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반수연 지음 / 강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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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간지 주말코너에는 책소개를 하고 있는데 눈이 가는 제목이 있었죠. 바로 ‘통영‘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본격적인 수험생에 돌입하기 전 그러니까 대략 5~6년 전 쯤인가요, 가족여행을 통영을 거쳐 거제도로 다녀왔었지요. 아마 그 때의 소중한 추억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이 책을 읽게 된 것이.
반수연 작가, 글 참 잘 쓰네요.
깔끔한 전개와 군더더기 없는 문장들, 맘 속으로 곧장 직진하는 퍽 공감되는 글이 단편의 한계를 금새 날려 버리네요.
반 작가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녀의 작풍은 꽤 성실하고 반듯하며 모범적(?)인 듯 합니다. 작가의 다른 책도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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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
최진석 지음 / 북루덴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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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를 읽고 알게 된 철학가이자 명예교수. 지금은 안철수 캠프에 몸담고 있죠.
철학자가 보는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시선과 견해가 궁금했습니다. 상당히 공감되는 면이 많았네요.

지금은 민족정기를 살리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정기와 정통성을 걱정해야 할 때다. 김원봉을 국립 현충원에 묻으려고 눈치를 살피는 것보다 북한의 천안함폭침으로 희생된 군인들을 제대로 보살피고 있는지 정성껏 살피는것이 더 시급하다. 현충일에 천안함 유족들이 초대받지 못하고, 아직도 천안함 침몰이 누구의 소행인지를 대통령에게 물어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대통령은 민족의 지도자가 아니라 영광스런 대한민국의 군 통수권자임을 다시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 - P93

반성 능력이 떨어지면 하던 실수를 반복한다. 나라들 사이에서도 침략을 하던 나라가 또 침략을 하고, 침략을 당했던 나라가 다시 침략을 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반성과 점검 능력이 잘 법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정권도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임진왜란은 뼈에 새겨야 할 치욕이다. 임진왜란과 같은 치욕을 다시 당하고 싶지 않으면 분노하고 결기만을 보일것이 아니라 서애(西産) 유성룡(柳成龍)이 남긴 《징비록(懲蘇)》부터 읽어야 한다. 이 책에 반드시 새겨야 할 교훈 세 가지가 들어 있다. 첫째, 한 사람이 정세를 잘못 판단하면 천하의 일을 그르칠 수있다. 둘째,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국방을 다룰 줄 모르면 나라를 적에게 넘겨주는 것과 같다. 셋째, 전쟁 같은 큰일이 닥쳤을 때는 반드시 나라를 도와줄 만한 우방이 있어야 한다. 차라리 섬뜩하지 않은가?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 - P116

비판자들을 제압하려는 논리의 환각 상태는 이미 만연해 있다.
이런 것들은 모두 감정적 악다구니일 뿐 전혀 논리가 아니다. ‘민주화 투쟁기에 당신은 무엇을 했느냐?‘라고 묻는 입막음도 있다. 여기에는 그 시기만 우리가 살아야 할 시대라는 자폐적 우월감이 도사리고 있다. 여름에 절대 양보하지 않으려는 완고한 봄의 기세를 닮았다. 그리고 민주화 시기에 대오를 이루어 힘을 보태던, 이름을 남기지 못한 대중을 민주화의 소비재로 격하하고 도외시하는 자폐적 선민의식도 있다.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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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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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던 책이고 기대만큼 역시나 좋았던 책!
프래드릭 배크만의 소설은 스토리가 굉장히 창의적이거나 신선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람들이 갖는 보편적인 생각과 감성을 그만의 터치로 독자를 감동시키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그의 소설은 동서양이 따로 없는, 누구라도 읽어나가는 과정속에서 미소, 웃음, 안타까움, 동정, 울컥거림, 눈물샘을 자극함, 안도감, 공감 등 여러 감정을 겪게 됩니다.
일과 피곤함의 변명속에 완독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읽는 내내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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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알을 찾아서
스테파니 엥글먼 지음, 양의현 옮김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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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읽어도 좋을 만한 내용입니다.
나 자신도 편한 기도만 했던거 같아 반성하게 되네요. 묵주기도는 시간도 더 걸리고 웬지 자유롭지 못하고 형식적이라 여겼는데 이제 생각을 바꾸게 되었어요.
이 정도면 저한테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고마운 책이 된 겁니다.
조만간 성물방에 들려 잃어버린 묵주부터 다시 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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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4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모 2022-02-24 23:26   좋아요 1 | URL
저 역시 마찬가지에요^^ 이제 시도하려구요, 페넬로페님 늘 평화가 함께 하시길요~
 
침묵 믿음의 글들 9
엔도 슈사쿠 지음, 공문혜 옮김 / 홍성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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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크로닌의 천국의열쇠 처럼 묵직한 여운을 남기네요.
완독 후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 바로 기록을 남기지도 못했는데...
얼마 전부터 휴일에는 종종 성지순례를 다닙니다. 대부분 순교 성인의 성지인데 그 속에서 기도드리고 잠시 묵상하고 오는 길에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침묵‘에서 끝까지 신앙을 져 버리지 않고 순교하는 사람들 그리고 배교하고 삶을 선택하지만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들....
배교한 사람의 절규가 뼈아프게 들리는 까닭에 자문하게 됩니다. 아직도 여전히 제 마음을 정리하지 못했어요.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그들을 비난할 자신이 있는가...

하느님이 이러한 시련을 아무 뜻도 없이 내리셨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주께서 이루시는 일은 모두 선한 일이므로, 때가 되면 이 박해와 고난이 왜 저희의 운명에 주어지게 되었는지를 분명히 이해할 날이 올 테지요. 하지만 제가 이 사실을 쓰는 것은 그들이 출발하던 날 아침, 기치지로가 머리를 약간 떨군 채 중얼거리던 그 말이 가슴속에 차츰 무거운 짐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무엇 때문에 이런 고통을 주시는지요?"
그러고 나서 그는 원망스러운 눈빛을 제게 보내며 말했습니다.
"신부님, 저희들은 나쁜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요."
- P85

인간을 모두 성자나 영웅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것입니다. 이런 박해받는 시대에 태어나지만 않았다면, 그렇게 많은 신도가 배교한다거나 목숨을 던진다거나 할 필요도 없이 은혜받은그대로 신앙을 계속 지킬 수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다만 평범한 신도였기 때문에 육체의 공포를 이기지 못했던 것입니다.
- P122

"저는 배교자죠. 그렇고말고요. 그렇지만 10년 전에 태어났다면 선량한 가톨릭 신도로서 천국에 갔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배교자로서 신도들에게 멸시받지 않아도 되었겠지요. 그러나 박해받을 때 태어났기 때문에 원망스럽습니다. 저는 원망스럽습니다." - P180

"그건 어디까지나 보잘것 없는 형식일 뿐이오. 형식 같은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게 아니겠소."
통역은 흥분해서 서두르고 있었다.
"형식으로만 밟으면 되는 거요."
신부는 발을 들었다. 발이 저린 듯한 무거운 통증을 느꼈다. 그것은 단순히 형식만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해 온 것, 가장 맑고 깨끗하다고 믿었던 것, 인간의 이상과 꿈이 담긴 것을 밟는 것이었다. 이 발의 아픔, 그때, 밟아도 좋다고, 동판에 새겨진 그분은 신부에게 말했다.
밟아도 좋다. 네 발의 아픔을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밟아도 좋다. 나는 너희에게 밟히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고, 너희의 아픔을나누기 위해 십자가를 짊어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신부가 성화에 발을 올려놓았을 때 아침이 왔다. 멀리서 닭이 울었다.
- P267

"밟아도 좋다. 네 발은 지금 아플 것이다. 오늘까지 내 얼굴을 밟았던 인간들과 똑같이 아플 것이다. 하지만 그 발의 아픔만으로 이제는 충분하다. 나는 너희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겠다. 그것 때문에 내가 존재하니까."
"주여, 당신이 언제나 침묵하고 계시는 것을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침묵하고 있었던 게 아니다. 함께 고통을 나누고 있었을 뿐."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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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2-04 0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엔도 슈사쿠의 침묵 읽고 싶었는데 아직 입니다. 이 책 읽으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저는 고통에 견딜 자신이 없어요.
그래서 순교한 분들이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아내분과 성지순례하시면 정말 좋으시겠어요^^

모모 2022-02-04 08:16   좋아요 2 | URL
안녕하세요,
이런 날이 올 줄이야^^ 오늘은 굿데이가 될 꺼 같네요.
페넬로페님이 읽고 쓰신 글들 잘 보고 있습니다. Keep going~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