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라는 것을 누가 몇시간 했고, 내용이 어떻고 감동이 어쩌고 해도,

제1야당에 크게 실망한 터라 누가 뭐라든 나는 관심도 없고,

심지어 '여태까지 뭐하다가 직권상정되고 나니까 저렇게 쇼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물론 그동안 야당 의원들 나름대로 행동했겠지만, 주류언론에 기사화가 되지 못했고,

나처럼  SNS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은 휙휙 세상돌아 가는 소식들은 접할 기회는 거의 없기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주변에서는 필리버스터 하는 것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고,

직접 꼭 보라고들 하는데 아직까지 딱히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자꾸 누가 하라니까 더 하기 싫은 뭐....미운 4살인듯.

 

 

"말은, 말을 낳는 마음은 권위나 권력과는 전혀 무연한 자유로은 것입니다. 또 그래야 합니다. 자유로은 항해를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역은 배.《대도해》가 그런 사전이 되도록 계속해서 마음을 다잡고 마무리해 나갑시다."

 

나는 일상의 언어를 포함한 대부분의 언어가 지극히 정치적으로 권위적이며 권력지향적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특히 정치인들에게 말이란 오히려 그들의 행동보다 더 크게 힘을 발휘한다. 지금의 대통령도 거짓말로 떡하니 당선되지 않았던가.

 

필리버스터가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니. 새삼 말의 권력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물론 필리버스터가 오로지 '말'로만의 행위가 아닌것은 알고 있다. 오랜시간 연설하는 자에 대한 존경심(엄청난 자료조사), 안쓰러움(신체적 고통에대한 ) 등이 연설 내용(말)과 어우러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겠지.

 

 

편찬 작업도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이 시점에 큰 문제가 터졌지만, 아직도 기력은 시들지 않았다. 아라키도, 사사키도, 기시베도, 아르바이트 젊은 학생들도 '이렇게 된 바에야 끝까지 한번 해 보자'하는 얼굴 표정이었다.(...)비상시에 일시적으로 흥분하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대도해》라는 사전을 편찬해내기 위해 무려15년의 시간을 공들여 이제 거의 작업의 종반인데 중요한 단어가 빠져 있는것을 4교에서 발견한 사전출판부 직원들은 한달간의 지옥의 합숙을 시작하게 된다. 언어의 바다를 건너는 튼튼하고 짜임새 있는 배-대도해-를 만들기 위해서 자신들의 모든것을 일시에 함께 쏟아 붓는다.

나는 늘 혼자서 해왔기 때문에 이렇게 팀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 뭐랄까 약간의 로망이란게 있다. 한가지 목표를 향해서 여러사람이 함께 달려들어 지지고 볶고 하면서 결국에는 일을 해내는 과정들에 대한 로망. 하지만, 실제로 그런일을 해야 한다면, 흠....제일 먼저 도망을 갈지도.....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이라는 비상시에 일시적으로 흥분해서 당이 단합을 하게 된건지, 또는 아니면 안철수 덕분인지는 알수 없으나, 오랫만에 제1야당의 국회의원 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몇몇 의원들 이렇게 된 바에야 끝까지 한번 해 보시길.

비록 다음 회기에는 테러방지법이 처리되겠지만.

 

 

마지메는 연일 심야에 귀가 했다. 가구야도 같은 시간대에 가게를 마치고 돌아왔다. 소운장 거실에서 가구야가 만든 야식을 함께 먹는 날들이 계속됐다. 평소라면 저녁은 마지메가 준비해서 나중에 돌아올 가구야의 분은 그릇에 담아 랩을 씌워 냉장고에 넣어 둔다. 그러면 가구야는 돌아와서 먹고 그릇을 씻는 김에 마지메를 위해 다음 날 아침 식사를 준비해 둔다. 생활 리듬이 다른 두사람이 짜낸 연대 플레이다.

 

출판 막바지에 다다라 마지메(남편)는 평상시에 비해 연일 야근을 하게 되어, 늘 일이 늦게 끝나는 요리사인 아내 가구야와 함께 야식을 먹게 되는 날들이 잦아졌지만, 평상시에는 아내의 직업이 요리사 라고 해도 일찍 퇴근한 남편이 늦게 퇴근하는 아내의 저녁을 미리 준비해 둔다. 아!!! 정말 멋진 연대 플레이가 아닐수 없다. 함께 산다는 것에 관해 생각이 많은 날들에 좋은 문장을 만났다.

 

 

 

 

어떤 책을 어떤 상황에서 읽느냐에 따라 독자의 감상포인트는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구나.

사전 편찬에 관한 책을 읽으며 나는 참 다른 생각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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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6-02-26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우라 시온의 `배를 엮다` 정말 좋아하는 책입니다. 저도 근래 `격투하는 자들에게 동그라미를`을 읽었는데, 작가의 경험담인 이 책은 그냥 그랬어요. 하지만 `배를 엮다`는 정말 좋지요.

필리버스터 .. 저도 요즘 계속 틀어두고 있는데요, 일단 한 번 보시고 평가하심이. 저도 정치 관심 없는 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이긴 한데, 그냥 왔다갔다 하면서 듣는데도 맘이 막 울렁입니다.

말을 오래 하는 것. 정도가 아니에요. 민주당에서만 하는 것도 아니고, 정의당에서도 하고 있구요, 원래대로라면 새누리당에서도 해야 하지만, 아무도 신청하지 않았죠.

필리버스터를 `보고` 다들 느끼는게 같고, 또 다르겠지만, 저는 이렇게나 오랫동안 똑같은 주제에 대해서 각각의 의원들이 똑똑한 말 되는 말들을 오래할 수 있구나 싶어 경의로운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내가 다섯시간 동안 쉬지 않고 떠들 수 있는건 뭘까 생각해보기도 하구요. 저는 아마 꽃이나 책. 아무개님은 고양이 이야기라면 다섯시간쯤은 가뿐히 얘기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ㅎㅎ

다락방 2016-02-26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우리 그런 대화를 했죠. 그래도 투표는 해야하고 그렇게 조금이라도 바꾸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고. 그런데 그때 아무개님은 어차피 해봤자 바뀌지 않을 거기 때문에 안하겠다고 했고요. 오늘 아무개님의 페이퍼를 읽으니 그때의 대화가 생각나네요. 저도 보고난 후에 평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어차피 `안볼거야` 생각한 아무개님은 또 아무개님의 고집이 있을텐데, 여기에대고 보시고 말씀하시라, 고 하면 제가 제 고집만을 강요하는 게 되겠죠.

저는 다른 꿈을 꿨네요. 필리버스터 보면서 아무개님을 비롯한 친구들 만나 같이 술마시고 보면 정말 좋겠다, 생각했는데....

마녀고양이 2016-02-26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대도해˝를 봤어요. 책으로도 있는 건가요?
영화가 참으로 좋았어요. 누군가 시작하고 누군가 이어받아서 마무리하고,
하나의 작업에 15년이란 세월을 쏟아붓는 장면들을 보면서, 내가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는걸까,
왜 하나에 매달리지 못하고 많은 것들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나 하는 반성과 존경심을 느꼈어요.

하지만,
결국은 부질없는 짓이 될거야 라는 아무개 님의 생각도 공감할 수 밖에 없는게
워낙 많은 실망을 해왔으니까요. 믿는다는 것, 희망을 갖는다는 것이 때론 겁이 나요.

좋은 주말 되세요, 쪼옥~

아무개 2016-02-29 09:39   좋아요 0 | URL
오옷 영화가 있나보군요.
한가지일에 저렇게 십수년씩 몰두할 수 있는 용기와 끈기가 부럽더라구요.

상처받기 싫어서
모든일에 점점더
냉소적이 되어가는
부끄러운 아무개입니다...
 

번역이 안좋다고해서 아예 읽을 생각도 없었는데 정희진씨가 이러면 또 생각이 확 달라질수 밖에....

˝대상에 대한 앎의 의지˝라.....
알고자 하는 대상.
내가 궁금해 하는 대상.
내가 사랑에 빠진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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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2-23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제가 본 후기들에서는 다 쏙쏙 빨려들어가 잘 읽힌다고 하더라고요. 아직 안읽어서 뭐라 말할 순 없지만, 아마 사람들이 정희진이 말한 `세다`에 부담감을 느낀건 아닐까 싶네요. 일단 저도 읽을건데, 그러니까, 집에 있는 책좀 다 읽고나서요. ㅋㅋㅋ

아무개 2016-02-25 10:25   좋아요 0 | URL
저는 걍 도서관에 신청하려구요.
물처럼 돈쓰고 다녔더니 거지가 됐슈 ㅡ..ㅡ

단발머리 2016-02-23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캐롤 못 봤는데 정말 이런 식이라면, 아무개님의 이런 유혹 페이퍼라면, 정희진님의 이런 리뷰라면 이 책을 안 읽을 도리가 없네요. ㅎㅎㅎ

아무개 2016-02-25 10:27   좋아요 0 | URL
영화는 너무 칭찬 일색이라 오히려 단발머리님이 보시면 이거 왜? 이런 반응이 나올수도 ㅎㅎㅎ
책과 영화는 꽤 다르다고 하니 영화보다는 책을 읽어 보시는게 나으실듯도 하네요.

`사랑`이란거 다시 한번 생각 해보게 해주는 영화였어요. 제게는....

페크pek0501 2016-02-24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궁금증을 유발하는군요. ^^

아무개 2016-02-25 10:2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책은 읽을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도서관에 비치신청 하려구요^^
 

내 응꼬 찍찌 마라구. 변태 집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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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6-02-19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자는 거야, 저렇게 귀여워도 되는거예요? 흑

아무개 2016-02-19 15:39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러게 말이에요.
응꼬까지도 너무너무 귀여운 다정군입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 자신의 주관을 통해서만 무엇인가를 느끼고 받아들이며 이해합니다. 그러나 우리 각자의 주관이라는 것은 언제나 변화하고 움직이기 마련인데, 언제 어떤 상황 아래의 주관이 진실하며 미더운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더욱이 서로 다른 생물과 서루 다른 주관이 이토록 많은 이 세계에서 무엇을 근거로 자기의 주관적인 감상과 이해가 진실하고 미더운지 알까요?

p190

 

어쩌면.... 이 질문들이 내가 책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책 표지는 분홍분홍한것이 내용은 얼마나 아리까리 한지!

이전에 읽었던 다른「~ 읽다 」시리즈에 비해 읽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읽었지만 읽지 못한 느낌적 느낌이..... 

 

이 얇은 책은 장자가 아니라 장자를 읽는 법을 알려주는 '굉장히' 친절한 입문서이다. 어떠한 사상이 어떠한 시대에 어떻게 만들어 질 수 밖에 없는지를 알고나면 그 사상가와 사상에 관하여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장자 사상의 태동 배경과 다른 사상가들과의 차이점은 그런 이해를 돕는다.

 

하지만, 논어나, 노자 또는 다른 「~ 읽다 」시리즈는 읽으면서

"아하! 오호!"

이런 감탄사의 연발이였다면

장자를 읽다는

"흠...." 또는 "응???"

이런 식의 감탄사의 연속이였다.

그만큼 내게는 쉽지 않는 텍스트.

 

 

답을 구하기 위해 책을 읽지만, 돌아오는 것은 더 큰 물음뿐....

 

 

 

 

 

회사에서 이런 봉투를 받았다.

"아...나 짤리는건가? "

 

 

벌벌떨며 열어보니 생일축하 메세지.

야 이자식들아, 이딴짓 하지 마란 말이다!

 

 

 

흰봉투 하나에 울고웃는 이생이 꿈이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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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2-17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깜짝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개 2016-02-17 16:31   좋아요 0 | URL
나 진짜 완전 쫄았었다구요 ㅠ..ㅠ

단발머리 2016-02-18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편지 어디 흔한가요...

... we appreciate the contributions that you make to the team every day에서 나는 왈칵 눈물이 날 뻔했어요.
소외계층 아줌마는 이 편지에 감동했다는거 아닙니까.

생일 축하해요, 아무개님...
올해도 건강하게 행복하게... 화이팅!!!

아무개 2016-02-19 11:09   좋아요 1 | URL
아이고야 단발머님이 소외계층 아줌마라니요!!!

네 감사합니다. 단발머리님.
어떻게든 담배를 끊어볼까 해요.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아야 할것 같아서요^^

단발머리 2016-02-19 11:10   좋아요 0 | URL
좋아요*^^*

마녀고양이 2016-02-19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생일 축하 메시지. 지났지만 축하해요. ^^

주관적인 감상과 이해, 우리는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으니까요.
저는 완전히 객관적인 감상과 이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을 뿐더러
우선 내 감정을 존중하는 것이 첫 발이라고 생각해요.
내 생각을 스스로 품어주어야 울타리가 견고해지고 그 이후 타인과의 타협과 교류가 가능할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일단 제 멋대로 생각합니다. 표현과 행동은 그 다음의 문제니까요. (자기중심적이죠, 제가? ^^)

아무개 2016-02-25 10:24   좋아요 0 | URL
답글이 많이 늦었지요. 생일 축하 감사해요^^

저는 사실 완전히 주관적인 생각이란것도 완전히 객관적인 생각이란것도 존재 할수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내 주관이란게 정말 나만의 생각이랄수도 없고, 내 객관이란게 내 주관이 섞인 객관일테니까요...

저는 앞으로는 좀 더 제 멋대로 생각해 볼까....생각중입니다만 ^^:::

마녀고양이 2016-02-26 15:37   좋아요 0 | URL
아주 좋아요.
제 멋대로 생각하는 것, 응원할게요~ ^^
 

 

고양이의 신체중 그 어느곳도 사랑스럽지 않은 부분은 없다.(똥꼬도...ㅡ..ㅡ::::::)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사실 냥이들의 뒤통수이다. 동그랗고 조그맣고 반질반질...

하악...  그리고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스타일은 대가리가 큰 고양이!! 그러나 울집 냥이들은 모두 소두... ㅜ..ㅜ

 

일요일 저녁 전철안에서 이책을 읽으며 미친듯이 끅끅 거렸다(소리내서 웃을수가 없었기 때문에...)어제는 종일 마음이 심란했었는데 집에 가서 이책을 다시 펼쳐들고 이번에는 마음껏 소리내서 크하하하하 하며 웃고 나니 기분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

 

냥이 덕후 여러분. 사세요. 꼭 사십쇼. 저는 만화책은 잘 사지도 않고 사는 족족 읽고 팔아 버리지만, 이 책은 정녕코 소장용 입니다. 곁에 두고 우울할때나 아니면 그냥 좀 변태같이(응?) 웃고플때마다 펼쳐 보세요. 당신의 힐링을 보장합니다!!

 

 

변태 만화가의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한 비밀스런 애묘생활이란 대략 이러하다.

사실 첫번째 그림은 나와 별반 다르지 않다. 몽실이가 아직도 자력변 보는것을 힘들어 하기 때문에 몽실이가 화장실 갈때마다 화장실 밖에서 저렇게 쳐다보고 있다. 물론 작가처럼 헤~~하며 바라 보는건 아니지만, 시원한 쾌변일때는 마구 동영상 찍고 사진도 찍어서 주변에 자랑(?)을 하기는 한다.....

 

 

턱시도냥, 젖소냥, 삼색냥, 고등어냥, 카오스냥 까지 모두 다 함께 하고 있지만, 진리의 노랑둥이라는 노랑이는 아직

묘연이 닿지를 않아서 함께 해 본적은 없다. 하지만 길에서 구조해서 입양을 보냈던 똘똘이나 지인의 노랑둥이 장고를 보면

어째서 진리의 노랑둥이라고 하는지 알것 같기도 하다. 두녀석다 셩격이 순하고 순하고...흠...순하다.

지금은 이미 냥이가 다섯이고 이녀석들중 한두녀석은 벌써 노묘. 그래서 이 아이들이 다 고양이 별로 돌아 갈때까지는 더이상 새 가족을 맞을 생각도 여력도 없다. 첫째 몽실이는 아직도 수술후에 예후가 좋은 편은아니다. 며칠전에는 넷째 곤지의 꼬리가 곪아 있어서 6만원 짜리 항생제 주사 투약(곤지는 약을 먹일수 없기때문에...)오늘 아침에 셋째 연희이 이빨이 흔들리는 것도 발견. 고양이 잇몸치료나 발치는 비용이 정말 어마무시 한데.... 가지가 많으니 늘 바람에 휘청휘청 거리는 집사.

 

얼마전 다음웹툰 <뽀짜툰>에서 내가 여러번 했던 이야기를 작가가 똑같이 하는 것을 보았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은 자라지 않는 아이를 키우다가 어느순간 병수발과 함께 나보다 먼저 떠나보내는 것.

 

*아래 그림은 다음웹툰 <뽀짜툰>을 캡쳐 한 그림입니다*

 

 

똥딱아줘 라고 하고 있는 아이는 첫째냥 뽀또, 상자속 아이는 셋째 쪼꼬, 머리잡혀 우는 아이는 둘째 짜구, 그 머리 잡고 있는 아이는 넷째 포비 마지막으로 광란의 질주중인 아이는 캣초딩 막내 봉구를 의인화 시킨 그림이다.

 

 

 

 

 

 

 

 

 

 

 

 

 

 

 

 

 

나는 내 아이들이 떠났을때 후회없이 보낼수 있을까....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일까....

생각이 많은 요즈음이다. 냥이들 때문에 가끔은 지치고 힘들때도 있다. 내가 무슨 영화를 보자고 이렇게 고생고생 하며 살고 있나 싶기도 하고...그러다가 곤히 자는 모습을 보면 그게 또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눈물이 날것 같기도 하고...

내가 갑자기 죽어 버리지 않는 이상 내 냥이 들이 분명 나보다 먼저 떠날것이다. 생각만해도 가슴이 미어지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함께 하는 동안 우리 서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는 고양이 엉덩이를 좋아 합니다.

나는 고양이 뒤통수를 좋아 합니다.

나는 고양이 발바닥을 좋아 합니다.

나는 고양이 눈동자를 좋아합니다.

나는 고양이 콧구멍을 좋아합니다.

나는 고양이 똥배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당신을 좋아합니다.

 

 

 

아!  이것은 <고양이 엉덩이를 좋아합니다>작가의 경고.

 

 

 

 

말랑말랑 따끈따끈 쫀득쫀득한 궁디를 팡팡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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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6-02-16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로와 리처가 한 대가리 합니다만 ㅎㅎ
정말 내가 똥꼬까지 사랑하게 되는 존재가 생기리라고는 미처 몰랐습니다.
제가 아는 모집사는 똥꼬 밑에 하얗게 하트 모양으로 털 나 있다고 막 자랑하는데, 고양이 집사들 아니라면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저는 눈 반짝거리며 하트 감상 ㅎㅎ

아이들 저렇게 옹기종기 붙어 있는 거 부러워요. 저희 애들은 ... (먼산)

아무개 2016-02-17 08:26   좋아요 0 | URL
울 애들도 저렇게 자주 붙어 있지는 않아요. 가끔 아주아주 가끔씩...

말로느님은 진심 정말 너무 알흠다우십니다!!!!!!!

원더북 2016-02-16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왁~ 턱시도냥이는 똥꼬도 까만 색인가요??? 꼬랑지랑 똥꼬가, 쭉 뻗어 있는 사진에서 안 보여요 ㅎㅎㅎ;;;; 덕분에 재미난 책 알게 되었어요^^

아무개 2016-02-17 08:27   좋아요 0 | URL
턱시도 냥이는 길에서 구조당시 꼬리가 썩어 있어서 절단수술을 했어요.
그래서 꼬리가 엄지 손가락 한마디 정도만 꼬리가 남았는데 그 꼬리로 똥꼬를 가리고 있어서 안보이는건데
똥꼬는 하얗습니다 ㅎㅎㅎ

책은 진정한 냥이 덕후를 위한 책입니다!!

원더북 2016-02-17 10:13   좋아요 0 | URL
아~ 두 번째 사진 속 턱시도냥이랑 세 번째 사진 속 턱시도냥이가 같은 고양이인 줄 알았어요^^ 한 마리 키우는 집사로서 여러 마리 키우시는 분 존경스럽습니다 >.<

단발머리 2016-02-16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첫번째 사진에서 기절해 버린 저는.... ㅎㅎㅎ
이런 세계가 있구나, 하는 생각에 또 이렇게 큭큭댑니다.
사랑하는 냥이들, 아기들처럼 돌보다가 나보다 먼저 떠나겠지, 생각하면 진짜 뭉클하네요.
있을 때 잘 하자~~이런 말 말고 뭔가 근사한 말을 하고 싶은데...
일테면 지금 행복하자~~ 이건 아닌 것 같고요.... 엥?!!?

아무개 2016-02-17 08:29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러실줄 알았어요.
냥이 집사들도 대부분 저정도 까지는 아니거든요.
이분은 워낙에 좀 ㅋㅋㅋ

저는 한녀석한녀석과의 매일매일이 너무 소중해요.
아픈 아이가 있으니 더 애틋한거 같기도 하구요.

로자 2016-02-16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무개님처럼 동그랗고 반질반질한 뒤통수 좋아해요. 고양이 블로그에서 보면 대갈장군들이 귀엽거라구요. 저희집 고양이들도 머리는 작아요.

이렇게 재미있는 만화가 나온 줄도 몰랐는데 아무개님 덕분에 알게되네요. 얼른 주문해야겠어요.^^

아무개 2016-02-17 08:32   좋아요 0 | URL
냥이 뒤통수 너무너무 이쁘지요?
저도 매일 애들 쓰담쓰담 하면서 혼자 이뻐서 어쩔줄을 몰라요 ㅎㅎㅎ

언젠가 또다시 다른 냥이와 묘연이 닿는 다면
꼭 대갈장군노랑이를 만나고 싶어요.

작가가 좀 별나긴 하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책이에요.^^

프레이야 2016-02-18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개님의 냥이 사랑은 가히 최고입니다. ㅋㄷㅋㄷ 재미나겠어요. 대리만족으로라도 덥석^^

아무개 2016-02-19 11:13   좋아요 0 | URL
저의 냥이 사랑은 이 책의 저자에 비하면
고냥이 똥구멍 수준이랄까요.

재미집니다. 냥이 집사가 아니어도 충분히 재미있으실꺼에요^^

마녀고양이 2016-02-19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떡해, 너무 이뻐, 너무 이뻐.
아무개님처럼 저도 기르고 싶어요, 진짜 이뽀해줄건데. 흑흑.
반대하는 남편을 버릴까요?

아무개 2016-02-19 15:45   좋아요 0 | URL
우하하하
`네!!! 남편을 버려 버리세요.` 라고 대답만 시원하게 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