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뇌! - 신비한 머리 속 이야기 과학과 친해지는 책 5
임정은 글, 김은주 그림, 정재승 감수 / 창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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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감정을 주관하고 기억과 사고와 판단을 하게 하는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가 마음이라고 하는 것도 결국은 심장이 아닌 뇌가 하는 것이라는 건 이미 상식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의 신체와 정신을 모두 관장하는 뇌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은 겨우 최근 200년 정도라고 한다. 그 이전에는 뇌에 대한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햇다고 한다.

이 책은 창비의 시리즈  책 <과학과 친숙해지는 책 5 >에 해당되는데 뇌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와 상식을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게 어렵지 않게 재미있고 접근해 놓았다.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고 20개의 신기하고 놀라운 뇌에 대한 이야기들을  글과 그림으로 흥미롭게 설명해 주고 있다.

오징어는 뇌가 있을까? (프롤로그) / 돌머리라고?  남의 속도 모르고(머리뼈 헬멧) 같이 의문을 제시하며 흥미롭게 접근을 시작하여  뇌구조와 기능, 신경세포들의 역할 같이 뇌지식에 대한 것,  의식과 무의식/중독/치매/뇌사 같이 뇌가 문제가 생겼을 때 나타나는 심각한 문제들, 인간 대 컴퓨터 /사이보그 같은 최신 뇌과학까지 뇌에 대한 광범위한 내용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을 다룰 때는 김유신과 천관녀와의 사랑을 예화로 든다든가, <뇌사>의 문제에서는 최요삼이라는 권투 선수가 시합에서 이겼으나 경기 직후  쓰러져 끝내 뇌사판정이 되고 6명에게 장기를 나누어 주고 세상을 떠났다는 등의 예화가 흥미를 더해준다. 

현재의 과학으로는 뇌이식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미래에 신체는 자기 것인데 자신의 뇌에 문제가 생겨 남의 뇌를 이식하는 경우, 그 존재는 누구라고 해야 하는가?  인간의 뇌에 기계장치를 연결하여 개인의 생각을 다 읽어낼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등의 문제를 아이들과 함께 토론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책이 어렵지 않아 4학년 정도부터 읽기 가능하다.

재미있고 유익한, 잘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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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식물일기 리네아의 이야기 3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지음, 레나 안데르손 그림, 김석희 옮김 / 미래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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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리네아라는 여자아이가 나와 식물에 대해 말해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식물키우기를 무척 좋아하는 리네아는 식물을 어떻게 키워야 잘 자라는지, 또 식물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식물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예를 들어 식물은 차가운 수돗물보다는 하루정도 묵혀 염소가 증발한 미지근한 수돗물을 좋아한다고 한다. 이 밖에 집을 비울 때 식물에게 물주는 방법, 해충을 퇴치하는 법, 식물의 가지치기와 꺽꽃이, 과일과 야채를 씨앗으로 키우는 방법 등을 알려준다. 

또 식물은 물 속에 녹아 있는 흙속의 양분을 빨아들이고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당분을 만들어내는데 이때 태양열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과 그 과정에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산소를 만들어 공기중으로 내보낸다는 것을 그림을 통해서 자세히 가르쳐준다. 

아이들이 식물을 키우면서 잘 모르거나 무관심해서 식물을 곧잘 죽이곤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식물을 정성껏 보살피는 리네아의 모습을 본다면 절로 식물에 대한 애정이 생겨날 것 같다. 

그림이 예쁘고 식물에 대해서 알기 쉽고 재미있게 쓴 참 좋은 실용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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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14
필리파 피어스 지음, 수잔 아인칙 그림, 김석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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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의 고전이라고 할 걸작인 이 동화를 난 재미있게 읽었는데 6학년 아이들은 재미가 없단다. 

독서토론하기로 했는데 끝까지 안 읽어온 아이도 있고  난감했다. 

끝부분에서 비밀이 밝혀지고 재미있는데 그 부분을 안 읽고 재미없다고 하면 어쩌냐며 녀석들에게 다 안 읽어왔다고 잔소리를 했다.

한밤 중 괘종시계가 13번 치면 톰은 현관 뒷문을 열고, 또 다른 시간의 정원으로 들어가 해티와 함께 즐겁고 신나게 자기들만의 세계를 즐긴다.

톰과 해티에게 정원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자유의 공간이자 상상력이 극대화되는 즐거움의 공간이다.  

어김없이  한밤중만 되면 달려나가는 톰의 그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정원이라는 공간의 자유로움을, 그곳에서 뛰노는 기쁨과 즐거움이 얼마나 톰에게 큰 것인가를,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자연 속에서 뛰노는 기쁨일 것이다.

자연에서 맘껏 뛰놀아 본 적이 거의 없는 요즘의 아이들이 이 책에 흥미를 못 느끼는 것은 어쩜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톰에게 정원이 어떠한 의미인지를 알려면 아이들도 그렇게 자연 속에서 놀아본 경험이 있어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아스팔트만을 밟고 살며 노는 것이라고는 고작 학원 끝나고 떡볶이나 오뎅 사먹으며 수다떠는 게 전부이고 컴퓨터나 게임기 가지고 놀며, 손에는 핸드폰을 꼭 쥐고  틈나는 대로 카톡이나 카카오스토리나 하면서 즐거워하는 아이들이 톰의 마음을 알기는 힘들 것 같다.

그래도 이 책 재미있구 판타지 소설의 원조격인데 꼭 읽어야한다구 아이들한테 말해주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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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영혼, 간디 창비아동문고 190
이옥순 글, 김천일 그림 / 창비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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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비폭력 저항운동을 실천한 간디, 타고르 시인에게 위대한  영혼(마하트마)이라는 호칭을 받고 그 이름을 전 세계인의 가슴에 새긴 간디의  삶 속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그의 훌륭한 삶은 물론 배워야겠지만, 아이들이 나는 어린 시절의 간디의 모습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간디는 어렸을 때, 지극히 평범한, 아니 지금이라면 어쩜 왕따를 당하는 아이였을지도 모를 모습이었다. 

초등학교 때 간디는 그다지 공부를 잘하지 못했으며 수줍음을 잘 타고 유난히 겁이 많아서 겁쟁이라고 놀림을 받는 아이였다. 그리고 고기를 먹으면 안되는 인도 힌두교 집안의 금기를 어기고 몰래 고기를 먹고 담배를 피우고 집안 물건을 내다 파는 등 잘못을 저지르는 소년이었다. 그러나 또한 자신의 잘못을 아버지께 편지로 써서 용서를 구할 줄 아는 정직하고 순수한 소년이었다.

영국으로 유학을 가서도 처음에는 영국신사처럼 되려고 돈을 낭비하며 옷을 사입고 멋을 부리며 춤과 바이올린까지 배웠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영국신사처럼 되려고 흉내내는 어리석은 짓을 다시는 하지 않는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을 하고 인도로 돌아와 봄베이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고 처음으로 일을 맡게 되었을 때, 너무 긴장되어서 법정에서 끝내 말 한마디 못 하고 법정을 나온다.

당시 그 모습을 지켜 본 사람들 중  소심하고 얼간이 같은 간디가  남아프리카에서 그렇게 끈질기게 차별받는 인도인들을 위한 권리운동을 하고, 인도로 돌아와서도 독립운동을 이끌 줄 누가 감히 짐작이나 할 수 있었을까?

남아프리카에서 일등 열차표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도를 넘는 심각한 인종차별 때문에  열차 밖으로 내쫓겨야 했던 간디가 소심한 성격 그대로라면 그냥 그렇게 순응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소심한 사람이었지만 정의로운 마음과 차별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있었기에 용기를 내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끈질긴 비폭력 저항운동을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요즘 학부모들은  말로는 '남을 배려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서도 자기 아이를 남과 다른 특별한 1%의 아이로, 사회지도층(리더)으로 키우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학교에서 자기 의사 잘 표현하고 발표 잘하면 똑똑하고 리더십이 있는 아이라 평가받고, 말없고 소심한 아이는 뭔가 문제가 있는 듯 바라 보는데 진정한 리더를 제발 지금 정치인처럼 말만 잘하는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정한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말만 잘하는 (특히 거짓말을 그럴 듯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로운 마음과 이 세상 모든 존재에 대한 진심어린 사랑, 그리고 용기일 것이다.

카스트제도의 맨 마지막 수드라에도 속하지 않는 불가촉 천민의 인권을 위해 온갖 헌신을 다한 간디의 사랑의 모습에서, 평생 남루한 옷 한 벌 걸치고 인도 하층민과 같은 모습으로  물레를 돌리는 그 간소한 삶의 모습에서 우리는 성자의 모습을 본다. 평생 독립을 위해 헌신했건만 또다시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종교분쟁 때문에 인도가 두개의 나라 (인도와 파키스탄)로 독립한다고 할 때 간디는 노구의 몸으로 죽음을 건 단식투쟁을 한다. 그러나 두 개의 나라로 독립한다는 소식에 간디는 울부짖으며 이렇게 말한다.

"나라를 둘로 쪼개지 말고 차라리 내 몸을 두 토막 내시오."

인도에서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가 서로 피비린내나는 학살을 자행하자 칠순의 노인인 간디는 고통을 참고 견딘다는 뜻으로 샌들을 벗고 진흙탕 속을 맨발로 다녔다. 그리고 이렇게 울부짖었다.

"다시 미치려거든 나를 먼저 죽이시오!"

결국 간디는1948년 1월 30일 광적인 힌두교도의 총을 맞고 늘 바라던 대로 가장 존경하던 라마신의 이름을 부르며 세상을 떠난다.

진정한 리더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고 하느님이 내게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면 나는 또 우리 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세 번째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 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동포 여러분 나 김구의 소원은 이것 하나밖에 없다."

식민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평생 헌신하고, 독립 후엔 노구의 몸으로  민족의 분단을 막기 위해 온갖 애를 쓰셨던, 그러나 끝내 이승만 세력에게 1949년 6월 24일 암살을 당하고 만 백범 김구 선생님의 모습이 간디와 겹쳐진다.

진정한 리더들은 그렇게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들의 위대한 영혼은 이 세상을 환히 비추는 등불이 되어 영원히 꺼지지 않을 것이다.

(초등 고학년 및 청소년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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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왕자 책읽는 가족 2
강숙인 지음, 한병호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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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전, 신라의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이 고려에게 항복하기 직전이 배경이 된 이 동화는 끝까지 항복하지 않으려 했던 마의태자의  슬픈 이야기다.

천년의 사직을 이어온 그 화려했던 신라, 서라벌엔 기와집이 즐비했다던 그 번성했던 신라가 기울어져 아무런 힘조차 없이 견훤에게 왕이 죽임을 당하고, 고려에 머리를 조아리고 스스로 항복문서를 전해야 했던 그 망국을 향해 가던 시대의 쓸쓸함과 허무함이 묻어나온다.

역사 속에 단 몇 줄뿐이 나오지 않은 마의태자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는 묵직한 장편동화로  끌고 나간다.

작가의 상상력은 천년의 시간을 뛰어 넘어, 그 운이 다해 사그러져가는 서라벌 월지궁의 아름다운 연못가에 독자들을 내려다 놓는다. 그곳에서 이미 기울어져 망해가는 한 나라의 운명을 고스란히 견뎌내야만 하는 태자의 외롭고 쓸쓸한 서늘한 마음과 이를 지켜보는 동생 선의 안타까운 마음에 다가가게 한다. 싸움에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도 남산성에서 뜻있는 백성들을 모아 훈련을 시키고 끝까지 저항하여 신라의 정신을 잇고자 했던 왕자의 의기가 가슴을 스산하게 한다.


"선아, 이기고 지는 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정신이, 혼이 살아 있는 것이다. 신라가 망한다 해도 신라의 정신이 살아 있다면, 신라는 언제까지나 기억될 것이다. 그러나 망하기도 전에 모두 항복하여 신라의 혼까지도 죽어 버리고 만다면 신라의 멸망을 가슴아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 <104쪽>


아이들과 함께 이 역사동화를 읽고 신라에 대해서 알아보고, 백성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스스로 항복한 경순왕과 이길 수 없는 싸움이지만 죽더라도 끝까지 신라의 정신을 지키려 했던 마의태자의 의기에 대해 토론해 보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천 년이 넘는 세월을 꿋꿋하게 지키며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노랗게 빛나는 마의 태자가 심었다는 용문사의 은행나무처럼, 천 년을 넘어 그 의로운 정신이  아이들 가슴속에도 뭉클한 그 무엇으로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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