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란,
어느 정도의 기반이 다져진 안정감을 주는 나이이면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 시작되는 나이다. 직장에서의 명퇴나이는 점점 줄어들고 그 범주에 포함될 날이 멀지 않음을 실감하며 옥죄어 산다. 물론 겉으로는 아주 평온하다. 아이들과 주말을 보내기에 아직은 체력도 받쳐주고 의욕도 여전하다. 부모님께서 은근히 기대의 눈빛을 보내와도 달게 받는다. 주변에 대해선 그러한데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인색하다. 자신을 돌아보기에는 아직 이른것 같으면서도 머물러 있는 시간이 도퇴되는듯 불안하고 무언가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 또한 쉽지 않다. 


<마흔 살 여자가 서른 살 여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다정하게 들린다. 서른 살은 마흔을 준비하기에 충분한 나이이고 아직도 많은 것을 품을 수 있는 나이라고 말한다. 안정을 이룬 마흔이 들려주는 희망적인 글들이다. 

그런데 남자의 마흔 앓이는 증세가 다르다. <마흔의 심리학>에서 우울증을 겪고 있는 이 남자는 아무에게도 동정(?)조차 받지 못한다.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핀잔이나 받는다. 말 못하는 고민, 가족에게도 들키고싶지 않은 약한 모습때문이다.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숨어서도 소리내지 못하는 울음을 울고 있다. 


그러나 마흔,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먹은 나이기 아닌지라 <중년예찬>을 받을 만큼은 된다. 
막연한 불안감을 떨치고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은, 앞으로의 40년이 기대되는 나이. 
머리에 너무 힘주고 살지 말자. 이뤄놓은 것들은 만끽하며 즐겁게 살아보자.
<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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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마흔의 심리학
이경수.김진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5월
8,400원 → 8,400원(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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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 재미있고 유쾌하며 도발적인 그녀들의 안티에이징
김혜경 지음 / 글담출판 / 2009년 3월
12,800원 → 11,520원(10%할인) / 마일리지 6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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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예찬- 모자란 것도, 넘치는 것도 없는 나이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09년 4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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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 여자가 서른 살 여자에게- 여자의 인생을 위로하는 47가지 조언
데버러 콜린스 스티븐슨 외 지음, 이은선 옮김 / 웅진윙스 / 2008년 1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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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어디로부터 시작되는가? 내 안의 생각이 자생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때면 한걸음 더 나아가 드는 의문이다.  사유思惟 에 대한 근원적 목마름이 자꾸만 책을 파게 만든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엿본 이 책은 나를 강하게 사로잡았다. 책값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으니까. 몇 번을 빌려와 읽었지만 워낙 두꺼운 책인지라 성에 차질 않는다. 이런 책이 꼭 있다. ’소유를 부르는 책’이다. 생각의 발상을 찾아낸 문화사조로 시대적 연계성외엔 다른 것이 없을 것 같던 생각의 고리들이 쇠사를처럼 이어져있다.  [생각의 역사 : Ideas] 의 저자, 왓슨은 전통적인 역사서에서 다루는 사건과 에피소드, 즉 정치와 군사적 사건, 국가 단위의 문제에 천착하지 않는다. 그는 “정치나 군사 역시 지적인 차원에 영향을 미쳤지만 인간의 정신사에 관여했던 뭔가 다른 것, 그 이상의 것, 그러나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많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의 생각으로 전염된 것부터가 이 책의 소유를 부른다. 생각을 도구화하여 통찰적 관점으로 이끄는 [생각의 탄생]  또한 뒤를 잇는다.








나는 그림의 문외한이다. 보이는대로만 보는 원초적 시각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따라서 설명을 덧붙여 이해를 도와주는 미술책들에 대해 고마운 관심을 가지게 된다. 신화라는 한 가지 주제로 이처럼 방대한 양의 사진자료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에 놀랍다. 신화와 전설을 토대로 세계사를 총조망 할 수 있는 [미솔로지카 : Mythologica] 를 통해 미술사에 남아있는 숨겨진 역사를 훔쳐보는 재미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저자 중 한 사람인 라위리 타오누이는 마오리족 후손이다. 그가 조사 연구하는 분야는 구비 전승, 조약들의 정치적 내용, 아오테아로아(뉴질랜드),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의 원주민 부족의 정착, 인권 등에 걸쳐 있다. 이런 그의 연구가 미솔로지카를  그림책으로부터 한 단계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되었다고 본다. 흩어진 조각들을 퍼즐처럼 맞춰 완성된 하나의 작품으로 이뤄낸, 열거의 저작들이 소유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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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5월
27,500원 → 24,750원(10%할인) / 마일리지 1,3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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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 생각의 역사 2- 20세기 지성사
피터 왓슨 지음, 이광일 옮김 / 들녘 / 2009년 12월
45,000원 → 40,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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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 생각의 역사 1- 불에서 프로이트까지
피터 왓슨 지음, 남경태 옮김 / 들녘 / 2009년 7월
45,000원 → 40,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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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솔로지카 2
그레그 베일리 외 지음, 박인용 옮김 / 생각의나무 / 2009년 11월
95,000원 → 85,500원(10%할인) / 마일리지 4,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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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콘서트 KTV 한국정책방송 인문학 열전 1
고미숙 외 지음 / 이숲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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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이 뭐지? 계발서, 참고서, 아님 요즘 새로이 각광받는 인문?
그런데 분류를 보니 죄다 인문이란다. 허참...그렇다면 인문학이란 뭐냔 말이지. 인문학이란, 인간의 조건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며 자연과학과 사회 과학이 경험적인 접근을 주로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분석적이고 비판적이며 사변적인 방법을 폭넓게 사용한다. 분야로는 철학, 문학, 역사학, 고고학, 언어학, 종교학, 여성학, 미학, 예술, 음악 등이 있단다.  한 마디로 인간의 조건에 대한 탐구 조항에 만족하는 모든 분야의 망라란 말씀이다. 이쯤에서 인문학이 왜 중요하며 어째서 인문을 읽어야하는 걸까, 에 대한 의문이 든다.

이 저작물은 다양한 방면의 전문가들이 인문학에 대한 접근적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인문학이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에 대해 김기현 교수는 인문학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답을 내놓는다. "우리 현실에서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에서 개인적인 관점을 정립한다든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인문학의 역할"이라고. 그렇다. 소설 한 자락을 읽어도 분명 사유의 범위가 확대되는 걸 느낀다. 그림, 음악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다. 협의의 학문적 관점에서 벗어나 저변이 확대되고 사회에 뿌리내려져야 하는 분명한 이유는 사유 확장을 통해 교양을 연마하는 일에 있을 것이다. 

분류학적 고민에 대해, 최재천 교수가 제창한 ’통섭’에 관한 주장이 인상깊게 다가왔다. 학문간에 통합, 융화가 아닌 통섭通涉. 이 새로운 개념을, 번식하는 생물학의 근본 속성에 비교되는 것이 깊게 와 닿는다. 그의 말대로라면 인문학이야말로 ’창조의 세계’가 아닌가. 다양한 학문이 인문을 만났을 때 창조의 세계가 열린다니 가슴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인문학의 포용성에 매료된다. 그렇다고 어제까지 어렵던 인문이 오늘 갑자기 수월해지지는 않겠지만 창조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면야 가치있는 도전이리라.  

인문학이 새로운 세계로의 포문을 열었다면, 그 진입의 힘은 사랑에 있다? 얼른 납득하기는 힘들지만 "사랑의 감정을 통해 새로운 삶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체험적 기회를 통해 성장하는 인간의 철학적 관점에 다가설 수 있다고 고미숙 박사의 말한다.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사랑을 통한, 진일보적인 인문학과의 소통이 신기하기만 하다. 자연을 향한 인간의 본성, 권력, 윤리, 고전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학문들의 하모니가, 소통의 막힘을 뚫고 공존의 세상을 향해 울러퍼지는 듯하다. 우리가 풀지 못했던 난제들의 해답을 쥐고 있는, 인문학에로의 한 발을 내 딛는데 중요한 지표가 되는 저작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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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잔의 차
그레그 모텐슨.데이비드 올리비에 렐린 지음, 권영주 옮김 / 이레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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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에는 분명 생명력이 있다. 
스스로 싹을 틔울 자리를 찾아가는 건 물론이고 영양분의 공급원을 고르는 일에도 탁월하다. 뿌리는 얼마나 깊은지 왠만큼 뿌리를 내렸다싶으면 아무리 흔들어도 끄떡없다. 그래서 ’희망’이란, 때론 ’기적’을 아무렇지도 않게 만들어내곤 한다. 작은 씨앗같은 희망이 만들어내는, 기적같은 이야기가 시작된다.

자선단체에서 활동하는 리더나 개인 구호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대개, 우연한 기회에 그같은 일을 시작하곤 한다. 난, 앞에서도 말한 희망의 생명력에 대해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다. 스스로 자신을 튼튼한 나무로 만들어 줄 사람을 ’희망’은 용케도 알고 그 마음에 싹을 틔운다. 그레그 모텐슨 또한 자신을 선택한 희망의 씨앗을 거부할 수 없었다. 히말라야 자락, 코르페란 작은 마을에 희망의 뿌리를 내리는 일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흔히 작은 것이 끝까지 작을 것이라는, 아니 커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궂이 생각하려하지 않던 것들의 움직임은 상당히 느리지만 충분히 거대해질 수 있다. 


히말라야 코르페에 지어진 작은 학교, 아무도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 
혹은 생각을 결코 현실에 옮겨놓을 수 없다고 여겼던 이 일을 완성한 사람이 모텐슨이었다는 것이 놀랍다. 그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긴했지만 그는 우리들중 누군가처럼 너무나 평범했기 때문이다. 돈 많은 부자도, 사회에 영향력있는 인물도, 그렇다고 특별한 재주가 있는것도 아니었다. 그런 그가 어떻게 그일을 해 낼 수 있었을까. 모텐슨의 말이 답을 해준다. "우리 사회에서는 기본적으로 무용지물로 여겨지는 1센트짜리 동전으로 그 일을 해낸 겁니다. 하지만 그 1센트가 산을 움직일수도 있거든요." 라고,  하지만 나는, 그의 평범함과 무모함도 톡톡히 한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위대함의 바탕은 늘 이것이니, 곧 가장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고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다.", 란 말처럼. 단지 그레그 모텐슨은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려고 한 것이 아니라 진짜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것이 다르지만 말이다.  


그레그 모텐슨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처음부터 누구나 선뜻 응한것은 아니다. 돈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모텐슨에게 선뜻 수표를 써주는 장 회르니같은 사람들은 뭘까?  그레그 모텐슨의 무엇이 그를 믿게 만들었을까, 라는 생각을 깊게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것은 어둠속에서도 맡아지는 향기로운 냄새같은 것이다. 모텐슨의 향기에 매료당한 사람, 아름다운 동행에 기꺼이 동참한,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타라 비숍. 모텐슨에게도 아껴두었던 ’용기’란 말을, 나는 아낌없이 그녀에게 주고싶다.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행복이 어디 있는지를 아는,
아름다운 동반자, 기적을 만드는 사람들의 감동이 <세 잔의 차>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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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김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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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따윈 개나 줘 버릴 것처럼 아랑곳하지 않는 한 여자가 정의 굶주림을 이기지 못하고 
부엌 구석에서 솥째 밥을 꾸역대며 입에 퍼넣고 있다. 볼따구에 말라붙은 눈물자국이 선명한 채로. 
이런 느낌을 붙들고 내내 읽힌 <빈집>은  가슴에 한웅큼 체기를 머금고 있었다. 
무능한 아버지로부터 비롯된 어머니의 상처를 고스란히 떠안고 왜곡된 감정으로 자라가는 어진은 바다를 떠도는 조각배처럼 아슬하다. 어느 한 사람도 예외없이 지독스런 감정의 응어리를 쏟아내지만 ’어진’만은 그 이유조차 가늠 할수도 물을 수도 없다. 유령처럼, 그렇게 빈집을 지키면서 말이다.

 
빈집에서 비롯한 공간적 의미를 먼저 들여다보게 된다. 오동나무 그네, 안방의 벽장과 안성댁의 수족관은 인물들의 성격을 그대로 담아내는 공간이다. 어진에게 오동나무 그네는 처음 어머니에게서 비롯한 의도와는 달리 한없는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던 공간이 된다.  땅을 딛지 못하고 부유하는 그녀, 자체이기도 하다. 안성댁의 수족관도 그녀를 붙드는 공간이 된다. 겨우 달아나던 게가 뒷걸음질쳐 결국은 되돌아 와 스스로 갇히기를 선택한 것처럼 그녀는 바다로의 길을 주저한다. 또한, 김주영 작가의 또 다른 작품 <고래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에서처럼 어머니의 벽장은 집안에서 그녀만이 소유할수 있는 혹은 범접할 수 없는 신성의 공간이다. 이 공간은 유일하게 소유하고 싶은 남편의 온기를 은밀히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남편에게 은신처를 제공함으로써, 남편으로 하여금 귀소본능을 잠재시키도록 만드는 방편이기도 하다.    


어머니 최씨와 전처, 이 두 인물이 가지는 전혀 새롭지 않은 관계에도 독특한 변이가 생겨나는데, 전반적으로 갈등구조를 부추기면서도 말 그대로 ’사람 人’자의 형상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미한 남편의 존재를 놓고 어머니 최씨와 전처 사이에서 벌어지는 숨바꼭질은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려는 몸부림이 된다. 情이란 도무지 해석되지 않는 묘한 기류를 안고 있다. 빈집을 지키면서 어쩌다 한 번 보게되는 남편을  끝없이 기다리는 일이 전부가 되어버린 어머니 최씨나 남편을 찾아내라는 득달에도 오히려 그녀를 기다리는 전처, 두 사람의 지독한 기다림은 개도 안 물어 간다는 그놈의 정때문이 아니겠는가. 


살다보면 왁자지껄한 무리 속에서도 불현듯 외로움에 묶일 때가 있다. 마음의 허기가 좀처럼 채워지지 않을 때도 분명 있다. 그러나 항상이 아니어서 건재할 수 있는 거겠지. 비교적 좁은 사막을 건넜던 때문만은 아니리라. 철저하게 외롭지 않도록 붙들었던 갖가지 이유들이 있었을 것이다. 드넓은 사막을 만나더라도 어쩌면 견딜 수도 있을 것같은 야릇하고 가녀린 희망을 붙든 느낌이다. 외로움도 살아갈 충분한 이유일테니까. 


"엄마, 누가 와요." 라는 이 한 마디가 누구에게는 겉잡을 수 없는 두려움이고 또 다른 누구에게는 실낱같은 반가움이면서, 어진과 배 다른 언니 수진을 연결짓게 된다. 기막히다. 임기응변이 아닌, 조작된 줄 모르는 조작처럼 치밀한 연결이다. 나는 이 한 문장으로도 김주영 작가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왜곡되고 지독스런 감정을 드러내는 인물들, 그 어느 누구에게도 모멸감이 묻어나지 않는것과 언 맥주를 나눠 마시는 어촌의 두 노인네를 내세워,  여타의 인물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달관한 인생관을 보여주며 ’다 지나간다’는 인생의 해답을 전해주는 등, 작가의 의도가 옴팡지다. 이렇듯 김주영 작가의 활어活語들은 쓸개즙을 핧는듯 쓰디쓰면서도 톡 쏘는 알싸함이 일품이다. 그의 문장은 화려하지 않지만 결코 초라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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