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문학의 새로움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 4
황선열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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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작가회의 회원, 부산작가회의 국제교류위원장, 시 전문 계간지 ‘신생’ 편집위원, 청소년종합문예지 ‘푸른글터’ 편집주간으로 활동 중인 황선열 평론가가 독자들을 위해 <아동청소년 문학의 새로움>이라는 비평집을 냈다.

아동청소년문학에 관한 비평집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더군다나 독자들이 알아듣기도 어려운 용어들과 무수히 등장하는 이론과 비평가들의 말들에 지쳐 비평도서를 읽기는커녕 아예 관심을 안 가지기 일쑤다. 비평가를 위한 비평도서가 아닌 독자를 배려한 친절한 비평도서인 듯하여 일단 마음에 든다.

저자는 여기서 ‘아동청소년문학’을 장르의 범주에서 쓰기보다는 하나의 문학 현상을 반영하기 위해 사용한 용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아동청소년문학은 아동을 위한 문학과 청소년을 위한 문학을 아우르는 범칭으로 쓴 용어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주로 고학년, 청소년 도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 동안 읽었던 책들이 많이 보여서 반갑기도 했다.

[라일락 피면], [깨지기 쉬운, 깨지지 않을], [베스트 프렌드]로 청소년 문학은 청소년의 생활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작품을 써야하고, 청소년에 맞는 어법과 그들의 의식을 잘 반영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들어 일부 ‘특수한 체험’을 충격적으로 그려냄으로써 청소년들에게 가독성을 불러일으키려는 것은 문학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고 묻고 있다.

[아름다운 고향], [몽실 언니], [괭이부리말 아이들],[느티는 아프다],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을 통해서는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압제에서도 꿋꿋하게 살았던 현우와 해방 후 구김살 없이 동생들을 끌어안았던 몽실이, 부모들과 사회가 그들을 버렸지만 서로 힘을 합쳐 새 생활을 꾸려 가는 괭이부리말 아이들, 도시 주변의 가난한 생활 속에도 새로운 삶을 꿈꾸는 순호네에서 말하고 있듯이 청소년 소설은 그들이 세상을 건강하게 의식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희망을 가지고 삶의 진정을 끊임없이 찾을 수 있도록 청소년 그들의 성장 담론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푸른작가], [문학], [풋] 등에서 청소년 그들의 체험을 보여주면서 ‘청소년’이라는 소중한 시기를 올바르게 걸어갈 수 있도록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과 열린 대화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청소년들의 다양한 체험과 이금이의 [벼랑], 손혜주의 [쯔모]로 청소년문학의 두 지평에 대한 정의와 임태희의 [쥐를 잡자]를 통해 성폭력과 선생님, 주홍이, 엄마 등 저마다의 고통을 쥐로 대변되는 ‘강박증’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저자는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의 삶이 보다 건강하기 위해서는 열린 공간을 지향하고 그들에게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특히, 역사동화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에 지면을 많이 할애하고 있는데,
강숙인의 [초원의 별]을 통해 역사동화는 작가의 상상력과 역사기록 사이의 팽팽한 긴장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런 면에서 강숙인 작가의 역사를 바라보는 안목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강숙인 작가의 주인공들은 비극적인 세계관을 드러내는데 이것은 소외된 영웅이나 범주들을 통해 과거의 영웅담에서 벗어나 민중담론을 추구하면서 역사를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다. 나도 강숙인 작가는 여러 작품을 통해 만나봤는데 무엇보다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잘 아우르면서도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거기에 반해 한글의 소중함을 일깨운 멋진 역사동화 배유안의 <초정리 편지>를 보는 저자의 두 가지 견해가 팽팽하다.
평범한 인물을 재구성하여 당시의 생활 모습을 잘 형상화했다는 점과 역사동화가 갖추어야할 리얼리즘 미학의 사실성을 잘 반영한 것, 한글 창제의 근본 듯을 살리기 위해 장인, 아이, 양반층 여성가지도 한글을 배우는 장면 등은 한글창제의 역사적 사실과 취지를 충실히 살렸다고 평한다.
그러면서도 <초정리 편지>는 역사적 고증을 소홀히 한 부분이 적지 않고, 작가의 무리한 상상력이 오히려 역사동화라는 장르에는 다소 문제가 됨을 지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여러 편의 아동청소년소설의 단평들이 실려있다.
장주식의 ‘그리운 매화향기’, 이혜숙의 ‘토끼’, 박경수의 ‘장준’,
이규희의 ‘아버지가 없는 나라로 가고 싶다’, 아니카 토어의 ‘세상 끝 외딴 섬’,
이근미의 ‘17’, 이경화의 ‘나’, 서지선의 ‘도둑’, 케빈 헹크스의 ‘병 속의 바다’ 등 저자의 짧지만 깊이 있는 비평은 읽는 재미가 있다.

이렇게 그리 두껍지 않은 그의 비평집을 읽고 나니 저자가 머리말에 밝혔듯이 ‘비평의 본질은 지금, 이곳의 문학을 자리 매김하는 행위이며, 문학의 상호 소통을 지향하는 행위이다. 그래서 비평이 문학 작품을 해석하면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문학 작품에 대한 창조적 책읽기를 계속해야 하는 까닭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독자들(특히, 아이들에게 책을 권해 주는 어른들)은 이 비평집을 통해, 자기 안에 갇혀 미처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시선을 만날 수 있고, 보다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텍스트를 해석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게 될 것이다. 또한 당대의 아동청소년문학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제기를 통해, 작가들에겐 보다 나은 작품을 창조하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해 줄 것이다.’라는 말이 가슴에 박힌다.

지금 우리나라작가들의 청소년소설과 외국 청소년소설 등 그 넘치는 책들 중에서 정말 어느 한 일부밖에 다루고 있지 않지만, 아동청소년도서를 사랑하는 독자로서 뭔가 가슴에 쿵하고 와 닿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아이들에게 무작정 책을 읽히기 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면서 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해야 하리라.

이 책 <아동청소년 문학의 새로움>은 읽을 때는 아하~! 라고 무릎을 탁! 치는 부분이 많았는데 막상 리뷰를 몇 자 적으려하니 도통 어덯게 정리해야 할 지 뒤죽박죽된 느낌이다.
하지만, 독자들도 분명 공감하고, 쉽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비평도서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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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8-11-21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이님, 안녕~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
아, 서재 벽지가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 좋군요~ (웃음)

뽀송이 2008-11-21 14:44   좋아요 0 | URL
어머나~~~ 엘신님~~~^^
님도 잘 지내시죠?
전... 새끼발가락에 골절상을 입어서 지금 깁스하고 있어요.^^;;;
ㅎ ㅎ 걍~~ 집안에만 있으니까 답답해서 흥이라도 내볼까해서 바꿔봤어요.^^
님 서재에 놀러 갈게요.^^