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어른이 읽는 동화
정호승 지음 / 열림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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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상처 없는 사랑은 없다. 장미가 아름다운 것은 바로 그 상처 때문이다. 나는 많은 것을 잃었으나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다..라고 ..사랑하기에 떠나보낼 수 있는것다는걸 또 봤다. 그러나 사랑을 떠나 보내고 살아낼 수 없을것만 같았다. 사랑을 보낼 땐 그랬다.그것은 아마도 내가 그를 기다릴 수 있도록, 그가 허락하지 않은 때문일까? 어린왕자와도 같이 가까이에 있었던 진정한 사랑을 못 보았던 푸른툭눈이..마치 우리네 모습과 같다. 옆에 있어도 보려 하지 않고, 같이 있어도 외로워 하고, 서로를 부등켜 안기 보다는 할퀴는 일에 익숙한 우리 인간들의 삶이 구슬픈 풍경소리보다 더 잔인하게 울리는 가을이다. 


우리는 알고있다. 행복과 사랑은 결코 멀리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그럼에도 항상 먼 곳만 바라본다. 신기루처럼 떠다니는 것들에 도달할 수 없는 환상에 싸여 스스로를 고달프게 만들며, 고뇌하는 삶을 자초한다. 인생을 너무 만만히 보고 달려드는 것은 무모하다. 그러나 너무 무겁고 어렵게만 풀어 가기에는 인생이란 단어만으로도 버거운 세상이 더욱 힘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적당히 헐렁해 보이는 삶을 살며, 가끔은 아무렇지도 않은 너털웃음으로 싱그운 사람도 되어 보면서 그렇게 살자. 소설속에 멋지고 이상적인, 그림같은 사랑에 애 태우지 말고, 내 옆에 아무렇지도 않게 누워있는 마누라나 남편, 찌질해 보이는 이성친구에게 뭉근한 사랑의 시선을 보내보자. 우리의 사랑이 그러해 지도록..  
책을 읽는 동안 청량한 풍경소리가  내내 들리는 듯 했다.

 

   
 

 -와불님, 헤어짐이란 어떤 것입니까
 -헤어짐이란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다는 것이야.

 
   

 

   
 

무심한 게 아니라 그냥 일상을 유지한 거야. 사랑이란 오래 갈 수록 처음처럼 그렇게 짜릿짜릿한 게 아니야.  
그냥 무덤덤해지면서 그윽해지는 거야.  아무리 좋은 향기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나면 그건 지독한 냄새야. 살짝 사라져야만 진정한 향기야. 사랑도 그와 같은거야.  사랑도 오래되면 평생을 같이하는 친구처럼 어떤 우정 같은 게 생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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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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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공포를 느끼는 정도와 대상은 다르지만, 내 촉각은 두 가지 반응으로 축약된다. 암울하거나 긴박한 음악이 들리는듯한 사건전의 극도의 긴장감이거나 칠판을 긁는듯한 날카로움에 머리가 쭈뼛하게 서는 것, 이 두 가지이다. 영화를 통해서는 시각적 반응이 동시에 작용해서 두번째 경우를 경험하고, 책을 통해서는 대개 첫번째에 해당하는 긴장감의 절정을 맛본다. 그러나 <13계단>을 통해서는 이 두가지를 모두 경험하게 된다. 비록 표지엔 무시무시한 빨간 목줄이 그려있지만, 책 어느곳에도 잔혹함은 없다. 고작 작은 손도끼가 무기의 전부이다. 하지만 첫장을 넘기면, 그 다음엔 멈출수 없다. 브레이크는 없다.   


사형을 기다리는 죄인의 하루하루가 숨막힐 듯한 공포로 다가온다. 문앞에서 멈춰지는 발자국 소리에도 미쳐버리고 마는 극도의 신경쇠약이 걸릴 지경이다. 사형수 사카키바라는 이 극도의 순간을 통해 잃었던 기억을 되찾는다. 범행 현장에서 계단을 올랐다는 것, 오로지 그 기억만 의지해 자시의 사면을 구하게 된다. 교도관으로 두 번의 사형집행을 통해 자괴감과 죄의식에 빠진 난고와 살인으로 형을 마치고 가석방을 받게 되는 준이치는, 각각의 다른 목적으로 사카키바라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행보를 시작한다.  



"나는 사람을 죽였다. 튀어나온 두 눈과 낙하의 충격으로 15셑니미터 정도 쭉 늘어난 목. 
그 처참한 현실에 그가 믿었던 정의는 아무런 답변도 해 주지 않았다" 책본문-178


교도관이었던 난고가 첫번째 사형을 집행하고 난 후 느끼는 자괴감의 이유가 충분한 대목이다. 죄값으로 목숨을 가져가도 된다고 허락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들에게는 그럴만한 권한이 있는걸까?..신은 그것을 허락했는가. 물밀듯이 의문이 일어난다. 조사에 의하면 사형제도에 찬성하는 사람이 과반을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은 반대하는 무리이다. 정치적 명분으로, 혹은 인권옹호를 이유로 드는 사람들이다. 이렇듯 사람들이 이 제도에 대하여 찬.반을 결정하기 위해 자신의 확고한 생각도 정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법은 충분히 앞서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건지 모르겠다. 여러가지 이유와 명분을 들어 사형제도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만에 하나 있을수 있는 ’억울한 죽음’에 대한 책임은 누가 감당하겠는가. 이런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책이 <13계단> 이다. 



준이치는 자신의 여자 친구를 강간하고 파렴치한 짓까지 서슴치 않고도 일말의 가책도 없는 한 인간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그 일로 감옥에서 형을 살게 되고 그 가족은 피해자의 가족에게 보상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산을 탕진하게 된다. 그런데도 파렴치한의 아버지는 준이치를 새로운 범죄자로 몰아 준이치를 죽이려 한다. 인간의 물고 물리는 복수는 지독스럽게 끝을 모른다. 죄의 시작은 있는데 응징의 끝은 없는듯 하다.  준이치의 개인적 살인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정신적 육체적 충격과 모멸감으로 자살에 이른 여자 친구를 대신해 법이 공개적 살인을 인정할지는 모르겠다. 법이 정해 놓은 공개적 살인, 사형제도가 모든것의 일단락이 될수 있을지도 말이다.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사카키바라는 누명을 벗게 되지만, 새로운 범인은 바로 준이치로 지목된다. 그리고 놀라운 반전이 이어진다. 한 밤의 적막을 가르는 나무 계단의 삐꺽임이 들리는듯한, 긴박함과 함께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공포와 추리가 어우러진 짜릿한 소설..<13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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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 - 고미숙의 유쾌한 임꺽정 읽기
고미숙 지음 / 사계절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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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임꺽정은 대부분이 알고 있는 ’꺽정’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부패 비리의 탐관 오리들과 맞서 싸운 의적 두령이자 조선시대 서슬 퍼런 사회계급에 반기를 든 궐기자의 우두머리였으며 그의 직업은 백정이었다는 것 정도이다. 그가 홍길동과는 색이 다른 인물로 평가되는 것중 하나는, 그의 행보에서 신출귀몰함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것이고 둘째는, 홍길동처럼 현실에서 도망하지 않고 현실을 바꾸려 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드라마, 소설, 만화책까지 통틀어 내가 읽은 임꺽정을 꼬장꼬장 따져봐도 이게 전부다. 홍명희 작가의 원작은 읽지 못한 탓으로 돌리기에, 나의 고전읽기는 실로 꺽정스런 수준이다.



마이너리그에서 뭘 하며 놀았나?  배우며 놀았지. 
임꺽정을 포함한 칠두령, 이봉학, 박유복, 배돌석, 황천왕동, 노밤이 등은 거진 놀고 먹는 백수의 지존들이다. ’그럭저럭’ 놀면서도 먹고 살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배움에 열심이었던 자발적 의지와 인복이라 할 만한 타의적 도움이 바탕이 된다. 부모 복 없는 여자는 자식복, 남편복도 없다는데 남자의 경우는 다른가 보다. 스승복, 친구복이 터진 사내들이다. 남자들이 목숨과도 맞바꾼다는 ’의리’의 산물인가? 보릿섬 한 말만 있어도 데릴사위는 안 한다는데, "불안한 정규직"에 충실했던 댓가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그들이 타복에 의해서만 살았던 건 결코 아니다. 표창 던지기, 뜀박질 하기, 주워듣기 등 자신에게 맞는 무언가를 연마하고 배우기를 즐겼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거의 유일하게 직업적 소명을 다하며 지적인 인물로 나오는 갖바치는 조광조, 심의 등과 같은 조정 세력과도 친분이 깊다. 한낱 천민의 신분으로 심의의 앞날을 조언하는 그가 마이너리그에서 당당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박식함이 이유이다. 한 마디로 말이 통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놀면서도 한 가지는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 그것은 배움이다. 


무엇에 써 먹을 재주인고?
"소설 임꺽정은 달인들의 이야기다"라는 고미숙의 한 마디. 신출귀몰한 도인의 경지가 아닌, 그야말로 생활의 달인들이다. 어찌 보면 써 먹을데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 보이는 재주를 갈고 닦았더니 적당한 때에 그 빛을 발하더라는 것이다. 골리앗을 돌멩이 몇 개로 쓰러뜨린 다윗왕의 기록도 있지 않은가. 기껏 양을 치며 늑대 조무래기를 겁주려고 배웠던 돌팔매가 그를 왕으로 만들었듯이, 한 우물을 주구장창 파고 들었던 칠두령에게도 쓰잘데 있는 기량들이다.  "황천왕둥이는 장기에 미쳐버렸다. 전국 어디든 찾아가서 겨루는 게 그가 하는 일이다. 겨뤄서 뭐하나? 아무 이유없다. 그냥 한다. 그 덕에 봉산 백이방의 데릴사위가 되었다. 봉산 읍내에서 최고로 이쁜 색시를 얻었다. 장기로 인생역전한 셈이다." (p.77) 역시 뭐든 열심히 배워야 한다.


원초적 해학, 우리 고전의 깊은 맛   
숲의 검객이 꺽정이에게 ’검의 도’를 가르치는 장면이 있다. 지금의 내노라 하는 독설가들도 이정도면 이들 앞에서 명함 도루 집어 넣어야겠다. 내가 고전, 특히 임꺽정에서 놓치고 있던것이 바로 이것이다. 고미숙의 유쾌한 임꺽정 읽기를 통해 새로 발견한 것. 칼로 덤비는 핏빛 복수가 아닌, 독설과 해학과 무식하고 우직한 맛, 원초적 토속미.


그리고 사랑 하였네라.
곰같은 사내들이 놀고 먹는다고 해서 여자들 등이나 치는게 아니다. 오히려 마누라님들에게 순정과 충성을 바친다. 그러니 여자들이 그 순정을 몰라주겠느냔 말이다. 칠두령에 버금가는 드센 여자들이었지만, 세상 앞에서 당당하게 머리 쳐들고 맞짱 뜨는 저력은 그녀들의 남편들에게서 받은 氣이자 사랑의 힘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남편들이여! 아내 사랑하기를 천명처럼 받들라. 자동차 광택 내는것 보다 아내 얼굴에 화색이 만연하도록 힘쓸것이며, 신상 컴퓨터 부품에 대한 빠른 입수 보다 아내의 장점을 나날이 찾아내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라.
그리하면 너와 네 가정이 평안하리라.



홍명희 선생의 임꺽정을 읽고 난 후에 쓴, 평론가 고미숙의 입담도 만만찮게 걸죽하다. 
간만에 고전 읽기의 재미 속으로 밀어 넣는 그녀가 앙큼하다. 유쾌함을 넘어선 즐거운 고전 읽기..
그리고 세상 읽기. 이 시대가 원하는 진짜 임꺽정이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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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밀사 - 일본 막부 잠입 사건
허수정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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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용익이 효종의 밀서를 품고 막부로 향한다. 막부의 최고 실세, 호시나 마사유키와 마쓰다이라 노부쓰나는 어린 쇼군인 이에쓰나를 이용해 더큰 권력의 발판으로 삼으려한다. 와중에 조선통신사를 위한 연회에서 남용익은 일본무사를 살해한다. 이 전대미문의 사건앞에 일본과 조선통신사 모두 난감해하는 중, 동행한 수행 역관 박명준이 교토소사대 다나카와 함께 살인자를 추적하게 된다.   



어쩐지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벚꽃 아래 
아려한 비장미가 기요모리의 전신을 훑어 내리는 듯도 싶었다



박명준은, 일본에 끌려간 조선인 도공의 아들이었으며 10년 간 일본에서 살았다. 장성 후에도 일본을 상대로 교역을 할 정도였으니  어느정도 일본 물정에 밝았다고 할 수 있다. 도공을 대우하였다고는 하나 일본인들의 부당한 처우도 적잖이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위해 그가 가장 먼저 다잡은 것은 중도의 마음가짐이었다. 철저히 방외자적 시각을 유지하면서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인으로 수사에 임한다. 이것이 박명준에게 느끼는 내 첫 번째 호감의 이유다. 같은 조선인 입장에서 남용익을 위한 마음이 급했음에도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철한 직관력을 유지하는 평정심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박명준의 서정성을 놓칠 수 없다. 하이쿠에 대한 해박함이나 일본 문화에 대한 겸허한 수용은 그에게, 차가운 머리와 함께 뜨거운 가슴을 만들어준게 아닐까. 그는 분명 조선인이다. 선이 굵은 투박함과 절개 있는 선비의 기운을 담고 있으면서도 어쩔때는 섬섬옥수같은 섬세하고도 예리한 서정을 흩뿌린다. 허수정은 한국사뿐만 아니라 일본사, 중국사에도 두루 해박한 팩션 작가다. 그래서인지 작가가 빚어낸 인물 박명준 역시 일본에 해박함을 보이면서 팩션 소설이 역동적이듯 박명준은 그렇게 <왕의 밀사>안에서 투박하게 혹은, 섬세하게 살아있다.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행복해져야 하는 건 죽은 분들에 대한 부채이며 예의이기 때문입니다."


박명준은 심미안을 가진 사람이다. 마음의 정곡을 찌르며 우회적으로 설득하는 그는 탐정으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한다. 한때는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 도모에를 향해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을 감수하는, 살아남은자들에 대한 의무를 말하는 그가 왜 아프지 않았을까. 왜 그녀를 보둠고 싶지 않았을까, 마는 그는 추근대지 않고 정갈함으로 역설한다.  살아남은 서러움과 죄책감을 그녀로부터 내려놓게 하면서 그 또한 가슴에 못내 담아둔 말을 꺼낸다."용서해줘. 도모에" 가식적이지 않은 그의 사죄는 도모에뿐아니라 나에게도 예리한 칼날로 되돌아와 가슴을 베었다. 소설속 인물임에도 역동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그에게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다.   
    

"펙트를 매개로 휘황한 픽션을 버무릴 때 나는 한없이 진지하면서도 흥분되었다" 효종이나 남용익은 물론이고 막부의 실세였던 호시나 마사유키를 비롯해 마쓰다이라 노부쓰나 모두 실존 인물이다. 이에쓰나와 마쓰오 바쇼도 그렇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만한 인물, 바쇼는 이가 번 닌자의 후손이라는 기록이 있다. 작가는 이 바쇼란 인물을 통해 실질적으로 <왕의 밀사>의 뼈대를 구상하게 된다. 그가 닌자 가문이었던 점을 십분 활용해 기요모리의 아들로 키워지며 이에쓰나의 쌍둥이 동생으로 둔갑시킨 작가의  상상력과 기치가 놀랍다. "가끔 내가 명준 같았다", 고 말하는 작가의 기꺼운 경험에서 얻은 가슴 벅참이 내게도 전해진다.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강력하게 일었던 책이면서, 
명탐정의 예리함과 명장의 칼날이 주는 서슬처럼 주도면밀한 재미를 선사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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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의 속도
스티븐 M. R. 코비 지음, 김경섭.정병창 옮김 / 김영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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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란 믿음과 통하는 말이다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에겐 믿음이 간다그런가하면 믿음을 깨는 가장 쉬운 방법도 있다어릴 적 <늑대와 양치기 소년>이란 우화를 포함한 많은 책들이 준 간접 경험으로, 부모님께 거짓말 하고 죽지 않을 만큼 맞았을 때의 직접 경험으로 비추어 단언컨데, 거짓말이 믿음을 깨뜨리는 가장 신속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신뢰라는 단어를 faith라고 사용하지 않고 trust라고 사용한 저자의 의도에서 신념을 바탕으로 한믿음이 아닌 사회적 관계속에 상대적으로 드러나는믿음임을 알게된다이 책은 신뢰를 바탕으로 경영되는 기업의 득得과 신뢰가 깨어졌을 때 발생하는 비용, 일의 진행 속도로 인한 실失을 사례로 들어가며 저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어쩐지 낯설지 않은 이름이라 생각했는데, 그 유명한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저술한 스티븐 R.코비의 아들이다. "아들이 쓴 책을 추천한다면 사람들이 그 말을 흔쾌히 믿어줄까? 그것도 신뢰에 관한 책에서 말이다." 라는 서문으로 아들의 책을 말하는 아버지의 조심스러움, 한편으로는 아들에 대한 강한 믿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그것도 아주 유명한 아버지가 서문을 여는 것은 역시나 좋은 모양새는 아닌듯 싶다.  


" 신뢰가 높아지면 속도는 빨라지고 비용은 내려간다." 
월마트로부터 맥레인 유통을 인수한 워런 버핏의 경우를 실례로 들고 있다두 기업 모두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실사를 위한 큰 비용을 없애고 한 달도 되지 않아 인수합병 계약서에 싸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경영이란 큰 단위의 집합체에서 이뤄내기 쉽지 않은 비근한 예이다신뢰를 통해 얻어지는 것들은 더 평범하면서도 다양하게 많은 득을 가져온다반대로 신뢰를 잃었을 때는 평판이라는 처벌(?)을 받게된다. 한 번으로도 충분히 믿음은 깨질 수 있고, 평판은 생각보다 훨씬 질기다. "신뢰를 잃었을 때 대부분의 경우 어렵기는 해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으며 오히려 신뢰관계가 이전보다 강화되는 경우도 많다."는 저자의 말에 앞은 동의하지만 뒤는 아니다피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어느 정도의 신뢰를 회복할 수는 있겠지만 이전보다 강화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저자가 아들의 실례를 들어 일반적인 것처럼 경영 이념에 대입하려는 의도는 유감스럽다가족간에만 가능한 아주 특별한 예외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원자재를 납품받는 우리 회사의 경우, 오랜 거래에도 불구하고 매번 물품을 일일히 확인해야 하는 곳이 있다. 원자재의 수량을 속여서 납품한 전력이 있다는 전임자의 말 한마디로 지금까지 그렇게 하고있다. 내가 맡은 뒤로 어김없이 수량을 맞춰와도 이 지겨운 수고를 그만두지 못한다. 회복된 신뢰, 아니 이미 깨진 믿음은 어떤 변명으로도 오류라는 앙금을 남긴다는 것으로, 신뢰는 지켜질 때 더욱 효력이 크다는게 나의 결론이다.   경영 이념을 바탕으로 저술한신뢰는 비단 경영 리더들을 위한 것뿐은 아닐 것이다경영도 사람이 하는 것. 사람과의 관계에서 ’믿음 가지는 상대적 가치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믿음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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