키기 위한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마음을 두는 법을, 풍경을 바라보는법을, 언어를 선택하는 법을, 호흡하는 법을, 몸을 움직이는 법을, 이제부터 하나하나 조정하고 다시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세계에 있는 모든 시간을 그러모아야 한다. 아니, 어쩌면 이 세계만으로는 부족할지도 모른다. - P676

"우리는 서로를 만나기 위해 이 세계에 왔어. 우리 스스로도 알지 못했지만 그게 우리가 이곳에 들어온 목적이었어. 우리는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을 통과해야 했어.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며 설명할 수 없는 일. 기묘한 일, 피비린내 나는 일, 슬픈 일. 때로는 아름다운 일. 우리는 서약을 요구받고 그것을 내주었어. 우리에게는 시련이 주어졌고 그것을 뚫고 나왔어. 그리고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은 이렇게 달성되었어. 하지만 지금은 위험이 닥쳐오고 있어. 그들은 내 안에 있는 도터를 원해. 도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덴고는 알지?" - P712

기억은 때로 사람을 배반한다. - P728

"우리가 얼마나 고독했는지 아는 데는, 서로 이만큼의 시간이 필요했던 거야." - P737

이곳이 어떤 세계인지, 아직 판명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구조를 가진 세계이건 나는 이곳에 머물 것이다. 아오마메는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곳에 머물 것이다. 이 세계에는 아마도 이 세계 나름의 위협이 있고, 위험이 숨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세계 나름의 수많은 수수께끼와 모순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어두운 길을 우리는 앞으로 수없이 더듬어가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 괜찮다. 기꺼이 그것을 받아들이자. 나는 이곳에서 이제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는 단 하나뿐인 달을 가진 이 세계에 발을 딛고 머무는 것이다. 덴고와 나와 이 작은 것, 셋이서. - P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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